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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시절부터 돈 좀 쓰고 싶거나 혹은 돈 좀 쓰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 갔던 카페가 있습니다. 졸업 후에도 두번 정도 선을 본 적이 있구요(...) 3층은 전시나 모임 전문 공간인데 이 가격에 운영이 되나 싶을 만큼 시설 대비 저렴한 가격이었어요(그 모든 것은 부산에서 그의 땅을 밟지 않고는 나갈 수 없다던 모 거부의 아드님 소유라서 가능했다는 썰이 있었는데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팔렸다는 얘기도 있고;)

당시에는 꽤나 크고 하얗고 통창으로 햇볕이 쏟아지는 건물이 이색적이라 '화이트 하우스'라고 불렀는데요, 그 이후에 이름이 여러번 바뀌었습니다. 슈크림 전문점으로 바뀌어서 '몽슈슈 앤 크로체'라고 했던 적도 있구요, 어쨌거나 지금은 '파나카b'입니다. 이름의 뜻은 모르겠어요. 스타워즈의 그 파나카는 아니겠지요. 여기가 지점이라는데 본점이나 다른 지점이 따로 있는지도...(실은 제일 궁금한 건 재벌 아드님 현 재벌이 여전히 오너일까 하는 정도;)

여전히 건물 외관은 하얗고 채광 잘 되고 아름답습니다. 근데 너무 집 근처라 찍기 뻘해서 패스.

마찬가지로 에스프레소 바도 엄청 널찍한데 또 뻘해서 패스 222

이번에는 약간 열대스러운 자연주의 컨셉으로 바뀌었더라구요. 공간 밀도 신경 안 쓰고 사는 곳이라 중정에다 정원을 때려박아 놨습니다.

이건 뭔가... tv 인테리어 프로그램에서 돈이 지극히 많은 분들이 하는 그런 인테리어.... 아참, 테이블 간격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할 만큼 매우 널널합니다....만, 그래도 한 좌석 걸러 하나로 띄워놨습니다(현재는 부산이 조정 2단계라 테이크아웃밖에 안 됩니다만;)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근처에 있는 미니 정원. 저는 저 정원 중간에서 떨어지는 물을 보면 웬지 물레방아도 달아주고 싶고 강가의 이수 생각도 나고 그렇습니다. 센스가 괴악해서 그래요. 3층은 연주회 및 회의 공간인데 시국이 시국인지라 당분간 닫았습니다.

천정도 자연주의, 꽃이 이쁩니다.

여긴 중남미 섹션이라고 제 마음대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자리가 다 차는 건 드뭅니다. 그래서 조용히 생각하면서(=스마트폰 서핑하면서) 초록초록이들 보고 싶을 때 가끔 옵니다...아니 지금은 아니지....왔었습니다.

그리고 여기는 디저트류가 꽤 좋습니다. 음료 류를 빼놓고 디저트만 말하는 건 제가 커피를 못 마셔서 그렇습니다. 마셔본 분 말로는 파나마 게이샤가 가성비가 꽤 좋다더군요.(파나마 게이샤는 가성비로 마시는 건 아니지만 암튼;)

레드벨벳 케익(4,800원) 레드벨벳 이름을 달았으면 미친듯이 달아야 한다는 게 제 지론인데, 거기에 잘 맞습니다.

슈크림 페스트리(3,800원) 생각보다 중간에 슈크림의 밀도가 높습니다. 좋다는 얘기.

에그타르트(2,500원) 괜찮긴 한데, 이 동네에는 에그타르트 잘 하는 데가 많아서;

그리고 브라우니(4,000원) 보이십니까. 제 손바닥보다 훨씬 큰(물론 제 손바닥의 문제도 있지만;) 밀도 높은 초코로 가득찬 브라우니가 단돈 4천원. 저는 이 집 브라우니에 완전 정착해서 전날 잠 못자서 당떨어질 때 일주일에 두세번씩 와서 당을 충전하고 갔습니다. 아, 물론 초콜릿도 수면에 방해되니까 오전이나 낮에 먹었죠.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흑흑) 정말 꾸덕하고 초콜렛 질이 좋은 브라우니를 먹고 싶다면 추천드립니다.

실은 여기는 전신 몽슈슈를 살짝 이어받아서 슈크림이나 크림케익 종류를 간판으로 내걸고 있지만 저는 어쩐지 브라우니에 꽂혀 버려서요...레드벨벳은 절판됐지만 브라우니는 계속 내주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장님이 바뀌어도 이름은 이제 그만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이름도 어째 기억하기 힘들게 자꾸 바꾸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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