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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2024-03-29 ~ 2024-04-07

장소: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장르: 창극

관람시간: 190분 (휴식 포함)

출연 및 제작진 소개

주요 제작진
연출·안무  정영두
극본  배삼식
작창·음악감독  한승석
작곡  정재일
무대디자인 이태섭
조명디자인 마선영
음향디자인 지영
의상디자인 정민선
소품디자인 박현이
분장디자인 정지호 외 
 
출연
리어 김준수
글로스터 유태평양
거너릴 이소연
리건 왕윤정
코딜리어/광대 민은경
에드거 이광복
에드먼드 김수인 
올버니 최호성
콘월 최용석
기사 박성우
오즈왈드 조유아
길잡이 김우정
시종.전령.낚시꾼 이성현
시종 박경민, 이나경
 
고수 조용수, 거문고 최영훈, 아쟁 박희정, 피리 이성도, 대금 이원왕, 가야금 황소라, 타악 전계열, 생황 오초롱(객원) 신시사이저 이예지, 이아민(객원)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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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극 '리어' 초연은 2023년 가을에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 자료실에서 영상으로 봤었구요, 재연은 2024년 3월 29일부터 4월 7일까지 9회차 전회 관람하였습니다. 전회차 관람 자체가 워낙 빡빡했던 데다(객지에서 호텔 생활+밥벌이 병행하면서 보니 나중에는 뇌와 몸이 분리되는 것 같았...) 공연은 압도적이었던지라 사실 다른 분들이 했던 것처럼 공연 전체를 도도하게 관통하는 후기는 쓰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아카이빙도 엄두를 못하고 있다고 최근 모종의 사태로 '남기는 자가 이기는 것이다' 기분으로 남기게 되었습니다.

이건 공연 전에 초연 영상 본 상태에서 저의 최애 마성의 서자 '에드먼드'에 대한 리뷰

일하기 싫으니 제가 魔性의 서자라 부르나 실은 홍길동인 셰익스피어 비극-창극 리어 등장인물, 리어왕의 충신 글로스터 백작 사생아인 에드먼드(김수인)에 대해서 잡담을 써 보겠습니다

실은 동양에서 양인 첩 소생 서자, 천첩의 얼자라는 개념이 있지 기독교 세계관에서는 다 사생아긴 합니다(타래)일하기 싫으니 제가 魔性의 서자라 부르나 실은 홍길동인 셰익스피어 비극-창극 리어 등장인물, 리어왕의 충신 글로스터 백작 사생아인 에드먼드(김수인)에 대해서 잡담을 써 보겠습니다


실은 동양에서 양인 첩 소생 서자, 천첩의 얼자라는 개념이 있지 기독교 세계관에서는 다 사생아긴 합니다(타래)

하지만 암암리에 왕 등 상류층은 공식적으로는 흐린 눈하는 정부를 두고 '일부' 정부 소생의 '일부' 사생아들에 대해서는 자식으로 인지하고 (정실 소생보다는) 떨어지는 작위나 일부 재산도 떼어주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일부'라고 하는 것은 어느 정부의 어느 소생을 인지하고 대우해줄지는 전적으로 남성의 결정에 기댄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찰스 2세는 귀족 출신 정부들의 아이들은 일찍 인지해주고 좋은 작위를 주었지만 여배우 출신 정부의 아이는 대접이 박해서 국민들 사이에서도 구설수가 있었죠(저는 '왕의 정부' 등 이런 쪽 책들을 아주 좋아합니다 ㅎ)

귀족의 경우에는 세습 작위 상속권은 당연히 사생아에게 줄 수 없었지만 자녀로 인지하고 적당히 재산 떼어주는 게 아주 없는 일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글로스터 백작은 자신의 사생아 에드먼드를 어떻게든 인지하고 영지의 성에까지 데려와 같이 사는 것 같은데 묘한 태도를 보입니다. 에드먼드가 '아버님'이라 부르자 아주 질색하면서 '하룻밤 춘정으로 생겨 지금도 망신을 주는...'이라고 하죠. 즉 에드먼드의 생모는 정부도 아니고 영주인 그가 하룻밤 건드린 여인이고 '땅'으로 끊임없이 비유되는 걸 보면 출신도 비천하기 짝이 없습니다. 

총애하던 정부의 소생도 아닌데 왜 에드먼드를 자식으로 인지하고 성에 데려왔을까요? 원작에서 글로스터가 친구와 나누는 대화나 설정을 보면 아들을 달갑잖아-심지어는 부끄러운 농담 정도로 여기고 있으며 사랑하는 적자 에드거와는 하늘과 땅 차이로 생각하지만 에드먼드는 출신에 비하면 객관적으로 과한 차림이나 교육을 받은 듯 합니다.
(실은 소속과 출신의 과한 괴리가 그를 더 엇나가게 한 듯)

제가 짐작하는 이유는 글로스터 백작이 체면과 명예를 매우 중시하는 캐릭이라 일반적인 귀족 남자들과 달리 '맨 정신에서라면' 하지 않았을 춘정으로 사생아가 생기고 공공연해지자 못마땅하나마 거두었지 않았을까 싶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한 것이며 그가 에드먼드를 못마땅해하고 수치스러워한다는 것은 원작에서든 창극 초반부에서든 잘 드러납니다. 

이걸 뒤집어 버린 것이 적자 형('형님...아니 도련님')에 대한 모함이었는데요
리어 왕-코델리어
글로스터 백작-에드거
이렇게 반복 재연되는 부자관계입니다

즉, 리어왕과 글로스터 백작은 코델리어와 에드거를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지만 그 사랑은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그 아들딸들이 실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며 음해하려 한다는 거짓말에 쉽사리 속아넘어가죠(4대 비극 아동판에서 에드먼드가 삭제되는 경우가 많은 건 더블 불륜 이슈도 있지만 리어왕의 이야기가 글로스터에서 평행 우주라서 단순하게 각색했을 수도 있습니다) 
에드먼드는 아버지가 적자 형에 대해 가진 믿음이 실은 절대적이지 않다는 걸 간파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건(실은 뭐 가진 거 없음;) 도박을 한 거죠.

6일 후면 볼 리어를 기대하며 제가 좋아하는 사극 '역적'의 아모개 대사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양반님들은 천것들에 대해 아는 게 아무 것도 없지만 우리들은 양반님들에 대해 모르는 게 없어라'
이게 에드먼드의 짧은 성공 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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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9 리어 초연 

창극 리어는 리어왕이 길고긴 치세 말미에 왕국을 셋으로 나눠서 딸들에게 나눠주고 물러나기로 하고 거너릴과 리건은 기대에 맞게 사랑을 맹세(신하로 치면 충성 맹세)하며 화기애애하게 시작합니다 왕은 이미 삼분지계를 세워놓았고 신하들도 그땐 큰 반대가 없어보여요
영조나 엘리자베스 2세처럼 비록 양호한 치세였다고 하나 왕의 통치가 길어지면 피로감이 꽤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2부 기준으로 리어가 팔순이고 꽤 빠른 전개니 초입에도 매우 노인이고 첫째, 둘째 공주들은 중년이었을 수 있어요. 기다릴 만큼 기다렸을 수도 있다는 얘기
리어의 입장에서는 코딜리어의 충언이 자신의 매우 중대하며 숭고하기까지 한(!) 결정에  반기를 든 것으로 보였을 겁니다 특히나 반대 급부인 사랑 맹세를 실질적으로 거부한 건 특히나 더.
그는 전장에서 산전수전 겪으며 나라를 지켜냈고(지켰으니까 아직 있겠죠) 오랜 통치로 그에게 정면으로 맞서는 말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나이 든 부모님을 대해 본 자녀라면 부모가 얼마나 자신의 경험을 믿으며 자기 결정에 반대하면 자기 인생이 부정당하는 것처럼 삐지는 경향이 있는지 아실지도(이마짚)
코딜리어의 충언은 개인으로 보자면 맞는 얘깁니다. 제가 영상 보고 '생전 증여보다 상속이 나은 완벽한 예시'랬잖아요.
하지만 정치의 얘기로 돌아가자면 코딜리어의 강직함은 정치력 부족으로 보이는군요
솔직히 리어 성격으로 보자면 막내딸에게 제일 좋은 땅 떼어놨으니 어떻게든 티를 냈을 거 같거든요-_-

인터미션:
105분이 휙 지나갔군요
이쪽도 강강강강이라 배우들 무지 감정소모 심하겠어요
아 우리 에드먼드 무대 위에서 시그니처 턴 했음
직업만족도 상당히 높아 보임
작년 가을에 리어 초연(22년) 영상으로 본 거랑 밀도나 위압감이 천지차이네요
에드먼드는 연기의 출력을 그 때보다 꽤 높인 느낌
크게 달라진 건 없습니다(제가 염불 외는 리건과의 섹텐 증강 외엔)
위압감 같은 경우엔 공연박물관 컴 모니터로 보던 영상과 실제 공간감 있는 무대, 그리고 실제 배우들의 연기의 차이가 주인 듯 해요
그리고 초연이라 쫌 날것인 느낌도 한몫 하는듯?
에드먼드 연기는 더 쎄졌습니다
마성의 사생아 에드먼드는 적녀 공주님 두 명과 동시 불륜을 하는데 처음엔 언니인 거니릴하고 하룻밤 후 거니릴 무릎 위에서 나른하게 누워 있던 몸을 일으키고 이렇게 마주 봅니다 이때 섹텐 쩔;


(삼각관계의 직관적인 도식화)
초연 영상 기준으로는 동생 리건과의 섹텐은 적어서 아쉬웠는데 이번엔 어둠 속에서 리건이 에드먼드 무릎 위에서 몸을 일으키고 둘이 마주보는데 이쪽도 아주 만족.
나쁜놈...그러나 참 열심히 산 놈... 악당은 언제나 성실하지

(물이 새는 배와 돛이 부러진 배, 사랑이 넘치는 사나이)
에드먼드와 두 공주의 더블 불륜은 글로스터 백작가에 두 공주가 방문한 짧은 기간 동안 성사됩니다. 공주 예우를 감안해도 손님 공간은 거기서 거기라 연적의 존재를 너무 잘 알았을 터, 그래서 더 절박해졌을 겁니다.

두 공주의 노래에 나오는 것처럼 거너릴은 도움이 되지 않는 남편 때문에 '물이 새는 배'이고 리건은 남편이 죽어서 '돛이 부러진 배'라 권력 파트너로 새 사공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 사공이 너무 미끈해서-_- 근데 이중적인 필요의 경중을 인식하는 정도가 각각 다릅니다

거너릴은 '나라도, 그이도 다 내 거야' 입장으로 권력 파트너 겸 욕망의 대상으로 대하지만 리건은 권력 파트너<<<욕망의 대상 느낌입니다.
눈치빠른 몽드놈-_-도 이를 너무 잘 알아서 정인으로 대하는 리건에게는 이미 말을 놓고 거너릴에게는 한층 깍듯합니다.

그리고 리건의 암살은 이미 거너릴과 에드먼드 사이에서 합의가 된 듯요. 거너릴을 맞으러 간다는 핑계로 자리를 비우고, 리건이 칼을 맞은 걸 보고 전혀 놀라지도 않고 죽음을 당연시합니다.

에드먼드의 목표는 전쟁 중 올버니 공작을 킬하고 거니릴과 공동 통치자 쯤으로 즉위한 후에 거니릴도 킬해버리고 혼자 왕국을 먹어치우는 것이었을 듯요
상속권 있는 쪽은 그래서 다 치워버렸고.
사생아 출신 왕이라니 황당해 보이지만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닙;

에드먼드는 전쟁 경황 중에 올버니를 킬하고 거너릴과 공동 즉위 후 거너릴을 킬할 계획이었겠지만 거너릴은 순순히 죽어주기에는 만만찮습니다.
결국 즉위 후 애증을 드릉드릉하지만 애는 의외로 슬하에 많이 두는<-;;; 부부가 되면 재밌을지도.

커튼콜에서도 원작의 장중하고 음울한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배우들이 표정을 절제했는데요, 이건 초점이고 뭐고 안 맞는데 표정이 살아 있어서;
에드먼드 구마하고 행복해진 김수인


240329 리어 초연 김수인 퇴근길
징검다리 건너며 물에서 헛디디는 거 컨셉임 완벽해보이지만 결핍을 표현
혼자 잘생긴 역할인 거 어떠냐고 했더니 퍼시픽유 옆에 가리키며 잘생겼다 함
하지만 아빠는 한명만 건드렸지 아들처럼 멀티로 후리지 않았;
분장 그대로고 회색 후디
라방 텀블러 들고 상냥상냥
퇴근길의 에드먼드 본체는 서자 독기 악마성 온데간데 없고 상냥 밝음 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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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30 창극 리어 재연

머글 대동이라 무대 전반이 잘 보이는 7열.


머글에게 에드먼드 캐 설명을 했더니 "아니 그렇게 훌륭한 인물이란 말이야?"
인터미션 시간에 1부 에드먼드 어떻게 봤냐고 물어보니 지인 딱 네글자 말함
"양아치네"

아 그리고 영상에선 포커스 거의 밖이라 안 보였는데 도입은 왼블 외곽에서 에드거의 뒤에 에드먼드가 선 채로 형님과 제법 다정하게 나옵니다 글로스터 삼부자의 전개를 생각하자면 너무 정겨워서 눈물날 정도
그러나 바로 뒤에 통수를 생각하면 그 때도 그는 복흑이었으리라
리어가 코딜리어에게 분노할 때 에드먼드는 코러스의 역할을 하며 분노를 간절히 달랩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눈치 빨라야 살아남았을 그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을지도. 그의 계획은 난세가 되면 더욱 꽃피는 것이었으니까요

근데 김수인 오늘 퇴근길에서 말한 대로 에드먼드가 본체 똘끼를 보여주는 캐릭인 것이 거너릴과 리건이 남편 콘월 공 죽음을 애도하는 흰 천을 날렸는데 그걸 주워 둘에 대한 (거짓) 애정의 표시로 자신의 목에 각각 두르고 나는 사랑이 많은 사나이 어쩌고 부르는 것이었다

으앙 에드먼드 쥬금(2/9)
전 그이가 후회도 반성도 용서를 구함도 없이 여전히 그악스럽게 원망하며 가는 게 마음에 듭니다



240331 창극 리어 삼연

리어 1회는 좌블 2회는 중중블 3회는 극우였는데 오늘 각도에서야 들어온 것:
-낚시꾼은 다 짐작하다시피 리어의 또다른 자아입니다, 두건 안으로 리어와 같은 수염으로 분장했더라구요
-리어와 리건 만나기 전에 광대가 번짓수가틀렸네쏭 부를 때 기러기 코러스 제일 왼쪽에서 에드먼드 역할 잠시 쉬고 기러기 코러스알바 뛰는 김수인이 흥겨운 곡조에 맞춰 독기 악기 다 없이 신나게 웃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딴 얘긴데 광대일때 민은경배우 무성영화 시대 덩치 작고 야무진 여배우같아서 히치콕이 환장할듯

리어는 조연의 캐릭터와 각자의 입장이 분명합니다. 리건의 남편, 에드먼드 표현에 따르면 '제 성질도 못 이기는 멧돼지같은 녀석'인 콘월공작도 그렇습니다
그는 죽기 전까지 대부분 '권위'와 '분노'로 표현되는데 그 분노가 낮은 이들을 거스를 때 결과를 예상 못한 게 그의 패착입니다


