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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진이 오늘 찍은 다입니다
- 대단히 크레즐 위주의 후기입니다
- 의식의 흐름으로 주절거리므로 매우 길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줄만 써야 한다면...
...전주순대 피순대 존맛이래요


0. 대구와 부산콘도 이미 예매해둬서 청주를 갈까 간잡고 있다가 오늘 오전에 대전콘 앞자리 양도가 극적으로 성사되어 대전 갈라콘에 가게 되었습니다. 저한테만 의미있는 얘기지만 낮 모임이 이미 한 달 전부터 잡혀 있었는데 시간을 어째저째 계산해 보니 80일간의 세계일주(가능은 한데 교통수단간에 엄청 쫄리는 일정이고 하나가 꼬이면 와르르 망한다는 얘기죠) 식으로 달리면 대전콘도 가능하겠다 싶었습니다.

...세상 일이 계획한 대로만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충청지방 폭우 여파로 기차가 서행해서 가까스로 입장했습니다. 크레즐갤에서 나눔하는 슬로건 못 받아서 아직도 아쉬움. 이왕에 새우젓이라면 애들한테 빨간색 새우젓으로 남고 싶었다고 ㅠㅠ

1. 공연 10분 전쯤에 어어엄청 커다랗게 열 두명이 화이팅콜을 외치는 소리가 컨벤션홀을 울렸습니다. 다들 업계가 업계다 보니 우렁우렁하더군요. 뭔 수백명인줄.

2.기타리스트님이 숲별밴드 기타리스트님이라 혼자 2D로 내적 친분을 다지던 분을 뵈어 반가웠습니다. 크레즐이 팝 위주다 보니 크레즐 때랑 떼창가요(...) 때 특히 열일하셨음.

3. 열 두명이 입장했는데요, 정승원씨 키 크다 몸집 크다 얘기는 들었는데 와... 오스틴킴은 그냥 ㅇㅇ 체육인이라 양복매무새가 참 튼실하네 정도였는데 정승원은 그냥 세계 자체가 다름. 남들 150% 정도 아래위옆으로 확대한 네모난 몸집이... 하긴 뭐 본인피셜 188은 구라라고 했으니. 미국 슈퍼맨 영웅만화그림체.

4. 그 키에 대적할 유일한 존재가 이승민인데(전 얘도 키 좀 줄여서 말한다고 생각함) 계열이 좀 달라요. 늘씬한 수트미남.

4-1. 제가 이승민이라면 킬디스럽의 본인 옷을 열 벌쯤 맞춰서 잠옷부터 일상복 공연복으로 24시간 입고 다녔을 것. 어깨 넓고 허리 늘씬하고 골반 좁고 다리 긴 본인의 장점을 극대화하며 엄청 잘 생기게 보여줌. 근데 그걸 인사할 때 한 손으로 조신하게 브이넥 부분을 가리고 몸을 숙이더라구요? 명치끝까지 보이는 다른 형들은 1도 신경 안 쓰는데?

4-2. 승민이 얘기를 계속 이어가자면 본인 솔로 무대에서 4번째 무대만에 어어엄청 늘었습니다. 노래야 뭐 원래부터 엄청 잘했는데 관객 호응 유도하는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잘 알고 치고 빠지더라구요. 사흘째 콘(캠으로 봄)보다 또 성장했음.

5. 공연 멘트는 12명이 모여 있을 땐 김지훈씨가 전반적인 윤곽을 잡고 노련한 조진호가 츳코미를 날리는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어어엄청 뚝딱거렸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나아졌음. 그게 무대 밑에 프롬프트가 계속 흘러가고 있는데 이동규선생님(웬지 이렇게 불러야 할 거 같다) 외쿡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읽기가 좀 힘드시댑니다.

