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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2024-03-29 ~ 2024-04-07

장소: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장르: 창극

관람시간: 190분 (휴식 포함)

출연 및 제작진 소개

주요 제작진
연출·안무  정영두
극본  배삼식
작창·음악감독  한승석
작곡  정재일
무대디자인 이태섭
조명디자인 마선영
음향디자인 지영
의상디자인 정민선
소품디자인 박현이
분장디자인 정지호 외 
 
출연
리어 김준수
글로스터 유태평양
거너릴 이소연
리건 왕윤정
코딜리어/광대 민은경
에드거 이광복
에드먼드 김수인 
올버니 최호성
콘월 최용석
기사 박성우
오즈왈드 조유아
길잡이 김우정
시종.전령.낚시꾼 이성현
시종 박경민, 이나경
 
고수 조용수, 거문고 최영훈, 아쟁 박희정, 피리 이성도, 대금 이원왕, 가야금 황소라, 타악 전계열, 생황 오초롱(객원) 신시사이저 이예지, 이아민(객원)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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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극 '리어' 초연은 2023년 가을에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 자료실에서 영상으로 봤었구요, 재연은 2024년 3월 29일부터 4월 7일까지 9회차 전회 관람하였습니다. 전회차 관람 자체가 워낙 빡빡했던 데다(객지에서 호텔 생활+밥벌이 병행하면서 보니 나중에는 뇌와 몸이 분리되는 것 같았...) 공연은 압도적이었던지라 사실 다른 분들이 했던 것처럼 공연 전체를 도도하게 관통하는 후기는 쓰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아카이빙도 엄두를 못하고 있다고 최근 모종의 사태로 '남기는 자가 이기는 것이다' 기분으로 남기게 되었습니다.

이건 공연 전에 초연 영상 본 상태에서 저의 최애 마성의 서자 '에드먼드'에 대한 리뷰

일하기 싫으니 제가 魔性의 서자라 부르나 실은 홍길동인 셰익스피어 비극-창극 리어 등장인물, 리어왕의 충신 글로스터 백작 사생아인 에드먼드(김수인)에 대해서 잡담을 써 보겠습니다

실은 동양에서 양인 첩 소생 서자, 천첩의 얼자라는 개념이 있지 기독교 세계관에서는 다 사생아긴 합니다(타래)일하기 싫으니 제가 魔性의 서자라 부르나 실은 홍길동인 셰익스피어 비극-창극 리어 등장인물, 리어왕의 충신 글로스터 백작 사생아인 에드먼드(김수인)에 대해서 잡담을 써 보겠습니다


실은 동양에서 양인 첩 소생 서자, 천첩의 얼자라는 개념이 있지 기독교 세계관에서는 다 사생아긴 합니다(타래)

하지만 암암리에 왕 등 상류층은 공식적으로는 흐린 눈하는 정부를 두고 '일부' 정부 소생의 '일부' 사생아들에 대해서는 자식으로 인지하고 (정실 소생보다는) 떨어지는 작위나 일부 재산도 떼어주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일부'라고 하는 것은 어느 정부의 어느 소생을 인지하고 대우해줄지는 전적으로 남성의 결정에 기댄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찰스 2세는 귀족 출신 정부들의 아이들은 일찍 인지해주고 좋은 작위를 주었지만 여배우 출신 정부의 아이는 대접이 박해서 국민들 사이에서도 구설수가 있었죠(저는 '왕의 정부' 등 이런 쪽 책들을 아주 좋아합니다 ㅎ)

귀족의 경우에는 세습 작위 상속권은 당연히 사생아에게 줄 수 없었지만 자녀로 인지하고 적당히 재산 떼어주는 게 아주 없는 일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글로스터 백작은 자신의 사생아 에드먼드를 어떻게든 인지하고 영지의 성에까지 데려와 같이 사는 것 같은데 묘한 태도를 보입니다. 에드먼드가 '아버님'이라 부르자 아주 질색하면서 '하룻밤 춘정으로 생겨 지금도 망신을 주는...'이라고 하죠. 즉 에드먼드의 생모는 정부도 아니고 영주인 그가 하룻밤 건드린 여인이고 '땅'으로 끊임없이 비유되는 걸 보면 출신도 비천하기 짝이 없습니다. 

총애하던 정부의 소생도 아닌데 왜 에드먼드를 자식으로 인지하고 성에 데려왔을까요? 원작에서 글로스터가 친구와 나누는 대화나 설정을 보면 아들을 달갑잖아-심지어는 부끄러운 농담 정도로 여기고 있으며 사랑하는 적자 에드거와는 하늘과 땅 차이로 생각하지만 에드먼드는 출신에 비하면 객관적으로 과한 차림이나 교육을 받은 듯 합니다.
(실은 소속과 출신의 과한 괴리가 그를 더 엇나가게 한 듯)

제가 짐작하는 이유는 글로스터 백작이 체면과 명예를 매우 중시하는 캐릭이라 일반적인 귀족 남자들과 달리 '맨 정신에서라면' 하지 않았을 춘정으로 사생아가 생기고 공공연해지자 못마땅하나마 거두었지 않았을까 싶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한 것이며 그가 에드먼드를 못마땅해하고 수치스러워한다는 것은 원작에서든 창극 초반부에서든 잘 드러납니다. 

