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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목포에 1박2일 여행을 다녀왔었습니다. 뭘 먹어도 맛있고 심지어 항구 앞에 막 열어놓은 식당도 맛있는 도시였는데요... 이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두 개, 숙박한 여관 ‘관해장’과 민어 먹으러 간 ‘청자횟집’이었어요.

저의 민어사랑은 약 4년전으로 거슬러올라갑니다. 그 전까진 에잉 서울것들이 싹쓸이해서 가격 올려놓은 몹쓸 식도락거리(a.k.a. 간장게장 홍어삼합) 왜 쓰잘데기없이 클 수록 품질이 좋아서(=사람 많이 모아서 갈 만큼 친구 없음) 하고 쯧쯧대고 먹어본 적은 별로 없었는데, 노량진 형제수산에서 박리다매의 맛을 접하고 술잔치 후에 잠이 들었는데...

...세상에...잠이 잘 옵니다(저에게 잠 잘 자게 해 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술을 진탕 먹었는데 후유증도 없어요!

암튼 민어는 저랑 참 잘 맞습니다. 물론 민어 의견은 안 들어봤어요; 걔 의견까지 들을 이유는 없죠...

목포에서 민어는 매우 중요한 식도락 관광상품이라 따로 구도심에 민어거리까지 조성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영란횟집이 제일 유명하죠. 근데 동행이 청자횟집이 현지, 특히 공무원들이 즐겨 가는 곳이라는 정보를 알아내서...

...두말없이 따라갔습니다. 전 공무원픽 아주 좋아합니다. 일명 세금슐랭 맛집도 저장해놓고 찾아갈 정도.

위치는 구도심 민어골목에 있는데요, 살짝 골목 안쪽이라 초장엔 약간 헤맬 수 있습니다. 여담으로 제가 현지 어르신께 여기 위치를 물어봤더니 매우 기특하다는 표정으로 선선히 위치를 가르쳐주신 것이 인상적...

앉은 후 메뉴에 대해 얘기를 좀 했습니다. 메뉴판의 양이나 가격은 3-4인 기준인데 저희는 2인이거든요. 민어회+민어무침+민어전 2인에 8만원으로 얘기가 됐어요. 비슷한 급의 민어거리 집은 가격도 거의 같은 듯 해요.

 


복분자가 한 병에 만원이라 참 많이 시켰습니다...(먼산)

 


민어회, 민어전, 민어무침. 다 각각의 매력이 있는지라 뭐가 낫냐는 의미가 없고, 적당히 세트로 먹는 게 낫습니다.


서비스로 나온 민어껍질과 부레, 그리고 어란. 어란은 정말 주인분이 기분 좋아서 주신 거였는데요, 원래 가격을 알고 있어서 무척 감사하게 먹었습니다. 저거 하나로 와인 한 병은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맛이 응축된 식도락 재료.


그리고 또 신나서 상차림(일인당 6천원) 민어국이 매우 맛있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국물을 별로 안 좋아해서 몇 숫갈 뜨는둥 마는둥하는데 저건 거의 다 비운듯요.

주인 어르신(어란으로 호칭 급상승)이 무척 친절하고 잘 해주셔서 더 좋았습니다. 대충 유지급이신 거 같은데 여기 먹거리 관광하면거 혹시 섭섭한 거 있었냐고 물어봐도 주시고, 와이파이 물어보니 바로 조치해주시고(어르신들 이런 거 약한데 바로 해주심)

...어란...훌륭한 분이세요...

물론 저희도 기분죠아서 무리를 하긴 했죠. 복분자주 참 많이 마셨거든요.

여름민어에 가려졌지 가을겨울민어도 먹을만하다던데, 조만간 또 가고 싶네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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