5-1. 이 중에서 제일 대본대로 안 흘러가는 건 역시나 크레즐. 처음에 멤버별로 소개할 때도 임규형이 너무 멀쩡한 표정으로 '크레즐에서 임규형을 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수인하고 조진호가 뭔 소리냐고 츤츤거렸음에도 불구하고 임규형을 맡고 있다고 우겨서 김수인과 조진호는 '부끄럽지만 저희 리더입니다'하고 대신 소개를...

5-2. 김수인은 '(임규형을 가리키며) 햄찌의 집사를 맡고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둘의 동거설에 탄력을 더했습니다. 엔젤은 엔젤이니까 엔젤이라고 소개했고 승민이는 재간둥이 막내 갱얼쥐라고 해서 본인이 그렇게 소개해도 되냐고 진호한테 한 소리 들었...

6. 임규형은 오늘도 덮은 머리를 하고 나왔습니다. 반응이 좋은 걸 안 건가? 암튼 이 양반은 노래 안 부를 때는 무우우우우진장 헐랭합니다. 진호가 대전 출신인 걸 소개할 때도 '대전에 3대 명물이 있는데 하나는 성심당이고 두번째는 고은성이고(잘생겨서 저도 좋아함) 세번째는 조진호다'라는 요지의 말을 어어어엄청 이상하게 돌려서 얘기함. 결국 진호가 옆에서 수습. 그리고 덴져러슬리 잘 불러놓고 대전러슬리라고 이상한 개그 침;;; 근데 노래만 불렀다 하면 무시무시하게 정확하고 매서워짐. 갭이 제일 큽니다.

6-1. 진호는 대전 동구 서구 소리지르라고 연신 부르더니 나머진 기억 안 난다고 퉁쳤습니다;;; 이 때는 태어난 곳은 대전이 아니고 ##초 ₩₩중 나왔으며 아버지 환갑도 얼마 전 대전에서 치렀으며 대전은 마음의 고향이다...정도로 음전하게 얘기하다가 막판 멘트에는 두 팔 활짝 벌리고 환호성을 즐기며 '대전의 아들 조진호입니다'라고...

6-2. 저는 진호가 인자한 왕자님이 백성들을 바라보듯이 눈에 별을 가득 담고 객석을 바라보는 모먼트를 정말정말 좋아합니다.

6-3. 아참 진호가 서울콘 사흘 하고 생전 처음으로 성대결절에 걸렸는데 이동규 선생님이 전화해서 '진호야  시간 되니?'(동규 선생님 조분조분한 말투를 기가 막히게 흉내냄)하고는 보컬 레슨해주셨다고..

...좋으신 분...(답례로 홍삼 드렸대요)

6-3. 크레즐은 전날 늦게 대전에 도착했고 유성온천에서 온천을 즐겼으며(김수인이 그래서 지금 피부가 좋아졌나? 했는데 얘야 원래 니 피부는 좋단다) 탕에 안 들어가는 진호는 만화방에서 만화를 봤으며 넷 다 점심에는 대전 최고의 맛집에 갔는데...

'전주 순대'라는 겁니다. 다들 ??? 하고 있는데 알고 보니 진호 어머님께서 하시는 곳... 피순대가 특히 맛있다고 합니다. PPL 아니라고 하구요, 돈 내고 먹었대요. 진호는 처음엔 손사래를 치다가 나중엔 풀썩 주저앉아 민망해하는 게 매우 귀여웠음... 나중에는 '엄마 나 잘했지? 효도했지? 당분간 용돈은 없습니다'하면서 객석의 모친께 얘기했음.