이걸 뒤집어 버린 것이 적자 형('형님...아니 도련님')에 대한 모함이었는데요
리어 왕-코델리어
글로스터 백작-에드거
이렇게 반복 재연되는 부자관계입니다

즉, 리어왕과 글로스터 백작은 코델리어와 에드거를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지만 그 사랑은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그 아들딸들이 실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며 음해하려 한다는 거짓말에 쉽사리 속아넘어가죠(4대 비극 아동판에서 에드먼드가 삭제되는 경우가 많은 건 더블 불륜 이슈도 있지만 리어왕의 이야기가 글로스터에서 평행 우주라서 단순하게 각색했을 수도 있습니다) 
에드먼드는 아버지가 적자 형에 대해 가진 믿음이 실은 절대적이지 않다는 걸 간파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건(실은 뭐 가진 거 없음;) 도박을 한 거죠.

6일 후면 볼 리어를 기대하며 제가 좋아하는 사극 '역적'의 아모개 대사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양반님들은 천것들에 대해 아는 게 아무 것도 없지만 우리들은 양반님들에 대해 모르는 게 없어라'
이게 에드먼드의 짧은 성공 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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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9 리어 초연 

창극 리어는 리어왕이 길고긴 치세 말미에 왕국을 셋으로 나눠서 딸들에게 나눠주고 물러나기로 하고 거너릴과 리건은 기대에 맞게 사랑을 맹세(신하로 치면 충성 맹세)하며 화기애애하게 시작합니다 왕은 이미 삼분지계를 세워놓았고 신하들도 그땐 큰 반대가 없어보여요
영조나 엘리자베스 2세처럼 비록 양호한 치세였다고 하나 왕의 통치가 길어지면 피로감이 꽤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2부 기준으로 리어가 팔순이고 꽤 빠른 전개니 초입에도 매우 노인이고 첫째, 둘째 공주들은 중년이었을 수 있어요. 기다릴 만큼 기다렸을 수도 있다는 얘기
리어의 입장에서는 코딜리어의 충언이 자신의 매우 중대하며 숭고하기까지 한(!) 결정에  반기를 든 것으로 보였을 겁니다 특히나 반대 급부인 사랑 맹세를 실질적으로 거부한 건 특히나 더.
그는 전장에서 산전수전 겪으며 나라를 지켜냈고(지켰으니까 아직 있겠죠) 오랜 통치로 그에게 정면으로 맞서는 말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나이 든 부모님을 대해 본 자녀라면 부모가 얼마나 자신의 경험을 믿으며 자기 결정에 반대하면 자기 인생이 부정당하는 것처럼 삐지는 경향이 있는지 아실지도(이마짚)
코딜리어의 충언은 개인으로 보자면 맞는 얘깁니다. 제가 영상 보고 '생전 증여보다 상속이 나은 완벽한 예시'랬잖아요.
하지만 정치의 얘기로 돌아가자면 코딜리어의 강직함은 정치력 부족으로 보이는군요
솔직히 리어 성격으로 보자면 막내딸에게 제일 좋은 땅 떼어놨으니 어떻게든 티를 냈을 거 같거든요-_-

인터미션:
105분이 휙 지나갔군요
이쪽도 강강강강이라 배우들 무지 감정소모 심하겠어요
아 우리 에드먼드 무대 위에서 시그니처 턴 했음
직업만족도 상당히 높아 보임
작년 가을에 리어 초연(22년) 영상으로 본 거랑 밀도나 위압감이 천지차이네요
에드먼드는 연기의 출력을 그 때보다 꽤 높인 느낌
크게 달라진 건 없습니다(제가 염불 외는 리건과의 섹텐 증강 외엔)
위압감 같은 경우엔 공연박물관 컴 모니터로 보던 영상과 실제 공간감 있는 무대, 그리고 실제 배우들의 연기의 차이가 주인 듯 해요
그리고 초연이라 쫌 날것인 느낌도 한몫 하는듯?
에드먼드 연기는 더 쎄졌습니다
마성의 사생아 에드먼드는 적녀 공주님 두 명과 동시 불륜을 하는데 처음엔 언니인 거니릴하고 하룻밤 후 거니릴 무릎 위에서 나른하게 누워 있던 몸을 일으키고 이렇게 마주 봅니다 이때 섹텐 쩔;


