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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 아침 열한시, 비대면 체크아웃을 하고 일행과 저는 점심을 먹으러 길을 나섰습니다. 아난티 코브 나와서 큰 길 정류장에서 북쪽 방향(해운대 반대 방향)으로 버스를 타서 네다섯 정거장쯤 가서 내리면 됩니다. 아니면 2km 남짓 되니 차로 가기도 수월하고 걸어가도 됩니다.

기장 연화리 해녀촌은 요 몇년새 인터넷에서 꽤나 화제가 되고 있지요. 서울 지인들이 호기심 섞어서 물어보면 좀 심술 섞어서 '그러게 서울 사람들이 꼭 가자고 하고 정작 내려와서 보면 카드 안 받고 현금만 받고 보기에 위생도 좀 의심스럽고 하니 꼭 먹고 나서야 아아 건너편에 부가세하고 양념값만큼 딱 올려받는 제도권; 가게가 나았구나 나는 서울스런 표준화를 원했었어 하고 깨닫더라니까'하고 입을 대긴 합니다만. (제도권 가게 '나루터 연화'에 대한 리뷰는 https://kiel97.tistory.com/entry/%EB%B6%80%EC%82%B0-%EA%B8%B0%EC%9E%A5%EA%B5%B0-%EC%97%B0%ED%99%94%EB%A6%AC-%E2%80%98%EB%82%98%EB%A3%A8%ED%84%B0-%EC%97%B0%ED%99%94%E2%80%99-%EC%84%B8%EC%83%81-%EB%A7%88%EC%A7%80%EB%A7%89-%EB%82%A0%EC%9D%98-%EB%AA%A8%EB%93%AC%ED%95%B4%EC%82%B0%EB%AC%BC ) 요기에 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맛따라 멋따라; 전국추천맛집 순위에 들어가는 '노씨아지매' 집은 해녀촌 오른쪽에서 세어 서너번째에 있습니다. 세 집이 합작을 하나봐요. 저희는 들어가서 전복죽 2인분(2인분 이상씩만 주문을 받습니다, 인당 10,000원)과 모듬해물 소짜(30,000원)을 시켰습니다.

홍합탕. 무난무난한 맛입니다.

모듬 해물 소짜. 동행이 생해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제가 먹었습니다. 낙지는 선도는 좋았습니다만 묘하게 물맛이 났고 개불이 제일 찰지고 맛있었습니다. 그외 멍게와 조개도 괜찮았습니다만 그때그때 물 좋은 게 달라지니 뭐라 추천할 건 아닙니다만.

전복죽. 솥단지에 끓여주는 건 어느 제도권 가게를 가든 포차를 가든 똑같습니다. 전복 실하게 들어 있고 맛있어요. 저는 도루묵 고사를 다시 느낀 게, 지난번에 비에 엄청 고생하고 늦은 점심을 '나루터 연화'에서 먹을 때는 아 인생 전복죽이다 이 맛은 본죽류의 표준화된 죽집에서 같은 전복죽이라고 해서 동일 반열에 올려 놓을 수 없다 인생 전복죽이고 가끔 생각날 맛이다 싶었는데 음...이번에 노씨 아지매는 비슷하니 살짝 윗길이었습니다만 해산물 모듬으로 배를 불려놓은 다음이라 맛있게 먹으면서도 지난번처럼 엄청난 감동이 해일처럼 밀려오지는 않았습니다.

이렇게 점심을 먹고 나서 일행은 살짝 길을 되돌아가 카페로 향했습니다. 다음엔 더 매운 야생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영도해녀촌에 가서 성게김밥을 먹어봐야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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