7. 꼬레를 부른 다음 얘기한 거이, 좀 다르게 해 볼까(넘버를 다른 걸로 바꿔볼까 얘기인 듯) 꼬레가 자기들에게 가지는 의미가 너무 크고 소중해서 바꾸질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선곡할 때도 엄청 고민 많이 했다고. 이 번에 못 들은 노래는 다음번에 가질 수도 있는 곳에서 듣자고.(여기서 뉘앙스가 좀 미묘했는데, 세번째 콘에서는 시원시원하게 얘기했는데 환경은 현실이지만 의지는 뚜렷하다, 알아달라 정도로 들렸습니다)

7-1. 실은 세 그룹 통틀어 제일 방송이랑 라이브랑 다른 게 꼬레. 모노를 듣다가 스테레오 정도가 아니라 몇억 처부은 감상실에서 3D 사운드로 듣는 기분(여담인데 오늘 음향은 컨벤션홀인 거 감안하면 나쁘지 않았음) 엄청 화음이 풍성하고 아름답더라구요. 그리고 김수인 특유의 음색이 라틴팝과 묘하게 어울리고.

8. 페이쓰에서 김수인과 이승민이 등을 맞대고 서 있으면 최애가 누구근 모두가 참 좋아합니다.

8-1. 판교부부의 둘만의 행복한 세계를 깨는 조진호의 츳코미는 나와봐 정도. 그리고 옆에서 임규형은 김수인이 진호한테 밀려 튕겨나자 겁나 좋아함 ㅋㅋㅋ 이번에는 관객에게 말하는 개사 '대전 사람들 소리질러'.

8-2. 페이쓰 반응이야 뭐 워낙 좋아서. 김수인도 소개할 때 '팬텀싱어 역사상 최고 점수를 받은 노래'라고.

9. 자 이제 잡소리로 기를 다 모았으니 하고 싶은 말은...
김수인 존잘

(공식 사진 크롭이니까 써도 되겠죠)
아니 진짜예요. 지면과 방송은 그의 아름다움을 손톱만큼도 담아내지 못함. 제가 누누히 얘기했지만 그는 누워 있어도 얼굴에 물 한 방울 머무르지 못할 정도로 엄청나게 입체적으로 생겼는데 그걸 방송과 지면이 못 담음. 그리고 호불호가 갈리는 꺼칠해 보일 수 있는 얼굴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면 곱단이라고 부르고 싶을 만큼 얼굴에 있는 모든 선이 곱디고움.

하 그리고 뼈대...제가 파슨인생 nn년차에서 제일 중시하는 게 뼈대거든요? 키 큰 슬렌더 체형인데 비례가 워낙 좋고 뼈대가 섹시합니다. 거기다 그 그지깽깽이같은(죄송합니다) 꼬레 의상도 뒤에서 보면 늘씬한 허리선에 정신빠지고 쳐다보게 됨.

그러나 이 모든 미덕을 갖춘 김수인의 으뜸은 움직일 때라 하겠습니다. 제가 단콘에선 김수인 춤을 보고 싶다는 둥 어쩌고 그랬는데...
킬디스럽은 김수인이 내내 춤을 추는 무대였습니다... 독보적으로 눈이 감. 손끝 하나하나 허투루 쓰는 게 없음.

덕후 보라고 만든 친절한 무대인가? 했던 블러디메리에서 이승민 흡혈 조우씬 에서 몸을 나긋하게 등뼈를 구부리면서 표범처럼 다가가는데...하 이건 3일차를 넘어섬. 캠 꼭 보셔야 됩니다. 이거 못 보시면 인생 의미없다.

10. 실은 제 팬싱 처음 오프다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요, 결국 남은 일정도 즐기자는 결론이 들었습니다. 크레즐은 즐겁게 사파의 길을 가고 있으니 저도 즐겁게 씹뜯맛즐해야겠습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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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이성열
극본 김은성
작창 한승석
작곡 원일
음악감독 한웅원
드라마투르그 조만수
안무 이경은

출연
안토니오 유태평양 | 샤일록 김준수 | 포샤 민은경 | 바사니오 김수인 | 그라치아노 이광복
네리사 조유아  | 소피아 김금미 | 디에고 서정금 | 마르타 정미정 | 튜발 최호성 
외 국립창극단 단원 및 객원

