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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태블릿 구매
즤 부모님은 영상 및 문서 보기 머신으로 8~9년 전부터 엘지 지패드3(놀라운 얘기지만 아직도 거래되고 있더군요)를 쓰고 계셨습니다. 8인치의 저가형 탭인데 사실 정가는 그리 저가가 아니었지만 엘지 임직원들이 중고나라에 되팔램하셔서 가격이 떡락했다는 얘기가...암튼 관리를 잘 하셔서 꽤나 오래 쓰셨죠.
 
근데 모친께서 제게 갑자기 아부지와 본인 것으로 각각 태블릿을 사 보라고 하더군요. 일단 오래 쓰시기도 하셨고 지인 할배가 아부지한테 구형 쓴다고 놀렸(...) 옆에서 듣고 기분 상하신 모친의 명이니 바로 사야죠. 어차피 저는 1년 전부터 이런 날이 올 것을 짐작하고 대충 대상을 정해놓고 있었습니다.
갤럭시탭이 답이다.
 
아이패드 9세대도 괜찮습니다만(...하지만 전 사고 나서 와병 이후로 제 갤탭 S7 FE와 사랑에 빠져 있....) 태블릿을 그럭저럭 사용'만' 하시는데다 안드로이드 유저라 사과 생태계에 적응 못하실 듯 하고, 그렇다고 레노버 등 해외 중저가형 탭을 샀다가 관리에 문제가 생겼다가는 브랜드의 문제로 조달자가 무언의 죄스러움을 느낄 게 뻔합니다(갤탭도 고가 라인 제외하고는 동남아 생산이라는 사실은 잠시 흐린 눈을 합시다). 갤럭시 S7이나 S8은 오버스펙에다 크기도 너무 크고(같은 이유로 제 갤탭 S7 FE도 제외) 무거워서 리스트에서 뺐습니다. 그럼 남은 것은

- 갤럭시탭 S6 라이트 2022년형(40만원 이쪽저쪽)  
- S의 하위 라인인 갤럭시 A8(30만원 초반대)
사실 영상 머신과 텍스트 읽기로는 A 시리즈로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그으...뭐랄까...부모님들이 바라는 '효도'라는 건 가성비가 아니라 플래그십이니 1안으로 가기로 합시다. 거기다 안 쓰실 게 뻔하긴 하지만 의외로 꽤 쓸만한 와콤 펜도 기본으로 주고 2022년 버전이 상당히 보완이 이뤄졌다는 평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갤럭시탭 S6 라이트의 제원은 이렇습니다. 
프로세서 
CPU 속도: 2.3 GHz, 1.7 GHz 
CPU 종류: Octa-Core 

디스플레이 
크기 (Main): 263.1 mm 
해상도 (Main): 2000 x 1200 (WUXGA+) 
종류 (Main): TFT 
색심도 (Main): 16 M 

S펜 지원: 예 

후면 카메라 - 화소: 8.0 MP 
후면 카메라 - 오토 포커스: 예 
전면 카메라 - 화소: 5.0 MP 
후면 카메라 - 플래쉬: 아니오 

동영상 녹화 해상도: FHD (1920 x 1080) @30fps 

메모리 (GB): 4 
스토리지(저장 용량) (GB): 128 
사용 가능한 스토리지(저장 용량) (GB): 108.3 
외장 스토리지(저장 용량) 지원: MicroSD (최대 1 TB) 
연결 ANT+: 예 

USB 버전: USB 2.0 

위치 기술: GPS, Glonass, Beidou 

이어잭: 3.5 mm Stereo 

Wi-Fi: 802.11 a/b/g/n/ac 2.4 G+5 GHz, VHT80 MIMO 
Wi-Fi Direct: 예 

PC 싱크: Smart Switch (PC version) 

크기(세로x가로x두께, mm): 244.5 x 154.3 x 7.0-10.4인치  
무게(g): 465 

오디오 재생 시간 (Hours): 최대 149 
동영상 지원 포맷: MP4, M4V, 3GP, 3G2, WMV, ASF, AVI, FLV, MKV, WEBM 
동영상 지원 해상도: UHD 4K (3840 x 2160)@120fps 
오디오 지원 포맷: MP3, M4A, 3GA, AAC, OGG, OGA, WAV, WMA, AMR, AWB, FLAC, MID, MIDI, XMF, MXMF, IMY, RTTTL, RTX, OTA 
서비스 :Gear 서포트. 갤럭시 버즈+, 갤럭시 버즈, 기어 아이콘X (2018) 

