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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또 서울에 갔다왔습니다. 저는 서울 갈 때마다 나름의 명분을 만들어서 갑니다. 이번에는 실무 집합강의-기업회생, 기업진단을 듣기 위해서였죠. 뭐 핑계가 아니었다고 하긴 힘들지만 나름 유용한 강의였습니다.

충정로-서대문 권역에서 강의가 끝나서 서울 4대문 안에서 저녁 먹기가 딱 좋아보이더라구요. 저는 몇 달 전에 모 트윗에서 '빈자의 우래옥'이라고 조용하게 회자된 보건옥 불고기가 먹고 싶었습니다.

조금 더 설명을 덧붙이자면 우래옥은 을지로 4가 쪽에 한우 불고기와 평양 냉면으로 유명한 집인데, 특히나 한우 불고기는 뭐어랄까... 맛은 좋은데 꼭 종부세를 내는 사람들만 먹어야 할 것 같은 그런 곳입니다. 그래서 비슷한 맛이 옛날 서울식 한우 불고기를 파는데, 엄청나게 가격 차이가 나는 보건옥이 '빈자의 우래옥'이라고 소문난 거죠.

을지로4가에서 도보 3분 내에 있습니다. 간판이 무진장 크게 되어 있어서 찾기 쉬워요.

메뉴판. 한우불고기는 150g 1인분에 15,000원입니다. 서울 도심에서는 꽤 괜찮은 가격. 그리고 아련히 보이는 대우정밀의 힙함.보건옥 메뉴판. 을지로4가에서 도보 3분 내에 있습니다. 간판이 무진장 크게 되어 있어서 찾기 쉬워요. 다만 약간 영등포 공구 상가를 떠올리게 하는 드라이한 공구 노포들 사이에 있어서 이런 분위기 좋아하시면 환장할 거고, 아니면 생각 좀 해보시고.

 

고기 2인분이 놓였습니다. 양은 적지 않습니다.

보건옥은 파김치가 아주 훌륭합니다. 저는 사실 김치를 썩 좋아하진 않는데 이건 푹 삭은 감칠맛이 있어서 젓가락이 엄청 가더군요. 불고기랑 곁들여서 쌈싸먹으면 딱 좋아요.

익으면 이렇게 됩니다.

맛과 불판, 힙한 분위기까지 좋습니다. 다만 힙이란 구중중함(...)과 양면의 동전같은 거라, 깔끔한 인테리어나 정갈한 서빙을 원한다면 우래옥 가셔야 합니다. 아, 위생이 떨어지진 않습니다만 노포 특유의 분위기라는 게 있지요.

그리고 탄수화물이 딸린 일행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우래옥으로 갔습니다.

면수. 나이가 들 수록 면수가 참 맛있습니다.


평양냉면(14,000원) 홀에 손님은 참 많습니다만 평냉만 먹는 사람은 엄청 빨리 먹고 나서 대기가 그리 길진 않습니다. 저희는 어쩌다 보니 운때가 딱 맞아서 대기 없이 잘 먹었습니다. 우래옥 평양냉면이야 나무랄 데 없죠. 다만 양이 너무 많고, 면부터 육수까지 간이 센 정도?

이렇게 먹고 박원순 성지(...) 청계천 프로젝트 쪽으로 산책하면서 부른 배를 꺼뜨렸습니다. 불행히도 코로나 여파로 전망대가 폐쇄되어 서울 뷰를 못 본 게 좀 아쉽. 대신 토기 유적지는 잘 구경.

이렇게 걸으니 오래된 상가가 좀 홍콩 느낌도 나고, 이미 젊은이 취향의 가게는 꽤 들어섰군요.

저녁 잘 놀았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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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시즌 한 달 반이 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평일에 싸돌아다닐 일이 없으면 가급적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라고 하더라구요(...) 뭐 사무실에 앉아 놀기도 괜찮은 편이고, 전 대체로 말을 잘 듣습니다. 그리고 딱히 이 시국에 멀리 갈 데도 없잖습니까.