리어의 기사를 차꼬에 가둘 때도, 글로스터의 눈을 손으로 뽑아버릴 때도 그렇죠. 그는 그 대가로 미천한 자에게 복수를 당할 거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그는 죽을 때가 되어서야 '이런 중차대한 때에!'를 부르짖으며 '물결'에 휩쓸려갑니다.
야심만만한 그는 아내가 차녀라는 핸디캡이 있고 처형이 만만찮으나 처형은 남편이 거들어주지 않으니 제법 잘 맞는 부부인 본인들이 할만하다고 생각하고 제법 구체화를 시켰던 듯 해요
하지만 거사가 성공했어도 그는 이미 에드먼드에게 눈먼 아내에게 팽당할 운명...(먼산)
최용석 소리꾼님의 연기와 소리가 아주 잘 맞아서 만족한 캐릭터였어요


오늘도 사생아로 태어나 열심히 모략과 불륜을 일삼다가 글로스터 백작으로 돌아가신 고 에드먼드(3/9)

껍데기는 참으로 그럴싸함
어제 에드먼드를 '양아치네'라고 간단하게 평한 지인에게 엣먼드 장점은 없냐고 물었더니 '키가 크고 와꾸가 좋음'이라는 대답이 돌아옴
그래...그걸로 광역 후림


240402 창극 리어 4연

오늘 준수 리어 가창과 연기 모든 면에서 미쳤음
에드먼드 두 번 세미 턴함
코러스에서도 수인이와 우정이는 음색이 튀네요
제가 리어 1부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엔딩의 폭풍우 강에서 리어와 광대가 손잡고 빙빙 도는 장면입니다
광기가 본격적으로 피어오름
오늘 에드먼드 협잡질 눈굴리는 광기 표정 보다보니 수인이 평소 흘김은 그저 귀엽습니다 오호호

지난 주에 비해 배우들 목 상태가 상당히 괜찮아졌네요 특히 퍼시픽유와 준수씨
자식을 향한 단장이 뭔지 들을 수 있었어요

고 에드먼드 경
손이 참 이쁨

리어 240402 퇴길:
소연씨 윤정씨 815 퍼시픽 준수씨 수인이 다 봄 
공통 업계 지인 오셔서 김수인의 깜찍 사진찍기 표정과 포즈 감상
오늘 마음에 안 드는 점이 있었다고 하고 쉬러 가겠다며 좀 바빠보임(이미 열한시넘음)
여기 꽃이 만개해서 이쁘다(어둬서 안보여;), 늦었는데 조심해서 가라며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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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3 창극 리어 5연
-어제 배우들 상태도 좋았는데 더 괜찮아짐
-오늘 에드먼드 천지여 내 어머니여 넘버는 지금까지 중에서 최고였습니다
-아빠한테 사기치고 재앙도 제 탓이니 하고 빙글 턴/형한테 사기치고 천지여 부르면서 턴 두번째

리어 5회차에서야 보이는 건데 리건은 에드먼드를 처음 봤을 때부터 저 멀찍이서 자리를 옮겨가며 자세히 보려고 몸을 빼고 미소를 띠고 있군요
설마 에드먼드 리건 첨부터 보여주려고 챠밍 포인트로 허리매듭 색스럽게 졸라묶은거냐


에드먼드가 두 유부녀 공주님들을 후려낸 비결은 허우대도 있겠지만 연애와 기타등등(...) 스킬을 이미 닦은 것 같음 가르쳐 준 이는 글로스터 집안 내 연상의 여인이었을 듯요(뭔가 심한 패륜이 머리속에서 명멸함)
연상 상대 전문 배우 김수인은 계속됨

1부 마무리인 리어와 두 딸들의 갈등신에서 에드먼드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신 앞 뒤의 코러스 맨 왼쪽에서 등장합니다
- 극에서 딱 한 번 해맑다못해 광기의 해사함을 보고 싶다면 신 앞 부분 기러기 극좌 코러스
- 몸을 예쁘게 쓰는 걸 보고 싶으면 신 뒷부분 노젓는 극좌 코러스를 보십시오

- 리어는 글로스터 수염을 어제보다 더 뭉텅이로 잡아뜯어서 좌중이 웅성웅성 막공 때는 다 잡아뜯을듯
- 개판 재판에서 재판장 에드거가 미끄러져서 옆 슬라이딩 다행히 무사
- 오늘따라 에드먼드 겁나 미학적으로 사망하심 미끈한 죽음이로다

'이 고요를 위하여 적막을 위하여 그 모든 소란이 필요했었나' 엔딩 대목이 아이러니했던 게 센터에 소란 제일 많이 떨었던 3인방이 부름
                  에드먼드
리건                                 거너릴
근데 셋 다 저승에서도 반성은 안 했을 듯 초장에 그 *를 죽여놨어야 했는데 뭐 이럼 몰라;

240403 리어 커튼콜
에드먼드 옷은 마치 2차대전 독일 군복같습니다 스탯을 기능이 아니라 미학에 몰빵한 변태적인 옷이죠 막판에 진 이유는 옷 때문임 아무튼 그러함
여튼 옷자락 꼭 봐주셔야댐

240403 리어 퇴길 김수인 후기
공연 재밌게 보셨어요? 어제보단 좋아졌어요
(턴 좋았단 말에) 제가 턴을 했었나요? 하지 말랬는데...(멋있었단 말에) 해 보도록...
(첫공때 숨은 에드거 발 굴러서 소환) 장난치는 것처럼 하라고 해서 했는데 공연 보고는 연출님이 바꾸라고 해서 두들기는 걸로 바뀜
힘내서 내일도 좋은 공연 해보겠습니다(오늘은 본인도 비교적 만족한 듯)
(생글생글) 좋은 하루 되세요~(청년 오늘 하루 다 갔는데...근데 웃어주니 참 아름다운 밤일세 어헛헛)
청년은 제게(그냥 기억하는 건 아니고 지박령 쯤으로 아는 듯) 내일도 오세요?라고 물어서 내일도 오고 전회차 다 온다고 답해 주니 눈을 휘둥그레 뜨면서 감솹니당 하였습니다
... 400km 밖에서 호텔 잡고 본단 얘긴 안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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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4 창극 리어 6연

(리어와 ' 내 살과 피, 내 병독' 거너릴)

창극 리어는 서양 희곡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여러 동양적 요소를 자연스럽게 녹였습니다
거너릴과 리건의 2중창 '저 푸른 낙락장송 아래 풀도 안 난다 아하이요'도 그렇습니다 일견 푸르러 좋아 보이지만 사시사철 계속 푸르른 소나무 밑엔 풀이 못 자라듯 '한 평생 복덕은 혼자 다 누린' 아버지가 아직도 권력은 다 쥐고 싶어해서 부리는 변덕에 두 딸들은 죽어나간다는 한탄이죠
리어는 평생을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지켜나갔다고 생각하겠지만 이어받기만 반평생 기다린 딸들 생각은 다릅니다
요즘 세대론으로도 쉬이 치환되겠네요 역시 고전의 힘이란

김수인 익스트림 월드에 제법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모함에 성공하고 뒤돌아앉아 광기에 젖은 눈을 굴리며 기뻐하는 표정은 정말 섬뜩했습니다
뭔 소설에서 '선인이 지옥에 떨어졌을 때 환희에 찬 악마'라는 표현을 봤는데 딱 그짝.

리어는 글로스터의 수염을 얼마나 잡아뜯을지 두근두근했는데 딱밤을 찰지게 때렸습니다

240404 여섯번째로 또 죽은 에드먼드
얼굴이 더 작아진 것 같군요 창극도 더블캐스팅했으면 좋겠다며 오늘 퇴길에서 말했음
푹 쉬고 내일 원대로 더 광기 발산하도록

240404 리어 김수인 퇴근길:
여전히 라방 텀블러 들고 웃으면서 등장
오늘은 얘기 많이 하고 감

내일은 더 광기를 발산해 보겠대요 
(여기서 더?) 하려면 더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지금이 여섯번째인데 (보느라) 안 힘드냐고 되려 걱정해줌
토요일은 금요일 끝나고 잠만 자고 바로 나와야 돼서 힘들 거 같다고
뮤직비디오 티저 반응 좋다니까 좋아함 이번이 승민이랑 본인 규형이혈 뮤비 처음이었는데 진호형은 역시 많이 해봐서 다르더라며
*두번째 앨범* 나와서 또 뮤비 찍으면 그땐 다를 거 같다고
단콘 많이 와 달래요 색다른 곡 많고 아주 활기있는 공연이 될 거라고

청년은 내일의 광기를 다짐하고 어둠 속으로 생글생글 웃으며 손도 빠빠이 흔들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내일도 또 온다는 타쿠들을 걱정하며 사라졌습니다...
아니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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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5 창극 리어 7연


김수인은 본인 노래의 장점인 음색과 찰진 리듬감을 가소로다 저 늙은이/천지는 불인이라에서 오늘 극대화함
1부 말미 리어왕의 분노 비주얼을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십계의 모세였어요(그 영감님도 수상하게 겁나 잘생김)
리어 월드는 구약의 분노하는 신이 어울림
오늘은 리어가 글로스터의 동그랗고 통통한 두 뺨을 촵 소리 나게 두 손으로 때림 꽤 아팠는지 글로스터가 연신 뺨 만짐
오늘 김수인 노래 스킬 세트는 지금까지 중에서 제일 괜찮았음


사생아 에드먼드의 침투력:
지난 타래에서 얘기했던 대로 에드먼드는 글로스터의 정부도 아니고 하룻밤 춘정으로 생긴 사생아라 백작을 아버님이라고 부르자 백작은 대놓고 짜증을 냅니다 그래서 고분고분 '백작 나으리' '에드거 도련님'이라고 부르지만 에드거의(것이라고 하는) 편지 이후 반전.




에드거의 편지로 글로스터가 혼란과 비탄에 잠기자 그의 호칭은 다시 '아버지', '형님'이라고 바뀝니다. 부자 사이를 중재하기로 제안하자 아빠는 유일한 동앗줄을 부여잡느라 바빠 호칭 변화를 알아차리지도 못함. 초반에 뭔가 거슬리는 존재 취급할 때랑 천양지차죠.

왕위나 작위 계승자가 아닌 차남을 '스페어'라고 부릅니다. 물론 천출인 에드먼드는 계승권이 없으니 스페어도 아니었고 아무도 그를 그렇게 봐 준적이 없었지만 워낙 난세다 보니 
"그렇게 됐다"가 되어 버립니다
리어 양위 후 글로스터의 실질적인 주군인 콘월 공작(+리건)의 비호가 있어서죠. 물론 콘월 부부에게도 이용가치가 있어서지만.

이게 그가 코딜리어가 중재하는 평안한 세 공국보다 '두 여우'가 물고 뜯고 싸우는 난세의 혼란을 원하는 이유입니다
코딜리어가 리어에게 사랑을 맹세하지 않고 돌발행동을 할 때부터 그의 눈은 코딜리어를 차갑고 기민하게 뒤쫓습니다 과연 어떤 생각으로 저 연기를 하는 건지 설정 매니아에게 물어보고 싶지만 매번 기력이 빨리는 사람에게 너무 세밀한 질문이라 주저되네요
여튼 그는 코딜리어의 돌발 행동에 오호 쾌재라를 외쳤을 거임(실제로 막공때 물어보니 '나를 위한 판이 깔아지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함)

에드먼드 일곱번째 죽음

240405 리어 커튼콜 김수인
-어둠 속에서 물을 휘적휘적 차며 등장
-사랑하는 형님을 보고 눈을 휘며 생긋
-돌아서면서 눈이 가라앉고 웃음기 싹 지움
-뒤로 가면서 침잠함

https://x.com/sujinhwang16/status/1776261753866985914
오늘도 사랑하는 형님을 보고 웃음띤 다음 돌아서선 웃음 싹 지움
그나저나 가짜 에드거 편지에서 왜 아버지 쓱싹하면 형의 사랑도 니것이다 썼을까요
형의 사랑이 고팠나부다

에드먼드가 워낙 악행 종합세트라 엄마 킬하고 태어난 거 아니냐며  트친님이랑 그랬는데 몇분 후 나타난 본체는 다정상냥친절 눈꼬리로 웃음 흩뿌리며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그 자체라 악담이 쫌 미안해졌;
참 보면 볼수록 온오프가 확실히 구분되고 몸건강 마음건강 같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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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6 창극 리어 8연

제 사랑(...들키면 안 됨  아는 순간 이용할 놈임) 에드먼드가 "나도 내가 두렵다"라고 하였습니다
저도 같은 창극 여덟번째 보고 있는 제 광기가 두렵습니다


어제 밤공과 오늘 낮공이 매우 가까워서 오늘이 배우들에게 고비가 되겠군요
에드거 목청이 돌아온 거 같아서 다행
준수 리어는 티타늄 성대 그 자체
1부의 관람등급을 끌어올리는 에드먼드와 리건 눈길

- 마지막 물이여 합창에서 조유아님의 짱짱하고 까랑한 코러스 사랑합니다 
- 다 죽었는데 환하게 바깥은 밝으니 이상하네요
- 티타늄 성대 리어는 오늘도 딸의 죽음을 구성지게 애도함 
백 살도 가능할 거 같은데;

오늘 리어는 글로스터 턱수염을 뭉텅이로 잡아뜯음 기사 표정관리 못하고 글로스터 엄청 아파보임
퇴길의 퍼시픽님 물어보니 다른 걸 하기로 해놓고 냅다 뜯음

근처 머글 커플은 
- 양위하고 권력을 안 놓은 리어 잘못이다
- 사랑을 맹세하고 돌아선 딸들 잘못이다
토론 중이군요
그러나 우리 몽드는 토론의 여지 없이 나쁜 놈임

240406 리어 8/9 김수인 커튼콜
얼굴만 봐도 좋아서 웃음이 나오는 형님과 함께
비루한 삶보다 평생 형님의 악몽으로 남아서 행복할 에드몽드

https://x.com/sujinhwang16/status/1776549171182612671

240406 김수인 퇴근길 
짙은 회색 후드티에 애착 청자켓 목소리 조심해서 냄
기관지염 다시 와서 병원에 가서 약 타옴 약 있어서 든든하다며
디에핸 미니 포스터 들고 홍보 자세로 '자랑스럽지 않나요 우리 팀의 대극장 주연이에요'하고 엄청 좋아함

@liareyes_onfire 님 포브스 팬아트에 사인하면서 '(포브스에서) 전통 한복 입고 찍으랬는데 싫다고 내가 찍고 싶다는 대로 찍겠다며' 한 거랩니다



피곤한데도 사인 해달라면 다 해 줌
김수인 옆에는 웃는 표정 그려주고 
에드먼드 옆에는 못된 표정 그려줌
벚꽃 보고 가라며 상냥하게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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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7 창극 리어 막공(9/9) 
준수 리어 코딜리어 애도곡 폐활량 성량 미침
에드먼드 자아도취와 블랙유머  표현력 몸쓰기 최고조
막공이라 에드형제 웃으며 포옹
김수인 눈이 반짝반짝 독기 다 빠지고 환하고 후련한 본체로 퇴근

오늘 준수 리어 글로스터 이마 딱밤 때리고 두번 세번 때리려고 손들어 글로스터 진심 놀라고 아픈 눈치

저 어둠의 최호성(올버니) 사랑단인데 커튼콜에서 드디어 어깨 위의 새를 손에 얹음
새 왕이시여 새와 함께 행복하소서(몹쓸 개드립)

리어의 충신 글로스터는 영험한가?

