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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차피 저는 장기 환자이니까 제 몸에 제일 큰 관심이 있고 어디 가든 제 건강 얘기를 떠드는 걸 좋아합니다(특히 병원 가는 택시 안에서 제 병자 토크 하는 거 짱 좋아함)

2023년 2월과 4월은 미묘하게 평행 이론을 달렸습니다. 둘 다 몸이 침체되었고, 돈은 겁나 잘 벌었습니다. 4월 같은 경우에는 3월에 재활 잘 하면서 오오 이 이 정도면 4월에 계단 걷기 정도는 되겠는데? 했는데 3월 말에 3일 연속으로 무리를 해서 그 다음부터 부상 당한 오른 발목에 걸을 때마다 통증이 심해졌습니다. 당연히 재활 운동에도 제한이 갔고 통증 때문에 밖에 나가기도 힘드니 몸은 처지고...악순환이었죠. 다행히 신경정신과에서 새로 먹기 시작한 약이 잘 들어서 수면이나 멘탈에 별 무리는 없었습니다. 두 번인가는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신경정신과에 제 때 못 갔는데(하루는 비가 너무 퍼부어서 나갔다가 택시 타러 가는 찰나에도 삐끗할까 겁났음) 이틀간 한 잠도 못 자고 급격히 멘탈이 저조해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아아 이게 금단 증상이구나;ㅁ; 여튼 약만 제 때 먹으면 멘탈 쪽은 별 무리 없음. 다행.

 

1-1. 하도 통증이 오래 가니 엑스레이도 새로 찍고 재활의학과 부원장님과도 면담을 해 보았는데, 뼈에도 별 문제 없고 발목에 박혀 있는; 철심 세 개 위치도 큰 무리는 없댑니다, 근데 나는 왜 이 모양이냐 싶었는데 요즘 제가 친구보다 더 자주 보는 도수치료사 쓰앵님의 의견은...

- 다친 사람들은 걷기로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는데 걷기는 회복된 후 다음에 할 일이다.

- 지금 당신은 오랜 병상 생활로 코어가 무너지고 다리 근육이 다 빠졌다가 겨우 회복 중이다.

- 여기서 무리하게 오래 걸으려고 하면 팔자 걸음 등 무리한 자세로 걷게 되어 발 안쪽 근육에 무리를 준다.

- 불행하게도 평발에 가까운 신체 구조상 더 무리가 오는 듯 하다.

여튼 마사지 잘 해주고 재활 운동과 코어 운동은 재개해 가면서 추이를 살펴보자, 길게 가야 한다...라는 합리적인 의견이라 쫌 진정이 되었습니다. 뭐 한 달 돌아가도 그러려니 해야죠. 어차피 8월에 철심 세 개 빼는 3차 수술하면 또 불편하고 재활해야되는디.

 

2. 2월도 번역 매출 최고치를 찍었다 싶었는데 4월은 더 최고치를 찍어버렸습니다. 이제 구구직장에서 벌던 만큼 (한시적) 월 수입이 나오네요. 하지만 몇 가지 위험 요소가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 국내 한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90%, 해외 여러 에이전시에서 쫌쫌따리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10% 미만입니다. 한 업체, 특히 국내에 의존도가 높다는 건 딱히 안정적인 얘기는 아니죠. 특히 세금이나 건보료, 행정 등을 생각하자면 더 좀 골치아픈 얘기기도 하고. 그런데 시차를 생각하자면 같은 시간대로 사는 게 수면에 훨씬 나은지라 해외에 매출을 확장하려는 마케팅 노력 자체를 1년 전부터 아예 접어버렸습니다.

 

- 요즘 챗GPT 등 AI, 기계번역 등등으로 번역도 끝이다 얘기가 자와자와한데 실은 저도 그 영향을 좀 받고 있습니다. 확실히 올해부터 순수 번역이 아니라 MTPE(기계번역사후편집) 요청이 많아졌어요. 보수는 순수 번역의 75% 수준입니다. 그럼 순수번역보다 속도와 퀄리티가 33% 이상이면 대충 메꿔집니다. 저는 대체로 33% 이상으로 능률이 있는 편인데 그래도 쫌 뭔가 손해보는 기분입니다. 뭔 얘기냐면, 1000단어씩 1건씩 들어온다고 치면 예전과 같은 단어 수라면 MTPE가 건수가 더 33% 많아져요. 한 건마다 고정으로 들어가는 의뢰-조율, 번역 패키지와 자료 다운로드, 확인과 2차 조율, 납품과 사후 서비스, 빌링까지 시간을 감안하자면 속도와 퀄리티가 40%는 훌쩍 넘어가야 합니다. 사실 뭐 저는 딱히 번역을 잘 한다기보다는 어째저째 성실함으로 잘 보여서 그간 실력보다는 어째 날로 먹은 게 쫌 있는데 점점 기준이 촘촘해짐에 따라 그 날로 먹을 여지가 날로 줄어들고 있는 기분입니다.

  

- 사실 저는 MTPE에 그리 거부감은 없는 편입니다. 아마 국내 에이전시가 굴지의 대기업이라 주는 기계번역 자체가 퀄리티가 나쁘지 않아서도 좀 있고.(개발새발이 아주 없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모 번역 블로거께서 MTPE 따위나 하고 살아라 이 하류인생들아; 해도 웨에;;; 저렇게 화가 많아;;; 이런 기분이 듭니다.

 

- 아참 저는 원래 재무 금융 회계 전문으로 시작했는데요, 요즘 사후적으로 산업 비중을 보자면 그냥 뭐 제너럴 필드 번역가라고 봐야 할 듯 합니다. IT도 하고 관광도 하고 마케팅도 하고 인사관리도 하고 컴플라이언스도 하고... 그냥 돈 되고 너무 개발새발 안 되는 사전 자료만 있다면요.(그래도 메디컬과 엔지니어링은 안 함)

 

- 법대를 다니려고 했던 건 제 지적 호기심 충족도 있었지만 법률 번역이 AI가 덜 먹히고 제가 노력하면 해 볼만한 필드라서도(메디컬보다는요;) 있었는데 지금 컨디션이 널을 뛰고 있어서 정규교육과정보다는 필요한 몇 가지 강좌만 골라 뽑아먹어가면서 익히는 게 가성비가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계약서 번역 실무 과정 뭐 이런 거 말이죠. 일단 지금 바로 시작할 생각은 없습니다.

 

3. 회계감사 시즌 등등으로 오래 끌던 신생 회계법인은 이제 설립이 끝나고 서울 오프라인 사무소에서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네 번째 직장이군요(아 세 번째 직장은 최근 경제 상황 등으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저는 최근에 온라인 미팅으로 근황을 전해 들었어요. 음, 일단은 기본적인 건 좀 배우고 저한테까지 일이 배분이 되면 본격적으로 시작할 텐데요, 마케팅 대상 업체 리스트 업을 도와 달라고 하시더라구요.

여기서 또 집착병이 도져서 이걸 엑셀 파워 쿼리로 자료를 싹 긁어서 저장하면 쉬울 텐데...하고 염병천병을 떨고 있습니다. 잘 되면 또 자랑하는 포스팅 하나 올리겠죠 뭐.

 

4. 5월은 다시 배민 프리의 달입니다. 2월처럼 4월에도 엄청난 배달과 야식으로 그간 겨우 빼놨던 살이 다시 쪘거든요. 아마도 보상심리였나 봅니다.

 

5. 4월의 마무리는 절세용 IRP 납입과 어린이날을 대비한 세 조카의 선물 구입으로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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