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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년도 더 전에 제가 구 직장을 퇴사할 무렵 있었던 환송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동년배;들 중 한 분이 '너 퇴직금으로 주식하고 그러지 마라, 잠 더 못 잔다'라고 하고 자신의 재치있는 걱정이 짐짓 유쾌했는지 웃었습니다. 그 분 말고 아무도 안 웃었습니다. 걱정의 대상이었던 저는 속으로...

...저 새끼가 저러니까 저 나이에 장가를 못 갔지 하고 생각했습니다(...어떤 의미에서 이런 비하 발언은 비슷한 처지의 인간이 더 막장스럽게 할 수 있기 마련입니다-_-)

그런데 실제로 저는 퇴직 이후 1년 넘게 놀면서 자금을 굴릴 때 직접 투자는 소액으로 아주 미미하게 굴린 거 말고는 한 게 없습니다. 저 양반 말이 마음에 사무쳤나봐요-_- 신경쓸 거리를 줄여주는 게 정신 건강에 좋긴 하죠. 잘 되면 운용사를 잘 고른 나를 칭찬하고 못 되면 매니저를 욕하면 되는 간접투자가 맘편합니다.

그런데 10월에 생활 자금 유동성을 닥닥 긁어서 롯데리츠 상장에 청약을 해 보았습니다.

사업 구조 그림을 욕하려고 해 보니...저라고 뭐 딱히 더 잘 그릴 것 같진 않습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롯데쇼핑이 가지고 있는 백화점 네 개, 마트 두 개, 아울렛 두 개를 가지고 별도의 회사를 만들어서 주식 투자를 받는다는 얘깁니다. 저는 저 우상단의 '공모 투자자'로 들어가는 거죠.  여기에 들어가려고 맘먹었던 이유는,

-마침 심심해서 뻘짓이 좀 하고 싶어졌는데(재취업 결정하기 직전이었습니다)

-단타보다는 안정적인 공모주 투자를 하고 싶어졌고,

-롯데는 싫지만 롯데 쇼핑의 리테일 관리능력은 국내에서는 괜찮은 편이고

-투자설명서를 읽어보니 사업구조도 주주에게 불리하지 않게 예쁜 그림이고

-결정적으로 올해 리츠를 포함한 대체자산 시장이 아주 좋았습니다(정확하게 말하자면 나머지가 다 죽을 쒀서 여기에 돈이 몰린 거지만) 제 간접투자 중에서도 리츠에 투자하는 랩이 예상보다 1년이나 일찍 목표수익을 달성해서 일부 수익실현했을 정도니까요(...그러나 나머지 섹터는 뭐 이자보다는 좀 낫긴 한데 아주 만족스럽진 않고) 공모주 상장일 이후 수익실현하는 단기간 동안은 충분히 장이 좋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10월 10일에 비상금 닥닥 긁어서 11,250,000원을 공모가 5,000원 적용했더니 4,500주 청약 가능했어요. 참고로 일반 개인투자자 조건입니다. 공모주 전문 투자하시는 분들은 증권사 집중해서 vip등급 만들어두고 유리하게 배정받게 힘쓰시는데요, 조건이 꽤 까다롭습니다. 저같이 증권사 여러개 돌아다니면서 체리피킹...아니 진상부리는 사람은 달성하기 힘들어요.

내가 좋은 건 남들도 다 좋다고 생각하는 거라 경쟁률은 높았고, 4,500주 중 67주를 배정받았습니다. 10월 30일에 상장했는데 5,000원 공모가에서 바로 수직 상승해서 30% 가격제한폭인 6,500원까지 올라갔는데요...그러면 뭐합니까. 전 67주밖에 없는걸요.

투자차익 67*(현재 사장후 시가 6,500원-공모가 5,000원)=100,500원

투자원금 11,250,000원

100,500원/11,250,000원=투자수익률 0.893% ㅋㅋㅋㅋ

아, 물론 요즘 초저금리시대라 1년 예치해도 1% 중반대 주는 곳도 드물긴 한데, 확실히 유동성 규모가 어느 정도 있지 않는 이상 공모주 투자는 확실히 심심합니다.(심심해서 투자해놓고 심심하다고 욕하는 인간) 공모주 일정 부지런히 챙겨가면서 한달에 여러건 하지 않는 이상 단발로 하긴 좀 그렇네요.

ps. 대통령이 가입한 필승코리아펀드는 꽤 잘 굴러가고 있습니다. 만_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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