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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9월입니다. 8월 31일-9월 1일 이렇게 1박 2일 동안 서울을 여행하고 왔습니다. 정작 서울에 살 때는 사는 게 하루하루가 투쟁같았는데요, 가끔씩 놀러와서 좋아하는 것만 구경하고 좋은 것만 먹고 마시고 가는 것도 괜찮은 듯 합니다.

어제, 그러니까 8월 31일에는 한강진역 근처의 사운즈앤한남 복합문화공간을 볼 겸 해서 여기 잘 나가는 한식집 ‘일호식’ 에 갔었습니다. 미슐랭 빕구르망에 오른 후 더 인기가 많아진 것 같다고 하더군요. 4인 이상만 예약을 받는다길래 3명이서 예약없이 웨이팅리스트에 올리고 15분쯤 기다렸습니다. 여기 대기 방식이 패드로 주 대기자 이름과 인원, 전화번호를 올리면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대기 현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차례가 되면 카톡 알람도 와요.

좋은 시스템이다..(실은 서울보디 상하이의 모 딤섬집에 도입이 시급해 보였습니다. 웨이팅 쩌는데 그걸 죄다 째랑째랑한 중국어 번호 호명으로 부르고 재깍 안 오면 순번이 사라지던 그 딤섬집...열받지만 딤섬은 참 맛있던 그곳;;;)

들어가니 가족, 친구, 커플 등 연령대가 다양하고 편안한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서버 양복 바지 정장이 참 편해보였어요. 중고급형 한정식집 여성 서버 치마 유니폼이 참 불편하고 아슬아슬해 보이거든요. 누구 좋으란 건지...

아, 메뉴판은 다음과 같습니다.

점심은 일인당 15,500원 메뉴 중 고르면 됩니다.


깔끔하고 신선한 푸성귀 무침. 애피타이저로 좋습니다.



제가 먹은 떡갈비와 쌈채소 정식. 제일 잘 나가는 요리인 거 같은데 메인 요리에 집중해서 좋았습니다. 여기 점심이 다 메인에 집중하여 푸짐하게 내고 곁들임 반찬은 딱 손 가는 것만 내놓는 방식입니다. 더 먹고 싶으면 추가 반찬 주문하면 되고.

떡갈비도 맛있었지만, 현미밥이 매우 찰지고 부드러워 맛있으면서 소화가 잘 되었습니다. 소고기뭇국도 국물이 일품이고 고기 양도 매우 많았어요.


제철생선구이 정식. 요즘 제철 생선인 가자미를 큼직하니 두 장 구웠습니다. 생선살이 포슬포슬하니 참 맛있었어요. 곁들임 반찬은 쭈꾸미부추무침인데 입맛 도는 포인트로 좋았고.


계절 채소를 곁들인 생연어덮밥 정식. 한 입 얻어먹어 보니(...) 포인트인 연어가 안 비리고 부드럽게 맛이 잡혔습니다.


추가 반찬인 소고기 우엉 잡채(6,000원) 어, 맛은 괜찮았는데 짰어요. 정식이 전반적으로 맛이 담백하고 간이 약한 편이었는데 혼자 튑니다. 소개해준 분 말로는 다른 추가 반찬인 계란장이나 추가 요리인 고로케가 나을 뻔했다고 합니다.

전반적으로 굉장히 만족했습니다. 적당한 가격대에 좋은 요리를 관리 잘 된 분위기에서 먹을 수 있어요. 아까 얘기한 대로 간이 세지 않아서 재료 본연의 맛에 집중할 수 있구요. 저녁에 가족모임이나 간단한 회식 하기도 괜찮을 듯.

재방문 의사 충분히 있습니다. 그 땐 4인을 만들어야겠어요.

덧. 건너편에 베이커리 카페 ‘콰르텟’도 괜찮습니다. 커피도 맛있고 프랑스식 디저트빵도 좋아보였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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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심가 중에서 서면이라고 있습니다. 가끔 선거나 연말연시 풍경으로 방송국에서 찾아가면 좋을 만한, 젊은 사람들 많이 오고 늘 북적거리는 곳이죠. 시위하기도 참 좋은 곳이고..(...)

여기서 두 블럭 정도 들어가면 전포동이라고 2호선 전포역에서 가는 게 가까운 동네가 있는데 공구상가에서 젊은이들 취향의 카페와 이국적인 음식점이 있는 거리로 변화했다는 점에선 을지로나 문래 비슷한 곳입니다.

여기 중심 쯤에 스페인 전문 음식점으로 자리잡은 ‘부엔디아’는 몇 달 전에 처음 가본 적이 있습니다. 고른 이유야 뭐 마르케스의 그 부엔디아 가문이 생각나서;;;

아우렐리아노와 레메디오스 무간지옥에 빠지는 그 부엔디아 가문요 ㅋㅋㅋ 아 물론 이 요리집은 백년 동안의 고독과는 별 관련이 없습니다. 딱히 마케팅하기 좋은 내용도 아니잖습니까 ㅋ 스페인어로 ‘좋은 날’ 정도의 가벼운 인사 정도라더군요.