예전에도 말했다시피 알바처의 복지는 입지입니다. 전포동 카페 거리가 근처인데, 힙한 젊은이들 취향의 맛집이 많습니다. 너무 젊은이스럽지는 않고, 딱 젊은 직장인 취향.

몇 주 전부터 눈독들였던 전포동 카페거리 '부산동'의 카이센동 입간판. 두번인가 찾아왔는데 그때마다 월요일이 쉬는 날인걸 까먹어서(...) 결국 어제 갔다왔습니다.

내부는 이렇습니다. 거리를 바라보며 먹을 수 있는 테라스 자리도 꽤 넓어요. 그날따라 날씨가 찹찹하고 침침하길래(소만에 설늙은이 얼어죽는다더니 딱 그짝이네요;) 테라스가 아니라 창가 자리에 앉았습니다. 열한시 반쯤에 오픈하는 것 같구요, 열두시 되면 손님들이 많아집니다. 저는 뭐랄까... 요즘 은행 내부통제역의 점심시간 패턴을 따라하고 있습니다.(은행 정규직원들 밥먹으러 가기 전에 점심 클리어한 후, 배두드리고 산책하는 중늙은이 양반들 같다는 얘기죠)

간판은 이렇습니다. 저는 입구에서부터 보고 꽂힌 카이센동(특가 15,000원) 세트를 시켰습니다. 나오는 데 제법 시간이 걸리므로 그냥 그런갑다...하고 기다리면 됩니다. 실은 카이센동 여기 들어가는 생선 중에서 토치에 굽거나 즉석 조리를 해야 하는 종류가 꽤 있거든요.

황다랑어, 황새치, 새우, 가리비, 계란, 연어, 장어, 한치, 삼치, 토핑된 날치알. 곁들임은 일식 계란찜, 닭다리살 소바, 미니샐러드, 소금기름없이 심플하게 구운 김. 카이센동 위에 간장을 두 바퀴 휘휘 돌린 후 비비지 말고 적당히 생선과 밥을 더해서 와사비 또는 구운김과 같이 먹으면 됩니다. 같은 가격의 스시보다 훨씬 만족감이 높은 생선 퀄리티입니다. 선도도 좋은데, 특히 굽기를 잘 하네요. 그리고 닭다리살 소바가 적당히 닭다리살 꼬치 느낌의 태운 맛이 좋고, 소바 국물도 좀 짜지만 아주 맛있어서 단품으로 팔아주거나 혹은 닭다리살 꼬치도 같이 팔았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여러모로 만족스러워서 나가는 길에 저녁에 몇시까지 하냐고 물어보니까 여덟시에 문을 닫는다고(...) 아니 회 파는 일식집이 왜 그 시간에 문을 닫죠 왜죠;;; 

위치는 대충 이렇습니다. 인스타에 올리면 오렌지쥬스 준다던데 전 오렌지쥬스가 위랑 잘 안 맞아서 인스타에는 올리고 패스. 도움이 되는 손님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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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 토 1박 2일로 통영에 다녀왔습니다. 마침 금요일은 하루 내내 비바람불고, 토요일은 내내 흐리고 안개껴서 뭐 딱히 돌아다닌 것도 없고 얌전히 실내에 처박혀서 보고 먹고 마시고 자고 하다 왔어요. 마침 그러기에 적당한 환경이 되어 있는 도시라 참 좋았습니다. 다음에 좀 더 이 시국도 좋아지고, 날씨도 좋을 때 싸돌아댕겨도 좋은 곳이었고.

저는 여행 갈 때 먹을 걸 상당히 중시하는 편인데, 이번 여행의 가장 큰 고민도 '정식집에 갈 것인가 다찌집에 갈 것인가'였어요. 결국 해산물 정식집으로 정한 건 동행도 저도 뭐 딱히 많이 먹는 편이 아니고, 시국이 시국인지라 얌전히 독채 별실에 처박혀서 정제된 걸 먹을 수 있는 공간이 훨씬 낫겠더라구요. 그리하여 평이 꽤 좋은 편인 '해송초밥'으로 정했습니다.

