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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타고 공연 50분 전에 한국소리터에 도착했구요, 소리터는 생각보다 훨씬 넓고 평택항 바다를 바로 옆에 끼고 경치가 예뻤습니다(바다 참 좋아하는 수인이가 공연 도중에 언급했어요)

​런던 유람 후 개그지가 된 체력×팬 비즈니스×머글 둘 접대로 탈진했다 부활
어제 셋리 스포를 대절 버스 안에서 보고 익룡새끼 소리냈다가 옆자리의 머글이 언니 어디 아프냐고 진지하게 걱정하더라구요
아니 근데 셋리가×3 A부터 Z까지 제 취향

셋리스트는 공연 당일 팜플렛에도 있었는데 풀버전은 이렇습니다, 앵콜 포함 총 90분이었어요

(듀엣) 롤링 인 더 딥

Quizas, Quizas, Quizas

스웨이

(승민) 트레스떼짜

포르 우나 카베사

(수인) 사랑가

어사출두

(게스트 광진) 아름다운 구속

어서 말을 해

(승민) 좋은 사람

하늘을 달리다

(수인) 화조도

봉춤을 추네

(듀엣)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빌런(미발표 승민 자작곡, 에드먼드(김수인) 헌정!)

앵콜 리버

롤링인더딥 제발 해달라는 거
Quizas 화개 찰떡이라는 거
트레스떼짜 말아달라는 거
하늘을 달리다 뚫어주라는 거
광기의 어사출두 락으로 해달라는거
올타임 저의 디바 완선언니 커버 소취
단순 커버인줄 알았던 빌런도 알고보니 이 공연 위한 특별 자작곡...
타쿠에 대한 친절인가 가슴이 뛴다

저는 이 셋리스트 구성이 정말 두 사람이 팬과 대중 관객을 감안해서 고민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게스트 공연 전 솔로의 구성이 승민이는 정통 성악, 수인이는 정통 국악을 보여주면서 '우리는 이런 걸 하는 사람들이다'라는 소개와 같은 의미라고 보여졌거든요.

이게 쉽지가 않은게 지금 한국에서 정통 성악이나 국악이나 둘다 상 마이너 장르;(이번 공연 초대를 좀 해봤는데 장르에 성악/국악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ㅠ)

근데 전반부에선 정공법으로 정통장르를 각자의 매력과 실력으로 일반 관객들에게도 어필하고 후반부에서 솔로에서든, 듀오에서든 각자 장르와 팝, 가요를 락 가미해서 크로스오버로 선보인 다음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처럼 일반 관객들이 매우 호응할만한 넘버를 넣은 다음 최초자작곡 빌런+듀엣 근본 리버로 마무리해서 대중과 팬들이 다 호응해주는 무대를 만들었어요.

무대는 이랬구요, 저는 중블에서도 통로 쪽.

고영환 감독님을 포함한 밴드 분들이 먼저 들어오셨을 때 사진이에요.

공연은 세시에 정시 시작했구요, 수인이랑 승민이가 멘트 없이 들어오며 롤링인더딥 바로 시작했어요.

롤링인더딥 인트로 락 반주부터 가슴이 뛰면서 대만족했답니다. 락킹×그루브하면서 호소력있는 수인이, 안정적인 저음에서 고음까지 주파하는 승민이.. 둘의 파트분배 간주에서 짐짓 멈췄다가 드럼베이스로 고조시키는 락 편곡까지 너무 좋았어요.

롤링인더딥 끝나고 환호에 답하면서

"국악하는 김수인

성악하는 이승민입니다"라고 소개했어요.

멀리서 와 주셔서 감사하고, 여기 주민 분들도 계신데 바다가 있는 이런 곳에서 공연하게 되어서 좋다고 하셨어요.

수인이가 "저희가 둘 공연은 처음이거든요? 박수 많이 쳐 주시고 호응해주셔야 해요" 하는데 호응이 엄청났어요.

 

승민이는 공연 이름인 극락의 뜻은

- 둘의 음악으로 극락으로 인도하겠다

- 창극배우와 오페라 배우의 극으로 여러분을 롹킹하겠다 취지를 설명했어요.

롤링인더딥 소개하면서 수인이가 팬텀싱어 제작진 오디션때 불렀던 곡이고 락하고도 잘 어울리겠다 싶어서 선곡했다고 하셨어요.

저는 롤링인더딥 오프닝 3초 영상 보고 1년 반을 기다려 소원 성취했습니다 ㅠ

승민이가 앞으로 나올 곡에 마음껏 박수치고 따라부르고 호응해달라고 하며 듀엣곡 두 곡을 시작했습니다.

Quizas는 고전이라 버전이 많은데 스페인어하고 영어 섞은 버전으로 하셨어요. 스페인어에서는 둘 다 엇박의 탱고 끈적한 버전(승민님이 처음에 낮고 달콤하게 시작할 때 관객들 어우 탄성 제대로 들렸어요 ㅎㅎ)으로 했고 영어 버전은 상대적으로 정박에 깔끔하게 불러서 단짠 매력이 있었어요.

포르 우나 카베사(걍 '간발의 차이로'라고 전 부름)는 친친탱고에서 승민이가 처음 부른 다음 정말 오래간만에 다시 듣는 커버였는데요...그 때는 승민이 말대로 탱고의 매력에 갓 눈뜬 느낌이었다면 더 세심하게 공들여서 빠져든 느낌이었습니다
역시 탱고는 쌀쌀할 때 들어야 제맛;ㅁ;

그리고 바로 스웨이 시작했는데 수인이가 섹시하게 손가락 까딱까딱으로 승민이 부르더니 둘이 포지션 체인지 하는 동선이 참...좋았어요(표현 순화)

바로 수인이가 내려가고 승민이가 솔로로 트레스떼짜 불렀는데 가을이라 한층 더 잘 어울리고 호소력이 짙었습니다. 마치고 관객의 환호를 받으며 승민이가 행복하게 웃는데 참 보기 좋았어요. 호응 덕에 덜 떨린다고 하네요 정통오페라, 팝, 다른 장르로 성대를 세개쯤 갈아끼우는 것 같다고 하면서 근황 토크하다 작곡 얘기, 늦편지 사랑해 달라는 얘기도 했어요.

...그리고 미발표곡 부른다고 스포(빌런)

이어 올라오신 수인이는 중간멘트 없이 사랑가-어사출두 연속으로 불렀어요.

둘 다 이번 공연을 위해 고영환 음감님이 특별히 밴드 버전으로 편곡한 거였는데, 사랑가는 키보드메인 서정적으로 이어지다가 간주 이후 후반부가 달을 바라보며 꿈꾸듯 리드미컬하게 고조되는 게 기억을 되새길수록 더 좋아지네요.

그리고 헤비메탈 어사출두 제 취향저격ㅠ 재킷도 레이스에 화려한 배색이 80년대 락밴드 느낌났어요. 거기다 힙한 소리꾼 수인이의 부채사위 ㅠ

어사출두는 국립심포니 협연(클래식)/절창(국악)/극락(하드락) 이렇게 세 버전이 있는데, 이번 버전이 제일 편곡자 손길이 많이 갔고 락에 맞게 숨가쁘게 가팔라졌다는 느낌이예요.

공연에 데려온 제 지인 평대로 하드락 어사출두를 시그니처 레파토리로 하면 국악 대중화에 한 몫 매우 할 듯 합니다.

마지막에 부채 높이 치켜들고 출두야- 풍 하고 퍼포하는데 자기 매력을 너무 잘 알고 활용하는 퍼포머 그 자체.