리어 원작의 '별자리점'은 '산가지'로 로컬라이징 되었는데 자신의 운명이 '산지박'(통수로 개망)은 제대로 맞췄으나 그 망조가 자신이 방치한 사생아에서 올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합니다(계속) 그러면 리어 1부에서 글로스터가 코딜리어에게 본 '관운'은 어떻게 된 걸까요?
官運이란 명예, 출세, 성공, 결혼 등과 관련된 수인데 여성의 경우 결혼과 결부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로스터도 그리 해석. 원작에서 코딜리어는 프랑스 왕과 결혼하나 결국 오랜 적국 왕비이니 더 반란으로 오해받기도 해요.

그리고 창극 버전에서 코딜리어는 싱글이니 결혼운은 아니고 지방 영주들의 민심을 얻어 봉기를 도모한 운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관운이 있다고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이를 막는 여건이나 이를 헤쳐나가는 자의 자세에 따라 더 심하게 실패할 수도 있다는군요(from 네이버)

즉 코딜리어는 마지막 해에 성공을 도모할 운이 크게 왔으나 본인의 지나치게 강직한 성품+지나치게 사악한 거너릴, 에드먼드로 인해 죽음을 맞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면 글로스터의 점은 이번에도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돈 내고 상담하러 가고 싶진 않음-_- 해결력이 엄써

창극 리어의 곡들 중 마음에 드는 가사가 많지만 에드먼드의 '명을 집행하라! 역적 코딜리어는 낙심하여 자결하였다!(죽여버리고 자결로 처리)' 대사 후 '야차는 야차를 낳고' 가사가 무척 좋아요
그리고 스포트라이트는 권력욕에 먹혀 야차가 되어버린 거너릴과 에드먼드를 비춰줍니다

240407 리어 막공 김수인 퇴근길
오래 걸린다 싶었는데 메이크업 말끔히 씻고 뽀둥말랑얼굴 올블랙으로 나옴
피부 비결은 잘 자고 잘 씻는 거라고
가까이서 본 김수인 노메이컵(지우고 아무것도 안 바르고 나온 거라고 하더군요) 얼굴 얘기
리어의 노세범야망이글매트스모키블메풍 메이크업 청년이 수염자국 1도 없고 모공 리스한 말랑뽀둥 감자떡으로 돌아온 걸 보니 신기하더군요

내일부터 단콘연습 단콘 다음엔 절창연습 페이퍼 샤먼 연습
하루도 쉬어본 적이 없다네요
"저 너무 찡찡거리는 거 같네요"
작년 11월부터 쉬어본 적이 없다고 면역력 떨어지면 기관지에서 바로 나타난다고 올해 7월 이후로는 스케줄 조절 좀 해야겠대요 컨디션 안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고
어제 오늘은 약 가능한한 독하게 지어달라고 해서 있는 거 없는 거 다 털어넣고 해서 몽롱했다고

나무 물고기 달 다음으로 애정하는 작품이 리어라고 합니다(근데 너무 난이도가 높다고)
리어 역 생각없냐고 하니까 에드먼드 하겠댑니다 자기는 악역이랑 잘 맞는 거 같다고
살떤극도 악역 아니냐고 하니까 메나드는 불쌍한 역이라고 아무도 악역이 없고 집착하는 극이라고(ㅇㅇ)

리어에서 제일 좋아하는 본인 넘버는 장부의 길(그래 직업만족도 넘 높더라)
코딜리어랑 리어 충돌을 유심히 지켜보는 에드먼드 심리: 나를 위한 판이 깔아지는구나
리어에서 아쿠아슈즈 신고 댕긴댑니다 점점 이끼가 끼어서 미끌거리고 그래서 신경을 다들 곤두세웠다고 함

에드먼드 죽을 땐 코트가 물에 다 젖어서 들어가자마자 짜냈다고 하내요 코딜리어 죽은 쪽 물만 따뜻했고 나머지는 다 차가웠다 함
초연 때는 정극 처음이라 서툴렀는데 이번에는 마음가짐 새로 해셔 준비를 했다고 함요

아 리어 영국 가는 건 맞는데 날짜 물어보니 지금 얘기하면 안 된다고(잘했어 청년) 기간은 짧을 거 같다네요 가서도 약 잘 챙겨가야 될 거 같댑니다

@cellinfpast
 님이 인도네시아에서 왔다니까 엄청 놀라고 반가워하면서 정말용?하고 해외 팬 메시지 부탁하니 "영어 잘 못하는데.." 괜찮다니 크레즐 포즈 취하면서 앞으로 크레즐 활동 많이 하겠다고 영상 메시지 남김

페이퍼 샤먼 이야기
아직 시나리오 못 봤고 오디션 때는 해당 대본 가지고 연기하는 거였다고 경쟁 치열했겠다고 하니까 그렇다고ㅠ
남자 역이 별로 없는 극이라고 합니다 박칼린 감독에게 내는 특기에는 팝하고 무용이라고 썼는데 시키지는 않았다고 함

이제 시간 되는 형들하고 지난번 얘기했던 식당 중 하나에 밥먹으러 갈 거라고
원래 무대에 올라갈 때는 밥을 아예 안 먹거나 다섯 시간 이상 간격 둔다고 합니다 먹으면 몸이 무거운 느낌이래요
연신 "뭐 물어볼 거 없으세요?"해서 가서 쉬라니까 끝났으니 집에 가서 쉴 거라고 계속 말 받아줌

너무 몸을 안 아끼고 열심히 하는 거 같다니까 "안 그러면 재미없잖아요"
약은 뭐 챙겨먹냐고 하니 본인이 챙기지는 않고 오행 체질 따라 맞춰서 지어주는 거(한약인듯) 챙겨먹는다고

퇴근길 토크를 20분 가까이 했구요 
@cellinfpast
 님 포함해서 사인 해달라는 사람 다 해줬습니다 연신 끝나서 너무 후련하다고 하고 웃는 게 좋아보였음 
아 어제는 아쉬워하는 게 보였는데 오늘공연은 만족하는 듯요

아참 팬이 사인받으면서 오늘이 리버 1주년이라고 하니 아 그렇냐며 팬이 만든 리버 굿즈 신기해하면서 유심히 쳐다봄
저는 작년에 실시간으로 리버를 보며 현혹되지 않으리라 이를 악물었던 추억이 있읍;(넘어가면 인생 말아먹을 미래가 보였음)

아 그리고 이번 리어 재연에서 블러디 메리 표정 지었다고 본인이 얘기해서 다들 빵터짐 ㅋㅋㅋ

살로메 미스터리였던 코러스 '달이 뜬다'에 참여한 거냐고 하니까 아니라고.
팬들이 단체 목소리에서도 수인이 목소리 다 알아듣는다고 하자 본인 목소리가 소리하는 사람들 중에선 맑은 편이고 구분이 잘 간다고(잘 알고 있군)

에드먼드가 사랑을 알까요? 질문을 수인이가 못 알아듣고 ??하다가 알아듣고는 '알겠죠오'했지만 거너릴과 리건은 사랑이 아니라 이용한 거였다고 합니다
그도 인간이었습니다 다만 권력욕에 너무 바빴을 뿐

다음은 김수인씨한테(여전히) 처음으로 면대면 얘기하고 사인받은 이야기
저는 애초에 김수인씨가 팬들을 상냥하게 새우젓.zip으로 대하는 걸 참 좋아하는 사람이고 안 친해서(...) 저 멀찍히서 그냥 쳐다보다 감
근데 오늘은 고마우신 트친님이 사인 받고 가라고 등 떠밀어 주셔서 줄 섬

그리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나불나불(저 지금 객지에서 노숙 오래 했더니 정신이 쫌 혼미함)
"부산에서 왔어요"
"눼엥?"(그는 저를 국극 지박령 내지는 NPC로 알고 있었;)
"이 앞에 호텔 잡고 리어 전관했어요"
(눈 더 커짐)
"연기하시는 게 회차마다 달라서 다 재미있었고 잘 봤어요"

그는 여전히 놀랐지만 고맙다며 상냥하게 이름 물어가며 사인해주었읍니다
에드먼드라고 적어드릴까요?해서 뉑 에드먼드 조아해여 했더니 에드먼드 옆에 싸나운 표정 그려줌
그리고 튀어나가서 겨우겨우 기차를 탔습니다
달라질 건 없어요 전 과거현재미래 다 10mm 새우젓이니
근데 놀래키니 재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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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에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김광석 크오 콘서트(오스틴킴, 서영택, 김성현, 김수인, 이승민 출연)에 다녀왔습니다.

수평 못잡는다고 한소리 들음(아니 아직도 날 포기 안했단 말인가;)

롯콘홀은 이랬습니다 피아노에 김형석씨...아니 김광석 노래 다 편곡해주셨다는 음감님, 뒷쪽에 세션까지 입장, '김광석 노래 중에 저 정도로 드럼셋이 필요한 건 거의 없는데?'싶더군요 첫 다섯곡은 다른 넘버였어요
제 자리는 좌블이었음. 요 배경으로 리허설할때 수인이랑 승민이가 파이프오르간을 바라보는 각도로 서로를 찍어줬죠.
셋리스트
1. 라비앙로즈(서영택)
2. 넬라판타지아(오스틴킴 김성현)
3. 오솔레미오(포르테나)
4. 스웨이(김수인 이승민)
5. 꽃이 피고 지듯이(김수인 이승민)
6. 서른 즈음에(김성현)
7.  사랑했지만(오스틴킴)
8. 사랑이라는 이유로(서영택)
9. 거리에서(서영택 김수인)
10. 갈까부다(김수인)+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서영택 김성현)
11.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오스틴킴 이승민)
12.먼지가 되어(김수인)
13.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이승민)
14.일어나(크레테나)
15.나의 노래(크레테나)
16-앵콜.바람이 불어오는 곳(크레테나)
화개 멘트 때 수인이가 승민이한테 노마이크 솔로 시킴 백투백 수인이 함
8번째 곡 끝나고 합동멘트타임에서 포르테나한테도 시킴 대기실에서 한소리 들을거같다함
이승민- 투우사의 노래
김수인-춘향 사랑가
오스틴킴-프듀 헨델 아리아
영택님과 성현이 아리아는 제가 배움이 부족하여 모르겠음 ㅠ

유노이아 김광석콘 요약
총 113분, 본공연 15곡+앵콜 1곡
뽕따 서영택
호두마루 김성현
체리마루 오스틴킴
캔디바 이승민
반깐누가바 김수인
크레테나 포즈 제대로 연성
다섯명 각각 롯콘홀 울리는 노마이크 솔로타임
김수인 사회 웃겨 죽는줄
유일한 바리톤 열일한 승민이 어머님 오심

첫 곡으로 서영택님이 사뿐사뿐 등장해서 라비앙 로즈를 부르는데 오래간만에 듣는 그의 엘레강스한 불어발음과 기교에 녹음
아 그리고 원래 잘생겼는데 더 잘생겨져서 놀램
쿨비즈 하늘색 수트 입음
그 때만 해도 몰랐습니다 그가 뽕따가 될 줄은...

두번째 곡으로 오스틴킴과 성현이가 등장해서 넬라판타지아 부름 성현이가 주로 테너 파트, 오스틴이 저음과 초고음 넘나듬
이 둘도 쿨비즈로 톤을 맞춘 핑크색/연베이지 수트
끝나고 영택씨 다시 등장해서 토크함
포르테나로서는 롯콘홀 데뷔무대라 더 열심히 준비했다 함
여러분의 6월 1일이 아깝지 않은 무대를 선보이겠대요
재즈 풍으로 선곡한 오솔레미오 첫 무대
베네치아로 데려가겠다 함
(저는 작년 이맘때 팬텀싱어 결승의 네아폴리스 나폴리 투어를 생각하며 벌써 1년이라는 데 놀램)

포르테나 퇴장하고 오른쪽에서 익숙한 긴 실루엣 둘이 등장 아 근데 옷...(안심)
그룹 활동할 때 멤버별로 딱 정해진 수트 스타일에 좀 질려서 에미야 세끼 반찬이 같구나 상태였거든요
둘 다 흰 셔츠를 앞에는 넣어입고 뒤는 밖으로 뺐구요 수인이는 베이지 핀턱 주름이 칼각 잡힌 좀 풍성한 바지+목걸이 반지 팔찌 주렁주렁
승민이는 형과 스타일을 맞춘 일자 연하늘색 바지

화개 첫 곡은 Sway였는데 포르테나의 코어 단단히 잡은 정자세 무대 보다가 입장부터 스웩 넘치는 건들걸음+손흔들기+나쁜남자미 넘치는 비스듬한 음기 시선+연신 무대 휘젓다 서로 바라보며 돌고 위치 바꾸고 등등에 팀색이 너무 보여 웃겨 죽는줄
스웨이는 둘의 음색과 키에 착붙 또 듣고 싶네요
(승민이 6월 6일 라방에 의하면 선곡은 승민이 수인이가 의논해서 정함. 본격적으로 김광석 트리뷰트 시작하기 전에 '우린 이런 걸 잘 한다'라고 보여주는 의미였다고. 승민이가 라인 짜고 수인이는 세밀한 쪽 의견 덧붙인 정도. '수인이 형이 또 끼떨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ㅋㅋㅋ)

스웨이 마치고 막내 선창으로 아는 분들 따라해달라며 웨얼이즈더펀 인 크레즐함(포르테나 숙녀님들 화개에 호응 쩔어주시고 구호도 잘 따라해주셔서 넘나 고마움 어제 분위기 매우 좋았음) 승민이가 롯콘홀에 메워 주셨다며 마이크 없이도 잘 울리겠다고 하자 수인이가 투우사의 노래 노마이크 리퀘
승민이는 난감해한 것도 잠시 롯콘홀이 쩌렁쩌렁 울리게 토레아도르 한소절 부름 김수인 또 극성맘 모드 나와서 너어무 잘한다고 하자 승민이가 수인이도 노마이크로 하라고 함
소리는 노마이크로 하기 쉽지 않은데...하면서도 5,6월 날씨도 좋은데 여기 오신 분들 모두 사랑하시라며 사랑가 부름
사랑가는 울림 생각한 건지 조금 키를 높여 부른듯 
수인이 사랑가하면서 업고놀자에선 여기저기 관객 포인팅하고 눈맞추면서 끼부리더니 내 사랑이야 하면서 승민이 정확하게 바라보면서 살살 돌며 녹는 웃음 지음
청년 뭐하자는 거요

우리애 추임새 좋아하는데 할 걸 그랬다고 늦은 후회ㅠ 승민이는 뒤에서 또사빠 표정짓다가 끝나고 '여기가 롯데콘서트홀이 아니라 국립극장인줄'

수인이가 승민이 옷 휘돌아 가리키며 '오늘 승민이 옷 너어무 귀엽지 않나요?'
승민이는 관객들의 귀엽다는 열렬한 호응에 수인이가 루실장님, 우리 팀 패션 담당이라고 오늘 자기 악세사리부터 옷 다 코디해줬고 수인이 본인 옷은 수인이 옷장에서 꺼내온 거라고 함요
루실장: "제가 웬만하면 썽에 안 차요"
"여름이라 올드머니 룩으로 준비해 봤어요"

얘기 그만하고 노래 부르자고 급 전환하더니 꽃이 피고 지듯이 부름 꽃피지는 미공개-서울-대구 단콘에 이어서 이번이 네번째인데 소위 '필이 왔다' 또는 둘이 교감이 유난히 잘 된다고 싶은 딱 그런 무대였음

둘이 내려가고 성현이가 나옴. 성현이의 서른 즈음에는 기교와 절절함 합 다 좋음 근데 장수시대엔 마흔넘어 불러야됨

오스틴킴 사랑했지만-영택씨 사랑이라는 이유로 후 다섯 다 올라와서 멘트 시작
1월 원더랜드 합콘 이후 오래간만
크레테나 구호 해보쟸는데 우당탕탕인게 수인이 디렉팅은 크레(포르테나 포즈)테나(C)라서 한번 해 보고 성현이가 배운자 답게 바로 지적해서 고쳐 다시 함
후...우리애들 우당탕 전염력

오늘 수인이 옷 멋있다니까 수인이 '감.사.해.요.'
포르테나 옷 평해 달라니 "우리 사랑하는 포르테나 너무 귀여워요
뽕따 서영택
호두마루 김성현
체리마루 오스틴킴
캔디바 이승민
본인은 (흰셔츠 부분 반 먹은) 누가바
우아한 포르테나와 자유분방한 크레즐이 색이 잘 드러난다는 평

아 그리고 무대 뒤에서 수인이가 본인 옷 직접 다림질했다 함
본인이 직접 해야 어디가 주름이 지고 어디가 울었는지 제대로 알 수 있다 함 어쩐지 바지 핀턱 주름이 칼각이더니
치타야 치타야 주부 9단 다림질 생생정보 자컨을 내놓아라 오늘 하는 거 보니 카메라만 세팅하면 알아서 잘 떠들...

