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2020년 5월 초였습니다. 감사 시즌도 끝났겠다 번 돈 쓰면서 염원하던 에스토니아 한 달 살기를 시전하려고 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은 커녕 집 밖 나가기도 여의치 않아 스트레스가 점점 쌓여가던 어느 날,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부산 속의 부산 아닌 것 같은 공간 f1963으로 놀러갔었어요.

https://kiel97.tistory.com/entry/%EB%B6%80%EC%82%B0-%EC%88%98%EC%98%81-%EB%AC%B8%ED%99%94%EA%B3%B5%EA%B0%84-f1963%EA%B3%BC-%ED%94%84%EB%9D%BC%ED%95%98-993?category=763715 

 

부산 수영 문화공간 f1963과 프라하 993

5월5월 초에 갔다온 부산 수영구 망미동에 위치한 문화공간 f1963과 프라하 993등 입점 공간 구경 후기입니다. f1963은 원래 고려제강 부산공장이 있던 곳이었는데, 공장이전을 하게

kiel97.tistory.com

요건 그 당시의 후기. 그런데 그때 한 일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yes24 중고매장 놀러간 김에 당시에 판촉활동 나왔던 내셔널지오그래픽 대리님께 자발적으로 낚여들어가서 이 얘기 저 얘기하다가 내셔널 지오그래픽 1년 구독을 질러버렸던 거죠.

 

1년 구독료는 19만2천원이었고 이건 네고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다만 여기서 추가로 얻어낼 수 있는 걸 한참 네고했었습니다. 결국 얻어낸 풀 패키지는

- 내셔널지오그래픽 베스트 단행본 3권

- 내셔널 지오그래픽 한국어판 1년치

- 내셔널 지오그래픽 영문판 6개월치

- 내셔널 지오그래픽 온라인 과월호 액세스권 1년+시사영어사 영어 강의 1개

- 전세계 지도(...)

- 부수입 : YES포인트(...)

근데 구독 결정해놓고 보니 제가 2003년인가 언저리에 이 패키지를 구입한 적이 있더라구요. 나새끼 그때 열심히 살았었구나 ㅋ

오프라인에서 받은 1년치를 다 합치니 이렇게 됩니다.

오프라인 아이템 중 가장 만족도가 높은 단행본들. '매혹적인 유럽의 보석들' 관광지 100선은 여행가고 싶을 때마다 보면서 시름을 달랬습니다.  세상을 바꾼 100가지 사건은 서구 위주이긴 한데 그래도 비교적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한 거라 보면 흥미있습니다. 최고의 기사도 단행본으로 가치가 있구요.

1년간 한국어 잡지 구독 소회는요...음, 미묘합니다. 저는 환경에 대해 관심이 많긴 합니다만 북극곰이 손바닥만한 얼음 위에서 오도가도 못한다던가, 집단 폐사한 새떼를 보는 종류의 자극에는 무진장 약합니다. 근데 첫 호부터 '절망의 행성'을 받았으니 기분이 어땠겠어요. 생각보다 '네이처' 도 아니면서 자연 환경과 과학에 대한 비중이 높아서 사회 과학보다는 자연과학에 관심이 덜한 저는 쫌 그랬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변수가 있어요. 가뜩이나 코로나 때문에 우울한데 전 세계에서 코로나 때문에 죽어가는 모습..특히나 인도 뭄바이 빈민가 이런 데를 보여주면 이게 같은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고, 외면하고 싶은 건 아닌데 잠시 눈감고 싶은 기분이라고나 할까...으으. 저는 그냥 '론리 플래닛'이나 구독하고 싶었나 봅니다.

아, 그래도 2차대전 종전 기념 '2차대전의 마지막 생존자들' 특집과 'BLM 운동' '무죄로 판결받은 사형수들' '화성 탐험' 시리즈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중에서 제일 열심히 읽었던 건 '알콜의 역사' 네 제가 그렇죠 뭐...

그리고 머리가 나빠진다 싶을 때마다 보면서 나라와 수도외우기를 하고 있는 세계 지도(...) 특히 아프리카쪽 보면 내가 이렇게 세계 지리 무식쟁이였나 하는 자괴감 형성에 좋습니다; 원래는 제가 여행했던 곳을 빨간 핀으로, 가고 싶은 곳을 파란 핀으로 표시하고 싶었는데 귀찮아서 아직 안 하고 있는 중.

온라인 과월호는 생각보다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고화질이 아니었고 가독성이 썩 좋지 않았어요. 시사영어사 특유의 그으 뭐랄까...구축한지 오래되어 답답한 홈페이지 양식을 고대로 가져와서 그런가 봅니다; 그리고 영어 강의도 결국 1년 끝날때까지 듣지 않았습니다. 각종 온라인 학습터에 무료 강의가 넘쳐나는데 비해 별다른 메리트가 없어 보였어요.

 

투덜거림이 많긴 했지만, 1년동안 잘 봤습니다. 구독의 매력은 '강제성' 아니겠습니까. 제가 그 1년동안 구독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무리 관심이 많아도 아마 1~2호 정도나 사 봤겠지요. 한동안은 다시 구독할 생각은 없지만 또 모르죠. 한 20년 지나서 어느 부스에서 낚여서 1년 패키지를 사고 있을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