국립창극단 창작 창극 '베니스의 상인들' 6월 8일 오후 7시 반에 한 초연을 보고 왔습니다. 국립 창극단을 포함한 국립극장 시스템이 미묘한 것이, 보통 여름에 향후 한 해의 계획된 작품을 미리 발표하고 예매를 받고, 공연 한두달 전에 캐스팅을 발표합니다. 따라서 저처럼 사람을 보고 공연을 알아보는 얼빠의 경우에는 이미 늦었음. 그리고 김준수, 유태평양, 민은경 등 국립창극단 간판스타들이 나오는데다 제가 알 즈음에는 최근에 팬텀싱어로 더 늘어난 김수인 팬분(저도 그 중의 하납니다 눼;;;)들이 그나마 얼마 안 남은 표를 매진시키셨음. 
 
그래서 집에서 다친 발목이나 끌어안고 누워있다가 트위터에서 A석 3층 표가 나오길래 언능 양도받고 부산에서 서울가는 비행기와 당일날 돌아올 심야 버스까지 다 예매해서 길을 떠났습니다. 여담인데 최근에 갔다온 오페라의 유령은 VIP석에 20만원 가까이였는데 이 공연 VIP석은 8만원에 제가 본 A석은 2만원...근데 공연 퀄리티가 미쳤어요. 거기다 해오름극장이 1200석 정도인데 워낙 단차가 있고 무대가 커서 3층에서 봐도 잘 보입니다.

여기서 무대가 어마어마하게 깊습니다. 가로보다 세로가 길 정도. 여기서 2단 무대를 만든다거나, 배를 저어가는 파노라마 설정을 만들거나, 거대하는 배를 띄우는 등 3D 식으로 무대를 써먹어서 안 그래도 큰 무대가 더 커 보입니다.
암튼 저는 '베니스의 상인'에 대해서 좀 알고 있습니다. 셰익스피어 원작도 좋아하고, 저의 해외 최애 배우인 제레미 아이언스가 안토니오로 나온 영화도 10여년 전에 아주 감명깊게 보았거든요.

알럽 티스토리 저 짜르지 마세여 이건 셰익스피어 원작 클라이막스고 무려 국내 신문에서 기사 사진으로 쓴 영화 캡처예요(__)
이 영화는 원작에 상당히 충실했으며 원작답게 샤일록이 안토니오에게 엄청난 애증과 집착을 퍼부어서 가슴살이라도 가지려고 칼춤을 추는(...) 내용인데요, 사실 뭐 이번 창극도 이 얼개는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설정은 상당히 현대화를 시켰는데(아, 한국 로컬라이제이션은 베니스 주민들 몇몇이 한복 입고 나오고, 주인공 옷에 한복풍을 가미한 것과 한국어 감칠맛 나는 각운 개그 노래  정도입니다. 특히 더컷더컷 타령은 아직까지 귀에서 맴돌....) 샤일록이 유대인이라는 것은 싸악 빼고 1대 고리대금업, 2대 대부업, 3대 샤일록 대에서 막대한 산업-금융자본 종합 JAEBUL(솔직히 한국 대부분의 JAEBUL 회장들이 3대...)이 되어서 시장경제에 충실히 운영하여 막대한 이득을 취한 자로 나옵니다. 그리고 안토니오는 이에 대항해서 베니스 소상인 연합을 결성한 리더로 나옵니다. 그래서 3년동안 착실하게 세를 불려서 드디어 꿈에 그리던 인도로 무역선을 보내게 되는데 샤일록은 소상인 연합이 너무 커진 것을 깨닫고 음모를 꾸밉니다.
 