옷얘기 실컷하다 근황토크
(누가바) 절창 공연, 크레즐활동하고 6월 신작 연습함. 거기서 아프리카 사람으로 나옴 아프리카어도 좀 하고 모션 큼
(뽕따) 뮤지컬 들어감. 성악가를 넘어 뮤배, 포르테나의 첫 뮤배라고 성현이가 b
(호두마루) 내일 조수미 선생님 공연에 게스트로 참여함
(캔디바) 세.최.테.이칠성님 독창회에 내려가서 엠씨도 보고 노래도 부름
예전 엠넷...하고 머뭇거리자 옆에서 시원하게 프로 말하라고 해서 너목보에서 불렀던 시간에 기대어 삼부자가 부름(성현이는 너목보도 보고 세최테 영상도 이미 본 듯)
스틴씨가 성악가 집안이면 어떠냐고 묻자 승민이가 '그건 저희 아버지한테 물어보셔야 될 거 같은데요? 전 원래 그렇구나 해서'(다들 웃음)
세최테님이 고등학교, 대학교 교수님들 연배라 반응이 '아버지가 이칠성? 허어억'해서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대요
수인이 친한 친구처럼 지인이 세최테님께 배운 경우도 있고(성악도 참 좁아요;)

성현이가(어디부터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지) '승민이 괴롭혀서 아버님한테 혼난 적 있잖아요'
수인이가 '요샌 안 괴롭혀요..아니 괴롭히는구나
제가 승민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시죠?'
승민이는 수인이가 지금 한 악세도 주고 다른 옷도 주고...하자 성현이가
'입으로 괴롭히고 물질로 잘해주네요'
포르테나는 막내온탑 기질이 다분하군요 승민아 힘내라 너도 요새 슬슬 시동걸더라
수인이는 자기가 승민이 매번 차로 태워다주고 김또츤 별명도 자세히 설명해서??했는데
승민이 어머님 오셨댑니다(또 어머님 사투리 따라함)
다섯명이 랜덤방향으로 어딘가의 어머님께 인사하는 거 웃겼음 우당탕옮음

작년 이맘때 팬싱 결승이었단 얘기하면서 우승자 발표 때 전현무가 너무 밀당해서 얄미웠단 얘길 하자 승민이가
"저희는 3위 팀이라...그때 결과를 이미 알고 있었..."
이제 웃으며 얘기하면 됐다ㅋㅋ

수인이가 여기가 클래식 공연 홀인데 우리 승민이는 노마이크로 이미 불렀다며 포르테나도 노마이크로 제일 자신있는 아리아 한 소절씩 불러달라고 몰이함(나중에 분장실에서 한소리 들을 거 같다며 문잠궈야겠다고 하나 팬분들 반응이 너무 좋자 앞으로도 이런 거 계속 해봐야겠다고 함ㅋ)
체리마루...아니 스틴씨는 팬싱 프듀예심때 헨델 아리아를 노마이크로 했는데 콘트랄토에서 극저음 뚫고 내려가는 걸 직접 들으니 넘 좋음
성현이는 내일 조수미 공연에서 부를 곡 살짝 불렀는데 제가 독일 넘버 취향이라 흡족
영택씨는 혼자 피아노로 음정잡더니 화려한 리릭이 돋보이는 밝은 곡함

영택씨랑 수인이랑 의자 두 개 놓고 어둠 속에서 각자 파트마다 핀조명 맞으며 거리에서를 불렀는데 쓸쓸한 분위기가 너무 잘 맞았음 둘 목소리 합도 좋았어요
저는 왜 김수인 허무 쓸쓸 섹시(라잌 끼아라 사랑을 잃었네)에 환장하는 것일까요
파트 배분도 잘 된게 정석 음계는 영택씨가 부르고 국악적 단조는 수인이가 부름
그리고 클라이막스에서 수인이가 애절힌 국악 구음-영택씨의 성악 애드립으로 넘어가는 파트 환장

선곡한다고 엄청 고민했는데 서로의 정서와 결이 맞는 노래로 했대요
수인이가 영택씨랑 듀엣하고 싶었다고
팬싱에서도 사실 친해질 기회가 별로 없는데 같은 팀 하면서 친해지고 의지했다며
수인이가 눈물이 진짜 없는데 눈물버튼이 나하나 꽃피어라며
성남막콘에서 승민이 규형이형 우는데 다음파트라 꾹 참...(다가 결국 펑펑 움)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다시 듀엣하고 싶대요(이 조합 찬성일세)

다음곡은 영택+성현의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인데 수인이가 이 곡의 서사를 보여주는 곡을 준비했다며
혹시 아실까요?(관객급당황) 모르시겠죠(안심하고 웃음)
아주 이제 쥐락펴락...
춘향가에서 춘향이가 이몽룡을 그리는 '갈까부다'를 큰 박수 미리 야무지게 챙겨서 서곡처럼 부르고 내려감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참 좋죠 성현이가 인천의 자랑답게 나이 대비 폭이 넓음
저 이번에 김광석 노래 오래간만에 예습했는데 해줄 줄 믿고 있었음(실은 화개가 할줄;)

다음은 오스틴킴-이승민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승민이는 소화제 바리톤답게 가요 발성도 잘 소화하면서 든든하게 받치고 오스틴은 콘트랄토 고음역에 집중할 수 있었음
이 둘이 처음 듀엣이지만 (알 사람은 알다시피) 군대 선후임이고 오스틴이 늦게 가서 승민이가 1년 선임
팬싱에서도 같이 하자 말만 하고 못했는데 이렇게 듀엣을 해서 정말 연습 많이 했다 함
오스틴은 크레즐 단콘 갔는데 승민이가 성악가일 뿐 아니라 싱어송라이터 모습을 봤다, 자기도 싱어송라이터의 꿈이 있는데 먼저 이뤘다며 칭찬함

그리고 승민이가 '다음 곡은 우리 중에 제일 섹시한 분이 섹시한 곡을 할 거라고'하자 스틴이가 '누가바요?'해서 다 터짐
네... 누가바의 '봉춤이 되어'
나중에 퇴길에서 본인은 자제했다던데 자제 안 하면 어떻게 되는데(아드득)
봉춤만큼 대놓고 흔들;지는 않았지만 눈빛이나 표정은 더함
내 평생 김광석 노래가 이렇게 섹시해질 거라고는...(이마짚)
봉춤을 추네
먼지가 되어
3/2 다섯 글자군요
코드 은근 비슷하구요
니힐리즘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물론 전자는 하룻밤상대를 찾다가 허무에 빠지고 후자는 먼지가 되어 당신에게 날아가야지 하는 소멸이지만
둘다 뭔가를 갈구하고 있습니다
뚜루루루루 뚜루뚜루 뚜바

여기서도 구음 찐하게 넣음
암튼 국악 어울리는 부분은 귀신같이 캐치함

여러모로 심란한 봉춤이 되어를 마친 후 승민이가 두바퀴로 가는 자동차(이 노래와 김창완의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는 제 머릿속 한 세트)를 불렀는데 전후좌우 2,3층까지 관객 호응과 박수장단을 이끌어내며 순하고 밝은 (책임못질)웃음을 뿌리는 게
...또 성장했구나(눈물)
아 그리고 내내 가요 창법으로 하다가 마지막에 성악으로 힘있게 질러주는 게 위트있고 좋았음

이제 다섯명 다 나와서 토크 시작
김수인 (너네집에 이거 이써?하는 초딩 표정으로) 우리 막내 잘하지?
이승민 짱팬 김수인(먼산)

나에게 김광석이란?토크 코너
(성현) 이 공연을 준비하면서 곡은 알았는데 가수는 몰랐던 많은 곡이 이 곡도 김광석이었어?하고 놀랐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따라해주시는 걸 보고 너무 좋았음
(승민) 초등학교 때 불후의 명곡(지금 말고 컨츄리꼬꼬 진행하던)에서 처음으로 김광석 곡 접함
너무 좋아서 그때부터 듣게 됨
초등학교 교과서에 두바퀴로 가는 자동차 를 배우고 가사와 곡이 좋아서 계속 부르게 됨
(영택) 김광석을 너무 좋아해서 악보들을 갖고 있음(옆에서 덕분에 이번 공연 연습 편하게 했다고 함)
이번 공연 준비하면서도 가사를 잘 전달하기 위해 사전을 찾아보며 노력함
영택씨에게 김광석이란 영감을 주는 존재
(수인) 군대에서 싸이버 지식 정보방(군대 피씨방요)에서 매년 패션위크를 챙겨봤는데 비트가 쾅쾅대서 배경으로는 다른 조용한 거,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틀어놓고 봤다(상상만 해도 웃김) 이번에 부를까 했는데.너무 어려워서...
몰이당해서 한 소절 부르는데 방금 까부시던 분이 바로 허무에 몰입;
수인이에게 김광석은 편한 가수이고 이번 공연도 편하게 즐겨줬으면 좋겠댑니다
(오스틴) 마지막에 하면 할 말 다 뺏긴단 말에 나 오스틴이야 라고 하셨구요 좋은 말씀 많이 하셨어요(까먹)
(수인) 역.시.오.스.틴.이.야.

지금까지 차분한 거 했으니 이제 신나는 거 하겠다며 막내들한테 인사 맡깁
(성현) 막내들이 일어나를 선창하겠습니다
(승민) 저희들의 노래하고 할 수 있겠죠(가객의 노래니께요) '나의 노래'
그리고 우당탕탕하면서 크레테나 구호 인사하고 막내들 파트+떼창으로 일어나(김수인 구음 사랑한다)하고 나의 노래(관객한테 후렴 떼창 겁나 시킴)부르고 들어갔다가 얼마 안 돼서 나옴 이제 찍을 수 있다며 먼저 챙김 ㅋㅋ
이번콘 편곡 다해주신 고영환 음감님 및 밴드 챙겨 인사하고 막내들 소개로 바람이 불어오는 곳 앵콜에 포토타임 포즈까지 다 잡아준 후 구석구석 인사하고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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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퇴길 후기
언제나 그렇듯이 '재밌게 보셨어요?' '다행입니다'로 시작
사회 잘하셨다는 말에 좋아함
선곡은 각자 의견을 자유롭게 얘기하는 식으로 선정
먼지가 되어는 본인에게 제일 잘 어울려서 선곡
열음 비하인드
열음 찢었다 함
형들 공연으로 바쁘니까 승민이가 화음 라인 혼자서 다 짜서 '승민이 기특해요'
열음 가족단위로 많이 왔는데 앞블럭 남학생들이 피안화 끝나고 우오오하고 감탄함
만신에서 춤 대신 모션 있음 울분에 찬 소리 올라가는 부분 많음
만신 전까지 개인스케 없음 절창땜에 한달늦게 연습시작
국립극장 기사에 사진 잘 나왔다고 하자 본인도 만족함
비컷 올려달라니 (국극 측에) 말해보겠다 함
크레즐 불명 나오고 싶다 함
크레즐 스케 달마다 있을 거라 함
만신 끝나고 여행 계획
오래 가지 말라니까 오래 갈 거라 함
그 오래: 1주일 ㅋㅋㅋㅋ
밝게 인사하고 차탐 본인 소장 의상 칼같이 깔끔하게 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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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연에 대해서 대단히 많이 떠들어서 이걸 새로 구성해 보려고 하다가 귀찮아서(...) 그냥 기존의
-240517 절창Ⅳ 첫날 후기 (무대, 의상, 음악 위주) , 퇴근길
-240518 절창Ⅳ 두번째 및 막날 후기(곡 및 멘트 위주), 퇴근길
다 그냥 쭉 엮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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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7 절창 첫번째 공연
춘향가 스토리를 재구성하고 중요 대목을 조유아의 김세종제와 김수인의 동초제로 각각/섞어서/바꿔부릅니다
젠더프리로 조유아가 이몽룡/변학도를 하고 김수인이 쑥대머리를 부릅니다
그러다가 김수인이 눈깔...아니 눈을 뒤집고 번쩍거리고 무대를 뒤집으며 광기의 어사출두

절창 두 번째로 본 다음 쓰려고 했는데 뻐렁쳐서(...) 일찍 깬 김에 씁니다 답없는 얼빠라 우주의 기운을 첫날 첫열에 다 썼는데 굉장히 세련되고 힙한 무대를 조망하려면 위에서 좀 내려다볼 필요가 있어요
확장하고 전진하는 사선 십자가형입니다. 
제가 사랑하는 또다른 무대미술인 리어가 2층 수평무대로 정적 배치를 하고 물로 방점을 찍었다면 절창은 대놓고 전진하고 뒤틀고 삐뚜름한 반전을 보여주겠다고 무대로 선언하는 셈입니다


제가 일천하여 전통 악기 배치를 많이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생황이 제 1선이고 거문고 가야금이 그 다음, 고수는 중간에서 살짝 뒤에 있는 배치도 신선했구요 스트링뱀부와 전자악기가 전통악기와 긴장감을 자아내다 어울리다 하는 것도 참 좋았습니다(그리고 유아님은 이 모든 악기 연주자들을 넘나들며 플러팅하심)

이 공연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게 절창 이 티저 배경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통이 들려주는 현대적인 음악으로 두 남녀 소리꾼의 목소리가 상승하고 하강하며 오버랩되며 하나가 되어갑니다 실제로 공연에선 이 음원을 꽤 길게 해주는데 풀버전 주세요 플리즈
https://youtu.be/INeSXItrkIo?si=LosV--Feq5z4OLck

의상도 기대 이상. 한 배우가 춘향가의 여러 배역을, 그것도 젠더 프리로(하긴 판소리 자체가 젠더 프리 장르긴 함) 맡아야 하는데 그 어려운 걸 아름답게 구현함
재밌는 점은 조유아님 옷은 어사또에 변학도 역까지 해야 하므로 갓 등의 소품만 곁들이면 바로 남자역이 가능한 젠더뉴트럴이었고 기능적이었어요.