평생 공연해라 ㅠㅠ

어사출두 후에 한 멘트가 "한국소리터에서 드디어 우리소리가 나왔습니다"ㅋㅋ

사랑가 어사출두 둘 다 새롭게 편곡해주신 고영환 음감님께 박수 부탁드린다고 하셨고 본인이 "춘향가 전문 소리꾼"이라고도 했어. 참, 이 자리가 있었기에 선보일 수 있었다며 관객에게 감사드리는데 참 말 잘 함요.

수인이 근황 토크하면서 어제 공연 얘기하고, 창극단 활동, 개인 활동, "우리 사랑하는" 크레즐 활동도 하고 있다고 했구요, 이날치 많이 보러 와달라고 홍보도 했어요 ㅎㅎ

극락하면 또 락인데 팬텀싱어에서 락하면 떠오르는 싱어가 있다며 김광진씨를 소개했어요. 광진씨는 김종서의 아름다운 구속으로 일반관객들 환호를 받은 다음 국카스텐 버전 어서 말을 해로 장내를 달궈놨습니다, 선곡 센스 좋았어요.

개업해서 잘 되고 있으며 음악 활동 준비도 하고 있다며 근황토크하심.

두 분이 락하면 광진이형이라 부를 수 밖에 없었다고 호들갑떨며 올라오는데 광진씨 차분하게

"너무 급박하게 부른 거 아니니?" ㅋㅋㅋ

수인 "아 그건 미안한데(하나도 안 미안한 표정) 많은 일이 있었어"

...극락콘 뭔가 우당탕탕 비하인드 많았을 거 같아요 ㅎㅎ

그리고 그 후 토크도 우당탕탕 토크

(수인) "우리 셋이 만장일치로 올라간 같은 조잖아"

(광진) "아..아닌데"

(수인) "아 맞다 같은 조 아니고 덴져러슬리 팀. 경쟁인데 진짜 재밌었어"

(승민) 그럼 덴져러슬리 여기서 불러주..(관객 환호)

(광진) 저기..예고 좀 하고;;;

그래서 덴져 클라이막스 2중창이 즉흥으로 한거 치고는...화음까지 잘 쌓았어요 ㅎㅎ

광진씨도 공연 준비하면 화개 부르겠다고 하며 많은 박수 받으며 내려가셨구요,

승민이가 "저희 옷 너무 예쁘지 않나요?" 해서 흑백요리사 관중 멘트에 수인이가 "내가 흑수저야?"했어요 ㅎㅎ

승민이가 약간 천사와 악마...교회오빠와..(머뭇)

수인이가 "그냥 날라리라고 해"하고 농담했는데

...나쁜 남자의 매력이 있는...하고 승민이는 애써 포장을...ㅎㅎ(승민아 애쓴다)

암튼 노래도 이 컨셉으로 진행된대요ㅎㅎ

나쁜남자는 전 이따 뵐게여~하고 들어가고 성당오빠는 남아서 토이의 '좋은 사람'을 불렀는데 노래도 노래지만 '니가 웃으면 나도 좋아' 등 적재적소에서 팬들에게 눈맞추고 손짓하고 ㅎㅎ 좋은 사람으로 분위기 따스하게 해놓고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로 동선도 크게 쓰면서 말 그대로 달렸는데 가요 부를 땐 음역도 확 넓어지고 말 그대로 성대를 오페라에서 가요로 갈아끼운 수준이라 놀랬습니다. 잘 하시네요.

그리고 수인이가 올라와서 화조도 부르는데 그전날 협연때는 비교적 담백하게 부르는 쪽이었다면 이번에는 사연 많은 사람처럼 구슬프게 부르셨어요.

아 그리고 바로 반전 구성으로 봉춤을 추네 불렀는데... 말로 다 표현을 못하겠네요. 크레즐 서울 공연때보다 몇배로 세게 했고, 박자에 맞춰 손 튕기는 동작, 무브먼트, 마지막에 머리 넘기면서 눈 굴리는 표정 다 이렇게까지 할 일???소리가 절로 나올 따름 ㅠㅠ

관객들 스탠딩 지르면서 시작한 삐에로는 일반 관객들 포함 호응 대단했구요 메탈 기타 솔로 간주가 들어간 클래식한 하드락 버전이라 원곡하고 매우 잘 맞았습니다.

'난 내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부를 때 수인님 몸짓이 또 ...이렇게까지 할 일? 소리가 222

삐에로 흥분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어떠셨어요?" 물어보고 환호성에 만족해했구요,

수인이가 디바 김완선 '선생님'의 이 노래를 너무 좋아해서 락으로 편곡해달라고 부탁했다 했구요.

업된김에 클라이막스 무반주도 들려줬어요.

마무리로 초청해준 한국소리터(다시 불러달라고 어필), 평택문화재단 얘기하다가 국악계의 큰 인물 지영희 선생님 얘기를 하면서

"그 분의 이름을 딴 지영희 홀에서 삐에로도 부르고 봉춤을 추네도 하고"ㅋㅋ

(승민님 "좋아하실 거예요" 가만 보면 제일 도른자 이승민...ㅋㅋㅋ

고영환 음감님 포함 밴드분들까지 감사 인사 하다 슬로건이 너무 이쁘다며 들고 단체사진찍자고 해서 다같이 찍었어요.

수인이가 마지막곡은 쓴 사람이 소개하라면서 피안화를 작곡한 천재작곡가 승민이 자랑을 또 했구요,

승민이가 소개하길 창극 리어를 봤는데 에드먼드가 정말 나빴지만(수인: 제가 에드먼드입니다 ㅎㅎ) 매력적인 빌런이어서 쓴 곡이었는데 음감님과 밴드분들이 너무 멋지게 편곡해주셨다며 겸손

옆에서 수인이는 "승민이가 저 생각하며 쓴 곡이래요"

"저 승민이한테 곡 선물받았어요" 연신 자랑했어요.

빌런은 음계도 복잡하고 해서 수인이가 이날치 연습과 병행하기 부담스러워하실 만했는데 매력적인 빌런 에드먼드를 잘 그려낸 곡이라 기다려도 좋으니 꼭 음원과 비하인드를 듣고 싶네요.

빌런 후에 내려가셨다사 앵콜은 텀 거의 안 두고 바로 나와서 리버 불렀구요

이번 듀오콘이 마지막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곡, 좋은 공연으로 찾아뵙겠다며

"저희가 우애가 깊습니다"

화개장터가 팬텀싱어 팀의 서사 시작이라고 했어요.

승민님이 윈민시리즈랑 프레즐에 감사하다고 하니 수인이도 바로 받아서 "그럼 전 수인노정기에 감사드려요" 했구요

둘 다 팬들의 깊은 사랑 감사하며 같이 오래오래가자고 하시며 포토타임 이곳저곳 고루 보면서 해주고 팔짱낀 채로 사이좋게 퇴장했어요.

한 번으로 보내기 너무 아쉽고 화개가 말한 대로 계속 좋은 모습의 듀오콘 볼 수 있었으면 해요.

=====

원래 소속사 예고대로 공연장 포토존에서 퇴근길하겠거니 하고 기다렸는데 주최측 사정으로(이해합니다 뒷정리가 급하죠) 공연장 야외로 퇴길 장소가 바뀌었어요.

근데 자연광 아래 두 사람 보니 더 좋았어요. 개이득 ㅋ

몇 분 기다리니 수인, 승민이 공연복과 헤어 메이크업 그대로 왔어요.