샤일록 역을 맡은 김준수씨는 제가 아는 것이 일천하여 춘향전의 이몽룡, 곱디고운 젊은이로만 봤는데(본체도 그렇습) 노회한 샤일록 역을 너무 잘 해내서 깜놀. 나올 때마다 아우라가 달라요 아주. 아 물론 역에서 샤일록이 가장 돋보이고 카리스마있는 존재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그걸 해 내는 것도 배우의 역량 아니겠습니까. 샤일록은 나오는 장면장면이 베스트였지만 마지막에 와르르 망하면서(이건 뭐 1000년동안 알려진 사실이니 스포 아니겠지) 원작에서는 애매하게 개심하고 아하하 화해에 어쩔 수 없이 동참하는데 여기서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돈으로 살 수 있는 세상에 다시 태어나면 만대 영화를 누리리라' 절창하는 부분에서는 와아...진짜 잘하시더라구요. 이에 맞서는 안토니오의 유태평양씨는 강직하고 상대적으로 기복이 덜한 역할인데 재판 전날 감옥에서 샤일록과의  대결 후 독창 부분이 정말 절창이었습니다. 아, 그리고 포샤 언니...원작에서는 좀 어른스럽고 지혜 현명 등등을 상징하는데 여기서는 지이이인짜 귀엽습니다. 본체도 자그마하고 큐티하신 미인형이신데 사랑에 빠져 안절부절못하는 역할에다가 가끔씩 튀어나오는 큐티 대사가 아주 마음을 흔들어놓으셨음. 그리고 법정에서는 마지막 반전을 위해 초반에는 좀 너프되었는데 '피'를 깨닫는 독창 부분에서 민은경씨 절 가지세요가 절로 나옴.
 
아, 우리 바사니오 말이죠... 딱 세 마디로 요약이 됩니다.
허우대 멀쩡한
포샤의 키링남
애샛기
본체가 키 크고 비율 좋고 몸 쓰는 것도 이뻐서 두드러지는 사람이잖습니까. 근데 그 피지컬로 혀어어엉 하고 경쾌하게 안토니오한테 뛰어들어서 무슨 시바견(...크레즐 첫째의 의견이십니다)처럼 안토니오한테 꼬리를 흔들더니 연애사업이라며 눈을 반짝거리며 포샤 포샤 독창을 하다가 '아잉 나 포샤한테 갈래'하고 바닥에 누워서 그 길다란 팔다리를 버둥버둥...정말 마트에서 장난감 사달라는 애새퀴...(안토니오: 바사니오는 벨몬테에서 살아 엄마는 갈 거야) 
 
소속사(...) 국립극장에서 공식 제공한 사진으로 각 장면에 대한 코멘트를 달겠습니다.

허우대가 심히 멀쩡합니다. 지금까지 사업을 다 말아먹었다는데 본인 말처럼 샤일록 방해때문인지 소질이 없어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나 분명한 건 포샤 시키는 대로 하세여.

삼천 더컷 들고 벨몬테로 향하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배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천천히 움직이면서 앞 무대를 돌고래 등등이 튀어나오는 바다로 썼습니다. 전반적으로 무대 구성이 참 좋아요. 여기서 잠시 1~2초 정도 바사니오 마이크가 꺼졌지만 괜찮습니다. 육성이 3층까지 뚫고 들렸음(...)

벨몬테에서 마지막 시험을 통과하는 장면입니다. 바사니오의 애샛퀴스러운 면과 포샤의 '제발 쟤가 통과해야 되는데 아 시간 더 주고 싶어'하는 쫄깃한 연기가 일품. 

전반적으로 벨몬테는 현실과 살짝 유리된 아름다운 공간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바사니오가 베니스로 돌아갈 때 베니스의 현실과 암울함을 노래하는데 참 어울리더라구요. 아참 포샤의 시녀이자 비서로 나오는 네리사 역의 조유아님도 연기와 노래 모두 매우 잘 하심.

지 때문에 보증 섰다가 끌려가는(보증은 안 됩니다) 안토니오를 붙잡고 형제애를 불태우는 바사니오. 네 베니스의 상인의 양대 재미는 샤일록-안토니오와 안토니오-바사니오의 관계성이죠.