김수인의 옷은 굉장히 덕심을 자극하는 제의 의상에 가깝습니다
한 소매는 짧고 한 소매는 지나치게 긴데(동서양 막론하고 일 안 해도ㅠ되는 귀족의상에서 양식미 추구할 때 소매가 길고 풍성해지는 거 연상됨) 이 소매는 끼고 벗을 수 있어 두 가지로 연출함즉, 손을 덮는 풍성한 긴 소매를 입을 때는 휘날리는 식으로 옷자락 연출이 가능하고 긴 소매를 벗으면 양손을 자유롭게 쓰면서 다채로운 표현이 가능합니다


마침 김수인은 몸도 잘 쓰고 옷자락은 몸의 일부처럼 잘 다루죠
기능적인 옷을 입은 여성과 양식적인 옷을 입은 남성, 여기부터 비틀었음

궁예인데 김수인 머리카락을 갈색으로 하고 곱슬거리게 헤어 세팅한 것도 연분홍색 옷과 어울리게 하려고 한 듯?(그냥 당시 속마음은 으어어 이쁘다 분홍 장포 입은 곱디고운 선녀다)
제 마음속 김수인은 쿨톤이었는데 그냥 웜쿨 다 받아먹음


요약에서 말한 것처럼  이번 절창의 큰 얼개는 판소리 춘향가의 주요 대목을 100분 동안 재구성하여 보여주는 것입니다
재구성이다보니 춘향과 몽룡의 만난 후에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가 있는 사랑가(동초제의 긴사랑가-김세종제의 짧은 사랑가를 두 소리꾼이 같이 부름)가 이어지는 게 아니라 장원급제한 이몽룡이 남원으로 내려가다가 방자와 재회하고 춘향의 편지를 보고 눈물로 좋았던 시절을 회상할 때 사랑가가 재현됩니다
그리고 춘향이 그네 타는 대목도 가장 끝으로 넣는 등(마지막에 넣은 의도가 궁금함) 시간을 재구성하였는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국 관객들은 춘향가의 대목은 몰라도 줄거리는 다 알고 있으므로 플래시백 넣은 정도는 앞 사설로도 충분히 이해 가능.

다만 심청가 등 전통판소리를 근간으로 만든 창극의 경우처럼 한영자막을 제공했으면 고어를 알아듣는데 훨씬 도움이 되었겠어요

처음 조유아, 김수인 솔로 두 곡 설정이 소리꾼의 고독한 모습을 그리는 거였다고 김수인이 퇴근길에서 말했는데 그제서야 등장하다마자 무대 뒤로 가서 모로 돌아앉고 박석고개를 반복 연습하는 듯 수련 자세로 부르는 게 이해가 완전히 되었음(사석 설명보단 플북이나 오프닝 자막이 공식화 땅땅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견을 보태어보자면 이번 구성은 20-30대인 젊은 성년 소리꾼이 자신의 세대에서 보는 춘향가였습니다 10대 소년소녀는 만나자마자 이별하고 이도령은 급제하여 어사가 되어 박해받는 춘향의 편지를 받고서야 철부지 사랑을 회상합니다
둘은 우여곡절끝에 몽룡이 어사출도로 춘향을 구원하는 것 같지만 마지막까지 춘향에게 생면부지 어사또인 척하면서 수청을 떠 보는 원작을 살렸어요. 그러면서도 몽룡이 건네준 자신의 지환으로 그를 알아본 춘향이 지환을 내던지며 '나 죽은 다음 오지 그랬어?'하고 몽룡이 싹싹 비는 장면으로 통쾌하게 만드는 게 동시대성에 제일 보탠다 싶네요

성인의 농익은 해학에 강한 조유아가 제일 강한 대목이 변사또로 분한 대목이고 혈기왕성한 청년 김수인이 돋보인 게 어사출도라는 것도 각자의 나이대와 개성에 잘 맞았구요, 사랑가를 마무리하는 꽤나 외설적인 궁자 노래를 조유아가 리드하고 김수인이 조신하게 덮쳐지는 설정도 영리함

제가 첫 직관한 창극인 베니스의 상인들에서도 그렇고, 그 전을 되짚든 그 후를 보든 김수인은 연상과 잘 맞습니다. 그가 연상 콜렉터라기보다는,  거너릴과 리건에게처럼 욕망의 대상이 되는 쪽이고, 소연님이 극 상대로 간택한 것처럼 연상에게 콜렉팅되는 쪽이죠.
https://www.youtube.com/shorts/LshVVMbuwNA
그는 절창에서도 조신하게 '유아 누나'를 모십니다. 노가바...아니 제 바꿔부르기에서 유아님 대목 때 스탠딩 마이크를 갖다드리고 마라커스를 흔들며 흥을 돋군 다음 부채로 땀을 식혀드리는 것까지 그의 곰살맞은 조신함은 완_벽
 
연하의 매력 중 하나는 아방함인데, 제가 춘향가에서 원체 좋아하는 대목인(제 차애 최호성님이 방자로 나와서 맛깔지게 잘 하는 영상으로 봄) 어사 방자 상봉 대목에서 충심만 앞서고 눈앞의 도련님(워낙 그지꼴)을 못알아보다 유식한 언변에 넘어가 홀랑 편지 보여주는 방자에 너무 어울림. 따봉.

하긴 어사출도로 혼 다 뽑아놓고 바로 장모님; 월매로 빙의해서 건들대며 이 배가 열녀춘향 난 배로다 아들 낳을 생각 말고 딸 낳으라고 갖은 뽐을 지나치게 잘 소화하는 걸 보며 김수인 소질은 차암 이상한 데 다 뻗쳐있는데 너무 허우대가 멀쩡해서...아니 그래도 와꾸가 최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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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7 절창 1 김수인 퇴근길
이몽룡 또라이라고 수청 또 들라니 정신이 이상하다고 까는 전직 이몽룡 ㅋㅋㅋ
목이 괜찮냐는 질문에 안 괜찮다고 어사출두에 다 쏟아부었다고(응 그래보임)
내일 오는 분 있냐고 질문하고 네에 합창에 잘 자야겠다며 마무리함
자세한 내용은 타래로 잇겠음요

공연 처음에 각각 부른 곡은 소리꾼의 모습, 소리꾼의 고독을 그린 거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좋은 친구를 만나서 같이 부르는 설정이라고
춘향가에서 제일 어려워서 피하고 싶었던 부분을 골라서 정면돌파했다고 함. 수인이가 춘향가에서 가장 어려워서 피하고 싶었던 노래, 결국 선곡해서 본인 첫 대목으로 한 게 '박석고개'였어요. 이몽룡이 고개에 올라 남원을 내려다보고 춘향 집에 찾아가는 내용인데 워낙 느리고 장중해서 왜 어려워하는지는 좀 알겠음

스토리는 작가, 유아님(계속 유아누나라고 부름), 수인이, 연출님 총 네 분이 계속 의논해서 써 나가고 고쳐나갔대요
이해하기 괜찮았냐는 질문에 참신하고 좋었다고 하자 다행이라며 순서를 막 다 바꿔놔서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고 환하게 웃음(플래시백 정도라 이해하긴 괜춘)

김세종제와 동초제 바꿔부르기는 어떻게 했냐고 물으니 서로가 서로에게 가르쳐주고 선생님 되고 제자가 됐다며 ㅎㅎ 근데 유아누나는 완성형이라(가르칠 게 적었다는 뉘앙스)

의상이 독특했다고 하자 두 명이 주인공이 되는 컨셉으로 했다고 의상이 잘 나와서 만족했다함

아 그리고 수인이 독무는 사랑가 회상이 끝나고 몽룡이가 현실로 돌아가는 걸 표현했다고
자꾸 잡으려고 하는 등;
현대적인 안무였다는 말에 너무 고전대로 하지 말고 현대를 반영하자고 했고 안무가 그대로 나왔다고 함
(김수인이 현대무용 독무를 했습니다 여러분)

이몽룡이 매달리는 엔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하자 박장대소하며 아주 만족하고 원하던 엔딩이었다고

이몽룡 '또라이'예요 또 수청을 들라고 하고 정신이...(머리에 손가락 대고 휙휙 돌림)
다음 춘향전에서 춘향이 역할 어떠냐고 하자 괜찮은데 유아누나가 궁자노래(겁나 야함)해야 된다고

아 맞다 수인이가 방자 역 맡은 거 좋았다고 하자 방자 머리띠가 뗐다 붙였다 하는 건데 두르려고 한참 하고 있으니까 유아 누나가 "니가 방자를 해봤어야 알지!!!"하면서 묶어줬다고(오늘 조유아 몽룡 김수인 방자 진짜 좋았어요)

목이 괜찮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안 괜찮아요' 어사출두에서 다 쏟아부었대요 워낙 가사도 많고 빠르게 쏟아부어야 해서 힘들었다고
어사출두가 전쟁같았다는 말엔 '난장판을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네 한 사람이 부채 하나 들고 다 뒤집어놓습니다)

내일 또 오시는 분?이라는 수인이 질문에 수십명이(오늘 많이 오심) 네에 하고 떼창을 하자 잘 자야겠네요(자는 게 목 회복에 제일 좋다는 청년 ㅇㅇ)라고 함
팬들이 길 터주자 또 인사하고 차 쪽으로 사라짐
잘 가 잘 자 행복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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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8 절창 막공
커튼콜에서 온 얼굴이 땀범벅이 되어 피곤하면서도 후련하게 웃음짓는 수인이를 보니 이 청춘의 다시 오지 못할 순간을 갈갈갈하여 혼신을 뽑아낸 정수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왕 소비하는 거라면 즐겁고 기쁘게.

절창 셋리스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대사 없이 바로 조유아님이 초앞을 부르기 시작하여 12번 궁자노래 부를 때까지 쭉 달리다가 13-14 제 바꿔부를 때 인사와 설명을 하고 15번 십장가에 다시 춘향가 흐름으로 돌아갑니다
19번 상봉+장모 행차로 이야기는 마무리되고 20번은 주인공인 춘향 상징

이 공연의 오프닝인 초앞에서 조유아님은 무대 뒤에서 불러서 목소리만 등장하고 김수인은 무대 위에 등장해서 초앞 속 이몽룡처럼 이곳저곳을 둘러보기만 합니다
초앞이 끝나고 본인의 곡인 박석고개에서는 수련하는 소리꾼 자아로 모로 돌아앉아 연습하듯 부르는데 어제보단 좀 친절해졌단 느낌(부연하자면 곡의 설정에 대해 굳이 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좀 조절)

두 소리꾼이 처음으로 무대 위에서 만나는 금과 옥의 내력에서는 무대 위아래를 후리는 조유아님의 매력에 김수인이 관객 모드로 아주 넘어가다가 말미에 딱 '얘 춘향아'라고 지적받으면서 춘향이가 되어버림ㅋ

네번째 천자 뒤풀이는 이후 십장가와 더불어 두 소리꾼의 각각 다른 '제'를 한 곡에 절묘하게 녹여놓은 대목입니다 여러번 얘기했지만 조유아의 춘향가는 김세종제이고 김수인은 동초제인데 같은 주제, 같은 곡이라도 템포와 박자, 가사가 꽤 다릅니다. 이걸 각자의 스타일로 주고받다가 같이 각자의 스타일로 부릅니다
River가 생각나지 않으십니까? 차이가 있다면 리버는 이태리어와 한국어라는 완전히 이질적인 언어가 폭발하지만 천자 뒤풀이는 같은 언어이되 이질적인 말들이 때로는 긴장하고 때로는 화합하는 게 더욱 미묘하다 하겠습니다

다섯번째 대목인 이별가는 고영열씨 때문에 익숙한데(공교롭게도 영여리도 김세종제 춘향가군요) 음악성과 문학성(이도령이 달만해지다가 별만해지다가 사라지는 모습) 모두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만 이때부터 이몽룡에 대한 깊은 불신이 시작되어 춘향이가 애절할수록 그럴 가치 없어 차; 일케됨

장원급제는 바투 상사디야에서 수인이가 불렀던 과거장을 살짝 축약했다고 보심 되고 어사가 되어 서울 출발 남원 도착까지 온갖 지명을 속사포랩처럼 쏘아대는 '어사발행'이 힙하고 까리함 그 자체였습니다 김수인의 소리 장점 중 하나가 리듬감과 말맛인데 제대로 살았음
https://youtu.be/0AmwzE1thIs?si=OeRspprugPUONmBF

쑥대머리는 국악가요 버전이 아니라 판소리 대목 그대로. 조금 전 장원 급제하여 남원으로 행장 떠난 그 김수인이 바로 감정잡고 옥중 춘향이로 돌변할 때 이 공연은 뭐지....?라고 생각하면 맞습니다
젠더 프리<-하긴 판소리 자체가 한사람이 남녀노소를 넘나드는 매우 힙쟁이 장르네요

그리고 어제 제가 후기에서 얘기한 것처럼 어사 조유아와 방자 김수인은 최고의 합으로서 둘이 조선명탐정물이라도 찍어줬으면 좋겠습니다
방자의 문제해결능력이 의심스럽지만 '충비(충성스러운 노비;)로다 충비로다 우리 방자 충비로다'(따봉)

문제해결은 어사또가 하면 되죠
방자가 '어서 춘향 아씨 구하러 갑쇼'채근할 때 유아 어사님이 엄근진하게 '내 방법이 있으니'하고 말씀하시고 방자 수인이 정말 얼빵하게 '바아앙...버업/?'하고 고개를 주억거리며 알겠습니다요하는 장면은 두 번 봐도, 아니 이번이 더 웃김
김수인 필모에 방자 추가

사랑가에 대해서는 어제 얘기했으니 패스. 사랑가는 어제 합이 조금 더 좋았습니다(그리고 십장가는 오늘이 어어어어엄청나게 좋아짐)

그런데 말입니다
절창 프로그램에는 가사집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사랑가에 이어지는 궁자 노래는 가사가 안 실려 있어요
각자 찾아 보시길 바랍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도령이 춘향이에게 19금 개수작을 부리는 내용인데 아무리 고전이라도 국립극장 공식 플북에 들어가기엔 무리가; 그런데 절창에서는 춘향이가 궁자 노래로 수작을 부리며 몽룡이를 속치마 씌워버림 그리고 중요 대목은 둘이 얼싸안고 상큼하게 사라져버린 무대 뒤에서 부름

빻은 내용을 단순히 성반전으로 해결하는 게 아니라 적당한 승화와 암시도 주는 게 좋더라구요
이 두 배우는 성인이긴 하지만 젊은 세대니까요 비슷한 맥락에서 천자 뒤풀이 마무리로 깔깔거리며 둘이 팔짱끼며 다리 차고 퇴장하는 장면도 청춘같아 참 좋았음

이야기 흐름대로 가 보자면 어사 몽룡이 춘향의 옥중 편지를 읽고 둘이  깊이 사랑하던 시절을 회상하고 김수인의 독무가 나옵니다
김수인피셜 퇴길 멘트를 적당히 종합하면
사랑하던 시절의 꿈에서 깨어 현실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이몽룡의 회한에 찬 모습 컨셉을 잡고 안무가에게 전하여 너무 고전적이지 않게 현대적으로 짠 안무가 나온 모양입니다

김수인 독무를 보고 떠올린 생각은 그간 1년 남짓 보아온 건 '몸에 익숙한 무용 전공자가 노래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만든 빼어난 몸짓'이었지 각잡고 추는 무용 그 자체는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거였어요.