볼드 처리한 것은 저에게 중요한 정보입니다. 8인치보다는 큰 걸 원하셨지만 제 12.4인치 탭에는 너무 크고 무겁다는 반응이셨기에 10.4인치에 465그램은 적당해 보였고, 유튜브 보시기에 UHD 4K 120fps 정도는 되어야죠. 그리고 그 다음 세대에는 없어진 외장 스토리지 지원과 이어폰 잭 지원도 마음에 들었어요.
구매는 QOO10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 한국 셀러에게서 개당 37만원에 했습니다. 당시 국내 최저가가 40만원이던 거 생각하면 살짝 싼 정도? 전 딸라가 많은 제 페이팔로 결제해서 그 가격이 나왔는데 큐텐에서 지정하는 페이 수단을 사용하면 더 싸질 겁니다. 미국은 환율, 배송료, 관부가세 감안하면 오히려 비싸더군요. 거기다 '당장 대령하거라' 상태라 빨리 손에 넣는 게 중요했음. 국내 셀러라서 이틀 만에 왔어요.
 
2. 북커버 구매
태블릿 사는 것보다 북커버 케이스 사는 데서 시간을 많이 썼습니다. 뭔 얘기냐면, 지패드3이 여러 모로 결점이 많았지만 참 가벼웠거든요. 근데 어르신들 손힘에 쌩 태블릿 465g만 해도 훅 무거워집니다. 그것도 제 잘못이 될 거니께(...) 될 수 있으면 가장 가벼운 북커버로 사기로 작정. 아참, 거기다가 상대적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쪽에서 쓰는지라 깨발랄한 케이스들이 많아서 좀 점잖은 거 사는 게 그리도 힘들더이다.
 
현존하는 갤럭시 S6 라이트 북커버 중에서 가장 가벼운 것은 175g밖에 안 하는 삼성 공식 북커버입니다. (삼성 놈들 애플처럼 액세서리 장사하는데 맛들렸나 아니 그런 거 치고는 고성능 펜도 공짜로 주는 고마운 싸람들...) 나머지 사제 북커버는 담합이라도 했는지(뭐 중국산일 거니께...) 다 275그램이더라구요. 식겁해서 개당 10만원에 육박하는 공식 북커버라도 사자 싶었는데 점잖은 검은색이나 남색은 다 품절 상태라 돈 있어도 못_삼. 아니 이놈들 모서리도 커버 못하는 주제에 물량 확보도 안 하고 뭐 하냐. 그래서 사제 북커버 제원을 하나하나 찾아가며 제일 가벼운 북커버를 사는 외로운 여정을 여섯 시간쯤 하다가...
밤에 잠 설침(...) 상시 수면이 모자란 불면증 환자가 잠 설치면 타격이 쫌 크죠. 암튼 200g짜리 펜 수납+전면 쉴드 각 두개+후면 쉴드 1개+펜촉 여러개 사은품도 주는 북커버를 찾아냈습니다. 장하다 내새끼.
 
3. 갤럭시탭 초기 설정
사이좋게 도착한 갤럭시탭 두 개를 부모님 댁에 가져가서 초기 설정을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난관이었습니다.
나: 기존 지패드3 설정 이메일 주소랑 비번이 어떻게 되시죠?
부모님: 낸 그런 거 모린다.
 
결국 지패드3와 부모님 핸드폰 두 개를 다 두고(요새는 설정에 핸드폰 인증이 많이 필요하니까요) 저녁 식사를 하고 오시라고 하고 맘편히 작업에 매달렸습니다. 기존 지패드 설정에 들어와서 설정 지메일 주소 따고, 비밀번호는 아부지가 핸드폰에 메모하신 걸 아무리 탈탈 털어봐도 안 나오길래 그냥 바꿔버리고 메모해 드림. 그리고 어머니도 부부 커플번호하시라고 비밀번호를 같은 걸로 해 드림(제가 나중에 설정 바꾸기가 쉬우니께...)
 
초기 설정과 와이파이 연결은 그럭저럭 순조롭게 진행되었는데 제가 언제나 그렇듯 뻘짓에 집착하느라 좀 오래 걸렸습니다. 갤탭에는 스마트 스위치라고 갤탭 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의 탭 데이터도 이동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지패드도 그 기능은 있는데 엘지 탭만 옮길 수 있음(...장사 쫌 잘해보지 엘지야) 근데 어머니는 사진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었으니 마음이 편했는데 아부지는 사진이 몇십장 있더라구요. 그걸 옮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스마트 스위치를 와이파이 연결로도 진행해 보고, 케이블로도 진행해 봤는데 지패드가 쌩마이너라서 그런지 노인이라 그런지 진행하다가 계속 오류남, 빡친 저는 아픈 다리를 이끌고 다이소로 가서 지패드에 연결되는 6핀-usb 커넥터를 사러 갔습니다. 그러나 6핀은 이미 역사속의 유물이라 팔지도 않음. 그래서 더 아파진 다리를 이끌고 없는 게 없는 근처 초대형 문구 매장에 갔는데요...