이건 표정을 잘 써서. 전반적으로 샤일록이 나오면 분위기가 무거워지고(일단 샤일록 군단들의 샤일!록! 샤일!록 하는 합창부터가 위압적임. 팀 샤일록과 팀 베니스의 다른 춤선(직선/곡선)과 노래 가락을 보는 것도 재미집니다) 바사니오는 싱싱한 청춘으로 그 대척점에 있습니다. 개그와 철딱서니없음과 별 쓸모는 없지만 사랑스러움을 담당...이곳저곳을 용수철처럼 튀어다니는데 겁나 귀엽...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여 결국 풀려난 안토니오를 들고 둥기둥기하는 모습. 너무 오래 들고 있다 싶더니 헥헥대는(아 의도한 듯요) 것도 개그 포인트.
 
주요 배우들 모두 적재 적소에 캐스팅이 된 것 같습니다. 김수인도 딱 역에 맞게 연기해서 맘에 들었고 가끔 본체 특성이 튀어나와서 더 재미있었음. 커튼 콜에서 모든 형누나 배우들에게 엄청난 애교를 발사하는 창극단 막내 모먼트도 볼 거리였고...
 
저는 김수인이 무대 오른쪽에서 저 멀리 왼쪽까지 다섯 번 턴을 하는 모습을 직관하였읍니다. 턴 처돌이로서 부산에서 아픈 발목을 이끌고 온 게 진짜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음.
 
덧. 오페라 글라스 반납하느라 시간이 걸려서 1층에 돌아와 보니 이미 수백명이 줄을 늘어서 있었고, 제 사인회는 망함. 그냥 배우들만 구경함. 사인회장 들어가고 나오느라 각각 50CM 앞에서 본 김수인은 정말 얼굴에 여백이 1도 없이 입체적으로 이목구비가 꽉꽉 들어찬 느낌이었습니다. 이번에는 톤을 맞추느라 의상이 그리 빡세진 않았는데 빡세고 화려하게 입은 모습도 엄청 어울릴 것 같아요. 그리고 생각보다 더 키가 크던데요;
...라고 생각한 순간 제 뒤에서 늘씬한 문짝 하나가 펄쩍펄쩍 점프를 하면서 사진을 찍고 김수인씨 얼굴을 확인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네 크레즐 막내 이승민씨... 뭔 이메다는 되겠...그리고 생각보다 엄청 마르셨음... 사랑하는 형님의 '넌 살이 좀 있을 때가 더 이뻐'를 마음에 새기고 좀 많이 드십사....
 
덧2. 아 재미졌다. 창극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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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생에 수많은 오빠들을 훑었지만 한 번(....제길...)을 빼놓고는 유사 연애 대상으로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 놈과 저 놈을 붙여놓고 시작한 적도 없어요. 그냥 있다 보니 그놈의 관계성(...이거 근데 누가 시작한 어휘죠;) 때문에 파는 일은 있지만.
 
옙, 지금 방영 중인 팬텀싱어 4의 김수인(95년생, 국립 창극단 단원, 중앙대 전통예술 전공자)과 이승민(99년생, 바리톤, 서울대 성악과 학생) 얘깁니다.
 
이 둘은 JTBC에서 소개할 때부터 엮어서 나왔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NR3C-XyZLs 

이승민은 유명 테너와 소프라노를 부모로 두었고 동생도 바리톤인 성악 집안입니다. 김수인은 어머니가 판소리 인간문화재라 둘 다 어릴 때부터 성악/판소리를 접하고 살았죠.
굳이 이 둘을 엮는 데는 관심이 없으시더라도 1분 26초(이승민, '만일 내 행복에 대해 말해야 한다면') 8분 19초(김수인, '쑥대머리') 부분은 꼭 들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승민의 속사포처럼 배 깊은 곳에서 울려나오는 우다다다 성악 랩(파를란도라고 한대요)과 김수인의 거칠면서도 완급조절이 완벽한 노래는 서로 다른 의미로 깊은 감동을 줍니다. 이 둘은 같은 조였는데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본선에 직행합니다.
 