그러니 제대로 춤출때 얼마나 파괴력이 심한지도 전혀 예상치 못했음
약간 바닷물 마신 기분이에요 뭐가 들어왔는데 더 복잡한 심사에 더 갈급하게 되는 느낌-_-?
아니 근데 국극이 이번 절창 영상으로 안 남겼다면서요
아니 왜 그런 반달리즘을




김수인 충격의 포스트모더니즘 독무 후 드디어 절창의 두 주인공이 본격 인사와 멘트함
춘향가의 순서를 바꿔서 진행하고 있는데 잘 따라오고 있으세요?하는 질문에 네하고 관객이 답하니 다행이라고 함

유아님이 특별한 순서를 마련해 봤다고 하니 수인이가 어떤 특별한 순서일지 기대가 되는데요오? 하고 약간 어린이 국악꿈나무처럼 받아내서 개터졌음; 가끔 4세 국악신동 김수인군으로 돌아갈 때 웃기더라구요 아 그땐 더 엄근진이었구나;
각자의 유파, '쩨'를 바꿔부르는 시간이었는데요 초심자에게 친절하면서도 고인물들을 거스르지 않는 적당한 눈높이 해설이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선배("제가 선배처럼 보이진 않죠 여러분?")인 조유아가 먼저 바꿔불렀는데 장단놀음이 장점인 동초제를 구성진 성음이 장기인 조유아가 어떻게 해낼지 기대된다고 김수인이 한껏 바람잡음
해학마스터인 유아님은 변사또 부임대목을 부르면서 '우리' 김세종제와 동초제를 맛깔지게 비교설명함.

실은 둘째날에 유아님 목 상태가 그리 깔끔하진 않았는데요 변사또 부임대목처럼 테크닉과 재치가 필요한 부분은 너무 잘 소화해냈고(수청 지망자 항시 대기) 청아한 고음이 필요한 부분은 김수인이 같은 키로 질러주었음
+) 힘에 부칠 때마다 관객들 추임새가 엄청났어요.

김수인은 바꿔부를 김세종제의  장점 계면조(슬픈 가락)이 두드러지는 갈까부다를 선곡했는데요 이또한 김세종제 춘향가를 하는 고영열씨로 접해 보았습니다
아 애절했어요 근데 전 안구건조증인데다 몽룡불신증이라 안 울었;(나중에 김수인도 관객들 안 운거 같다며 ㅋㅋ)

이제 춘향이 저승가기 전에 스토리로 돌아가서 김세종제와 동초제를 결합한 십장가를 두 소리꾼이 부르는데요, 어마어마함
일단 내용이 수청을 거부하는 춘향이에게 변사또가 수하를 시켜 장을 치고 몸이 상하는 걸 자세히 묘사하며 그 처절함에 사령들이 사람이면 이 짓을 못하겠다 진저리치는 겁니다.
조금씩 다른 사설을 오버랩핑하고 때로는 유니즌으로 하면서 위력은 더해가는데 조유아의 칼칼한 탁성과 김수인의 까랑한 목소리가 더해지면 굉장히 위압적이에요 특히 장 치는 소리를 김수인이 그 특유의 쨍 까랑 톤으로 "딱!"치면서 두 소리꾼이 부채를 떨어뜨리는데 떨어지는 소리가 아픕디다

그리고 저는 이 긴 텍나불을 실은 옥중가 아는 척을 하려고 이어나간 것이었다 ㅋㅋㅋ

조유아가 하는 옥중가에서 옥중 장에 맞은 춘향은 꿈에서 두 부인을 만나 힐링함 근데 이 두 부인이!! 제가 작년 가을 심청가에서 본 그 이비라는 데 제가 지금 마시는 와인을 검<-네 또 마시는 중;
요순시대 그 요 임금의 두 딸이자 순 임금의 두 비인 아황과 여영인데(동양에서 자매가 한 남자에게 같이 시집간 가장 유명한 예;) 남편인 순 임금이 죽었을 때 피눈물을 흘려 땅에 새겨졌다는 고사가 있고 이비를 모신 사당이 옥중가에 나오는 황릉묘예요 저는 이 아는 척을 하려고 7개월 기다림 껄껄

여튼 아황과 여영, 이비 또는 두 부인은 고대의 여성 미덕의 화신같은 존재들이라 고전 소설의 주인공들이 고난을 겪고 있을 때 그들을 위로하고 정당성을 부여하는 정령같은 거더라구요. 춘향에게는 정절, 심청이한테는 효에 대해 감동하고 칭찬해줍니다.

심술궂게 생각하자면 판소리의 주요 소비층이었던 양반들의 지배논리인 정절과 효도를 권장하고자하는 프로파간다의 화신인데 서글프게 느껴졌어요. 춘향과 심청은 자신이 믿는 가치를 지키려고 극단까지 고난을 겪잖아요 그게 헛되지 않았음을 믿고자 스스로 만들어낸게 아닌가해서요<-심청리뷰 복붙;

그럼 이제 드디어 어사출두로 넘어가야겠군요
저는 2024 신년음악회에서 김수인이 말아주는 동초제 어사출두를 세 번 봤는데요 그 때도 꽤나 익스트림한 퍼포였다고 생각했어요(돼먹잖은 영어 남발은 우리말이 짧아서입니다) 그 때도 김수인 눈이 넹글 돌았거든요.
https://youtu.be/e520OTK6juw?si=Bu4XpC13isJOjSuq

신년음악회 어사출두는 신라면입니다
블러디메리는 불닭볶음면입니다
그리고 절창 어사출두는 핵불닭볶음면에 하바네로 랜덤 추가입니다
그리고 김수인은 기질상 이보다 더 매운 걸 말아줄 수 있습니다. 두렵고 기대됩니다(덜덜)

절창 어사출두는 어느 관객의 말처럼 다크 히어로 뮤비같다는 데 동의합니다 이 무대의 전면 오른편 단독 스테이지에서 어사또는 변학도 생일잔치에 그의 악정을 까는 시를 짓고 출두의 기반을 다집니다.

그리고 단독 무대에서 어사또로서 출도령을 내린 후 본격적으로 사선 무대를 휘저으며 그 잘 쓰는 몸짓과 넹글 돌은 눈빛으로 변사또를 비롯한 각 고을 수령의 혼란과 난장판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우르릉탕탕 천둥번개치는 무대연출은 힘을 실어줍니다.

국극 23-24 시즌 유료 회원의 기운을 몰아 양일 좀 앞쪽에서 뵈오니 김수인씨 눈빛이 돌은 정도가 제가 지금껏 뵌 중에 으뜸이었습니다
거기다 몸 쓰는 것도 무대 전후좌우 뚫을 듯;
이건 뭐 가짜광기 진짜광기 따질 때가 아니라 대무당 굿 보는 기분이라 이 분이 꺼내 쓴 기를 걱정해야 할 판.

어사출두에 기운 다 썼더니 어사 춘향 상봉 장모출두 다 어제 감상과 같구요(성의 다 떨어짐)
여전히 김수인은 수상하리만큼 월매 마스터였지만
유아님이 이 세상 딸들이 대부분인 관객들에게 아들일랑 낳지 말고<-이 부분에서 유아님이 김수인 가리키고 김수인은 ㅋㅋ웃음; 딸 낳으라는 대목 맡아 하기 세상 잘 하셨음.

불꽃같은 이틀 마무리+오늘 목 상태 극복(잘 하셔쓰요)으로 마지막 인사에서 유아님이 울컥하고 김수인은 웃으면서 달랬는데요
사바하 장재현 감독과 이정재가 딱 저랬음요
(장재현) 영화 만드느라 넘 힘드러꾸여(울컥)
(이정재) 자긔 좋은 날 왜 이뤠
<-죄송합니다 막돼먹은 개그욕심

아이고 밤이 깊었네요 작년 10월에 대전 연정국악원 춘향 무대를 말아주던 청년의 '절창 보러 오세요오~'가 어제같은데 아쉽습니다
고생했지만 예인으로 이만한 성취 기회도 드무니(급 꼰대모드) 고생 보람 있으리라 청년 더 고생하쇼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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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8 김수인 막공 퇴근길 뒤늦게 멀찍이서 보고 사인받은 후기
간식나눔하다가 가서 한참 뒤에 갔는데도 꽤 길게 얘기하고 사인 원하는 사람 길게 다 끝내고 뒷풀이감(청년 늦게 가서 한소리 듣겠;)
워낙 뒤라 얼굴만 열심히 뜯어먹...아니 구경했구요

올블랙 착장에 갈색 펌.
퍼머는 공연 때문이 아니라 하고 싶어서 그냥 한 거라는데요;
아 맞다 어제가 어머니 오시고 한승석 교수님 오시고 많이들 오셔서 많이 긴장했다고
무대는 런웨이같고 본인 의상은 하이패션같아서 매우 마음에 들었댑니다
24-25 시즌 일정/지방공연 작품은 본인도 모름 알려주면 암
스스로 본인이 까불까불하다고 말함
임규형씨를 하도 얘기해서 그분 귀간지럽겠;

나눔간식한 스티커 얼굴 주인이라 두개 드렸더니 오트밀 간식보고 인간사료라고 웃으며 이야기함 '부산갈매기'라고 바로 알아보면서 어들녀 어디갔어요 어들녀하면서 한참 찾았습니다.
설명충 들어가자면 지난번 캎이벵 크레즐 작명소에서 전 부산에서 왔다고 임규형씨가 부산갈매기라고 작명해줬고 @hae82e 님은 어깨 드러내는 옷 입고 왔다고 어들녀가 될 뻔했으나 승민이랑 같은 갤럭시폰이라고 승갤똑이 됨
캎이벵 끝나고도 부산갈매기랑 어들녀 얘기하면서 자기들끼리 웃었다고.

뭐...랄까 니가 웃으면 나도 좋아 ㅋㅋㅋ 그리고 떡 이벵도 흑임자떡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고 좋아하면서 갔습니다
20일부터는 만신 연습 들어간다네요
수고했어 오늘 진짜 잘했어요
그러니 쉬고 일해라 청년.

오늘의 김수인 인상
- 스탠리 텀블러 하도 봤더니 정들려고함
- 달오름 위에서 내려다보니 구름같이 몰려든 팬에게 딱 1미터 유지하면서 필리버스터 오프라인 소통러
- 그러나 온라인은 방자에 가까움(아방) 가가국 아예 모름
- 초여름의 청량함과 참 어울리는 싱그러운 청년임 글쎄 아까 눈을 뒤집고(후략)

-휴...그리고 귀향길 기차 안에서 기절 나도 힘들었다 진짜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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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 다 텍스트로 타이핑하기 귀찮아서; 그냥 정보는 아래 캡처를 참조하십시오.


극장에서 제공되는 QR 코드 링크를 촬영하면 네이버 MY박스에 업로드한 프로그램북을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아니 근데 그 QR코드가 한참 박터지는 티켓 부스 바로 앞이나 구석탱이에 있어서; 그리고 프로그램북이 순도 100% 스포일러 그 자체임 그리고 죽는다의 향연 끝에 형리 나아만 살아남는다 개웃김;)

저는 먹이사슬의 하단에 위치하는 메나드 김수인을 보러 갔습니다.
초반에 남성국극이라고 홍보 때려서 트이타 등에서 오지게 욕 먹고 그래서 준비 단계부터 호불호 겁나 탄 극인데 저는 워낙 이런 자극적인 소재도 좋아하고 원작 희곡의 팬이고 정년이 등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주의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지성 없는 빠이기 때문입니다 ㅋㅋㅋ 여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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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피아노/첼로/전자기타/생황/25현 가야금/태평소/장구/북 음악이 너무 멋졌구요, 마치 작창가 프로젝트의 두메가 떠오르는 음악이었는데 그보다 더 음울합니다.(의외로 아르코가 음향이 괜찮기도 했음;)
김준수 살로메의 히스테리컬하고 어린애같은 연기 퍼시픽 헤로데의 광기와 코믹의 기괴한 조화가 좋았고
서의철 헤로디아 연기가 너무 의외로 좋았음
그리고 메나드 김수인의 특기는 가야금(하도 연습장면에서 가야금에 집착하길래 뭔 청나라 후궁 장기자랑처럼 가야금이라도 타나 일방적으로 기대함;)이 아니라 마사지ㅋㅋ

아 일단 저는 원작 희곡 살로메의 빅 팬이구요 집착 애증 광기 치정 짱 좋아합니다 일단 초장부터 KTV에서 나왔던 메나드의 '살로메를 죽여서라도 너는 내 거야' 넘버를 초장에 때려줍니다. 경비대장 나라보스와 시종장 나아만의 끝나버린 애정부터 강강강으로 나가거든요. 나라보스와 메나드는 천민 시절부터 친우이자 연인이었는데 메나드가 헤로디아의 눈에 들어 하룻밤(나라보스:하룻밤이 아니잖아)을 보내 출세하고 사랑하는 나라보스를 호위대장으로 만들어주는데 정작 그는 살로메에게 매혹되어 메나드를 버립니다.

이 극은 헤로데의 잔칫날 딱 하룻밤을 배경으로 110분 동안 전개되는데 과거 반추는 나라보스와 메나드 얘기가 다예요. 이미 이 둘은 나라보스 때문에 끝난 관계고 과거에 집착하는 건 메나드거든요. 원작에는 나오지 않거나 두드러지지 않는 자캐 메나드가 낀 나라보스-메나드만이 서사가 부여된 관계이며 나머지는 외모와 성적인 매력에 홀린 정욕과 집착이라는 게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자캐에만 부여된 순애 서사가 그리 거슬리지 않는 것이 '그래야만' 떼죽음 엔딩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퀴어 커플만이 순애라는 점에서 저승의 오스카 와일드 선생은 그리 기분나빠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아 초반에 웃겼던 거
메나드(김수인): 난 헤로디아와 하룻밤으로 너한테 경비대장 직도 얻어다줬는데 넌
나라보스(항우): 하룻밤, 하룻밤만?
메나드: (당황) 나는 하인 나는 시종 모든 결정은 그것이 해...(대충 아 내가 무슨 힘이 있음 뉘앙스로 주절주절..).
헤로디아의 상시 마사지기 겸 정부(...)

그리고 나라보스는 살로메를 여자가 아니라 아이돌로 타쿠질하다가 캐해에 실패해서 자살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살로메가 정원에서 혼자 추는 춤을 보면서(아 근데 그 춤 너무 얼큰하지 않던가요) '공주님 춤을 나만 봄'하고 들뜨는 게 딱 아이돌 초회 한정 댄스 영상 보는 타쿠였음;) 내내 살로메만 바라봤다면 그녀의 기승스러운 승질머리와 독설을 모를 리가 없는데 겉껍데기에 매혹되어 캐붕 될때마다 '공주님의 고운 입에서 그런 험한 말이 나오다니 제 귀를 저주합니다' 이럼.