(삼각관계의 직관적인 도식화)
초연 영상 기준으로는 동생 리건과의 섹텐은 적어서 아쉬웠는데 이번엔 어둠 속에서 리건이 에드먼드 무릎 위에서 몸을 일으키고 둘이 마주보는데 이쪽도 아주 만족.
나쁜놈...그러나 참 열심히 산 놈... 악당은 언제나 성실하지

(물이 새는 배와 돛이 부러진 배, 사랑이 넘치는 사나이)
에드먼드와 두 공주의 더블 불륜은 글로스터 백작가에 두 공주가 방문한 짧은 기간 동안 성사됩니다. 공주 예우를 감안해도 손님 공간은 거기서 거기라 연적의 존재를 너무 잘 알았을 터, 그래서 더 절박해졌을 겁니다.

두 공주의 노래에 나오는 것처럼 거너릴은 도움이 되지 않는 남편 때문에 '물이 새는 배'이고 리건은 남편이 죽어서 '돛이 부러진 배'라 권력 파트너로 새 사공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 사공이 너무 미끈해서-_- 근데 이중적인 필요의 경중을 인식하는 정도가 각각 다릅니다

거너릴은 '나라도, 그이도 다 내 거야' 입장으로 권력 파트너 겸 욕망의 대상으로 대하지만 리건은 권력 파트너<<<욕망의 대상 느낌입니다.
눈치빠른 몽드놈-_-도 이를 너무 잘 알아서 정인으로 대하는 리건에게는 이미 말을 놓고 거너릴에게는 한층 깍듯합니다.

그리고 리건의 암살은 이미 거너릴과 에드먼드 사이에서 합의가 된 듯요. 거너릴을 맞으러 간다는 핑계로 자리를 비우고, 리건이 칼을 맞은 걸 보고 전혀 놀라지도 않고 죽음을 당연시합니다.

에드먼드의 목표는 전쟁 중 올버니 공작을 킬하고 거니릴과 공동 통치자 쯤으로 즉위한 후에 거니릴도 킬해버리고 혼자 왕국을 먹어치우는 것이었을 듯요
상속권 있는 쪽은 그래서 다 치워버렸고.
사생아 출신 왕이라니 황당해 보이지만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닙;

에드먼드는 전쟁 경황 중에 올버니를 킬하고 거너릴과 공동 즉위 후 거너릴을 킬할 계획이었겠지만 거너릴은 순순히 죽어주기에는 만만찮습니다.
결국 즉위 후 애증을 드릉드릉하지만 애는 의외로 슬하에 많이 두는<-;;; 부부가 되면 재밌을지도.

커튼콜에서도 원작의 장중하고 음울한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배우들이 표정을 절제했는데요, 이건 초점이고 뭐고 안 맞는데 표정이 살아 있어서;
에드먼드 구마하고 행복해진 김수인


240329 리어 초연 김수인 퇴근길
징검다리 건너며 물에서 헛디디는 거 컨셉임 완벽해보이지만 결핍을 표현
혼자 잘생긴 역할인 거 어떠냐고 했더니 퍼시픽유 옆에 가리키며 잘생겼다 함
하지만 아빠는 한명만 건드렸지 아들처럼 멀티로 후리지 않았;
분장 그대로고 회색 후디
라방 텀블러 들고 상냥상냥
퇴근길의 에드먼드 본체는 서자 독기 악마성 온데간데 없고 상냥 밝음 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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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30 창극 리어 재연

머글 대동이라 무대 전반이 잘 보이는 7열.


머글에게 에드먼드 캐 설명을 했더니 "아니 그렇게 훌륭한 인물이란 말이야?"
인터미션 시간에 1부 에드먼드 어떻게 봤냐고 물어보니 지인 딱 네글자 말함
"양아치네"

아 그리고 영상에선 포커스 거의 밖이라 안 보였는데 도입은 왼블 외곽에서 에드거의 뒤에 에드먼드가 선 채로 형님과 제법 다정하게 나옵니다 글로스터 삼부자의 전개를 생각하자면 너무 정겨워서 눈물날 정도
그러나 바로 뒤에 통수를 생각하면 그 때도 그는 복흑이었으리라
리어가 코딜리어에게 분노할 때 에드먼드는 코러스의 역할을 하며 분노를 간절히 달랩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눈치 빨라야 살아남았을 그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을지도. 그의 계획은 난세가 되면 더욱 꽃피는 것이었으니까요

근데 김수인 오늘 퇴근길에서 말한 대로 에드먼드가 본체 똘끼를 보여주는 캐릭인 것이 거너릴과 리건이 남편 콘월 공 죽음을 애도하는 흰 천을 날렸는데 그걸 주워 둘에 대한 (거짓) 애정의 표시로 자신의 목에 각각 두르고 나는 사랑이 많은 사나이 어쩌고 부르는 것이었다