그리고 팬싱 4에서 도입된 괴악한 포지션 배틀(테너는 테너끼리, 뮤지컬은 뮤지컬끼리 붙어서 그 중 한 명만 직행하고 나머지는 탈락자 후보로 갑니다)에서 이승민은 무난하게 소화했지만 어쩐지 곡의 배분에서 으음?;이라 결국 추가합격으로 올라갔고 김수인은...
https://www.youtube.com/watch?v=gcYVxrl2yHw 

왼쪽 분은 세무사(**은행 근무라길래 쓰잘데기 없이 동질감이 들었음;) 락 특화 김광진씨, 중간은 아이돌그룹 펜타곤 메보 조진호씨, 그리고 오른쪽은 김수인. 락/팝/국악이라 공통점이 1도 없어서 셋이 처음에 엄청 난감해했는데 조진호가 기가막히게 셋을 엮어서 프로듀싱을 해서 이 무대가 만들어졌습니다. 여기서 김수인은 팝에 작창이라는 요소를 집어넣었는데 그게...어울리네요?;;; 아 그리고 그의 작창 내용은 그의 무대 위 캐릭터(뭐 언제나 그런 건 아니지만)처럼 다크다크합니다.(제 취향임)
 
어차피 실제 촬영과 방영은 상당 부분 시차가 있는지라 편집을 잘 보면(아니 솔직히 이번 팬싱은 너무 대놓고 했음) 나중에 팀이 어떻게 엮이는지 잘 볼 수 있습니다. 1회부터 김수인과 이승민은 서로에 대해 꽤 감탄하고 호감을 느끼는 게 나옵니다. 근데 저 'Dangerously' 무대를 보면 이승민이 반하다 못해 망태기에 넣어야겠다고 결심하는 게 너무 대놓고 나옴;;;
https://www.youtube.com/watch?v=BMMjTL1KvDE&t=873s 

아니 승민씨 너무 에픽하이 상으로 썸네일이 나왔음;;; 실은 저는 이승민(186cm)과 김수인(184cm)의 피지컬과 외모도 꽤 좋아합니다.(그러고 보니 20년 전에 1cm 차이가 나는 모 커플을 핥은 과거가...훠이훠이 사라져라 망할 과거)
포지션 배틀 뒤로는 대놓고 구애의 춤을 추는 2:2 배틀을 위한 듀엣 결성의 시간입니다. 여기서 김수인은 본인의 센 캐릭터와 이전 무대에서 팝을 했던 것을 복기하며 이번에는 '센 바리톤과 성악-국악'을 해 봤으면 좋겠다는 그림을 벽에서 혼자 그리고 있었는데(...) 이승민이 다가가서 구애를 하기 시작합니다. '센 바리톤을 원한다'는 말에 '아 저 쎄요'하면서 본인의 파를란도와 김수인의 구음이 어울릴 것이며...하는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다가 '제 원픽이에요'하고 확인사살까지 하자 김수인이 넘어감. 그래서 둘은 팔짱을 끼고 성혼선언;;;을 하면서 팀을 결성합니다.(부산 출신 이승민과 광주 출신 김수인이 만났다고 '화개장터'라고 결성. 그래 최종 팀 만들기 전에는 아무 거나 지어 봐라...) 
 
그래서 뭔데 씹덕아-_- 싶어도 위 동영상의 7분 4초부터 시작하는 'River'는 들어 봅시다. 김수인의 입장단과 한국어 구음, 이승민의 이태리어 파를란도, 영국 팝송 원곡이 충격적으로 쫄깃하게 어우러지는 이 노래는 심사위원 총점 기준 1위를 해서 직행했습니다.
 