패왕별희와 살로메 평행세계:
항우: 우희야 그러지 마라
나라보스: 공주님 그러지 마세요
영원히 고통받는 그...너무 절규하다 목이 마이 상함(정보권씨 목 치료 좀 받으셔야 될 듯; 하긴 워낙에 강강강에 초고음으로 때려대는 극이라 모두가 실시간으로 맛이 가는 게 느껴졌지만 정보권씨는 젤 심했;) 
결국 우희대신 자살해서 쥬금 으앙 

일단 김수인 팬으로서 초반 10분에 집착과 정염을 불태우면서 노래부르는 신에 집중할 수 밖에 없구요, 나라보스의 자살 이후에는 얼이 빠져서 헤로디아의 보이 토이;로 거의 나옵니다 근데 이 광기 난장에서 그만 순애인데다가 애증의 먹이사슬에서 뒷편이라 그래요. 아 물론 먹이사슬에서 헤로디아가 제일 뒷편이긴 하지만 그녀는 권력에서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고 이미 산전수전 다 겪은 분이라 충격받고 너갱이 나간 메나드를 마음껏 더듬으며 사심을 채우심 ㅋㅋㅋ
다들 예상하셨겠지만 저의 살로메 최애 커플은 위계에 의한 성추행 헤로디아-메나드입니다;
비밀스럽게 사랑을 나누던 이라니..
일단 불륜을 헤로데와 복사기 빼고(아, 살로메도 본인 말고는 지극히 무관심한 캐라 새새아빠;를 몰랐을 수도 ㅋ) 다 알았을 거 같고 왕비 입장에서야 사랑이지;;; 하지만 전 집착과 광기를 좋아하니까요


메나드 의상은 어깨에 프릴이 너무 들어가서 썩 마음에 들진 않습니다만 시종장이니 어쩔 수 없;(그리고 헤로디아의 취향으로 꾸민 거 같;;;) 근데 프레스콜때 고대 의상은 어케 한겨; 그땐 팔이 노출되길래 기대했는데 본공연에서는 꽁꽁 감싸고 나오고. 근데 보니께 보면 볼 수록 가죽 혁대와 한 쪽만 하네스처럼 묶은 게 보면 볼수록 변태같네요.
그니까 메나드 의상의 어깨뽕이 의읭?하긴 한데 또 김수인 허리도 잘 쪼매주고 긴 다리도 잘 보여줘서 결국 멀리서 보면 또 뭐야 의외로 괜찮; 도 됩니다. 근데 이건 솔직히 김수인 피지컬로 옷을 이긴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김수인 헤어 역대급으로 이쁨
의상도 가까이서 보니 겁나 옷감이 고급짐



출연진 다 서양 근세~현대를 가미한 의상이었습니다. 

제가 헤로디아 서의철씨 연기에 놀랬다고 했잖아요 고귀하고 천박하며 이미 궁지에 몰린 왕비 역할을 거의 완벽하게 해 냈습니다. 목소리는 중년 여자 그대로 내는데 창 할때 보면 아 내가 아는 그 서의철 맞네;;; 그리고 메나드와 헤로디아는 더듬더듬할때 섹텐보다는요, 헤로디아가 의자에 나른하게 기대 있고 메나드가 목도리도마뱀;같은 그녀의 목덜미(회가 거듭되면서 아예 칼라를 내리고 한쪽 목을 아예 본인이 까버립니다;)와 어깨를 주물러 줄 때 섹텐이 더 있었습니다...는 1회 기준이고 갈 수록 헤로디아에서 메나드로의 일방적인 스킨십이 강해졌습니다. 

결국 마지막까지 본 결과 스킨십 수위는 
5회차>4회차>3회차>1회차>2회차 이랬습니다. 처음엔 헤로디아 서의철이 메나드 김수인에게 장난기 섞어서 계속 심해지는 건줄 알았는데 반대로 김수인이 처음엔 주저하던 서의철에게 '이래야 내 서사가 부각될 수 있다'면서 더 강하게 스킨십하도록 주문한 거더만요. 역시 성공적인 SM 관계에서는 M의 주도와 관리가 있어야 한다는 이론이 맞<-;맞긴 뭐가 맞;;;

거슬리면 패스하시구요, 혹시나 궁금하시면 드래그하시면 됩니다.

2회차는 횟수가 줄었지만 밀착이나 허벅지 쓸기 등등으로 심각성은 꽤 있었습니다. 3회차는 횟수와 밀착도와 부위의 3수겹장이었습니다. 일단 헤로디아 손이 메나드 가죽벨트 아래까지 내려갔;;; 4회차에서는 가죽 벨트를 스윽 지나가서 옷 안으로 손 넣고 가죽 벨트 아래까지 손 내려서 허벅지 쓰다듬더니 엉덩이로 손을 돌리...사람살려
막공 5회차가 정말 끝까지 간 게 헤로디아가 메나드의 가슴 훑기와 힙 허벅지 무릎 끈적하게 쓸어오르내리기...둘다 하얗게 불태움



메나드는 인생이 자기 원하는 대로 흘러가는 적이 거의 없었던 캐릭입니다. 특히 정인 죽은 후에는 맥아리 0. 그래서 타인에게 휘둘려질때가 섹시한데
-헤로디아에게 영혼 1도 없는 표정으로 안마하다가 저 멀리까지 더듬어지거나
-막판에 형리에게 휙 들쳐업히는데 미끈한 몸선이 부각되거나 뭐 그런...
헤로디아에게 더듬더듬 당하는 메나드 표정은 뭐랄까... 도살장의 송아지같은 표정이라고 해야 되나...자기 시체를 자기가 보는 죽은 자의 표정이라고 해야 되나...내내 그랬습니다.   
근데 그게 지극히 수동적이라 묘하게 섹시.

둘이 공연도 같이 한 꽤 친분있는 사이로 아는데 비즈니스 불륜 잘 한다;

창극 살로메  줄거리는 아래 트윗과 같습니다(많이 틀린 거 같은데 맞는 얘기임)
https://twitter.com/1984klee/status/1737010186693599528

음 저는 오스카 와일드 버전의 희곡 살로메만 보았기 때문에 메나드와 나아만이 나오는 버전은 모르겠습니다(근데 요 100여년간 워낙에 오페라도 있고 연극도 있고 별별 버전이 있어서;) 애욕사슬에 메나드가 들어가면서
헤로디아>메나드>나라보스(그리고 헤로데)>살로메>요한 >(그리고 예수) 이래요

2000년전 유대 속국에 대한 저의 느낌은...
나라꼴 잘 돌아간다... 형리 빼고 아무도 일을 안 해...

왕은 맨날 술쳐마시고 조카&의붓딸에게 미쳐 있고
호위대장은 경비는 안 하고 공주에게 눈돌아가 있고
시종장은 주인 멀리하고;
왕비는 시종장과 불륜만 하고
공주는 노는 게 제일 좋아 뽀로로고;
그리고 애욕인들(요한은 예수빠;) 사이에서 혼자 고통받는 상식적 정상인 저의 최애 캐릭터(전 원래 비정상세계의 유일한 상식인캐 좋아함) 형리 나아만님
마지막 창도 멋있었습니다 발성도 너무 근사

제가 유대 나라 백성이면 웬 나사렛 깡촌의 목수가 하늘 나라가 곧 온다고 하고 낙타털옷 입은 그지 요한이 비상식적인 소리를 해도 눈 돌아갈 거 같음. 왕이 유태평양이니까 귀엽긴 한데 피와 술과 색에 미쳐 있음; 솔직히 춤춰줬다고 나라 반 떼준다는 거 죽창 들고 혁명해야 되는 거 아니냐... 실은 헤로데가 유대 민중 봉기 죽창 맞아야 하는 이유는 의붓딸의 땐스에 왕국의 반을 넘기겠다는 게 아니라
"대사제의 망토와 성소의 베일이라도 주겠다"임
유대는 신이 아니라 왕이 통치한다는 개념도 무지 힘들어했던 나라고 종교가 엄청나게 강력하며 신이 왕을 갈아치움 왕따위가 신한테 패드립한 거. 유교 설정에선 부모 무덤이라도 팔아먹겠다는 건데(...) 당연히 기독교 문화권인 원작 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이 표현의 개쎔을 잘 알고 있었고 헤로데의 욕정을 극대화하는데 써먹음
영상에 절여져 표현력이 퇴화된 나약한 현대인들보다 근대인들 패드립이 더 쎔

살로메 원작 희극부터 이 극까지 계속 반복되는 두 가지 클리셰는 '바라본다'와 '달'입니다. 
메나드는 나라보스에게 '나는 너를 바라보지만 네 눈속에 이미 나는 없고 그것(살로메를 그것이라고 부르는 건 메나드밖에 없 ㅋ)만 바라본다고 하고. 헤로디아는 헤로데에게 살로메 그만 바라보라고 경고하고 살로메는 요한이 자기를 외면하고 바라보지 않자 결국 목까지 베어버리는데 요한의 잘린 목이 눈이 감겨서 자신을 바라보지 않자 미쳐버림

아 달도 무대 위에 붉은 달 노란 달 바꿔가면서 나오는데 계속 주인공들이 달 얘기를 하면서 자신의 광기를 달 탓을 합니다(나중에 우리 나아만 오빠가 질타함). 그리고 달은 살로메 그 자체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달이 무슨 잘못이겠어요 달 탓 하면서 미치는 인간들이 문제지...하지만 우리 깜찍이 유태평양 헤로데는 귀여우니까 달 탓해도 됨

무대 얘기를 했으니께 달과 함께 무대 위에 검은 우물이 있는데 수평으로 놓인 게 아니라 수직으로 놓여서 우물의 원을 통과하면 죽음의 세계로 가는 걸로 설정한 게 무척 좋았어요.

아 그리고 살로메는 앙상블 다섯 명도(약간 패왕별희 까마귀같은 검은 긴 후드 뒤집어쓰고 등장했다가 신하로 나왔다가 살로메의 다섯 베일이 되었다가 바쁨) 창이 개쎕니다. 당연히 1인극 판소리를 마스터한 사람들을 주로 뽑았으니(한 분은 발성을 들으니 아닌 듯;) 그렇겠지만; 다만 춤이나 동선은 좀 더 다듬어야 될 듯요.

아 그리고 자신의 애욕만 중요하고 상대(심지어 애욕 상대일지라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캐들 특성상 한 무대에서 여러 시점과 분절된 신이 재미있습니다
나라보스가 살로메에게 사랑 고백을 할 때 그 고백은 요한의 목소리로 지워져 버린다거나, 살로메는 나라보스가 자살하든 말든 1도 신경쓰지 않고 일별 없이 요한만 유혹하는데 메나드는 나라보스 옆에서 세상 절망은 다 하고 있다든가.

물론 여기서 가장 나만 중요하고 남, 특히 나를 사랑하는 남 따위 중요하지 않은 캐릭터 정점에는 살로메가 있습니다.  
연습 사진에서 살로메가 왜 저렇게 칠렐레 팔렐레 천진난만해 보이나 했는데 실제로 극을 보니 알겠어요. 그녀는 노는 게 제일 좋아 뽀로로+금쪽이였습니다; 의붓아버지 겸 숙부인 헤로데의 끈적한 욕정에 진저리를 치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해결이 안 되면(메나드요; 메나드는 요한과는 또 다른 결로 살로메 말 안 들음) 폐하 불러제끼는 게 자신에 대한 갈구를 너무 잘 이용할 줄 알아요. 나라보스가 누구인지도 기억 못하면서 그가 요한을 보여줄 수 있는 권력이 된다는 걸 알자 '내가 나중에 널 바라봐줄게 너에게 꽃을 뿌려줄게' 하면서 엉덩이로 요염하게 유혹하는데 안 넘어가자 싹 얼굴이 바뀌면서 '(내 유혹에 안 넘어가는 대상이) 이런 건 오래간만이네?' ㅋㅋㅋ

아 그리고 김준수씨가 왜 한국 창극의 원탑이고 디바이며 데우스 엑스 마키나인지 살로메로 다시 깨달았습니다
연기 노래 춤 외모 다 꽉찬 육각형이면서 이게 종합적으로 내는 아우라가 압도적입니다. 그리고 연기 폭도 무지 넓어요.
더블캐스팅인 윤제원 살로메는 워낙에 강강강으로 때려대는 창을 감당하기 좀 힘들어보였지만(4회차는 일부 곡에서 키 자체를 낮춰 불러서 듣기 편안 본인도 편안) 연기 자체는 괜찮았음. 그리고 묘하게 어머니 헤로디아랑 닮아서 요한의 목을 원합니다로 모녀가 나란히 서서 밀어붙일 때 모녀의 사악함이 잘 부각되어 좋았음.

아, 그리고 노래. 한국인이 사랑하는 큰 성량 고음 기교 피토하는 감정표현 등등을 하나로 '성대차력쇼'라고 하는데요 살로메는 성대 학대에 가깝습니다.
헤로데의 저년에게 목을 내주어라와
살로메의 요한 잘린 목 감상쇼 넘버는 그 중에서도 투탑이라 절로 관중 박수가 나왔어요.

저는 여러번 말했다시피 간사하고 가성비를 따지는지라 수인이가 크레딧 여섯번째인데 배역의 비중에 비해서 과도하게 성대가 갈리는 건 별로거든요.
감정을 쏟아내는 건 항우(나라보스라니까;)에 대한 치정 관련인데 그가 일찍 가버려서 초반 외에는 성대가 비교적 덜 갈렸습니다. 초반 10분과 항우 쥬금때는 꽤 갈림. 
요한의 죽음 후 잘린 머리를 보며 죄책감에 미쳐버린 헤로데는 우물 속으로 스스로 들어간 후 '살로데를 죽여라' 명을 내립니다. 정인 죽은 뒤 맥아리 0 의지 0으로 죽은 것처럼 있던 메나드가 "살로메를 죽여라"소리 듣자마자 어둠 속에서 허옇게 눈을 뒤집고 빛내면서(김수인 특유의 안광) "명을 받들겠습니다" 하고 칼 들고 달려듬
이러려고 살아있었구나

살로메 죽이라는 명 받들 때 수인이 눈빛은 제대로 못 봤지만 블메 때처럼 목 기괴하게 돌리며 꼭지 돌아가는 모습은 제대로 봄

암튼 다섯 번 대학로 공연만 하고 탈출하는 준수씨 축하합니다 남은 사람들은 경비로 성대 치료나 시켜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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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공연 감상이고 그 다음은 1~5회차 커튼콜 김수인 위주 영상('걔만 바라보시네요'가 테마인 공연에서 특정 조연을 주로 바라보는 타쿠는 참으로 감정이 미묘했습니다)
https://twitter.com/sujinhwang16/status/175342834311306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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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메 첫공 김수인 커튼콜 짧은 영상 (조명과 단차 탓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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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메 초연 커튼콜 2 저화질이고 대혼란이라 올리기엔 뭣했는데 인사 마치고 홀가분하게 빠빠이하는 게 이뻐서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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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메 두번째 공연 커튼콜 빠빠이 손흔듬 나라보스는 따뜻하게 반겨주고 요한도 잘했다 잘했다 맞아주는데 헤로디아에 빵터진 김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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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메 3회차 커튼콜: 2층 중간줄이라 그다지 상태가 좋지 못합니다만 -극에서는 시무룩하다 저세상에선 생글생글 김수인 -쥬금 동기들과 친목질 -헤로디아의 편애 하이파이브에 감동의 오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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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메 공연 4회차 커튼콜: 공연 끝나면 행복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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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메 5회차 커튼콜: (정수리 뷰지만 그냥 올림) 저세상에 가서야 쌍방 행복해진 나라보스와 메나드 나라보스는 이제 정인과 아이돌을 잘 구분하도록 하고 메나드는 항우가 반지 끼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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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기부터는 살로메 막공 퇴근길 후기.
헤로디아 서의철씨와는 동갑이고 너무 친해서 만지고 손동작 하나에도 연습때 너무 웃겼다 함 공연 때 안 웃으려고 노력함
헤로...아니 의철씨가 처음엔 좀 주저했는데 나를 더 만져야 내가 더 불쌍한 서사가 나온다고 더 만지라고 직접 주문했다함

준수씨가 워 이번 회차에 감정을 올려놔서 같이 살리려고 노력했다 함(준수씨가 막공 요한 목 앞에서 넌 날 사랑할 수 있었어 넘버 부를 때 진짜 다 털어내듯이 광기와 패악이 극에 달했거든요 다른 배우들도 거기 맞춰서 감정 피치를 더 올린 듯. 수인이도 나라보스 죽을 때 중심 잃고 비틀거려가며 격하게 몸쓰고 2중창에서 피토하고 곡소리는 비통함이 최고조였음 뭐 원귀 다 몰고 올 거 같은 곡소리... 살로메 찌를 때 막아서는 헤로디아를 수인이가 막 집어 던지듯이 뿌리침;)