참고로 '해송'이라는 이름을 가진 네임드 해산물집은 두 군데가 있습니다. 둘 다 거리가 그리 멀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초행길에는 통영세무서로 찍어서 가면 그 길 건너편에 있습니다. 저는 여러번 말했다시피 관공서 앞 공무원픽 맛집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리고 여기 근처에 현지인들이 가는 네임드 맛집이 많더라구요.

인기있는 곳이라 미리 예약하고 가면 좋습니다. 미리 저녁 정식 금액도 지정해야 하는데 인당 6~10만원 범위에서 제일 괜찮다던 8만원에서 살짝 내려서 인당 7만원으로 지정했습니다. 이유는 둘 다 점심을 주전부리로 때우긴 했는데(호도과자 한봉지였나;;;) 그래봤자 뭐 엄청 먹어제낄 것 같진 않아서.

오픈보다 30분 먼저 가는 진상짓을 부득불 했더니 미리 술이라도 먹고 있으라고 밑반찬을 내 주셨습니다. 소라조림, 호래기, 문어조림, 멍게무침, (뭐였더라 듣고 나서 까먹;;; 암튼 피조개 친구) 조림 등등.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이 매우 맛있습니다. 동행의 1픽은 너무 단단하지도, 흐물거리지도 않게 딱 맞게 조려진 문어조림이었고 저의 1픽은 멍게무침과 호래기.

고노와다(해삼 내장)와 반건조 해삼. 저는 고노와다를 매애애애우 좋아하는데(얼마나 좋아하냐면 부산 마라도 가서 무한정 고노와다를 사발로 마십니다;;) 여기 고노와다도 먹을 만했습니다.

피조개. 굉장히 선도가 높았습니다.

성게알. 빨리 녹아버려서 일찌감치 호로록.

쭈꾸미.

한치회와 아 뭐였더라...암튼 남해에선 굉장히 흔하게 회로 먹는 건데 윗지방에선 회로 잘 못 먹는...서울 한청 레어템.

고등어 초무침. 맛은 정말 좋았는데 겁나 흔들렸네요.

실제 회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만 맛은 정말 괜찮습니다. 둘 다 회를 좋아하는 하는데 그리 많이 먹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만족.

해삼초회. 싱싱한데다 마시고 있던 술이 해장되는 착각을 주는 건강한 맛.

게찜인데 이때부터 배가 슬슬 불러와서 천천히.

회무침과 뽈락구이!!! 뽈락은 정말 고급 생선이고 주로 남해에서 소비되어서 서울에선 생선구이로 먹자면 먹는데 돈을 많이 줘야 해서 은근 레어템. 굵은 소금만 슬슬 뿌려서 굽고 딱히 한 게 없는 거 같은데 너무 딱 맞게 구워서 금방 넘어갑니다.

아귀간. 고급 재료죠. 저는 매우 환장하는 맛이라 제가 다 먹은 듯. 참고로 저는 홍어 간도 잘 먹습니다(...)

묵은지 넣고 맑게 끓인 생선탕+생선머리조림 동행이 극찬했습니다.

뭔가 범죄현장처럼 찍힌 장어와 새우튀김, 전복버터구이와 초밥. 전복버터구이는 고급진 맛이라 맘에 들어요. 아, 충무김밥과 꿀빵에 가려져 있지만 통영의 대표 먹거리 중 하나는 장어입니다. 특히나 장어초밥이 너무 입에서 스르륵 녹는 농후한 맛이라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그래...재난지원금은 장어덮밥으로 써야겠어...

마지막으로 백합탕. 이쯤 되니까 위에 피가 몰려서 정신이 혼미합니다.

