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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끔씩 이악물고 얘기하는 2촌께서 3월 27일 월요일에 부모님을 모시고 경남 울주군 언양 작천정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환자 찬스를 쓰고+부모님 수발하러 같이 따라갔습니다. 위치는 대략 부산에서 서울산 IC를 타고 50km 정도 가면 됩니다. 원래 작천정은 19세기 말에 지어진 정자인데 저는 정작 정자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냥 어릴 때 여름에 계곡 가고 싶을 때 어쩌다 한 번 가는 곳이라거나 봄에 벚꽃 보러 가는 곳으로 알고 있음.

 

준비성 쩌는 2촌이 미리 알아본 바에 의하면 그럭저럭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한 야외 무허가 천막 식당들은 구청에서 철거해 버렸구요, 식당이 많이 생겨났으나 사람이 많아서 대기 때문에 권할 바가 아니니 미리 먹고 오는 게 좋다고 담당자 분이 얘기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녁 먹고 출발. 

 

의외로 가는 길도 막히지 않고 주차 공간도 좀 여유가 있었으며 식당들도 자리가 있어보였습니다. 이게 벚꽃 만개한 지금보다 좀 있다 개최될 벚꽃 축제에 사람이 더 몰릴 거라(김연자 홍진영 등이 온다고 하더군요) 그렇대요. 그리고 절므니들 취향인 푸드 트럭들과 인스타 카페부터 중년 취향 7080 카페, 어르신들 취향인 전-막걸리집까지 여러 구색이 있어서 골라 먹기 매우 좋아보였습니다.

 

저는 언제나 작천정을 경주 벚꽃놀이의 가성비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하는데

- 부산에서 경주 가는 길보다 가깝습니다(이건 부산 사람들에게나 장점이겠군요)

- 경주 진입로의 악명 높은 정체가 없습니다

- 사람에 쓸려가지 않아도 됩니다

- 드라이브로 즐겨야 하는 경주 벚꽃길 대신에 일자 산책로 위주입니다

뭐 등등입니다.

제 빈약한 예술적 감각으로도 이건 아니다...싶지만 넘어갑시다. 작천정 산책길(주차장에서 바라보고 왼쪽)에 인접한 부산집에서 도토리묵(11,000원)과 파전(13,000원)을 먹었습니다. 파전은 동래파전에 가까워서 파삭파삭 얇은 파전을 좋아하는 제 취향은 아니었지만 도토리묵이 쩔었습니다. 그리고 관광지 가격 치고는 꽤 양심적임.

그리고 주차장을 바라보고 오른쪽 절반의 2/3 정도는 현란한 색 조명으로 벚꽃을 물들이고 있습니다.

밖에서 보면 대충 이러함.

미감의 파괴라는 비난이 있을 만 합니다. 저도 뭐 썩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전체 길이 그런 것도 아니고 1/3 정도니까 뭐 그럭저럭.

부모님 보필 때문에 작천정 전체 길을 다 걸었더니 6천 걸음 정도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부지 병원 동행-그 다다음날 극 E만 있는 38명 모임에 네 시간 있다가 탈진하여 목요일 앓아 누움. 발목이 영 불편하네요.

 

암튼 좋은 기회였습니다. 내년은 멀쩡해진 발로 편하게 즐길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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