으앙 에드먼드 쥬금(2/9)
전 그이가 후회도 반성도 용서를 구함도 없이 여전히 그악스럽게 원망하며 가는 게 마음에 듭니다



240331 창극 리어 삼연

리어 1회는 좌블 2회는 중중블 3회는 극우였는데 오늘 각도에서야 들어온 것:
-낚시꾼은 다 짐작하다시피 리어의 또다른 자아입니다, 두건 안으로 리어와 같은 수염으로 분장했더라구요
-리어와 리건 만나기 전에 광대가 번짓수가틀렸네쏭 부를 때 기러기 코러스 제일 왼쪽에서 에드먼드 역할 잠시 쉬고 기러기 코러스알바 뛰는 김수인이 흥겨운 곡조에 맞춰 독기 악기 다 없이 신나게 웃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딴 얘긴데 광대일때 민은경배우 무성영화 시대 덩치 작고 야무진 여배우같아서 히치콕이 환장할듯

리어는 조연의 캐릭터와 각자의 입장이 분명합니다. 리건의 남편, 에드먼드 표현에 따르면 '제 성질도 못 이기는 멧돼지같은 녀석'인 콘월공작도 그렇습니다
그는 죽기 전까지 대부분 '권위'와 '분노'로 표현되는데 그 분노가 낮은 이들을 거스를 때 결과를 예상 못한 게 그의 패착입니다


리어의 기사를 차꼬에 가둘 때도, 글로스터의 눈을 손으로 뽑아버릴 때도 그렇죠. 그는 그 대가로 미천한 자에게 복수를 당할 거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그는 죽을 때가 되어서야 '이런 중차대한 때에!'를 부르짖으며 '물결'에 휩쓸려갑니다.
야심만만한 그는 아내가 차녀라는 핸디캡이 있고 처형이 만만찮으나 처형은 남편이 거들어주지 않으니 제법 잘 맞는 부부인 본인들이 할만하다고 생각하고 제법 구체화를 시켰던 듯 해요
하지만 거사가 성공했어도 그는 이미 에드먼드에게 눈먼 아내에게 팽당할 운명...(먼산)
최용석 소리꾼님의 연기와 소리가 아주 잘 맞아서 만족한 캐릭터였어요


오늘도 사생아로 태어나 열심히 모략과 불륜을 일삼다가 글로스터 백작으로 돌아가신 고 에드먼드(3/9)

껍데기는 참으로 그럴싸함
어제 에드먼드를 '양아치네'라고 간단하게 평한 지인에게 엣먼드 장점은 없냐고 물었더니 '키가 크고 와꾸가 좋음'이라는 대답이 돌아옴
그래...그걸로 광역 후림


240402 창극 리어 4연

오늘 준수 리어 가창과 연기 모든 면에서 미쳤음
에드먼드 두 번 세미 턴함
코러스에서도 수인이와 우정이는 음색이 튀네요
제가 리어 1부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엔딩의 폭풍우 강에서 리어와 광대가 손잡고 빙빙 도는 장면입니다
광기가 본격적으로 피어오름
오늘 에드먼드 협잡질 눈굴리는 광기 표정 보다보니 수인이 평소 흘김은 그저 귀엽습니다 오호호

지난 주에 비해 배우들 목 상태가 상당히 괜찮아졌네요 특히 퍼시픽유와 준수씨
자식을 향한 단장이 뭔지 들을 수 있었어요

고 에드먼드 경
손이 참 이쁨

리어 240402 퇴길:
소연씨 윤정씨 815 퍼시픽 준수씨 수인이 다 봄 
공통 업계 지인 오셔서 김수인의 깜찍 사진찍기 표정과 포즈 감상
오늘 마음에 안 드는 점이 있었다고 하고 쉬러 가겠다며 좀 바빠보임(이미 열한시넘음)
여기 꽃이 만개해서 이쁘다(어둬서 안보여;), 늦었는데 조심해서 가라며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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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3 창극 리어 5연
-어제 배우들 상태도 좋았는데 더 괜찮아짐
-오늘 에드먼드 천지여 내 어머니여 넘버는 지금까지 중에서 최고였습니다
-아빠한테 사기치고 재앙도 제 탓이니 하고 빙글 턴/형한테 사기치고 천지여 부르면서 턴 두번째

리어 5회차에서야 보이는 건데 리건은 에드먼드를 처음 봤을 때부터 저 멀찍이서 자리를 옮겨가며 자세히 보려고 몸을 빼고 미소를 띠고 있군요
설마 에드먼드 리건 첨부터 보여주려고 챠밍 포인트로 허리매듭 색스럽게 졸라묶은거냐


