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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는 진주 갔다가, 어제는 부산 도로 왔다가 태풍에 휩쓸려 해운대 스파랜드 갔다가...혼란한 일상입니다. 오늘 오전에 지인과 놀면 뭐하니 정서로 다시 해운대 해수욕장으로 향했습니다.

부산의 여름 대표 음식으로 밀면을 꼽는데요, 먹고 나서 호불호도 강하고 실망도 많습니다. 그 실망의 상당 부분이 기대치에 기인했다고 생각합니다. 뭔 소리냐면... 밀면집으로 소문난 개금밀면, 초량밀면, 가야밀면, 교대밀면 등등이 죄다 인기있는 관광지와 좀 거리가 먼 구도심이나 주택가 안쪽에 있습니다.(아, 물론 전국의 프랜차이즈가 다 몰려 있는 해운대에 지점을 낸 경우도 있긴 합니다) 그런데 이 밀면이란 게 뭐랄까 음식의 층위로 치자면 고깃집 냉면 정도라(실제로 가격도 고깃집 냉면대인 4천원-7천원 정도입니다) 안 그래도 더운 여름에 기대하고 이동할수록 실망할 겁니다. 거기다 이 유명 밀면집 특유의 로컬 육수에 들어가 있는 한약재나 향신료 배합에 거부감을 느끼는 서울 분들이 많은 듯 합니다. 지난번에 또 다른 서울 동행들하고 춘하추동 밀면에 갔었는데 면에 대해선 상당히 좋은 평가가 있었지만 국물 때문에 그걸 다 깎아먹고...

그래서, 부산에 관광 갔을 때 밀면은 가급적 동선에서 벗어나지 않은 편리한 위치의 곳에 별로 기다리지 않고 들어가서 해장 겸 점심으로 먹는 용도가 낫습니다. 해운대 해수욕장 번화가 핫스팟에 위치한 고메 밀면 해운대점은 이 요건에 잘 맞는 편입니다.


물밀면(6천원) 만두(5천원)

어디보자... 우리 동네에도 지점 있어서 한달에 한번은 가는데(이 인간은 위장 생각 안 하면 일주일에 서너번은 밀면 먹어제낄 인간) 사진이...


지인 평에 의하면 문명화된 맛. 제 표현대로라면 표준화된 맛. 원래 밀면 재료인 밀가루에 고구마 전분과 메밀을 더 넣고, 육전을 얹었습니다. 비주얼만 보자면 진주냉면과 비슷하네요. 실제로 맛도 80프로는 비슷합니다. 진주냉면은 해물육수를 쓰는데 전 잘 모르겠습니다. 아, 육수도 한약재나 향신료 향이 덜해서 누구나 그럭저럭 좋아할 맛입니다.

정통파(하긴 밀면 기원이 부산 피난와서 메밀 대신 보급품 밀가루로 냉면 대용품 만든 건데 순정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가 아니지만 한끼 관광지 식사로 괜찮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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