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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 직전에 어떻게 제 핸드폰 s10e와 일반 티비를 무선 미러링에 성공했는지 혼자 신나서 써 놨습니다. kiel97.tistory.com/entry/%EC%82%BC%EC%84%B1-dex-%EC%9D%B4%EC%9A%A9%EA%B3%BC-%EB%B8%94%EB%A3%A8%EB%A0%88%EC%9D%B4%ED%94%8C%EB%A0%88%EC%9D%B4%EC%96%B4%EB%A5%BC-%EC%9D%B4%EC%9A%A9%ED%95%9C-%EB%AC%B4%EC%84%A0-%EB%AF%B8%EB%9F%AC%EB%A7%81

 

삼성 dex 사용기 및 블루레이플레이어를 이용한 무선 미러링

지난번에 본가의 일반 티비와 제 아이폰을 MHL케이블로 연결해서 유선 미러링을 했었죠.(아 그냥 핸드폰의 영상을 티비에 크게 띄운다는 얘깁니다) kiel97.tistory.com/entry/%EC%95%84%EC%9D%B4%ED%8F%B0-tv-%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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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연의 목적,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해서 한 달간 콘텐츠를 본 후기를 늘어놓겠습니다. 제 목적은 제가 혼자 아아아주 은근하고 길게 덕질하는(으음...23년 덕질이긴 한데 최애인 적은 없었으니까요) 람슈타인 블루레이 영상을 보는 거였습니다. 아마존에서 직구하는 방법도 있긴 한데 이 양반들 워낙 19금이 많아서 수입 절차도 까다롭고 해서 좀 미리 보고 싶었습니다.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하는 건 유튜브 프리미엄이나 넷플릭스 가입하고 다를 게 별로 없습니다. 아마존 닷컴 들어가서 회원가입(전 10여년 전부터 킨들 때문에 가입이 되어 있었습니다)해서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 클릭하고 신용카드 정보 입력하며 됩니다. 1.x불 승인되었다는 문자 날아오긴 하는데 이게 유효 카드인지 알아보는 시험용이고 하루 있으면 환불됩니다.

자, 그 다음엔 아마존 프라임 앱을 깔아서 그 안에서 가능한 영상을 보면 되는데요... 한국 IP로 들어가면 안 되는 영상들이 너무 많습니다. VPN을 이용할 때죠. 여의전 볼 때도 한국 IP 막아놔서 유료 VPN 사서 골치아프게 하더니;;; 쯧. 이번에는 무료면서도 안정적이라는 평을 받는 NordVPN 앱을 깔고 IP를 미국 어딘가로 우회해 봅시다. 이제 안 된다고 하던 영상이 다 가능으로 뜨는 기적이 보입니다. 그러나 스트리밍 내내 우회하는 건 여러모로 불안하므로 최고화질로 다운받아놓고 플레이해 보겠습니다.

제가 한 달 동안 본 건 딱 네 개였습니다. (영화)나이브즈 아웃, (공연)람슈타인 인 파리, (공연)람슈타인 인 아메리카, 그리고 (다큐)람슈타인 인 아메리카였습니다. 다운튼 애비도 서비스하고 있긴 하던데 너무 길어져서 현생 유지하고 볼만한 게 저 딱 네 개더라구요.

일단 나이브즈 아웃 얘기부터 해 봅시다. 고전 추리소설 팬, 특히 애거서 크리스티와 SS 반다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아주 마음에 들어할 영화라는 평을 들었는데, 과연 그러합니다. 집안의 돈줄을 쥐고 있는 능력자 할아범이 죽으면서 전 재산을 가족들이 아니라 어린 외국인 간호사에게 넘겨주다니, 너무나 클리셰 아닙니까. 그리고 저는 푸틴...아니 대니얼 크레이그(저 대니얼 크레이그 아주 좋아합니다, 진짜예요. 하지만 볼 때마다 짜르가 상체탈의한 사진이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가 수트 입은 모습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그가 수트 입고 어슬렁거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대단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면면이 쩔어주는 대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구요. 그리고 스포라 어디까지 말해야 될 지 모르지만, 결말도 대단히 깔끔하고 마음에 들었어요.

자...람슈타인 공연과 다큐는 뭐부터 볼까요, 맛있는 건 남겨 뒀다가 아껴 먹는 제 습관대로 아메리카 공연을 먼저 보고, 아메리카 다큐를 본 다음 파리 공연을 마지막에 보았습니다.