에드먼드가 두 유부녀 공주님들을 후려낸 비결은 허우대도 있겠지만 연애와 기타등등(...) 스킬을 이미 닦은 것 같음 가르쳐 준 이는 글로스터 집안 내 연상의 여인이었을 듯요(뭔가 심한 패륜이 머리속에서 명멸함)
연상 상대 전문 배우 김수인은 계속됨

1부 마무리인 리어와 두 딸들의 갈등신에서 에드먼드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신 앞 뒤의 코러스 맨 왼쪽에서 등장합니다
- 극에서 딱 한 번 해맑다못해 광기의 해사함을 보고 싶다면 신 앞 부분 기러기 극좌 코러스
- 몸을 예쁘게 쓰는 걸 보고 싶으면 신 뒷부분 노젓는 극좌 코러스를 보십시오

- 리어는 글로스터 수염을 어제보다 더 뭉텅이로 잡아뜯어서 좌중이 웅성웅성 막공 때는 다 잡아뜯을듯
- 개판 재판에서 재판장 에드거가 미끄러져서 옆 슬라이딩 다행히 무사
- 오늘따라 에드먼드 겁나 미학적으로 사망하심 미끈한 죽음이로다

'이 고요를 위하여 적막을 위하여 그 모든 소란이 필요했었나' 엔딩 대목이 아이러니했던 게 센터에 소란 제일 많이 떨었던 3인방이 부름
                  에드먼드
리건                                 거너릴
근데 셋 다 저승에서도 반성은 안 했을 듯 초장에 그 *를 죽여놨어야 했는데 뭐 이럼 몰라;

240403 리어 커튼콜
에드먼드 옷은 마치 2차대전 독일 군복같습니다 스탯을 기능이 아니라 미학에 몰빵한 변태적인 옷이죠 막판에 진 이유는 옷 때문임 아무튼 그러함
여튼 옷자락 꼭 봐주셔야댐

240403 리어 퇴길 김수인 후기
공연 재밌게 보셨어요? 어제보단 좋아졌어요
(턴 좋았단 말에) 제가 턴을 했었나요? 하지 말랬는데...(멋있었단 말에) 해 보도록...
(첫공때 숨은 에드거 발 굴러서 소환) 장난치는 것처럼 하라고 해서 했는데 공연 보고는 연출님이 바꾸라고 해서 두들기는 걸로 바뀜
힘내서 내일도 좋은 공연 해보겠습니다(오늘은 본인도 비교적 만족한 듯)
(생글생글) 좋은 하루 되세요~(청년 오늘 하루 다 갔는데...근데 웃어주니 참 아름다운 밤일세 어헛헛)
청년은 제게(그냥 기억하는 건 아니고 지박령 쯤으로 아는 듯) 내일도 오세요?라고 물어서 내일도 오고 전회차 다 온다고 답해 주니 눈을 휘둥그레 뜨면서 감솹니당 하였습니다
... 400km 밖에서 호텔 잡고 본단 얘긴 안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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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4 창극 리어 6연

(리어와 ' 내 살과 피, 내 병독' 거너릴)

창극 리어는 서양 희곡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여러 동양적 요소를 자연스럽게 녹였습니다
거너릴과 리건의 2중창 '저 푸른 낙락장송 아래 풀도 안 난다 아하이요'도 그렇습니다 일견 푸르러 좋아 보이지만 사시사철 계속 푸르른 소나무 밑엔 풀이 못 자라듯 '한 평생 복덕은 혼자 다 누린' 아버지가 아직도 권력은 다 쥐고 싶어해서 부리는 변덕에 두 딸들은 죽어나간다는 한탄이죠
리어는 평생을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지켜나갔다고 생각하겠지만 이어받기만 반평생 기다린 딸들 생각은 다릅니다
요즘 세대론으로도 쉬이 치환되겠네요 역시 고전의 힘이란

김수인 익스트림 월드에 제법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모함에 성공하고 뒤돌아앉아 광기에 젖은 눈을 굴리며 기뻐하는 표정은 정말 섬뜩했습니다
뭔 소설에서 '선인이 지옥에 떨어졌을 때 환희에 찬 악마'라는 표현을 봤는데 딱 그짝.

리어는 글로스터의 수염을 얼마나 잡아뜯을지 두근두근했는데 딱밤을 찰지게 때렸습니다

240404 여섯번째로 또 죽은 에드먼드
얼굴이 더 작아진 것 같군요 창극도 더블캐스팅했으면 좋겠다며 오늘 퇴길에서 말했음
푹 쉬고 내일 원대로 더 광기 발산하도록