언제나 그렇듯 "공연 잘 보셨어요?" "다행입니다아"로 10여분의 퇴길은 시작했습니다.

공연 구성이 좋았다고 하자 승민이가 "수인이형이 마음껏 끼를 떨 수 있는 구성이었어요" 라고 하셨고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좋았다고 하자 승민이가 "잘 놀 줄 아는 사람이 성당오빠에게 놀아보자고 했는데 놀아보니 (성당오빠도) 재밌는" 컨셉이었다며 ㅋㅋㅋ

수인이 공연 의상과 컨버스가 어울린다고 하자

"영국에서 산 옷이에요"

"여자 옷이에요"...네?

영국 마지막날에(네 전날 리어 막공 퇴근길에서 이제 쇼핑을 하겠다며 예고 ㅎㅎ) 브릭 레인이라고 구제 파는 곳에서 딱 하나 디자이너 브랜드가 있었는데 넘 예뻐서 들어갔더니 이 옷이 있었다며 그러나 구제는 아니라며 "전 구제는 안 입어요" 함 ㅋㅋㅋ 그럴 거 같더라

손목에 레이스 이쁘다고 하자 레이스가 포인트고, 레이스가 붙어있어서 산 거라고

살 때부터 "극락 콘서트에서 입어야지" 하했요. 영국에서 옷을 두 벌 샀는데 나머지 하나는 귀국 직후 아리랑 라디오에 입은 거.

승민이 옷도 이쁘다고 팬들이 칭찬해주자 승민이가 "감사합니다, 옆에 너무 대단한 패셔니스타가 있어서..."하자 옆자리의 패셔니스타가 "무슨 패셔니스타야!"하고 일부러 버럭했는데

승민이는 "극락콘에서 입어야징~" 수인이 말투 따라하며 다시 놀림 ㅋㅋ

수인승민이 관객들에게 너무 멀리에서 와주셨다고 감사하다고 하자 지방 관객들이 각자 자기 지방을 외치며 지방에도 공연 와달라고 하는 걸 하나하나 다 받아줬어요, 두 분 다 귀엽고 정 많음

지방에서 오신 분들 많으셨는데 제주에서 오신 분이 장거리 기록이라고 해 주셨고, 아참 중국에서 오신 팬분도 계셨어요.

빌런 음원 듣고 싶다고 한 팬에게 승민이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요, 극락 콘을 위해 만들었고 수인이 형에게 선물을 해 준 거라...언젠가는 할 수 있겠죠?라니까 그러자고 수인이가 하자고 격하게 동감

수인이가 (빌런 곡이) 그 어떤 선물보다 더 감동이었다며 "그동안 널 태우고 다니고 옷 선물한 보람이..." ㅋㅋㅋ

곡은 넘 좋았고 초안은 일찍 나왔는데 마무리가 늦게 되어 이날치 연습하면서 외우기가 넘 힘들었대요

작곡한 승민이가 음계도 힘들다며 입으로 뚱땅거리는데 너무 웃겼구요 ㅋㅋㅋ 에드먼드를 생각하며 만들다 보니 어렵게 만들어졌다고 ㅎㅎ

팬이 천재작곡가라고 칭찬하자 승민이가 "천재는 아니고..."하고 손사래 치셨는데 수인이가 "이젠 천재작곡가란 걸 인정해!!!"함 ㅋㅋㅋ

듀오 이름 물어보자

"저희는 화개장터예요"ㅋㅋㅋ

판교부부 얘기나오니 그건 우리가 지은 거 아니라며 아직 유부남 오해가 억울한 승민이가 선 그었어요

듀오명 후보로 팬텀광산도 있었대요

팬텀에서 캐는 보석같은 둘

광(주)(부)산

팬텀광산이 별로란 반응에 승민이가 "그 이름으로 했으면 전 (떨어져서) 집에 갔을지도..." 하자 수인이가 "뭘 집에 가아아!!!"하는데 웨이드와 버럭이 실사판같아서 넘 웃겼어요 ㅋㅋㅋ

관객들 반응도 뜨겁고 호응 잘 해줘서 고맙다고 하자 팬들이 공연 자주자주 해달라고 했어요

사랑가 편곡 좋았고 다시 해달란 팬들 말에 좋아하시고, 화조도는 좋아하시는 거 안다고 국립국악관현악단이 먼저 말해서 협연까지 어제 했다고 했어요.

수인 "(공연을) 승민이랑도 하고, 크레즐이랑도 하고"

승민이가 팬들 마음 잘 알고 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어요

아, 늦편지 클래식차트 1위 말해주니 넘 고맙다고도 둘이 말함

자세 각도 바꿔가며 포토타임 갖고, 사인도 몇 분 해주고(공연장 정리 때문에 다는 못함) 끝까지 팬들 돌아보면서 인사하고 갔어요

덕분에 공연 마치고도 너무 즐거운 추억 안고 가네요, 감사감사 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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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격, 한국의 멋> 공연이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10월 초에 청와대 야외공연이었고 크레즐, 민은경님과 협연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하네요

해오름 외부는 야외 행사 준비 중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은 공연중' 패키지로 국립심포니와 국립발레' 공연도 예매했었는데 지방이라 지인에게 나눔했습니다 ㅠ 좋은 공연이었다고 하더군요

(김수인 솔로곡 화조도 키워드는 '사랑하지 않는 이에게 사랑을 구하지 말지어라')

셋리스트는 이렇습니다. 이소연님과 수인이는 1부.

1부 첫 협연인 <춘무>는 요즘 스테이지파이터로 내적 친밀감이 매우 깊어진 국립무용단의 박준명, 박수윤 무용수가 협연했습니다. 두 분 다 곡 분위기에 몸을 무척 잘 쓰시고 관현악단과 잘 어울리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1부 두 번째 순서로 이소연님이 고운 한복에 너무 예쁜 머리 뒤꽂이 차림으로 나와서 뮤지컬 서편제의 '살다보면'을 불렀는데 국악끼가 거의 없이 뮤지컬 넘버를 담백하고 깔끔하게 부르셨어요.

생각해 보니 소연님이 국악풍 아닌 걸 부르는 건 아마도 아프레걸 이후 두번째였는데 노래 잘하는 사람은 뭔 장르를 해도 잘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세번째 순서로 수인이가 22년 광대전 흥보 박타는 대목(아래 영상)에서도 입었던 톤다운 자색 두루마기+황색 바지(의상 매치 감각이 너무 좋음) 살짝 비치게 입고 등장.

https://youtu.be/FKi4QBEZaZU?si=wuf4T5BeZVYCGORJ

머리는 반깐반덮이네요...근데 오늘 왜이렇게 잘생겼셨지?*_* 본업인 소리 오늘따라 너무 잘 하심+생글생글 눈 접고 웃음이 이쁨+실제로 잘생기기도 함의 상승효과 아닐까 싶네요 ㅎㅎ

유노이아 부산에 처음으로 화조도 커버를 선보인 이후 화조도를 여러번 했는데요, 처음의 충격과 섬세한 떨림, 감정 소화는 첫 무대가 최고였고 객관적인 목소리 컨디션은 오늘이 최고였습니다

아니 처음부터 키를 높게 잡고 시작하는데 클라이막스까지 거침없이 뚫어버려요;

2절 '너를 사랑하지 않는 이에게 사랑을 구하지 말지어다' 파트가 클라이막스인데 기존에 절절하게 애끓는 정서로 풀어낸 것도 좋았고 이번에 시원하게 뚫어버리는 것도 좋았어요

국립국악관현악단 협연 한 번으로 보내기엔 너무 아쉬운데 화조도 협연 버전 녹음을 하든 꼭 남겼으면 좋겠어요 ㅠ 원작자 심규선님이 보셨으면 해요.