이런 걸 구석탱이에서 찾았습니다. 너무 웃겨서 사진도 찍었음. 보아하니 담당자도 이게 뭔지 잘 몰라서 재고 정리때 남겨놓은 듯 합니다. 그리고 저 왼쪽 하단의 모델은 한때 제가 사용하던 갤럭시 S2 아닙네까 ㅋㅋㅋ

암튼 의기양양하고 아픈 다리로 돌아와서 지패드에 연결해서 데이터 옮기기를 시도해보았는데 응_안됨.

이쯤 되자 걍 될 대로 돼라 싶어서 갤탭과 아부지 랩탑을 연결해서 사진만 쏙 빼내서 옮겨 드림. 진작 이러면 되는데 괜히 스마트하게 해볼려고 하다가 한 시간 허비.

아부지 어무니의 최애 앱도 다운받아드리고 앱 세팅도 다 해 드림 그리고 건네드리니 모친 반응은 '유튜브 안 보게 할 수 없니?' 요새 유튜브 중독인 듯 하다며 아예 앱에서 빼달라며(...) 그건 기본 앱이라서 못 뺌 하니까 은근 좋아하시는 것도 같고(...)

 

4. 쉴드 부착

아까 북커버를 사고 받은 전면 쉴드가 있다고 했었죠? 약 11년 전에 아이패드2를 샀을 시절에는 홍대에 개당 5천원을 받고 고객이 가져온 쉴드라도 부착해주는 업자들이 있었습니다. 근데 요즘은 그런 분들이 없는 듯. 힐링쉴드라는 이름만 봐도 딱 붙여주게 생긴 체인점을 찾아냈는데 제일 가까운 곳이 서면. 치아라. 

 

도저히 제가 기포 없이 붙일 엄두는 안 나고 요즘 제 좁디좁아진 인간관계로는 누구한테 부탁하러 나가다가 다리 부러질 같고 해서 집 바로 밖에 있는 핸드폰 악세사리 골목에 갔습니다. 육친에게서 소개를 받아서 온 사장님께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돈을 드릴 테니 부착을 부탁드린다'라고 했더니 극대노.(아 그게 뭔가 위협적인 대노가 아니라 그냥 붓싼식 목소리 커지고 퉁명한 정도) 매장에서 쉴드를 사고 서비스로 부착을 하는 게 상도의다, 지금 이 골목 어디 가도 남의 쉴드로 붙여주는 곳은 없다를 한참 얘기하시는데 그래도 뭔가 말을 받아주려는 거 같길래

-이거 사실 제가 모시고 온 어머니(그냥 구경 나오셨음) 아부지 드리려고 산 효도탭이다

-북커버 살 때 온 쉴드가 총 네 장인데 영 싸구려도 아니라서 버릴 순 없잖슴

-동영상 보고 따라하려고 해도 영 엄두가 안 난다(여기서 기분이 좋아지심. 그거 보고 일반인이 따라하긴 힘들다고)

-근데 물정을 몰라서 상도덕이 없는 행동인 걸 몰랐다(울망울망) 죄송

그랬는데 이리 줘 보이소 하더니 붙이기 시작하십니다. 그리고 극대노하신 이유를 나름 풀어놓으시는데 그간 맡겨놓은 것처럼 쉴드 들고 무료로 붙여달라는 사람이 부지기수이고 3천원(...) 들고 맡겨놓은 것처럼 종 부리듯 하는 사람들도 있고 웬갖 진상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몇년 전부터 정책을 바꾸셨다고. 사람들이 사모님처럼 말을 예쁘게 하시면(...음?) 될텐데 하고 개당 10분씩 들여가며 아주 정성껏 붙여주심. 그러고도 돈을 안 받으려고 하시길래 제 핸드폰이 꼬질꼬질하길래 쉴드 사서 바꿈. 하지만 거기서 난 이윤으로 수공 커버가 안 된다는 건 압니다. 고마운 분.

 

이게 2~3주 전의 일이고 부모님은 잘 사용하고 계십니다. 저는 여전히 부모님의 전자상거래 조달 담당 및 IT 담당으로 명성을 잃지 않고 잘 살고 있습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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