뭔가 크고 거대하고 뾰족하게 솟은 것을 형상화한 것 같습니다. 아니면 말고(먼산) 2010년에 있었던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공연을 2015년에 다큐와 함께 발매했습니다. 

사실 셋리스트는 6년 뒤에 있었던 파리 공연과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은 6집 Liebe Ist Für Alle Da이 2009년에 나온 이후로 2019년 신보까지 장장 10년동안 앨범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아니 그렇다고 활동을 안 한 것도 아닌게 월드 투어는 계속 하고 있었고, 중간에 틸 린데만은 북유럽 도른자와 함께 린데만이라는 더 돌은 프로젝트 밴드를 결성해서 활동을 했고...후우) 그런데 뒤에 파리 공연에서 후술할 이유로 저는 이 블루레이는 제 취향에 딱 맞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람슈타인 인 아메리카 다큐가 여러가지 뒷 이야기들과 진솔한 모습을 알 수 있어서 좀 더 취향이더라구요.(물론 람슈타인은 독일어로 말을 하고 전 독일어를 거의 까먹었지만, 영어 자막 기능도 있고 해서 보긴 괜찮았습니다. 아, 람슈타인은 영어를 거의 못 하고 그나마 린데만이 교과서 영어를 할 줄 압니다. 다들 동독 출신이라 긍가...) 이 양반들이 미국에 첫 진출할 때가 1990년대 초중반이였는데, 당시 무대에 같이 선 그룹이 회상하기로는 '키가 엄청나게 커서 자기들을 내려다보는 덩치큰 사람들이 저벅저벅 지나갔다'라고 하더군요. 물론 영어 자막 보는 게 귀찮아서 외국어 영화도 안 보는 미국인들이 독일어로만 노래하는 밴드를 좋아할 거라고 마케터들이 생각할 리가 없었지요. 하지만 그들에게는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엄청난 무기가 있었습니다. 불쇼.

 초창기 불쇼는 이랬습니다. 물론 우리 틸 린데만 오빠는 자유자재로 불을 다루는 불의 요정  거장이 되셨지만 초창기의 생생한 날것 불쇼는 나약한 미국인들에게 크나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당시에 저 무대에 애들도 막 다 와서 '와 멋있다 불쇼 보러 가자'하고 부모들하고 같이 관람을...아니 그때도 애들이 볼만한 공연은 아니었는데....

그렇게 오빠들은 캠핑카로 미국을 종단인지 횡단인지 할 때, 대박이 터졌습니다. 데이빗 린치 감독의 '로스트 하이웨이'라는 엄청 세기말적인 영화가 나왔는데(아...추억이다 진짜) 거기 음악 감독 트렌트 레즈너의 추천으로 오빠들 노래 두 곡이 들어갔거든요. 이 영화가 흥행하면서 찰떡으로 잘 맞는 우울하고 음산한 보컬과 비트에 빠져든 사람들이 '저 밴드 뭐야 웅성웅성' 대면서 미국에서도 떠서 엠티비에도 나오고(하....얼마만에 보는 엠티비래) 공연 급도 올라가서 콘, 림프 비즈킷과 함께 북중남미 투어를 하게 됩니다.

공연의 급이 올라가면서 멕시코에서 자신들의 인기를 보고 얼떨떨해 하기도 하고 성공의 맛을 제대로 봤지만, 예전의 자유로운 공연을 그리워하기도 하며 '하...미국 쫌 안 맞아'를 느낄 때쯤 911이 터졌습니다. 리하르트가 나른하게 '엄...그 때 여친이랑(내 그럴 줄 알았) 뉴욕에서 월드트레이드센터 엄청 가까운 곳에 살았는데여...' 하고 회상하는 장면이 나오고, 그 이후에 미국인들의 격한 복수 분위기를 보고 유럽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2000년대 중반에도 액션영화 트리플엑스에 이 분들 Feuer Frei!가 나와서 미국인들에게 인지도는 더 쌓았구요, 거기다 6집에서 타이틀곡 pussy가 전세계적으로 히트를 치고(한국은 발매 금지됐습니다. 뭐 아쉽지만 앨범 자켓이나 가사나 발매가 되면 이상한 꼬라지라...아 전 걸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등등해서 2010년에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공연하게 되었다...라는 성공담입니다. 세계의 뮤지션들에게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공연을 한다는 건 탑을 찍었다, 다 이루었다...라는 얘기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절대 안 그러게 생긴-_- 리하르트가 뉴욕 공연 표 광클하면서 얼마나 팔리는지 실시간으로 보다가 20분만에 매진되자 만세를 부르는 장면은 그의 잘생긴 얼굴에 같이 감동하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아메리카 얘기구요, 비교적 최근에 공연하고 2017년에 출시된 파리 공연 얘기로 들어갑시다.