요약하자면
-가성비를 추구하는 분
-현지의 떠들석한 분위기에서 흥겹게 마시고 싶은 분
-회는 풍성해야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은, 중앙시장에서 횟감 골라서 근처 초장집이나 숙소 가서 드시면 되고,

-역시 가성비를 추구하나
-통영의 다찌집 문화를 추구하고
-여러가지 전 등 비해산물 요리도 먹고 싶고
-전주의 막걸리집이 마음에 드셨던 분은
다찌집 가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시국과 사정에 맞게 이 집에 갔었고,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 주류는 한 병에 5천원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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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수욕장 중에서 송도는 서구, 그러니까 구도심 중에서도 서쪽에 있어서 교통도 좀 나쁘고(물론 자차면 한방에 해결되지만 대중교통 이용하거나 외지에서 온 분들은 지하철 1호선 남포역이나 자갈치역에서 내려서 버스로 환승해서 20분쯤 서쪽으로 노인과 바다;를 바라보며 한참 여행을 더 해야 합니다)해서 요즘 그렇게 핫한 관광지는 아닙니다. 물론 암남공원은 탄탄한 현지 수요가 있고, 해상 케이블카 빨로 적당히 관광 수요도 있긴 하지만요. 비교를 해보자면 그렇다는 얘기지요.

저는 여기 딱 1년전, 서울 분들이 관광 왔을 때 가이드(...라고 하나 저는 부산 서부에 무진장 취약합니다. 차라리 녹산공단이나 사하공단은 일 때문에 자주 가보기라도 했죠. 이쪽은 몇십년전에 구도심 살다 간 분보다 더 모름 ㅋ)겸 해서 케이블카 타고 와 여기 지역주민 할인은 서구 주민밖에 안 되네 금정산성 가서 염소나 뜯어요 궁시렁궁시렁 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해상 케이블카로 본 바다는 참 이뻤습니다만.

그리고 1년만에 지인이 여기 암남공원에 조개구이 먹으러 가자고 해서 오오 얘가 이런 것도 먹네?하고 따라나서게 되었습니다.

교통은...뭐 아까 얘기했다시피 1호선 남포역이나 자갈치, 그러니까 영도구-중구-서구 분기점 쯤에서 내려서 서구로 빠지는 버스를 타고 서구를 한참 버스투어하다가 암남공원 정문에서 내리면 됩니다. 참고로 암남공원은 해변 공원으로서 산책로도 무진장 긴 큰 공원이므로 자신이 내릴 정류장을 잘 알고 내리도록 합시다. 반대편인 암남공원 주차장역에서 내리면 답도 없음. 좁고 오르내림과 커브가 있는 산길(부산 구도심에선 흔한 거죠 뭐;)을 타고 한참 버스 투어를 하다가 중간에 휴게소도 보고(...) 정문 정류장에서 내린다음 유일한 길을 따라 바닷가로 내려가면

이런 바닷가가 나옵니다. 그리고 바닷가에는 수십명의 낚시꾼들이 바다낚시를 하고 있어요.

끄트머리 가면 비슷비슷한 조개구이집이 한참 성업중이고, 그 중 하나가 제일 SNS에 잘 나오는 희자매.

구워먹는 주전부리. 겁나 흔들렸네요.

메뉴판은 이러합니다. 저희는 세 명이라 중짜(7만원) 조개구이를 시켰어요. 술 먹고는 대리운전 시킵시다.

그리고 저는 가자고 제안한 지인이 조개구이를 아예 못 먹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 가리는 거 많은 사람이 조개구이라니 이상하긴 했어(...) 어쩔 셈이냐고 했더니 여긴 조개구이 말고도 이런저런 게 많이 나오니 그걸 먹으면 된다고 말하길래 ㅇㅇ 그래라 했습니다. 그냥 궁금해서(저는 매운 거 빼고 못 먹는 게 없는 사람이지만, 딴 사람들 먹는 취향을 탓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럴 수도 있죠 뭐) 조개를 못 먹는게 향 때문인지 식감 때문인지 물어봤습니다. 식감 때문이라더군요. 향이나 신선도 문제라면 신선하고 좋은 조개로 귀화를 시킬 수 있겠지만, 식감 때문이면 답은 없습니다. 그냥 다른 걸 몰아줍시다.

