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1일 동선 : 목포버스터미널-돌집-목포 근대역사문화관 1관-근대역사문화관 2관-구시가지-관해장-청자횟집-관해장

8.28-29일 해서 평일 1박 2일로 목포를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도 국내 여행할 땐 대개 그렇듯이 목포시청에서 추천해주는 1박2일 코스를 많이 참고했습니다. 그리고 몇 개 기사를(아 물론 손혜원 의원의 땅 투자도...;) 참고했는데 최근 기사는 검색하는 족족 해상 케이블카 얘기가 나오는 겁니다. 아 국내 최장거리라 뭔가 대단한 관광 아이템으로 밀고 있나 보다 근데 개통이 좀 미뤄져서 즤 여행 뒤네 뭐 어쩔 수 없지 했는데...

...여행 내내 케이블카 얘기를 들었습니다. 뭐 이건 히치콕 할배 영화 레베카에서 레베카는 이미 가고 없는데 계속 등장인물들이 얘기하는 거랑 맞먹는 수준;(아 물론 레베카는 과거 인물이고 케이블카는 미래지만;)

http://www.mokpo.go.kr/tour/theme/schedule<- 요건 1박 2일 추천 동선입니다.


물론 이걸 스케줄대로 지키냐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28일 낮 열두시경에 일행과 목포버스터미널에서 만났습니다. 부산에서 목포 가는 건 기차로 하면 도저히 동선이 안 나오고, 부산 사상버스터미널(저희 집에서 매우 멉니다;)에서 아주 띄엄띄엄 있어요. 뭐 예전 생각하면(97년에 땅끝마을 갈 때근 하루 걸려서 갔던 기억이;) 있는 게 어디냐 싶기도 합니다만.

일행을 기다리면서 터미널 관광정보 센터에서 지도를 여러 개 챙겼습니다. 전 옛날 사람이라; 손에 들어오는 지도를 선호합니다. 그리고 일행이나 저나 핸드폰 배터리가 훅훅 닳는 사람이라 지도는 여러 모로 유용합니다. 특히 목포처럼 백여년 전에 계획 도시로 개발되어 구시가지 위주의 관광 코스가 깔끔하게 나오는 곳은 특히 그러합니다. 여러 종의 지도 중에서도 한 장에 관광과 맛집과 교통편이 한 번에 해결되는 종합 지도가 제일 괜찮더군요.

동행과 도킹해서 택시를 타고 목포 구시가지쪽으로 향했습니다. 여기서 쓰잘데기없는 지리정보를 말하자면, 목포 시외버스터미널은 관광지인 구시가지에서 좀 떨어진 신시가지 동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택시타고 가는 게 제일 맘편합니다. 대신 ktx 목포역은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의 경계선, 그 중에서도 구시가지 초입에 있으므로 관광지, 그리고 민어골목까지 충분히 도보로 커버 가능합니다.

구시가지에서 백반으로 유명한 '돌집'에서 생선찌개 백반을 먹었습니다.(인당 8,000천원)

​​


메인은 조기찌개고, 서브는 머릿고기수육과 고등어찜입니다. 밑반찬이 쫙 깔리는 전형적 한식인데...먹으면서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하나하나 버릴 게 없이 다 맛있습니다. 재료도 신선하고, 간과 조리 정도도 딱 맞습니다. 아, 물론 메인인 조기찌개는 너무 조기가 괜찮아서 닥닥 다 먹고도 아쉬울 정도.

저녁인 민어 정식에 힘을 보태느라 점심을 가장 기본적이고 저렴한 걸로 먹었는데, 더 괜찮게 먹어도 좋지 않았을까 살짝 후회가 됩니다.

이 때부터 저 세상 텐션으로 기분이 좋아지면서 생각했습니다. 아,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여행의 가치를 미식에 훨씬 더 두는 인간이었구나...(...)

나이가 들어도 자기 자신에 대해서 발견할 게 있다는 건 좋은 일입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

 

728x90

8월 28-29일 목포여행 2일차에 이른 저녁으로 간 곳입니다. 원래 그 근처의 다른 식당에 가려고 했는데 그 식당이 잘 나가는 곳 답게 브레이크타임을 준수하여 문을 닫았더군요. 실의에 잠깐 빠졌다가 목포 여행지도를 참고하여 도보 15분 거리(헤매다가 결국 25분)에 있는 ‘명인집’에 가기로 했습니다.

외관도, 안도 무척 고급스럽습니다. 청자횟집이 로컬 실무 공무원이 사랑할 법한 맛집이라면, 이곳은 준 기관장급 모임, 각종 상견례 등으로 쓸만한 집입니다. 걸맞게 각종 와인과 디켄터가 즐비한 장도 있습니다.

저희는 귀가 버스 시간이 급해서 먹을 시간이 딱 30분만 있었던지라 뭐든 빨리 나오는 걸 달라고 했더니 간장게장정식(인당 3만원)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결과로 보자면 무척 만족스러웠지만, 시간 여유가 있는 분들(이 집에 가는 분들은 다 돈이든 시간이든 여유가 있겠지만;)은 대표 요리인 갈치조림정식을 드시는 게 좋겠어요.

