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안녕하십니까.

저는 퇴원 후 2주 넘게 집에서 목발 라이프 중입니다. 생각해 보면 휠체어가 더 편했던 거 같습니다. 이틀 전엔 외래로 병원 갔다가(...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서 긍가 별로 속터지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입원보단 외래가 나았... 동행은 속 터지려고 하더군요. 좋은 점도 있을 거 같습니다. 저는 그런 서비스를 '미국식 서비스'라고 부르는데 일단 서비스 제공 당사자들은 속이 편하고 행복함) 목발로 천 걸음 넘게 걸었더니 저녁부터 앓아 누움...ㅋㅋㅋ

여튼 안전 제일이다 보니 여러 모로 제약이 많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 아이템을 사용하고 있어요.

1. 다자바 가제트팔 만능집게

포털에서 검색하면 가격대가 천차만별인데 제조원 중국이고 다 똑같은 겁니다. 저는 걍 최저가 검색해서 배송비 포함 만오천원대로 삼. 

이렇게 생겼고요...

이런 용도로 씁니다. 아무래도 목발에 의지하고 보조기를 찬 상태에서 아주 바닥에 있는 걸 집어 올리면 휘청하면서 넘어질 수 있으므로 안전하게 집어 올리는 용도로 씁니다. 마찬가지로 이미 침대나 의자에 베이스를 잡고 있는 상태에서 뭐 하나 집겠다고 부목 풀고->허벅지까지 올라오는 보조기 차고->목발 짚기 귀찮을 때 씁니다. 충전기라거나 화장품이라거나 뭐 그런 거 말이죠.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게 1미터가 채 안 되어서 침대에서 침실 조명(저희 집은 연식이 20년 넘어 그리 스마트하지 모답니다)을 끌 수 없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외롭지 않습니다. 목발로 끄면 됩니다.

 

2. 노린스 샴푸, 바디워시

입원 시 머리를 일주일에 단 한번만 감겨줘서(실은 요청하면 두 번 이상도 가능했다고 하더군요. 어차피 수가로 다 올라가는 거라. 귀찮아서 한 번이라고 안내한 것) 드러워 죽으려고 할 때쯤 휠체어를 자가 운전하고 병원 매점에서 산 겁니다. 개당 8천원대? 

샴푸 용액을 두피와 머리카락에 묻히고 잘 문질문질해준 다음 빗질과 타월질로 털어내라고 하던데, 아무래도 물에 좀 희석시킨 다음에 하는 게 효과가 더 좋은 듯 합니다. 바디워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지근한 용액에 희석해서 타월로 닦아내는 게 나음. 원액 그대로 피부에 들이부었다가 피부가 봉기함.

음...당연히 제대로 샤워를 하는 것보단 효과가 덜하구요, 근데 확실히 클렌징 효과가 있긴 합니다. 아울러 마음의 위안도 됩니다. 

다쳐서 샤워가 불가능한 경우 말고는 용도는 잘 모르겠군요. 음...사막 한 가운데? 그러고 보니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님 '바그다드의 비밀'에서 여주인공하고 여자 조연하고 오래간만에 샴푸하러 샵에 가는 장면이 생각나네요. 하긴 사막 한 가운데에선 머리 감는 것도 쉽지 않겠어요. 그 와중에도 사랑이 꽃피는 걸 보면...(얼레벌레 마무리)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