솔로 무대 후 잠시 들어갔다가 소연님과 수인이가 같이 나왔어요

소연님의 본인 소개 후에 조신히 받아 소개를 마무리하고 날씨에 민감한 '날씨의 아이' 답게ㅋ "요즘 날씨가 많이 추워졌는데요, 날씨가 추워졌지만 '대한민국은 공연 중'입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격에 걸맞게 아름다운 노래 들려드리겠습니다"하는데 아주 언변이 청산유수임

솔로 곡 소개 후 소연님이 흥보-흥보 아내로 박타는 대목을 부르겠다며 추임새 부탁으로 문을 여심

이 공연은 협연이라 광대전 때보다 기승전결 구조를 더 확실하고 극적으로 만들었더라구요.

중간에 수인이가 눈을 반달처럼 접고 생글생글 웃으면서 흥보마누라의 귀여운 연하남 모먼트가 수시로 나오길래 재밌었구요,

특히 '잘난 사람은 더 잘난'에서 소연님이 수인이를 콕 찝자 '임자 참'하는 표정으로 수인이가 눈 또 접고 웃는데 귀여워어어...ㅠㅠ

오늘 흥보 박타는 대목은

국관협 연주를 가리지 않을 만큼 동작이 크지는 않았지만 섬세하고 확실한 두 사람의 합이 착착 맞는 발림(버선코 들어올림, 부채 촥같은 동작도 딱딱 맞음), 같이 연습을 많이 했음이 확 드러나는 소리 합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호응도 좋고 두 소리꾼도 만족했어요

역시 거너릴과 에드먼드

세종과 소헌왕후

흥보와 흥보마누라

착착 맞는 커플

2부에선 올해 초연이고 전 처음 들었던 '무늬'도 좋았고 2부의 백미였던 김덕수 사물놀이패(...3n년째 보고 있는데 협연이 아주 멋졌고 엄청난 환호를 받았습니다.

105분이라고 예고했지만 인터미션 포함 거의 두 시간으로 끝났구요, 만족스러운 공연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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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전, 낮의 모습입니다

정림사지 연못 건너편에 좌석을 세팅해서 생각보다 무대가 많이 멀었어요

대신 무대 크기나 만듦새, 음향은 아주 좋았습니다

공연장 바깥에 붙어있던 현수막

뮤배 남경주씨는 성왕의 꿈이라는 뮤지컬을 축하 공연으로 선보였는데 행사 취지와도 맞고 좋았어요

요건 사전 공연 때 분위기

처음엔 관객이 올까...?싶었는데 그건 제가 너무 일찍 와서였고 ㅋㅋ 평일이라 저녁 되니 좌석 다 차고 서서 보는 분들도 꽤 있었어요

예정했던 8시 좀 넘어서 "유명 크로스오버그룹 크레즐(이라고 MC님이 여러번 강조하셨어요^^)"의 승민이가 블랙 정장을 입고 나와서 토레 아도르를 불렀어요. 무대와 연못 격차가 제법 커서 작게 보일 걸 감안했는지 평소보다 액팅도 자신만만하고 크게 하고 클라이막스도 세게 해서 로컬 관객이 환호할 포인트를 짚어줬어요

이렇게 무대 경험으로 성장하는구나ㅠ

"저는 성악가이자 크로스오버그룹 크레즐의 멤버 바리톤 이승민이구요, 정림사지에서 이렇게 뜻깊은 무대에 함께 해서 영광스럽습니다 제가 성악을 했으니 국악을 하는 국립창극단 단원 김수인님을 불려보겠습니다"라는 승민이 소개를 받고 수인이가 나와서 국립합창단 협연/김해가야금축제 때 기로에 흰 한복 도포 공연복 차림으로 화조도를 불렀는데 예전보다 훅 말라 예민미 쩔..ㅠ

노래도 사랑을 놓고 간 남자에 대한 애절함과 원망이 켜켜이 쌓인 건데 정림사지오층석탑 배경으로 부르니 쑥대머리 백제 버전 같았어요.

수인이는 부여에서도 말 잘하는 건 여전했는데 문화유산 행사라서 그런가 차분하니 조심하는 분위기

"국립창극단의 창극배우, 소리꾼이자 크오그룹 크레즐의 멤버로 활동하는 소리꾼 김수인이라고 합니다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정림사지에서 좋아하는 곡들을 불러드릴 수 있다는 게 뜻깊은 시간입니다

오늘은 날씨도 그렇게 덥지도 않고(아 날씨에 민감한 분 다우심 ㅋㅋㅋ) 선선하게 어울리는 날에 함께해서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곡만 하기에는 아쉬우니 같은 멤버인 이승민씨와 여러 곡을 들려드리겠습니다"

화조도 부를 때 인이어 만지면서 미묘하게 예민했거든요 근데 그 모습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예의갖춰 상냥한 모습하고 또 살짝 달랐음

하긴 제가 아직 못 본 모습도 수백만가지 있겠죠

암튼 아까 멘트와 함께 승민이가 블랙 수트 차림으로 다시 올라와서(흑백싱엌ㅋㅋ) 꽃이 피고 지듯이를 둘이서 불렀는데 2절 막 클라이막스 왜///부분에서 둘의 절절한 화음은 정림사지 공연장을 메아리치고 관객들의 자연스러운 탄성도 뒤따라 울리고 와... 정말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장면,

꽃피지 후 수인이가 "성악과 국악이 만나면 어떻게 펼쳐지는지 다른 분위기를 보여드리겠습니다"하고는 스웨이를 듀엣으로 불렀습니다

승민이의 낮은 목소리와 수인님의 소울풀한 애드립이 어우러지고 밤에 흰 도포자락이 날리는 무아지경 턴은 정말 옳다 ㅠ

​그러니 화개는 후속곡(?)으로 quizas를 부르도록 합니다

스웨이 끝나고 승민이가 오늘이 세계유산축전 부여 첫날이라고 들었는데 끝까지 성공을 기원한다고 했고 수인이는 그 멘트를 받아서 익산, 공주에서도 했다고 들었는데 부여에서 하는 행사에 저희들을 불러주셔서 뜻깊고 감사하다고 했어요.(실은 지역마다 제2의 고향/조상님 고향/공연한곳 등등 온갖 걸 갖다붙이는 이들이 부여엔 뭘 갖다붙일까 두근거리고 있었는데 넘나 품격있고 우아하게 멘트를 나눠말해버렸;)

마지막 곡이라고 하며 리버를 '팬텀싱어 듀엣대결에서 아주 높은 점수로 1위를 한 곡, 성악 파를란도와 국악 작창이 만난 곡'이라 소개하며 불렀는데요..

와...

1년 반 전에 팬싱 방송 버전으로 '그분' 오신 작두탄 리버를 접하고 그간 베스트는 국립합창단 협연이었는데 베스트 갱신했네요(아니 하지만 리버는 이 둘이 70이 되어서도 불러야 함)
특히 힙하고 센 느낌이 더 강해지고 이승민이 부를 때 맞은 편 김수인이, 김수인이 부를 때 맞은 편 이승민이 흐뭇해 죽으려하는 표정이 좋았음(...)