오늘은 두 명이고, 런치다 보니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진 않습니다. 해산물 빠에야+하몽 샐러드+탄산음료 세트(33,000원)을 시켰습니다.

 

딱히 깔 게 없는 맛입니다. 양도 튼실하고 양호한 해산물도 듬뿍 들어가 있고. 하몽 샐러드도 다른 데서는 손이 파들파들 떨리는지 조금만 넣어주는 하몽을 꽤 잘 주는 편이라 좋고. 다만 야채가 날씨 때문인가 선도가 약간 미묘한 부분이 있는데 일시적인 현상이길 바랄 뿐.

사실 지난번에 왔을 때 꽤 만족스러웠던 타파스도 선택지가 많아서 한두가지 먹고 싶었는데 빠에야도 워낙 양이 많아서 닥닥 긁다 좀 남긴지라. 탄수화물은 왜 이렇게 좋은 걸까요... 다음번엔 세 명이서 이 세트에 타파스를 한두가지 더하고 카베르네 쇼비뇽 하우스 와인을 좀 곁들이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날도 곁들이고 싶었는데 만난 지인에게 제 일년간의 병력에 대해 줄줄이 떠들던 중이라 와인은 꿈도 꾸지 말라고 눈을 부라려서... 아니 병자는 맞긴 맞는데 술은 좀 마실 수 있어 얘야; 술이라도 못 마시면 어떻게 살겠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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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6-8일 동안 부산을 방문한 지인들과 부산 투어를 했었습니다. 그 때 방문한 꼼장어 전문점 성일집은 비교적 근시일 내에 올리고 나머지 여행기는 아직 세월아 네월아군요. 하긴 그런게 한둘인가;;;


시작은 언젠가 또 싸돌아다닐 시절 KTX인가 SRT 월간지에서 주운 부산 힙한 까페 정보. 전 철도 공인 여행정보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여기는 부산 영도구...에 위치한 건 맞는데, 영도구의 힙한 까페들이 대개 그렇듯이 바다가 보이는 정경을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흰여울문화마을쪽에 있는 것도 아니고...섬 안 쪽에 쌩뚱맞은 위치에 있습니다. 택시를 타고 갈 경우 백퍼 헤매지만 오양대교맨션 가자고 하자면 바로 갈 거예요. 오래된 아파트에 딸린 제법 큰 수영장을 리모델링한 카페입니다. 한 600평 된다더군요.


1층과 2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2층에서 내려다보면 이래요.


1층은 이렇습니다. 생각보다 습하거나 그렇진 않아요. 다만 워낙 넓다 보니 냉방이 균일하지는 않습니다.


베이커리 종류가 다양하고, 가격도 합리적입니다. 음료는 아주 진하고 단 편인데 생각해 보니 그게 휴양지에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한나절 휴양지에 간 기분 내고 싶은데 자외선과 더위가 질색일 때 가볼만한 곳입니다. 커플부터 애엄마모임, 등산복 입는 장년들까지 각양각색인데 별 위화감없이 자기 할 거 하고 늘어지게 쉬는 모습이 편해 보였어요. 베이커리 종류가 튼실하니 가벼운 한 끼하고 오래 있기도 괜찮을 듯 해요.

물론 저 사는 데서는 꽤 멀죠. 그러니까 더 휴양지 기분으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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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만두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구운만두 튀긴만두 찐만두 가리지 않고 좋아하며 만두만 봤다 하면 다른 음식보다 1.5배 정도는 더 먹어치울 수 있어요. 그래서 제 입엔 엔간한 만두는 다 맛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가 좀 안 되긴 합니다. 아, 고기 잡내나는 만두는 별롭니다. 하긴 그걸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하여 이런저런 해외 미식평가에서 꽤 평점이 높은(뭐 딱히 고급진 평가는 아니고 timeout지 1위 이런 겁니다. 양키 여행자들이 좋아한다는 정보 정도는 되겠네요) 홍콩 딤섬집 ‘딤딤섬’이 한국에 들어왔다길래 마음속 카트에 넣었다가 근처 가는 김에 들러봤습니다. 여담인데 신세계 센텀 점은 사람 만나러 한 두달에 한번은 꼭 가는 곳인데 딱히 먹을 데가 없어서 고생을 합니다. 임대료가 비싸서 그런가 먹을 만하다 싶으면 몇달만에 죄다 없어지고... 탄탄멘공방은 사람들 입맛에 맞아서 긍가 성업중이더군요.

본점 9층 식당가에 있습니다.