240404 리어 김수인 퇴근길:
여전히 라방 텀블러 들고 웃으면서 등장
오늘은 얘기 많이 하고 감

내일은 더 광기를 발산해 보겠대요 
(여기서 더?) 하려면 더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지금이 여섯번째인데 (보느라) 안 힘드냐고 되려 걱정해줌
토요일은 금요일 끝나고 잠만 자고 바로 나와야 돼서 힘들 거 같다고
뮤직비디오 티저 반응 좋다니까 좋아함 이번이 승민이랑 본인 규형이혈 뮤비 처음이었는데 진호형은 역시 많이 해봐서 다르더라며
*두번째 앨범* 나와서 또 뮤비 찍으면 그땐 다를 거 같다고
단콘 많이 와 달래요 색다른 곡 많고 아주 활기있는 공연이 될 거라고

청년은 내일의 광기를 다짐하고 어둠 속으로 생글생글 웃으며 손도 빠빠이 흔들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내일도 또 온다는 타쿠들을 걱정하며 사라졌습니다...
아니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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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5 창극 리어 7연


김수인은 본인 노래의 장점인 음색과 찰진 리듬감을 가소로다 저 늙은이/천지는 불인이라에서 오늘 극대화함
1부 말미 리어왕의 분노 비주얼을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십계의 모세였어요(그 영감님도 수상하게 겁나 잘생김)
리어 월드는 구약의 분노하는 신이 어울림
오늘은 리어가 글로스터의 동그랗고 통통한 두 뺨을 촵 소리 나게 두 손으로 때림 꽤 아팠는지 글로스터가 연신 뺨 만짐
오늘 김수인 노래 스킬 세트는 지금까지 중에서 제일 괜찮았음


사생아 에드먼드의 침투력:
지난 타래에서 얘기했던 대로 에드먼드는 글로스터의 정부도 아니고 하룻밤 춘정으로 생긴 사생아라 백작을 아버님이라고 부르자 백작은 대놓고 짜증을 냅니다 그래서 고분고분 '백작 나으리' '에드거 도련님'이라고 부르지만 에드거의(것이라고 하는) 편지 이후 반전.




에드거의 편지로 글로스터가 혼란과 비탄에 잠기자 그의 호칭은 다시 '아버지', '형님'이라고 바뀝니다. 부자 사이를 중재하기로 제안하자 아빠는 유일한 동앗줄을 부여잡느라 바빠 호칭 변화를 알아차리지도 못함. 초반에 뭔가 거슬리는 존재 취급할 때랑 천양지차죠.

왕위나 작위 계승자가 아닌 차남을 '스페어'라고 부릅니다. 물론 천출인 에드먼드는 계승권이 없으니 스페어도 아니었고 아무도 그를 그렇게 봐 준적이 없었지만 워낙 난세다 보니 
"그렇게 됐다"가 되어 버립니다
리어 양위 후 글로스터의 실질적인 주군인 콘월 공작(+리건)의 비호가 있어서죠. 물론 콘월 부부에게도 이용가치가 있어서지만.

이게 그가 코딜리어가 중재하는 평안한 세 공국보다 '두 여우'가 물고 뜯고 싸우는 난세의 혼란을 원하는 이유입니다
코딜리어가 리어에게 사랑을 맹세하지 않고 돌발행동을 할 때부터 그의 눈은 코딜리어를 차갑고 기민하게 뒤쫓습니다 과연 어떤 생각으로 저 연기를 하는 건지 설정 매니아에게 물어보고 싶지만 매번 기력이 빨리는 사람에게 너무 세밀한 질문이라 주저되네요
여튼 그는 코딜리어의 돌발 행동에 오호 쾌재라를 외쳤을 거임(실제로 막공때 물어보니 '나를 위한 판이 깔아지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함)

에드먼드 일곱번째 죽음

240405 리어 커튼콜 김수인
-어둠 속에서 물을 휘적휘적 차며 등장
-사랑하는 형님을 보고 눈을 휘며 생긋
-돌아서면서 눈이 가라앉고 웃음기 싹 지움
-뒤로 가면서 침잠함

https://x.com/sujinhwang16/status/1776261753866985914
오늘도 사랑하는 형님을 보고 웃음띤 다음 돌아서선 웃음 싹 지움
그나저나 가짜 에드거 편지에서 왜 아버지 쓱싹하면 형의 사랑도 니것이다 썼을까요
형의 사랑이 고팠나부다

에드먼드가 워낙 악행 종합세트라 엄마 킬하고 태어난 거 아니냐며  트친님이랑 그랬는데 몇분 후 나타난 본체는 다정상냥친절 눈꼬리로 웃음 흩뿌리며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그 자체라 악담이 쫌 미안해졌;
참 보면 볼수록 온오프가 확실히 구분되고 몸건강 마음건강 같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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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6 창극 리어 8연

제 사랑(...들키면 안 됨  아는 순간 이용할 놈임) 에드먼드가 "나도 내가 두렵다"라고 하였습니다
저도 같은 창극 여덟번째 보고 있는 제 광기가 두렵습니다