그리고 여기는 무진장 해산물을 많이 주는 곳입니다.

일단 사진찍으라고 한상차림을 몰아주고요,

전복과 새우는 못 미더운 손님이 아니라 주인양반이 도로 가져가서 잘 구워서 다시 줍니다.

칵테일 새우 그라탕.

버터+치즈 조개구이는 신선하고 양 많고 양파 등 향신료도 적절하니 좋긴 한데, 일단 두 사람이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고 해서 제가 막판에 꽤 먹어치웠는데도 좀 남겼습니다. 근데 주변의 손님들도 뭘 다 남겨요. 그러니 자신의 위장을 과신하지 말고 주인장이 권하는 것보다 한 단계 내려서 주문하는 게 좋겠습니다. 여긴 정말 양이 많아요.

이렇게 먹고 나서 택시 타고 암남공원 반대편, 케이블카 선착장으로 가서 요즘 뜬다는 카페 TCC(제 전직장에서 쓰던 금융 약어랑 같아서 혼자만 재미있는 금융충 개그를 좀 하고 싶었지만 받아줄 사람이 없었습...크흑)

여기는 암남공원 뷰가 참 좋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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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대변항은 각종 미역과 다시마, 건어물과 멸치회로 유명합니다. 이 멸치회란 게 남해쪽에서 딱 한철 먹는 레어템이라서 아는 사람만 아는 건데, 워낙에 멸치가 기름기 때문에 빨리 상해서 정말 잡자마자 먹어야 되거든요 ㅎ 그래서 배 위, 또는 항구 횟집에서나 먹는 요리입니다. 보통 5월에 많이 먹죠.

저는 부산 있을 때는 1년에 한번은 멸치회 먹으러 갑니다. 제가 워낙에 등푸른생선-또는 기름이 오른 회를 좋아하거든요. 예전보다는 담백한 흰살 생선 계열 회를 잘 먹게는 되었는데...여전히 둘 중에 하나 고르라면 기름이 오른 회 쪽입니다.

단골 식당. 사시사철 장사 잘 되는 곳이긴 한데, 5월은 특히나 예약하기 힘듭니다. 꾸준히 실적을 쌓아놔서 매니저에게 눈도장 찍는 게 방법입니다(가만 보자...에르메스 백 살 때 비슷한 소리를 하던데;;;)

메뉴판. 좀 올랐군요.

이번에는 고추장 양념에 무치지 않은 회(소짜 20,000원)가 처음으로 등장했습니다. 저같은 맵찔이에게는 희소식입니다. 

아참, 여기는 상차림으로 나오는 생미역과 젓갈이 기장 특산품이라 정말 괜찮습니다. 멸치회에 생미역 싸먹고 멸치젓 톡 올리면 천국. 

아니...실은 멸치회무침도 그리 맵지 않습니다...회무침 특유의 달큰한 양념. 근데 저는 고춧가루가 묻어있으면 그냥 매워요...;

큰 회무침(30,000원). 탑을 쌓아놔서 뭔가 만족감이 느껴지는 비주얼입니다(...)

그리고 멸치찌개. 굳이 뭔가 비슷한 걸 따지자면 정어리찌개와 비슷한 맛입니다.

그 외에도 멸치회를 못 먹는 분들을 위한 제주도 직송 갈치도 맛있습니다. 멸치에 갈치라니 뭔가 일관성이 느껴집니다.

멸치회가 남해 밖에서는 레어템이라 뭐 그런 걸 다 먹냐고 무슨 맛이냐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고등어회나 갈치회, 또는 방어회 잘 먹는 분들께는 꽤 괜찮습니다. 하긴 숙성한 시메사바보다는 잡자마자 바로 회뜬 고등어회에 가깝겠네요. 그래서 양념 안 한 회도 비리지 않습니다. 다만 그 특유의 기름진 맛 때문에 호불호는 타겠어요.

저는 부산에 계속 있다면 내년에도 이맘때쯤 가겠네요. 5월은 멸치회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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