그래서 팬들 뿐 아니라 일반 관객들까지 앵콜을 매우 요청하였으나 준비한 앵콜이 없다고 정중하게 말하며 감사하다며 마무리

오늘의 공연 점수는요

100점 만점에 110점

앵콜 없어서 감점 1점

정림사지 런웨이를 모델 같은 수인승민 둘이서 워킹 안해서 감점 1점

총 108점의 공연이었습니다

+)공연 끝나고 미니 퇴근길

화개는 공연장 건너편 아주 멀리 갔다가 정림사지 석탑에서 인증샷도 찍느라 퇴근길에 오래 걸렸어요

팬의 "리버 너무 좋았어요!"에 리버만 좋았나요?하고 웃으면서 받는 김수인
공연잘보셨어요 다행입니다 봇이더니
영국음식맛없어요찡찡
이젠 팬한테 장난도 치네 예끼

석탑도 연못도 너무 좋았다며 야외 공연이 이래서 좋다며 둘이 눈 반짝이길래 사진 찍었음 올려달래서 올려줬는데...
음...네...
헬아는 일단 매번 올리는데 의의를 두고 사진 실력을 차차 키우기로 합니다
백제의_신비_부여_랜드_석탑_합성_사진.ai

아 공연 전에 한정식으로 잘 먹었다고 합니다 승민이 말로는 맛있었다고

다음 공연에서 보자는 팬들에게 일일히 감사하다고 인사하며 차 타러 갔어요

화개가 무대 위에서 보는 관객들도 멋졌겠지만 무대와 석탑, 연못이 너무 멋져서 공연 뒤에 그 운치를 즐겼다니 다행이에요

좋은 공연 선사해줘서 감사

그리고 귀향길 열차 안 KTX매거진에서 만난 수인이 기사로 진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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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의 청국 <리어> 런던 바비칸 공연(241003~241006) 4회를 다 관람했습니다.

1. 바비칸 리어 241003 초연 후기

리어 공연이 펼쳐진 런던 바비칸 센터는 런던 도심에 시어터, 시네마, 홀, 도서관, 예술 학교 등이 함께 있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문화 복합단지입니다. 이런 큰 곳에서 공연을 한다니 새삼 자랑스러움이 느껴졌습니다.

바비칸 시어터의 전경

광대 민은경님의 대형 포스터

리어는 평일에는 오후 7시~오후 10시 10분까지 총 3시간 10분(인터미션 20분 포함) 했습니다. 올해 재연 리어와 구성은 같아요.

바비칸 센터의 중정 모습

입장할 때 열 별로 입구가 다른 게 특이했습니다. 아, 커튼콜 때 촬영은 자유였구요 공연 도중에 음식이나 술 포함 음료를 마시는 것, 다소 움직이는 것도 허용되는 분위기였어요

리어에 맞춰 기존 무대를 확장해서 객석을 B열부터 시작하게 조절했습니다. 무대는 기존 리어와 거의 비슷한데 좌우는 길어서 더 재밌긴 했습니다.

이를테면 마지막의 물이여 에서 가장 소란을 피웠던 4인방

  (에드먼드)

(거너릴) (리건) (콘월)

과 다른 코러스와 거리가 더 뚝 떨어지면서 "이 고요를 위하여 그 모든 소란이 필요했던가"가 더 잘 먹혀들어갔거든요 흥미로웠습니다.

흰 머리 아이; 리어가 오줌싸는 장면은 한국 공연과는 달리 물 밖 앞 무대에서 엄청 크게 포물선을 그립니다(역시 화장실 개그는 어디서든  잘 먹힘)

여전히 물을 많이 이용한 무대 장치이긴 했습니다만

에드먼드가 두 공주의 정표 수건을 목에 두르고(깔끔한 수인이가 드러운 런던 템즈강 물 담근 수건을 두르기 힘들었을 듯^^;) 장부의 길을 부르며 징검징검 가는 건 물 밖으로 나와서 앞 무대에서 하는 등 동선은 조금 다릅니다.

자막은 무대 상단에 두 줄로 있어요. 바비칸 자막은 국극과 달리 무대 맨 꼭대기에 달려 있었는데 4층까지 있는 객석이 두루 보기 편하다는 장점은 있고 단점은 최대 두 줄이라 장중한 대사가 자주 끊깁니다.

근데 외국어 자막의 한계가 있다 보니 네 줄이든 두 줄이든 크게 차이는 없을 거 같군요

언어 차이는 여러 모로 영향을 미쳤는데, 한국에서는 가장 큰 호응과 폭소를 이끌어냈던 거지 톰/개판 재판이 길고 빠른 언어 유희라서 이보다는 글로스터 백작이 에드먼드가 하룻밤 춘정으로 생겼다는 짧은 대사는 직관적이라^^; 바로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자막 번역은 다시 싹 새로 했다더니 올해 재연보다 한결 나았습니다 재연 때보다 훨씬 로컬 관객을 생각해서 한자 표현을 현지화했어요 '약수라도 건너가리다'를 '스틱스 강이라도 건너가리다 레테 강이라도 건너가리다' 이런 식으로.

 

아 그리고 노장 사상을 어케 전달하는지 좀 궁금했었는데 올버니 공작의 '욕지귀거래'에서 단순 귀향이 아니라 retire까지 넣어서 다행 여튼 올해 재연보단 영국 관객을 감안했단 얘기

(가급적 현지인 얼굴을 안 보이게 하려는 필사적 구도의 샷^^;)

바비칸 씨어터는 단차가 매우 훌륭하네요

4층까지 제법 관객이 들어찼구요, 한국문화원 관여라 한국계 관객이 많을 거라는 제 예상과는 달리 대부분 영국 지역 관객이었습니다.

1막, 2막 끝이나 김준수 넘버에서 열렬한 박수갈채가 나왔고 인터미션에서 극에 대해 열띤 토론이 이어지기도 했어요.

아참 음질은 정말 또렷하고 좋았는데 음량이 작은 편이라 뒷좌석에서는 조금 작았을 수도 있겠어요.

연주는 정말 훌륭했구요, 기존의 국립창극단 기악부 뿐 아니라 서양 관현악 연주도 꽤 보강되어 커튼콜 멤버로 나왔습니다.

이제 본론인 에드먼드 김수인으로 들어가자면...

'천지는 불인이라'나 '장부의 길' 등 본인 넘버 뿐 아니라 합창에서도 특유의 맑고 카랑한 음색, 호소력을 유감없이 보였구요...

잘생김을 연기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잘생겼습니다.

두 공주님을 쥐락펴락할 만큼 섹시합니다.

연기가 좀 더 극적으로 된 편이에요.(근데 언어나 문화 차이를 극복하기 위함이며, 더 세게 연기한 배우들도 몇 있음) 첫 부분에서 형님 에드거의 착한 동생인 척 하다가 코딜리어가 리어에게 직언을 할 때 뒤에서 계산적으로 바라보는 눈빛을 더 세게 하거나(한국 퇴근길에서 이 장면을 '나를 위한 판이 깔아지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하셨었어요)

두 공주의 삼각 암투 후 자아도취적으로 검에 하는 키스 소리가 확연히 들리게 한다거나(킹받고 섹시함)
두 공주들과 베드신 암시에서 더 끈적함을 암시하게 눈빛을 오가거나;

 

이번 공연으로 머리 짧게 치고 뮤트한 톤의 분장도 색다르고, 거너릴 무릎에 누웠을 땐 풀어헤친 것도 느른하고 리건 껴안았을 땐 허리띠 꽁꽁 졸라맨 것도 고자극이고(맛감)

(국립극장 공식 사진입니다)

이 장면에서 에드먼드 얼굴 쪽에 좀 더 조명을 주는데 이 모든 치정 광기에 개연성을 부여하게 잘생겨서

한낱 백작 사생아에 왕국 상속 공주들이 싸우는 이유가 충분했습니다.