​​​


밑반찬과 코다리조림. 저 코다리조림만 해도 술이 한 병은 너끈해서 술 생각이 났습니다만 시간이 급해서 패스.


고등어튀김. 지지듯 튀기듯 반반인 게 정말 딱 좋더군요.


연어회와 잡채. 연어는 평이했고 잡채가 갓 내 와서 따뜻해서 아주 맛있었습니다.


간장게장. 예약하기 힘드니 어쩌니 욕을 하면서도 몇년에 한번씩 가는데 마포의 진미간장게장집인데, 퀄리티나 양은 조금 더 나으면서 가격과 분위기 그리고 서빙, 코스메뉴라는 점에서 압도합니다.

그래요...마포니까 그러고도 맛있어서 3만8천원 내고 가죠...그러고 나도 몇년 있다 또 가겠지...


표고 탕수와 미역국.

뭔가 더 거창한 디저트가 두개 정도 더 나올 거 같았는데 차 시간이 너무 급해서 계산하고 튀어나갔습니다. 먹다 뛰쳐나가서 더 아련한.. 뭐 그런 거죠.

가격이 1인당 3-5만원대라(최고가는 8만원인가 그랬던 기억이) 저렴하지 않지만 조용하고 정제된 분위기에서 제대로 차림받으면서 두어시간 천천히 맛 즐기기엔 음식값을 충분히 할 곳입니다.

어쩐지 구회사 목포지점도 올 것 같더군요. 서울에서 대장들 오면 장들만 오겠거니...

-끝-

728x90

얼마 전에 목포에 1박2일 여행을 다녀왔었습니다. 뭘 먹어도 맛있고 심지어 항구 앞에 막 열어놓은 식당도 맛있는 도시였는데요... 이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두 개, 숙박한 여관 ‘관해장’과 민어 먹으러 간 ‘청자횟집’이었어요.

저의 민어사랑은 약 4년전으로 거슬러올라갑니다. 그 전까진 에잉 서울것들이 싹쓸이해서 가격 올려놓은 몹쓸 식도락거리(a.k.a. 간장게장 홍어삼합) 왜 쓰잘데기없이 클 수록 품질이 좋아서(=사람 많이 모아서 갈 만큼 친구 없음) 하고 쯧쯧대고 먹어본 적은 별로 없었는데, 노량진 형제수산에서 박리다매의 맛을 접하고 술잔치 후에 잠이 들었는데...

...세상에...잠이 잘 옵니다(저에게 잠 잘 자게 해 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술을 진탕 먹었는데 후유증도 없어요!

암튼 민어는 저랑 참 잘 맞습니다. 물론 민어 의견은 안 들어봤어요; 걔 의견까지 들을 이유는 없죠...

목포에서 민어는 매우 중요한 식도락 관광상품이라 따로 구도심에 민어거리까지 조성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영란횟집이 제일 유명하죠. 근데 동행이 청자횟집이 현지, 특히 공무원들이 즐겨 가는 곳이라는 정보를 알아내서...

...두말없이 따라갔습니다. 전 공무원픽 아주 좋아합니다. 일명 세금슐랭 맛집도 저장해놓고 찾아갈 정도.

위치는 구도심 민어골목에 있는데요, 살짝 골목 안쪽이라 초장엔 약간 헤맬 수 있습니다. 여담으로 제가 현지 어르신께 여기 위치를 물어봤더니 매우 기특하다는 표정으로 선선히 위치를 가르쳐주신 것이 인상적...

앉은 후 메뉴에 대해 얘기를 좀 했습니다. 메뉴판의 양이나 가격은 3-4인 기준인데 저희는 2인이거든요. 민어회+민어무침+민어전 2인에 8만원으로 얘기가 됐어요. 비슷한 급의 민어거리 집은 가격도 거의 같은 듯 해요.

 


복분자가 한 병에 만원이라 참 많이 시켰습니다...(먼산)

 


민어회, 민어전, 민어무침. 다 각각의 매력이 있는지라 뭐가 낫냐는 의미가 없고, 적당히 세트로 먹는 게 낫습니다.


서비스로 나온 민어껍질과 부레, 그리고 어란. 어란은 정말 주인분이 기분 좋아서 주신 거였는데요, 원래 가격을 알고 있어서 무척 감사하게 먹었습니다. 저거 하나로 와인 한 병은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맛이 응축된 식도락 재료.


그리고 또 신나서 상차림(일인당 6천원) 민어국이 매우 맛있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국물을 별로 안 좋아해서 몇 숫갈 뜨는둥 마는둥하는데 저건 거의 다 비운듯요.

주인 어르신(어란으로 호칭 급상승)이 무척 친절하고 잘 해주셔서 더 좋았습니다. 대충 유지급이신 거 같은데 여기 먹거리 관광하면거 혹시 섭섭한 거 있었냐고 물어봐도 주시고, 와이파이 물어보니 바로 조치해주시고(어르신들 이런 거 약한데 바로 해주심)

...어란...훌륭한 분이세요...

물론 저희도 기분죠아서 무리를 하긴 했죠. 복분자주 참 많이 마셨거든요.

여름민어에 가려졌지 가을겨울민어도 먹을만하다던데, 조만간 또 가고 싶네요.

-끝-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