어제 밤공과 오늘 낮공이 매우 가까워서 오늘이 배우들에게 고비가 되겠군요
에드거 목청이 돌아온 거 같아서 다행
준수 리어는 티타늄 성대 그 자체
1부의 관람등급을 끌어올리는 에드먼드와 리건 눈길

- 마지막 물이여 합창에서 조유아님의 짱짱하고 까랑한 코러스 사랑합니다 
- 다 죽었는데 환하게 바깥은 밝으니 이상하네요
- 티타늄 성대 리어는 오늘도 딸의 죽음을 구성지게 애도함 
백 살도 가능할 거 같은데;

오늘 리어는 글로스터 턱수염을 뭉텅이로 잡아뜯음 기사 표정관리 못하고 글로스터 엄청 아파보임
퇴길의 퍼시픽님 물어보니 다른 걸 하기로 해놓고 냅다 뜯음

근처 머글 커플은 
- 양위하고 권력을 안 놓은 리어 잘못이다
- 사랑을 맹세하고 돌아선 딸들 잘못이다
토론 중이군요
그러나 우리 몽드는 토론의 여지 없이 나쁜 놈임

240406 리어 8/9 김수인 커튼콜
얼굴만 봐도 좋아서 웃음이 나오는 형님과 함께
비루한 삶보다 평생 형님의 악몽으로 남아서 행복할 에드몽드

https://x.com/sujinhwang16/status/1776549171182612671

240406 김수인 퇴근길 
짙은 회색 후드티에 애착 청자켓 목소리 조심해서 냄
기관지염 다시 와서 병원에 가서 약 타옴 약 있어서 든든하다며
디에핸 미니 포스터 들고 홍보 자세로 '자랑스럽지 않나요 우리 팀의 대극장 주연이에요'하고 엄청 좋아함

@liareyes_onfire 님 포브스 팬아트에 사인하면서 '(포브스에서) 전통 한복 입고 찍으랬는데 싫다고 내가 찍고 싶다는 대로 찍겠다며' 한 거랩니다



피곤한데도 사인 해달라면 다 해 줌
김수인 옆에는 웃는 표정 그려주고 
에드먼드 옆에는 못된 표정 그려줌
벚꽃 보고 가라며 상냥하게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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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7 창극 리어 막공(9/9) 
준수 리어 코딜리어 애도곡 폐활량 성량 미침
에드먼드 자아도취와 블랙유머  표현력 몸쓰기 최고조
막공이라 에드형제 웃으며 포옹
김수인 눈이 반짝반짝 독기 다 빠지고 환하고 후련한 본체로 퇴근

오늘 준수 리어 글로스터 이마 딱밤 때리고 두번 세번 때리려고 손들어 글로스터 진심 놀라고 아픈 눈치

저 어둠의 최호성(올버니) 사랑단인데 커튼콜에서 드디어 어깨 위의 새를 손에 얹음
새 왕이시여 새와 함께 행복하소서(몹쓸 개드립)

리어의 충신 글로스터는 영험한가?

리어 원작의 '별자리점'은 '산가지'로 로컬라이징 되었는데 자신의 운명이 '산지박'(통수로 개망)은 제대로 맞췄으나 그 망조가 자신이 방치한 사생아에서 올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합니다(계속) 그러면 리어 1부에서 글로스터가 코딜리어에게 본 '관운'은 어떻게 된 걸까요?
官運이란 명예, 출세, 성공, 결혼 등과 관련된 수인데 여성의 경우 결혼과 결부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로스터도 그리 해석. 원작에서 코딜리어는 프랑스 왕과 결혼하나 결국 오랜 적국 왕비이니 더 반란으로 오해받기도 해요.

그리고 창극 버전에서 코딜리어는 싱글이니 결혼운은 아니고 지방 영주들의 민심을 얻어 봉기를 도모한 운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관운이 있다고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이를 막는 여건이나 이를 헤쳐나가는 자의 자세에 따라 더 심하게 실패할 수도 있다는군요(from 네이버)

즉 코딜리어는 마지막 해에 성공을 도모할 운이 크게 왔으나 본인의 지나치게 강직한 성품+지나치게 사악한 거너릴, 에드먼드로 인해 죽음을 맞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면 글로스터의 점은 이번에도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돈 내고 상담하러 가고 싶진 않음-_- 해결력이 엄써

창극 리어의 곡들 중 마음에 드는 가사가 많지만 에드먼드의 '명을 집행하라! 역적 코딜리어는 낙심하여 자결하였다!(죽여버리고 자결로 처리)' 대사 후 '야차는 야차를 낳고' 가사가 무척 좋아요
그리고 스포트라이트는 권력욕에 먹혀 야차가 되어버린 거너릴과 에드먼드를 비춰줍니다