1위로 트리오 결성 시 1번 지명권을 지닌 이들은 올라운더 노래천재 뮤배 임규형을 찍어서 트리오로 조용필의 '황진이'를 해서 무난한 상위권인 3위를 찍었으며 다시 그대로 테너 서영택을 영입해서 가곡 '나 하나 꽃피어'라고 그간의 센 이미지를 일신하고 진정성으로 승부해서 1위를 찍습니다. 1위가 된 이들은 쿼르텟 2차전에서 '왕게임'이라는 해괴한 팬싱 제작진의 배틀을 하게 되는데, 1위팀의 각 멤버들이 각각 맘에 드는 세명씩 영입해서 네 개 팀을 각각 만드는 겁니다.
 
여기서 김수인은 역시나 세게세게 카운터테너 이동규를 영입하고 뮤배 김우성과 유일하게(ㅠㅠ 베이스 러버는 웁니다) 남은 베이스 이기현을 영입해서 레이디 가가의 'Bloody Mary'를 합니다. 김수인과 이동규는 굳이 팀이 아니라도 유닛 활동은 해 줬으면 좋겠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c5P6sfzkBnk 

그리고 이건 제가 요즘 하루에 열 번씩 보고 있는(...) 김수인 직캠. 무용 전공자답게 몸과 표정을, 손발을 잘 씁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ykuL_JQSdM 

이승민은 형이 지명전에서 너무 좋아라하며 자기 말고 딴 멤버들을 픽하니까 잠시 삐졌다가 자기 사업하러 나서서 와꾸로 완벽한 팀을 꾸립니다. 23년 출시되어 레퍼런스 하나 없는 곡이었는데 꽤 호평받음
https://www.youtube.com/watch?v=Q478HArE2vI 

이리하여 이승민팀은 2위, 김수인팀은 3위를 하고 탈락후보였으나 김수인은 탈락후보 중 1위로 살아남고 이승민도 중상위권으로 살아남습니다. 
열 두명만 살아남은 상황에서 지난 번 포레스텔라 썰에서 말한 대로 대입처럼 '본인의 1~3지망과 심사위원과의 면담을 통해 결정되는' 최종 팀 결성의 순간입니다. 대충 팬싱 10화 말미쯤 되었죠. 이때쯤 이 분들에게 상당히 빠져든 저는 어쩌다 보니 디씨 마이너 갤러리와 모 커뮤 게시판까지 가게 되었는데 '김수인의 개성에 이승민과 임규형의 장점이 살아남지 않는다' '저 셋은 좀 찢어놨으면 좋겠다' 등등의 의견으로 마상을 쫌 입었어요. 근데 11화 예고에서 이승민이 특유의 씨익 웃는 웃음을 지으며...
'나 없이 많이 힘들었지?'(누가 봐도 김수인 대상으로 하는 얘기였음)
하는데 마상 다 치유되고 매우 씬났습니다. 당사자가 좋대잖아여 당사자가...
https://www.youtube.com/watch?v=BZROzVrZhbQ 

https://www.youtube.com/watch?v=s57LeoSrdOk 

'저의 그분' '와이프' '판교 부부' 등의 드립은 당사자가 떠먹여주니 정신이 혼미합니다. 심지어 이승민이 김수인을 '와이프'라 부르면서 왼오도 정해주심 ㅋㅋㅋㅋ
 
아 솔직히 이 둘에다가 임규형 조진호 저의 사랑들이 한 팀으로 모여주니 너무 좋네여 솔직히 이 게시물은 입이 보살이라고 팬싱4 결승전 끝난 다음에나 올리려고 했는데 이젠 아무래도 좋다 넷이 뭉쳤으니까 그 기분이에요.
...그...그래도 얘들아 오래오래 해먹으려면 순위도 높으면 좋겠다... 

덧. 이 둘은 동거하는 사이입니다. 제 동거는 별로지만 남의 동거는 좋더라구요 ㅋ

덧2. 검색을 좀 해봤는데 이 둘은 트위터에서 특출나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트위터 재질일 줄 알았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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