저는 유튜브에서 떡밥으로 풀린 람슈타인 파리 공연 클립 몇 개를 보고 격한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데, 일단 화질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푸르딩딩한 색조에 스틸 재질이 딱 제 취향이었고 내용은 더없이 격렬하지만 완벽히 통제된다는 람슈타인의 음악과 편집이 잘 맞아떨어져서 좋았습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요, 저는 공연 영상에서도 관객들의 열광하는 모습 하나하나를 보여주면서 멘트로 교감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미국 공연이 이런 재질) 밴드가 잘 통제된 쇼를 제공하고, 관객들은 거기에 열광하는 일종의 '덩어리'로서만 존재하는 게 좋습니다. 물론 람슈타인이 크게 바뀐 건 아닙니다. 시대의 편집 흐름과 공연 감독 스타일이 바뀐 것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이런 통제감과 FX와 믹스 활용이 공연 자체를 가린다고 싫어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제 취향은 언제나 이런 쪽이라 ~_~

아, 감독이 레이디 가가와 마돈나 블루레이도 작업했었군요. 찾아봐야겠습니다.

 

유튜브에 올린 떡밥 영상 몇개로 각 대표곡들에 대한 감상은 갈음합니다.

youtu.be/U5HAEzEk8QM

플라케는 언제 봐도 장난기 넘치는 악신 같다는 인상을 주는데, DU HAST의 초반부에서 특히 그러합니다. 이 밴드는 몰라도 이 곡은 들으면 아아 그거 하는 곡이니까 자세한 설명 생략.

youtu.be/9bJP7Qe41Fk

이 양반들 곡이 그렇다 보니 우익 논란이 꼭 있는데요, 우리는 좌파란 말이다 새끼들아! 하는 의미로 만든 곡입니다. 모든 멤버들이 이 곡 부를 때는 유독 진심입니다. 특히 파울 랜더스.

www.youtube.com/watch?v=tsHCcu0Mz2E

누구보다도 열심히 여자들과 놀아나는 파워 헤테로 분들이 이런 노래를 부르신다면(먼산) 게이 앤썸이 되기 원한다는 린데만의 소망은 이뤄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두둠칫 두둠칫 댄스하는 첫부분을 아주 좋아합니다. 그리고 한남들이 자기들끼리만 짝짜꿍 먹을 때 이 노래를 속으로 불러주곤 하죠-_-

www.youtube.com/watch?v=DG9TeLISmZU

이건 그나마 조용한 노래라 좀 떡밥을 물 분들이 있...없을 거야...애진작에 한국에 팬은 고인물인 밴드라...

그 외에도 틸 린데만이 피 칠갑한 푸주한으로 나와서 플라케를 태워버리는 MEIN TEIL이라거나 린데만이 거대한 ** 모양의 대포로 **을 연상시키는 종이 폭탄을 관객들에게 3차원으로 발사하는 PUSSY나 거대한 천사 날개가 압권인 ENGEL 그리고 50대 후반의 나이가 무색하게 어어엄청나게 크고 무거운 불활을 미친듯이 돌려대는 DU RIESCHT SO GUT 등등의 퍼포먼스가 있사오니 흥미가 돋으시면 검색해주시고 많관부.... 혹시나 멘탈이 좀 안 좋아져도 저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아 근데 몇개만 빼면 괜찮아요 BUCK DICH 리믹스는 게이쇼-_- 보기 싫으시면 그냥 리믹스만 들으셔도 되고 ICH TU DIR WEH는 가사만 못 알아들으면 괜찮... (점점 영업이 안 되고 있다)

아무튼 저만의 아마존 프라임 1달 이용은 이렇게 저만 만족스럽고 알차게 끝났습니다. 지역 제한의 압박을 뚫고 이용하실 분들께는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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