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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맞이 기념으로 8월 17일~18일 양일간 군산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군산이 그리 빡빡하고 큰 여행지도 아니고, 날씨도 더운데 슬렁슬렁 다녀오자 싶어서 서울에서 내려오는 일행과 대충 오후 한시 정도에 만나기로 조율.(하지만 부산과 군산을 직통으로 오가는 교통수단은 변변치 않아서 시외버스로 익산 경유해서 네 시간 걸립니다;) 일행은 고속버스터미널, 저는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만난 다음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바로 길을 건너서 파리바게뜨 골목으로 100미터쯤 들어가면 '권씨네 밥상'이라는 한식집이 있습니다. 여기는 원래 '백씨네 밥상'이라는 이름으로 성황리에 영업하던 곳인데 집주인이 바뀌었는지 어쨌는지 이름도 바뀌었어요. 근데 바뀐 다음에도 평이 좋고 특히 갈치정식(인당 13,000원)이 괜찮다길래 그걸 2인분 시켰습니다.

기본 반찬 상차림. 대체로 다 기본 이상은 했습니다만 저어기 윗줄 오른쪽의 꼬마갈치조림과 죽순무침이 맛있었습니다.

갈치구이. 꽤 큰 토막으로 나옵니다. 인당 하나씩 가져가서 발라먹으면 됨요.

갈치조림. 거의 다 익혀서 나오는데 2~3분 정도 추가로 익히면 됩니다.

다 익힌 후의 갈치조림. 영롱합니다. 갈치구이와 갈치조림 다 맛있는데 갈치조림이 매애애우 맛있습니다. 입이 짧은 동행이 밥을 다 비우는 모습을 보니 흐뭇.

 

군산의 다른 곳을 제치고 갈 만큼은 아니고, 군산버스터미널에서 여행의 시작 혹은 끝을 갈 때 100미터 정도만 이동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이렇게 맛있게 점심 한 끼를 하고 기운을 충전해서 여행을 시작합니다.

덧. 근데 옆집이 모텔인데요, 이름이 '천년의 사랑'이었습니다. 아니 뭐 모텔에서 사랑을 해도 천년의 사랑이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너무 거창한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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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8-29일 목포여행 2일차에 이른 저녁으로 간 곳입니다. 원래 그 근처의 다른 식당에 가려고 했는데 그 식당이 잘 나가는 곳 답게 브레이크타임을 준수하여 문을 닫았더군요. 실의에 잠깐 빠졌다가 목포 여행지도를 참고하여 도보 15분 거리(헤매다가 결국 25분)에 있는 ‘명인집’에 가기로 했습니다.

외관도, 안도 무척 고급스럽습니다. 청자횟집이 로컬 실무 공무원이 사랑할 법한 맛집이라면, 이곳은 준 기관장급 모임, 각종 상견례 등으로 쓸만한 집입니다. 걸맞게 각종 와인과 디켄터가 즐비한 장도 있습니다.

저희는 귀가 버스 시간이 급해서 먹을 시간이 딱 30분만 있었던지라 뭐든 빨리 나오는 걸 달라고 했더니 간장게장정식(인당 3만원)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결과로 보자면 무척 만족스러웠지만, 시간 여유가 있는 분들(이 집에 가는 분들은 다 돈이든 시간이든 여유가 있겠지만;)은 대표 요리인 갈치조림정식을 드시는 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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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반찬과 코다리조림. 저 코다리조림만 해도 술이 한 병은 너끈해서 술 생각이 났습니다만 시간이 급해서 패스.


고등어튀김. 지지듯 튀기듯 반반인 게 정말 딱 좋더군요.


연어회와 잡채. 연어는 평이했고 잡채가 갓 내 와서 따뜻해서 아주 맛있었습니다.


간장게장. 예약하기 힘드니 어쩌니 욕을 하면서도 몇년에 한번씩 가는데 마포의 진미간장게장집인데, 퀄리티나 양은 조금 더 나으면서 가격과 분위기 그리고 서빙, 코스메뉴라는 점에서 압도합니다.

그래요...마포니까 그러고도 맛있어서 3만8천원 내고 가죠...그러고 나도 몇년 있다 또 가겠지...


표고 탕수와 미역국.

뭔가 더 거창한 디저트가 두개 정도 더 나올 거 같았는데 차 시간이 너무 급해서 계산하고 튀어나갔습니다. 먹다 뛰쳐나가서 더 아련한.. 뭐 그런 거죠.

가격이 1인당 3-5만원대라(최고가는 8만원인가 그랬던 기억이) 저렴하지 않지만 조용하고 정제된 분위기에서 제대로 차림받으면서 두어시간 천천히 맛 즐기기엔 음식값을 충분히 할 곳입니다.

어쩐지 구회사 목포지점도 올 것 같더군요. 서울에서 대장들 오면 장들만 오겠거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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