전투신에서 몸 잘쓰는 분 답게 칼과 회전, 광기의 외침이 인상적이었구요, 죽을 때조차 그림같이 누운 자세가 잘생겼습니다(네...)

커튼콜에서는 극에 맞게 담담한 표정을 지었지만 친한 기악부 분들이 인사할 때 미미하게 웃음을 머금는 거나, 공연 후 지나가시면서 뒷 모임이 있다고 양해를 구하며 급하게 가면서도 멀리서 오셨다고 연신 살갑게 웃어주는 거나 여전히 김수인 본체는 밝고 상냥한 모습이라 혼란스럽기도 하고 좋기도 했습니다^^

 

2. 바비칸 리어 241004 2연 후기

둘공에서만 느껴진 점을 잡상 위주로 쓰겠습니다

제 자리는 앞줄 왼쪽이었습니다.

금요일이라 극 사이드까지 관객이 찼어요.

이번에도 대부분 런던 현지인들이고 반응은 역시 좋습니다(세세히 못 알아들어도 분위기라는 게 있지요)

오늘은 몸개그(불쌍한 톰)와 짧은 대사 개그는 물론 재판 씬과 같은 개그도 잘 먹혀서 웃음이 컸고(물론 에드먼드가 하룻밤^^;에 생겼다는 글로스터 백작 대사와 리어의 음란과 호색으로 이 나라를 물들게 하라 성인물 대사에 반응 컸어요)

이번에는 리어 뿐 아니라 거너릴 글로스터 넘버에도 박수갈채가 나왔구요, 커튼 콜에 기립했습니다.

정재일(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음악 감독)은 천재입니다 리어 음악 역시 걸작임
한번 더 국립창극단과 함께 작업해 달라고 하고 싶지만 원래도 드높았지만 오겜 이후로 더 올라버린 그의 주가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ㅠ

음악 얘길 하자면 피드백이 된 건지 어제보다 음량이 커지고 양악(특히 피아노와 드럼)과 국악 조화가 아주 좋았습니다. 한국 리어보다 월등한 게 음악이에요.

아 그리고 리어는 특히 강강강 전개에 피를 토하듯이 쏟아내는 게 많고 남녀 공히 고음이 많아서 런던 공연 4회차로 끝나는 게 어찌보면 다행이에요

김수인은 어제도 잘 했지만 오늘이 더 좋았어요

가소로다 저 늙은이/장부의 길 소화력과 전달, 클라이막스 고음이 아주 좋았음

좌블의 장점으로 돌아가자면, 각도를 달리하면 보이지 않았던 것도 다 보입니다 극좌 바위쪽에 리어/광대/미친놈 톰이 벌이는 각종 난장 관람가. 그리고 에드먼드는 진리의 좌블이에요. 특히 안 보이던 부분이 세밀하게 보여요. 에드먼드 하면 블러디 메리 풍의 광기의 눈 뒤집어짐을 보통 꼽습니다만 침침한 사이드에서도 연기는 꽤 세밀하게 이어집니다.

예를 들자면 코딜리어의 직언에 분노한 리어가 물에 지팡이를 패대기치며 사방에 물을 튀길 때 극싸에서 놀란 듯 몸을 돌린 에드먼드는 계산적으로 눈을 빛내고 머리를 굴립니다.

물론 센 연기도 잘 합니다. 글로스터 백작한테 형 모함하고 속아넘어간 아버지가 형 욕하는 거 들으면서 고개 돌리고 악의에 가득차 기뻐하는 표정이 아주 좋았습니다. 소설 주홍 글씨의 한 부분을 인용하자면 '善人이 이 지옥에 떨어질 때 악마가 환희에 찬 웃음'
우리 몽드...자라면서 마니 힘들었구나(몽드맘)

리건이 거너릴과 에드먼드 밀회를 목격하고 거너릴 째려보는 것만 봤었는데 이번엔 좌블이라 에드먼드한테 눈으로 욕하는 것도 똑똑히 봤어요 ㅋㅋ(물론 나쁜 에드먼드는 까딱도 안 합니다)

앙상블에서도 가장 왼쪽에 주로 서는 탓에(왼쪽에 최장신을 세우는 건 팬싱이나 창극단이나) 1막 세 번의 수인이 앙상블이 다 잘 보였어요

가장 사랑하는 건 역시 번지수가 틀렸네 씬에서 에드먼드라면 절대 안 나올 본체의 환하고 밝은 표정, 옆 올버니 최호성과 손에 든 기러기를 뽀뽀시킬 때 드러나는 환한 이.

이제 영국 리어 공연은 5부 능선을 넘었군요 벌써부터 아쉬워집니다
아참 콘월공작 최용석님이 "한국 분들이 공연에 많이 찾아와주신 걸 창극단에서도 많이 얘기하고 힘을 많이 받았다"라고 돌아가는 길에 얘기하셨음
힘을 주는 부산갈매기(으쓱으쓱) 근데 저도 힘내야됨 외국에서 190분 공연 관람이 쉽지 않아요;

 

3. 바비칸 리어 241005 3연 후기

이번에는 리어가 연기를 매우 극적으로 하는군요
저의 에드먼드(언제부터;)는 천지는 불인이라 넘버가 사흘 중 최고였음
적자 에드거는 시혜적이든 어쨌든 에드먼드에게 진심으로 '과할 정도로' 믿고 잘해줬고 서자 에드먼드는 그런 형을 따르는 듯 하면서도 속으로 형을 보내버릴 음모를 꾸미고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부족함이 없지만 수치스러운 아이라는 눈길로 괴물이 자라나는 '에드먼드  라이징' 스핀오프가 보고 싶;

 

4. 바비칸 리어 241006 4연 후기

날씨가 흐리고 싸늘한게 극 분위기와 잘 맞네요
관객은 시야방해석 빼고는 다 찬듯
강행군으로 배우들 컨디션이 최고조는 아닙니다만 합에는 나은 듯
에드먼드 락스타는 천지는 불인이라 넘버에서 몸을 더 예쁘게 잘 씀
무용수 출신 덕질이란 좋군요

 

4-1. 바비칸 리어 241006 퇴길 후기

요약
영국음식은 너무 맛이 없다
날씨가 왜 일할 때는 좋고 일 안할 때는 나쁘냐는 날씨의 아이
바비칸에 완창하러 다시 오고 싶다
이날치는 비행기 안, 스케 차 안에서 준비해야됨
극락콘은 판소리와 성악, 둘의 락 등이 있을 예정
이제 쇼핑을 하겠다

영국 리어 막공 끝나고 나서 한참 있다가 에드먼드 김수인이 글로스터 유태평양 아빠랑 나와서(에드거 광복님 부부는 미리 다정하게 나갔습니다) 기다리던 팬들에게 먼저 다가와서 20여분 정도 소통하고 갔습니다

기억에 의존해서 다소 단어 차이나 생략이 있을 수 있어요

회색 후드 위에 얇은 검은색 숏 점퍼 차림이었고 분장은 안 지웠습니다 다른 배우들도 힘들어했지만 수인이는 특히 얼굴 살이 쏙 빠지고 덩치가 작아진 게 확연히 드러날 정도.

