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부산 기장군 대변항은 각종 미역과 다시마, 건어물과 멸치회로 유명합니다. 이 멸치회란 게 남해쪽에서 딱 한철 먹는 레어템이라서 아는 사람만 아는 건데, 워낙에 멸치가 기름기 때문에 빨리 상해서 정말 잡자마자 먹어야 되거든요 ㅎ 그래서 배 위, 또는 항구 횟집에서나 먹는 요리입니다. 보통 5월에 많이 먹죠.

저는 부산 있을 때는 1년에 한번은 멸치회 먹으러 갑니다. 제가 워낙에 등푸른생선-또는 기름이 오른 회를 좋아하거든요. 예전보다는 담백한 흰살 생선 계열 회를 잘 먹게는 되었는데...여전히 둘 중에 하나 고르라면 기름이 오른 회 쪽입니다.

단골 식당. 사시사철 장사 잘 되는 곳이긴 한데, 5월은 특히나 예약하기 힘듭니다. 꾸준히 실적을 쌓아놔서 매니저에게 눈도장 찍는 게 방법입니다(가만 보자...에르메스 백 살 때 비슷한 소리를 하던데;;;)

메뉴판. 좀 올랐군요.

이번에는 고추장 양념에 무치지 않은 회(소짜 20,000원)가 처음으로 등장했습니다. 저같은 맵찔이에게는 희소식입니다. 

아참, 여기는 상차림으로 나오는 생미역과 젓갈이 기장 특산품이라 정말 괜찮습니다. 멸치회에 생미역 싸먹고 멸치젓 톡 올리면 천국. 

아니...실은 멸치회무침도 그리 맵지 않습니다...회무침 특유의 달큰한 양념. 근데 저는 고춧가루가 묻어있으면 그냥 매워요...;

큰 회무침(30,000원). 탑을 쌓아놔서 뭔가 만족감이 느껴지는 비주얼입니다(...)

그리고 멸치찌개. 굳이 뭔가 비슷한 걸 따지자면 정어리찌개와 비슷한 맛입니다.

그 외에도 멸치회를 못 먹는 분들을 위한 제주도 직송 갈치도 맛있습니다. 멸치에 갈치라니 뭔가 일관성이 느껴집니다.

멸치회가 남해 밖에서는 레어템이라 뭐 그런 걸 다 먹냐고 무슨 맛이냐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고등어회나 갈치회, 또는 방어회 잘 먹는 분들께는 꽤 괜찮습니다. 하긴 숙성한 시메사바보다는 잡자마자 바로 회뜬 고등어회에 가깝겠네요. 그래서 양념 안 한 회도 비리지 않습니다. 다만 그 특유의 기름진 맛 때문에 호불호는 타겠어요.

저는 부산에 계속 있다면 내년에도 이맘때쯤 가겠네요. 5월은 멸치회의 계절.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