준수씨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라고 준수씨 공연 많이 보러 와달라는데; '수인님도 잘 하세요'라는 팬의 말에 웃으면서 행복해함.
이때 지나가던 헤로디아가 어깨에 손 올리며 다정하게 '제 시종입니다'하고 뺨에 뽀뽀하는 시늉하며 지나감

2주 후 있을 공연(고양 랍즐) 재밌게 많이 준비하고 있다고 기대해 달라고 함(ㅇㅇ 갈 거임)

아 그리고 새끼손가락에 낀 은반지 얘기함
극중에서 메나드가 나라보스에게 은반지를 선물했는데 그는 반지를 빼 버렸다는 가사가 있는데 자기만 끼고 있는 설정이라며 자기 반지를 직접 준비했다함(루실장 시즌 2)
자기가 선물한 향수 뿌리고 반지 빼고 살로메 만나러 간다고 나쁜 놈이라고 뒷담화함 ㅋㅋㅋ

옷이 지금까지 중에서 제일 얌전해 보인다고 하자 웃으며 동감 표함 어깨 뽕 손으로 만들어보이며 웃는데 옷이 만족스러운 건 맞아 보임  
아 상봉쌤 우리 애가 좋대요 무대 좀 굽실굽실(이상봉씨 3회차에 이어 이번 회차에도 와서 수인이 연출님 준수씨 와 사진 찍고 감)

사복은 어제 퇴근길 영상에도 있고 제주에서도 본 그 애착 옷 맞구요 요새 인물 더 나서 이쁜 건 맞는데 피곤해 보이긴 함 ㅠㅠ
아 그리고 공연 끝나자마자 혼잡한 로비에서 승민씨가 지나가는 거 봤습니다. 단정한 블랙 수트에 회색 폴라티 차림이었고 베이지색 코트를 손에 들고 입으면서 지나감. 연신 인사를 받아주는데 여전히 순하고 단정하며 착해 보임(그리고 그도 인물 더 남)
-이제 저는 살로메를 성불시켰습니다 PTSD 치료 받아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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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그러니까 같은 신년음악회를 3일 연속으로 본다고?"
"금은 국립국악관현악단 신년음악회 <-요건 별도의 후기로 아카이빙 예정
토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신년음악회
일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시즌오프닝
레파토리도 다 다름"
"그러니까 걔 보러 가는 거 가냐?"
...할 말 없어짐
사실 말은 하지 않았으나 그 다음주 화요일에 세종시에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시즌오프닝하는 것도 보러 갔었습니다. 이걸 직렬식 구성으로 할지 병렬식 구성으로 할지 하다가 그냥 시간의 흐름대로 아카이빙함.

1. 1월 13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하남 신년음악회 후기:
프로그램은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2번과 3번은 여기서 하모니카 공연 대신 백조의 호수 파드되로 대체.


오페레타 박쥐 좋아요 연덕이라 익숙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좀 빠르고 드라마틱하며 변칙적인 스타일인듯(좋다는 얘기)
랩소디 인 블루 피아노 협연 들으면서 겁나 비싼 스타인웨이 피아노는 사운드가 비싸구나  실감함
피아니스트 겸 작곡자 스튜어트 굿이어가 한국 사랑하게 생겨서 (대충 사랑해요 연예가중계 관상 다행히 합장은 안 함) 앵콜에서 나올듯말듯 반응 살피는 거 귀엽 캄사합니다 날려주시고 본인 곡 파노라마 앵콜로 하심 엄청난 힘이 느껴지는 속주였음요

저는 오페라 마술피리 밤의 여왕 '지옥의 복수심은 내 마음에 불타오르고' 아리아를 원체 좋아합니다. 조수미님 광고로 워낙 유명한 그 아↗↗↗↗↗↗↗↗↗↗ 부분도 좋아하지만 무려 친딸한테 '짜라스투라 니가 안 죽이면 닌 널 호적에서 파 버리고 넌 평생 땅그지 될 거임' 협박하는 2절을 아주 좋아해요. 유성녀 소프라노님이 그 부분을 잘 살려주셔서 좋았음.

밤의 여왕 끝나자마자 이제 공연 세 번째로 내적 친밀감 완전 다진 이해원 소프라노가 무대 오른쪽에서 뽀로로 나와서 낼름 오케스트라 사이에 숨으시길래 뭐지? 근데 겁나 귀엽...했는데 무대 왼쪽에서 양복 입은 파파게노가 나와서 파파게나 찾아제낌 ㅎㅎ '제 파파게나 보셨어요? 보시면 공일공 일이삼사에...(오륙칠팔 번호 유도함)'하고 관객에 말 걸고 돌아서다가 하일란트 지휘자님 보고 '아 외국인이잖아' 깜놀하고 영어로 '디쥬 씨 마이 파파게나?'물으니까 지휘자님이 파파게나 찾아주셔서 둘의 이중창 시작.

아 귀여워 사랑스러워;ㅁ; 정초부터 귀여운 거 보니 운수대통일거임.

아참 그리고...
여러분...김수인 비주얼 미쳤어요...
전 솔직히 수인이가 사람 취향따라 외모 호불호 탈 때도 있다고 생각하고(한껏 객관적인 척)
잘생김을 연기할 때도 있고
실물 깡패일 때도 있는데
오늘은 지금까지 봤던 중에서 비주얼 최고 찍었음
프로포션 몸선 춤선 피부톤 헤메코 다 레전드
입장하는 순간부터 입 떡 벌어짐


원래부터 수인이가 신체 비례가 쩔긴 하는데 최근에 아프고 얼굴 더 작아진 데다가 물빛 도포 휘날리며 들어오는데 진심 인외...
어제 김수인 착 붙은 셔츠 영상을 보고 아 이 이상의 자극은 없다 당분간 이걸로 국끓여먹어야지 했는데
하남에 용왕아들이 물색 도포입고 똻. 아시죠 수인이 실물깡패인 거. 솔직히 지금 멀쩡한 게 용함.

저는 실은 신년콘서트엔 흥보가 돈타령으로 돈의 기운을 몰아줘야 된다는 속물이지만; 오늘 선곡은 완벽했습니다
어사출도-김수인 원맨쇼 기승전결 완벽 서사 암행어사 출두야 하고 두 팔 쫙 뻗고 마무리하는데 카타르시스 쩔
아리아리랑-절망에서 희망으로 서사 막판 고수님 휘몰아칠때 한국인 정체성 뿜뿜

그니까요 어사출두와 아리아리랑 두 곡만 들었는데 훨씬 많이 들은 기분은 뭐죠? 와 이득이다(...)
 
2. 1월 14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국립극장 시즌오프닝 후기: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시즌 오프닝 콘서트 1부는 어제 하남과 같습니다...만 하남 음향이 괜찮았다 수준이라면 오늘 국립극장은 월등하구요, 깊은 무대 덕분에 일자가 아니라 <>요 무대가 가능하구요 뒤에 흘러가는 영상도 무대와 맞고 좋았습니다

오늘 팜플렛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SNS를 팔로우해야 주는 건데 어제 것보다 각각 레파토리의 배경에 대해 설명이 들어가서 좋더군요 
랩소디인블루는 정말 현대 미국에서나올 수 있는 곡이에요 맨날 듣다가 얼렁뚱땅했는데 두 번째에 친밀감 다짐

2부에서 마술피리 서곡 끝나고 오케스트라 뒷부분에서 달이 솟아오르면서 그 위에 밤의 여왕님이 엄청난 보석관에 은빛 부풀린 가발 번쩍번쩍 호화로움의 공연 의상으로 등장하셨을 때(하남은 일반 드레스) 아 공연예술에선 비주얼이 매우 중요하구나 실감 어제는 소프라노가 보여서 그 유명한 부분 소화를 어떻게 하나 조마조마하면서 봤다면 오늘은 마음이 편안

파파게노도 어젠 양복 입은 바리톤이 파파게노 연기를 했는데 파파게노 파파게나가 초록 광대 복장으로 제대로 빙의해서 매우 편안
이해원솦님 오늘 단화 신으니 덩치 차이 케미 잘 살고 완전 날라다님 귀여운 커플

오늘은 하모니카 공연 대신 백조의 호수-오딜의 유혹(써놓고 보니 막장드라마 제목같;)을 했어요
전 발레는 잘 모르지만 좋아합니다 바짝 극한까지 말린 근육으로 인간 한계를 마지막까지 시험하는 게 좋거든요 비슷하게 좋아하는 걸로 리체와 피겨가 있었; 파트의 특성상 오딜이 날라다니고 왕자는 음... 오딜의 유혹에 홀라당 넘어가서 저런 나쁜 놈 소리가 나오면 좋은 연기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짧은 고뇌 긴 육욕을 보여주셨...
앞쪽이라 토토톡 발끝으로 울리는 토슈즈 소리가 작게 들렸는데 아 저 손바닥 반만한 공간으로 인간 무게를 버티는구나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마지막 출연자 김수인씨의 어사출도-아리아리랑
어제랑 넘버는 같았는데요...김수인 어제랑 왜 일케 다르죠? 같은 공연은 용납이 안 되나?;;; 어사 첫 부분부터 제가 사랑하는 킬디스럽의 이글이글 눈 흡뜨고 접신하셨음 그리고 마!내가 퍼포 장인이다!모드로 어제보다 손짓 몸짓 표정 터닝(어제 반바퀴였는데 오늘은 도포 휙 뒤집어지게 시그니처 턴 진짜 본새 나게 어사출도 전반부 한 번 후반부 한 번 도합 두 번 돌아주심) 퍼포가 어제 세 배였음 아 진짜 몸 잘 씀 그리고 목청 쩌렁쩌렁한데 어제는 조율을 하는 건지 음량을 음향팀에서 줄이고 올리는 게 있었는데 오늘은 일관되고 좋았음요

어제는 정의롭고 당당하게 부정부패 불의를 심판하러 온 패기넘치는 이몽룡이었으면 오늘은 눈 뒤집어져서 사적 복수를 실현하러 온 인외(근데 그 인외가 고시합격해서 출두함)


어사출두에서 특히 좋았던 건 하남 때보다 연기를 세게 해서 변사또 생일잔치에 참석했던 수령들이 허옇게 질려서 수군수군 '이제 남원은 절단났소 어서 떠납시다' 부분과 변사또 포함 혼비백산해서 말이 헛나오는(물마르다 목좀다오) 해학 부분을 어사와 뚜렷하게 구분되게 연기했다는 거
물론 그게 기본이긴 한데 어사출두 자체가 초면인 사람도 바로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만들었음 그리고 전체 평온(하나 백성들의 고혈이 고여 있던) 잔치를 뒤집은 난장이 오는 전복적 쾌감을 제대로 표현해줌
아 역시 판소리는 1인 오페라임 ㅇㅇ 하고 몸으로 다가옴

아리아리랑에서 휘날리는 도포는 벗었지만 재킷 뒤로 뭔 치렁치렁한 샤슽커트(절대 아님) 검은 망사를 제법 아래로 내렸는데 옷 잘 활용하는 사람답게 노래 부르면서 감정 잡을 때 그 망사를 한 손으로 휘리릭...아이고

김수인씨 이거 공식영상 없이 이렇게 보낼 수 없어요 계속 우려먹으면서 티비에 박제합시다 특히 오늘 접신모드로요 ㅠㅠ
기왕 어사출두 박제하는 거(이미 마음 속에서 기정 사실화)
정의 버전
사적 복수 버전
두 개다 놓칠 수 없다 둘 다 박제 소취 ㅠㅠ

3. 1월 16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세종 시즌오프닝 후기:


무대가 크고 깊어서 국극 때처럼 마름모꼴 무대. 밤의 여왕 뒤에서 올라올 거 같음 OP 넓어서 발레 충분히 가능
스튜어트 굿이어씨는 세 공연 중 오늘 가장 열렬한 환호를 받았습니다 세종 감성에 맞나 봅니다(미래 도시라 그렇)

음음 밤의 여왕은...본인이 가장 컨디션에 속상하실 테고 앞 두 번으로 정상 기량을 보았으니 되었읍니다.

파...파...파파게노!는 오늘 1열의 한 분께 제대로 아이컨택하고 파파게나를 찾으셨음. 뒷편 다른 관객이 파파게나 저깄다고 하자 아니죠?하고 딴청부리는 게 매우 인상적이었음 ㅋㅋㅋ 공연마다 다른 연출해주는 게 좋아요. 

여담인데 백조의 호수 파드되 한 국립발레단 소속 두 분이
박종석 발레리노는 루돌프 누레예프 닮고
심현희 발레리나는 김소연 닮아서
누레예프와 김소연이 춤을 춘다...하고 내적 헛소리했음

그리고 드디어 김수인씨가 어사출도로 등장을 하는데 마이크에 이상이 생겨서 앞 아니리 직후 핸드마이크 넘겨받아 함 근데 손 하나 대신 한 팔 올림 발짓 턴 휘날림 극적 효과 더 씀
저긔여 자켓 밑으로 색동 깃 둘 늘이셨구요  수시로 여우 꼬리를 부채로 막 휘날리심 도름 타쿠 처도는 포인트 너무 잘 아심

수인이 무대에서 아리아리랑 베스트는 16일 세종공연이었습니다(아 어사출도 잘했어요) 가사 하나하나 말 맛도 잘 살리고 초반의 애절하고 피 토하는 느낌 최소한의 몸짓으로(쑥대머리에서 한 발 나왔다 물러서는 것으로 표현 다 한 것처럼) 정서 표현하기 그리고 여전히 절절하나 달보다 떠오르는 해를 보라는 가사부터 서서히 올라오는 기운 그리고 클라이막스까지 서사를 한 붓에 그려내서 좋았습니다
소리꾼 김수인은 섬세한 감정 표현에 원래 능한 사람이라는 어딘가에서 봤던 글이 떠올랐어요

여담: 16일 세종 공연을 마치고 정문으로 나가려다 공연자 출입구가 보이길래 일단 기다려나 보자 싶었음.
하염없이 공연자 출구만 보다가 먼저 갔나부다 막차 언제지 하고 있는데 김수인씨는 출구가 아니라 차를 타고 가다가 팬들을 보고 차를 일부러 세우고 내려서 앙녕항셍용 하면서 손을 흔들며 반갑게 왔..는데 왜 거기서 와여 하고 맞았..
미안하다 근데 놀랐다

착장은 애착 블랙 숏패딩이었구요 잘 보셨어요(필수 요소) 멀리서 오시구 서울에서도 오시구...하다가
(팬들) 평화의 전당에서 봐요
앗?넹 네네 포르테나랑... 연습하고 있어요 많이 와 주세요 
그리고 아까 언급대로 의상은 공연 마치고 나서 본인 생각대로 계속 바꾼다고

매우 애교넘치고 밝게 대해 주었읍니다 마이크 이슈를 본인이 직접 언급하긴 했는데 그리 속상하지 않은 듯 핸드마이크로 다 휘어잡았으니.

팬에게 진심인데 적당한 거리 유지+무대 위에서는 최선을 다하지만+무대 내려갈 땐 누구보다 신나는 직장인 모드라는 맛도리 요소에 전 또 미쳐돌고 있습니다 아하핰;
-광기 모드로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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