길다랗고 마른 사람 됨

날씨에 강행군에...영국 음식 때문이었어요;;;

나오자마자 공연 어떠셨어요?부터 먼저 물어보셨어요 컨디션에 대해 아쉬움이 앞서는 거 같았지만 사실 막공도 최고음 말고는 괜찮았어요 진심

팬들이 한국으로 가고 싶다고 음식 맛없다고 하자 맛없어요오하고 격하게 동감 ㅋㅋ

샐러드가 제일 맛있다고 팬이 말하자 "샐러드도 맛없어요"(웃으며 단호)

팬들이 커피는 맛있었다고 애써 찾아보았지만 "옥스퍼드에서 먹은 커피는 먹을 만하고 그 외에는...그냥?"

옥스퍼드는 준수형 등과 관광갔었고 비가 왔었댑니다(아 우산가지고 사진 찍히셨죠)

공연할 때는 날씨가 좋았고 공연 안할 때는 날씨가 나빴다며 반대여야 하는 거 아니냐고 ㅎㅎ

"날씨에 민감하시잖아요"

"그쵸"

팬이 (리어 번지수가 틀렸네 장면에서) 갈매기 키스신 물어보자 호성이형이 하자고 한 거였다고

무대 위에서 수인이가 웃는 유일한 장면이었다고 하자 끄덕하더니 커튼콜도 있지만 무거운 극이라 커튼콜에서도 감정 잡았어야 했대요

 

"이젠 희극하고 싶어요 제 영원한 1순위 나무물고기달 같은"

나물달도 마냥 밝지는 않지만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즐길 수 있는 극이라고

리어에서 제일 어려웠던 건 천지는 불인이라 넘버였고 액션은 전쟁 칼 쓰고 넘어지는 신

객석에서 땀이 보일 정도였다고 하자 원래 땀을 거의 안 흘리는데 너무 힘들어서 흐르더라고 했어요

리어는 '고혈을 짜내는' 극이라고 '강강강강'이라며 말했는데 너무 정확한 표현이었어요

이번에 수인이 짧아진 머리 얘기하자 영국 오기 전에 짧게 자른데다 (헤메할 때) 뽕을 많이 넣더라고 함

"다음엔 포마드를 발라볼까요?"하고 농담 ㅎㅎ

귀국 후 스케 얘기했더니 비행기 안에서도 이날치 대사 외워야 하고 이날치 연습하다가 라디오 스케 가고 부여 공연도 그러한 모양

한국에서는 이날치 공연을 런던 팀 빼고 이미 진행중이라 합류 후 빡셀듯

이날치 극에 대해 그리 무겁지는 않을 거고 (실존 인물) 전통 판소리가 많이 나올 거라 함요

이날치 작창가 선생님이 수인님의 동초제와 어떻게 보면 반대 스타일이라 모험이라네요

런던 리어가 재연과 연기가 또 달라져서 참고한 거 있냐고 물어보자 오기 전에 킹 리어 영화를 봤대요 너무 한국적으로만 하면 현지 관객들 공감을 얻기가 힘들 것도 같았다고

바비칸에서도 리어가 올라온 적이 있다고 팬이 얘기하니까 바비칸이 한국 예술의 전당 같다며 마그네틱 굿즈도 샀대요

팬들이 따라산 바비칸 에코백 보여주자 "저는 받은 건데" 네 ㅎㅎ

"제가 언제 다시 바비칸을 와보겠어요"해서 다시 올 수도 있다고 하자 다시 오면 완창하러 오고 싶다고 함

안숙선 선생님이 완창을 해외에서 외국인들 많은 공연장에서 했었던 것처럼 바비칸에 다시 돌아와서 춘향 완창을 하고 싶대요

그 꿈 응원합니다(그리고 또 따라가...;;;)

바비칸 무대에서 객석이 어떻게 보이냐고 하자 달오름은 무대에 빛이 있을 땐 잘 보이는데 바비칸은 아예 안 보여서 전쟁씬에서 바위나 물도 안 보일 정도라 엄청 위험할 정도였고 앞 몇줄이 어쩌다 보일 정도

 

관객들 술 반입도 되고 자유로운 분위기라고 하자 눈이 동그래지면서 놀람
"집중에 힘들었겠어요"
"아니 저도 마셔서(누구긴 누구겠어요 저임)"
"ㅋㅋㅋ 너무 괜찮은데여"
좀전 준수씨 대화흐름이랑 존똑

그날 올라온 크레즐 제주 자컨에서 브이로그 수인이가 찍은 거 얘기하자

"고기굽는 것만 제가 찍었어요"

"시키시던데요?"

"제가 고기를 못 구워서요" ㅋㅋㅋ

파크 간 거 재미없어서 그냥 있었는데 갤러리 가자 눈빛이 달라졌단 말에 "그렇죠" ㅋㅋㅋ

시간 없어서 런던에서 갤러리는 따로 못갔고 내일 쇼핑할 건데 바버(Barbour) 브랜드 가려고 찜해놨댑니다

한국보다 아주 싼 것도 아니라고 하는 말에 "잘 골라봐야죠" ㅎㅎ

이제 돌아가면 런던때보다는 시간이 있는데 크레즐도 해야 하고 창극단 공연도 있어서 선택과 집중을 잘 해야 한다고

성격이 다른 여러 가지 공연을 하니까...라는 말에 그래서 혼동이 오고 목도 힘들 때가 있다고;

극락콘은 셋리스트 참여했고 스포해달라는 말에 전통판소리가 들어간다고 함

승민님은 그럼 오페라...?했더니 웃으면서 "거기까지"

둘이 락적인 걸 많이 할 거래요

락스타 얘기하니까 "락으로 전과를 해야 하나요" 웃으면서 말했어요

판소리 안 했으면 락 했어도 어울렸을 거란 말에 "전 판소리 안 했으면 미술했을 거 같아요, 다음 생은 미술하는 걸로"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하자 미술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소묘부터 배워볼까 생각이 든다고

"10년 내에 갤러리에 그림 전시해보고 싶은 꿈이 생겼어요"

완창도 해야하고, 덧붙이셨어요 ㅎㅎ 종합 예인은 바쁩니다

멀리서부터 와준 팬들에게 다시 감사 표현하고 바비칸 인증샷도 찍어주며 언제 돌아가는지 살갑게 챙기지만 역시나 영국 음식은 별로(피시앤칩스 얘기만 꺼내도 진저리침 ㅋㅋㅋ)이고 내일 소호 쇼핑에 눈 반짝이며 인사하고 갔어요 ㅋㅋㅋ

원하는 팬들에게 바비칸 배경으로 사진 찍었는데 팬 얼굴이 너무 커 보이지 않게 본인 얼굴을 앞으로 해 줘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

-보너스 - 아아 리어는 갔지만 저는 런던 리어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타래
바비칸 시어터의 창극 리어는 배우들의 호연, 탁월한 음향, 양악의 보강으로 화룡점정이 된 연주 등 여러 미덕이 있으나 아쉬운 점은 대사가 포함된 프로그램 북이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 리어는 무려 풀버전 플북이 있었거든요

관객의 절대 다수였던 영국 관객이 언어 격차를 해소할 수 있게 자막이 있었습니다만 무대 양옆이 아니라 꼭대기에 있었고, 최대 두 줄이라 장중한 대사를 한번에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을 겁니다
실제로 주위 로컬들이 고개를 천장으로 뽑아 자막을 수시로 보는 걸 목격하였음

그리고 런던 플북에는 창극 리어를 관통하는 노장사상(영어로는 노자를 Lao Tzh라고 하더군요)을 설명했으면 물이여 넘버와 오프닝에서 리어의 은퇴선언; 올버니의 욕지귀거래나 막능귀거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한국 리어에서 제법 나오는(특히 광대의 모든 대사와 에드먼드의 아아 나는 사랑이 넘치는 사나이 등) 매운맛 블랙 유머는 제법 영국 스타일이라 문화와 언어 차이를 뛰어넘고도 먹혔다고 봅니다

...그래도 광대가 아저씨-라고 부르는 건 uncle이 아니라 old man이면 어땠을까...