메뉴판. 로칼라이징치곤 뭐 그렇게 비싼 건 아닙니다(아, 중국 내륙 말고 홍콩하고 비교해서요;)

저희는 두 명이고 마침 하가우(새우만두)+ 샤오룽바오(육즙만두)+가지딤섬+춘권+새우돼지고기시우마이+차슈면+오이무침+자스민차 구성의 2인세트(39,000원)가 있길래 주문했습니다.


자스민차. 돈 받고 파는 이유가 있더군요. 맛이 훌륭합니다. 저 티팟 아래 컵을 놓으면 쭉 우려지는데 동행이 맘에 들어서 검색했더니 대만에서 판댑니다. 대만에 사러 가야 하나;


하가우(새우 만두) 맛있죠. 딤섬집에서 뭐 시킬지 헷갈리면 하가우랑 샤오룽바오 먼저 찍고 봅니다.


샤오룽바오는 맛있는데 처음 먹을 때 그 충격적인 맛이 아니라 평타. 이래서 사람 역치란 게 있나봐요.


제일 맛있었던 가지 딤섬. 가지도 워낙 육즙을 잘 살려서 튀긴 데다 소스도 맛있더군요.


춘권은...맥주 안주죠;


차슈가 아주 실하고 국물도 맛있습니다. 그래봤자 전 국물 많이 못 먹습니다만 맛있는 건 맛있는 거죠.


새우돼지고기 만두. 탱글탱글하니 밀도 높습니다.

백화점 식당가답게 깔끔하고 접객도 괜찮습니다. 맛도 딱 홍콩 딤섬같은 느낌이라 센텀 신세계 가면 자주 들리려고 해요. 다만 중식이 거의 그렇다시피 사람이 많을수록 여러가지를 맛볼 수 있어서 더 만족스러울 듯 합니다. n명이면 n-1세트+단품 딤섬 몇개 추가 이런 식으로요. 다음번엔 서너명이서 가야겠습니다.

신세계 본점/부산/대구/광주에 지점이 있습니다. 손님이 꽤 많아서 당분간 철수는 없을 듯.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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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는 진주 갔다가, 어제는 부산 도로 왔다가 태풍에 휩쓸려 해운대 스파랜드 갔다가...혼란한 일상입니다. 오늘 오전에 지인과 놀면 뭐하니 정서로 다시 해운대 해수욕장으로 향했습니다.

부산의 여름 대표 음식으로 밀면을 꼽는데요, 먹고 나서 호불호도 강하고 실망도 많습니다. 그 실망의 상당 부분이 기대치에 기인했다고 생각합니다. 뭔 소리냐면... 밀면집으로 소문난 개금밀면, 초량밀면, 가야밀면, 교대밀면 등등이 죄다 인기있는 관광지와 좀 거리가 먼 구도심이나 주택가 안쪽에 있습니다.(아, 물론 전국의 프랜차이즈가 다 몰려 있는 해운대에 지점을 낸 경우도 있긴 합니다) 그런데 이 밀면이란 게 뭐랄까 음식의 층위로 치자면 고깃집 냉면 정도라(실제로 가격도 고깃집 냉면대인 4천원-7천원 정도입니다) 안 그래도 더운 여름에 기대하고 이동할수록 실망할 겁니다. 거기다 이 유명 밀면집 특유의 로컬 육수에 들어가 있는 한약재나 향신료 배합에 거부감을 느끼는 서울 분들이 많은 듯 합니다. 지난번에 또 다른 서울 동행들하고 춘하추동 밀면에 갔었는데 면에 대해선 상당히 좋은 평가가 있었지만 국물 때문에 그걸 다 깎아먹고...

그래서, 부산에 관광 갔을 때 밀면은 가급적 동선에서 벗어나지 않은 편리한 위치의 곳에 별로 기다리지 않고 들어가서 해장 겸 점심으로 먹는 용도가 낫습니다. 해운대 해수욕장 번화가 핫스팟에 위치한 고메 밀면 해운대점은 이 요건에 잘 맞는 편입니다.


물밀면(6천원) 만두(5천원)

어디보자... 우리 동네에도 지점 있어서 한달에 한번은 가는데(이 인간은 위장 생각 안 하면 일주일에 서너번은 밀면 먹어제낄 인간) 사진이...


지인 평에 의하면 문명화된 맛. 제 표현대로라면 표준화된 맛. 원래 밀면 재료인 밀가루에 고구마 전분과 메밀을 더 넣고, 육전을 얹었습니다. 비주얼만 보자면 진주냉면과 비슷하네요. 실제로 맛도 80프로는 비슷합니다. 진주냉면은 해물육수를 쓰는데 전 잘 모르겠습니다. 아, 육수도 한약재나 향신료 향이 덜해서 누구나 그럭저럭 좋아할 맛입니다.

정통파(하긴 밀면 기원이 부산 피난와서 메밀 대신 보급품 밀가루로 냉면 대용품 만든 건데 순정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가 아니지만 한끼 관광지 식사로 괜찮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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