직설적인 블랙 유머 말고 곱씹어야 되는데 역시나 매운 맛인 블랙 유머 중에는 거너릴과 리건의 '은퇴한다고 했잖아 아빠' 송인 '저 푸른 낙락장송 아래 풀도 안 난다 아하이요' 뒷부분을 글로스터가 부르면서 등장하는 게 있습니다
리어가족과 글로스터가족은 세대 갈등과 불신과 배신 면에서 평행우주인데, 글로스터가 낙락장송을 부르며 등장하면서 읽는 게 '늙은이들의 폭정을 어디까지 참을 것이냐'하는 에드거(실은 에드먼드. 몽드는 에드거의 말이라고 하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여러번 합니다)의 편지거든요

이런 곰삭아야 제맛나는 고추장 블랙 유머가 어디까지 먹혔나도 궁금해요
그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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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율현공원정원축제
(승민) 토레아도르+크레즐 소개 멘트
(수인) 화조도+멘트
(화개) 꽃이 피고 지듯이
노마이크 두소절
(수인) 범내려온다
(승민) 시간에 기대어
(화개) 스웨이+프레즐 분들 테디베어에서 인증샷찍어달라, 진호형 앨범 나왔다고 홍보
(화개) 리버
...김수인 율현 친화적 멘트 작렬, 율현 출마하는줄;


율현공원정원축제 팜플렛&현수막 화개 사진
김수인은 헬아 계약 당시, 이승민은 치타 사진이군요
좀 통일성있게 사진 선정해 주면 안 되겠니...
아, 물론 둘의 대조되는 이미지를 잘 포착했다고는 생각함

전등사 축제에서 트롯소녀 팬덤의 위력을 느꼈던지라 또다른 트롯소녀 김다현양이 나오는 율현공원 행사에서는 새벽에 기차 타고 올라가서 쌩아침부터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전날 김해 행사보다 자외선 땡볕이 더 적나라함
-그늘막 없음
-주변 인프라 없음(이번에는 약국도 없어서 편의점 드링크로 대체)

행사 부스에 물어본 거나 돌아가는 사정으로 대충 짐작해보면 리허설이 가능한 시간대는 3~5시대였는데 워낙 덥고 힘들어서 본공연 직전에 아주 짤막하게 마이크 체크하고 한구절 불러보는 걸로 바뀐 듯
화개는 행사 한 시간 전에 왔습니다
수인: 흰 반팔 티 아이스진 사복
승민: 흰 반팔 셔츠 사복

5시 47분쯤 리버 입장단 전까지 리허설하고 들어감
"이따봐요" 낮고 근사한 목소리로 승민이 인사함

아나운서 소개 후 승민이가 바로 올라와서 MR 반주로 토레아도르 불렀는데 깔끔하니 좋았어요
사실 요즘 6시가 아직 덥고 힘들 땐데 목소리 상태나 몸 컨디션 좋아 보여서 매우 다행
노래 부르고 나서 "성악가이자 팬텀싱어4에서 결성한 크레즐에서 활동하는 바리톤 이승민"이라고 자기소개함
앨범이 4월에 나왔다는 거랑, 4인4색이라 장르가 다 다른 게 특색이라며 저는 성악, 다음에 나올 수인이형은 국악, 임규형 형은 뮤지컬, 조진호 형은 케이팝 아이돌이라고 없는 두 형도 야무지게 다 챙겨 소개
다소 긴장한 듯한 게 귀여웠으며 연신 수인이형을 찾는데 아는형인지 친형인지 헷갈릴 정도

교대로 올라온 수인이는 화조도로 슬픈 분위기 다 잡아놓고 말랑상냥하게 '국립창극단 단원이자 팬텀싱어로 결성된 크레즐의 멤버 김수인'이라고 소개.
그리고 여기는 서울 살아도 처음 왔는데 이렇게 좋은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고 어제 김해 갔다와서 목이 걱정됐는데 관객도 좋고 멋진 곳이라 잘할 수 있을 거 같다며 마치 강남구 세곡동에 출마라도 할 듯이지역친화적인 멘트를 했음

성악을 듣고 방금 국악을 들었으니 성악과 국악의 만남도 들어보겠다며 승민이 다시 올라와서 둘이서 꽃피지 부름
"이제 해가 지고 있어서 덜 더우시죠? 저희는 너무 더워요"<-힘들면 티내는 투명한 수이니;)

각자 정통 소리 들려드리겠다며 국악부터 듣고 싶은 곡 추천을 받았는데 쑥대머리부터 온갖 추천을 하자 국악 전문가분들 오셨다며 흐뭇해함
범내려온다 두 소절 불렀는데 정규 셋리 포함해서 제일 반응이 좋았;
승민이는 리퀘받은 대로 시간에 기대어 두 소절 불렀어요

둘 다 국악-성악 본업할 땐 음량 제한 해제 풀리니까 쩌렁쩌렁하게 저 멀리 메아리쳐 돌아오는 게 선명할 만큼 음량이 엄청났고 본업하는 서로에게 치이며 자랑스러워하는 게 좋았음
승민이가 '이럴 땐 국악인 같아요' 하자 수인이가 '여기 (국악인 겸 트롯소녀) 김다현씨 팬분들도 오셨어요'하고 관객친화적 멘트

각자 본업 선보이고 손 꼭 붙잡은 채로 "이렇게 다른 두 사람이 만났습니다"
그니까 광주남자 김수인과 부산남자 이승민이 만나서 화개장터로 화합의 장을 어쩌구 하던 전현무 주례사도 생각나고 그들은 순수하고 저만 정신이 아득;;;
다른 형들도 다음엔 꼭 데려오겠다네요 ㅎㅎ

이번에는 신나는 노래도 하겠다며(크레즐이 신나는 곡으로도 알려져 있다고 크레즐 소개 또함) 스웨이했는데 어스름 저녁과 전주의 김수인 살랑살랑 무브먼트가 썩 잘 어울렸습니다
마지막 후렴에서 승민이가 웃으면서 '끝난줄 알았죠?'하고 웃으면서 덧붙이고 수인이는 후렴 반주를 배경으로 "저기 테디베어가 크게 있는데요, 우리 프레즐 분들은 인증샷 꼭 찍어주세요, 아시죠? 우리 진호형이 테디베어 곡 발매했어요"하는데 워낙 당당하하고 자연스럽게 말해서 로컬들조차 아 그래야 하는구나 끄덕끄덕 납득시켰음
...역시 멘트는 기세 ㅋㅋㅋ

팬텀싱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던 노래라고 마지막 곡 리버를 소개하고 부름. 입장단과 파를란도는 팬싱 버전이 아니라 그 후 편곡 버전으로 했는데 이 공연에서는 이 버전이 나은 것 같군요. 끝난 후 좋은 시간 보내라고 정중하게 인사하고 퇴장.

공연은 30분 가량 함. 원래 본공연 첫 순서였는데 어른의 사정(...VIP들이 예정보다 늦게 도착함)으로 사전공연으로 급하게 변경되고 아직 더운 날씨에 음향 딜레이에 여러 돌발상황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고 퍼포는 좋았음
젤 좋았던 건 둘의 스케였지만 크레즐 넷 홍보에 진심이라는 점
수고했어요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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