240407 리어 막공 김수인 퇴근길
오래 걸린다 싶었는데 메이크업 말끔히 씻고 뽀둥말랑얼굴 올블랙으로 나옴
피부 비결은 잘 자고 잘 씻는 거라고
가까이서 본 김수인 노메이컵(지우고 아무것도 안 바르고 나온 거라고 하더군요) 얼굴 얘기
리어의 노세범야망이글매트스모키블메풍 메이크업 청년이 수염자국 1도 없고 모공 리스한 말랑뽀둥 감자떡으로 돌아온 걸 보니 신기하더군요

내일부터 단콘연습 단콘 다음엔 절창연습 페이퍼 샤먼 연습
하루도 쉬어본 적이 없다네요
"저 너무 찡찡거리는 거 같네요"
작년 11월부터 쉬어본 적이 없다고 면역력 떨어지면 기관지에서 바로 나타난다고 올해 7월 이후로는 스케줄 조절 좀 해야겠대요 컨디션 안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고
어제 오늘은 약 가능한한 독하게 지어달라고 해서 있는 거 없는 거 다 털어넣고 해서 몽롱했다고

나무 물고기 달 다음으로 애정하는 작품이 리어라고 합니다(근데 너무 난이도가 높다고)
리어 역 생각없냐고 하니까 에드먼드 하겠댑니다 자기는 악역이랑 잘 맞는 거 같다고
살떤극도 악역 아니냐고 하니까 메나드는 불쌍한 역이라고 아무도 악역이 없고 집착하는 극이라고(ㅇㅇ)

리어에서 제일 좋아하는 본인 넘버는 장부의 길(그래 직업만족도 넘 높더라)
코딜리어랑 리어 충돌을 유심히 지켜보는 에드먼드 심리: 나를 위한 판이 깔아지는구나
리어에서 아쿠아슈즈 신고 댕긴댑니다 점점 이끼가 끼어서 미끌거리고 그래서 신경을 다들 곤두세웠다고 함

에드먼드 죽을 땐 코트가 물에 다 젖어서 들어가자마자 짜냈다고 하내요 코딜리어 죽은 쪽 물만 따뜻했고 나머지는 다 차가웠다 함
초연 때는 정극 처음이라 서툴렀는데 이번에는 마음가짐 새로 해셔 준비를 했다고 함요

아 리어 영국 가는 건 맞는데 날짜 물어보니 지금 얘기하면 안 된다고(잘했어 청년) 기간은 짧을 거 같다네요 가서도 약 잘 챙겨가야 될 거 같댑니다

@cellinfpast
 님이 인도네시아에서 왔다니까 엄청 놀라고 반가워하면서 정말용?하고 해외 팬 메시지 부탁하니 "영어 잘 못하는데.." 괜찮다니 크레즐 포즈 취하면서 앞으로 크레즐 활동 많이 하겠다고 영상 메시지 남김

페이퍼 샤먼 이야기
아직 시나리오 못 봤고 오디션 때는 해당 대본 가지고 연기하는 거였다고 경쟁 치열했겠다고 하니까 그렇다고ㅠ
남자 역이 별로 없는 극이라고 합니다 박칼린 감독에게 내는 특기에는 팝하고 무용이라고 썼는데 시키지는 않았다고 함

이제 시간 되는 형들하고 지난번 얘기했던 식당 중 하나에 밥먹으러 갈 거라고
원래 무대에 올라갈 때는 밥을 아예 안 먹거나 다섯 시간 이상 간격 둔다고 합니다 먹으면 몸이 무거운 느낌이래요
연신 "뭐 물어볼 거 없으세요?"해서 가서 쉬라니까 끝났으니 집에 가서 쉴 거라고 계속 말 받아줌

너무 몸을 안 아끼고 열심히 하는 거 같다니까 "안 그러면 재미없잖아요"
약은 뭐 챙겨먹냐고 하니 본인이 챙기지는 않고 오행 체질 따라 맞춰서 지어주는 거(한약인듯) 챙겨먹는다고

퇴근길 토크를 20분 가까이 했구요 
@cellinfpast
 님 포함해서 사인 해달라는 사람 다 해줬습니다 연신 끝나서 너무 후련하다고 하고 웃는 게 좋아보였음 
아 어제는 아쉬워하는 게 보였는데 오늘공연은 만족하는 듯요

아참 팬이 사인받으면서 오늘이 리버 1주년이라고 하니 아 그렇냐며 팬이 만든 리버 굿즈 신기해하면서 유심히 쳐다봄
저는 작년에 실시간으로 리버를 보며 현혹되지 않으리라 이를 악물었던 추억이 있읍;(넘어가면 인생 말아먹을 미래가 보였음)

아 그리고 이번 리어 재연에서 블러디 메리 표정 지었다고 본인이 얘기해서 다들 빵터짐 ㅋㅋㅋ

살로메 미스터리였던 코러스 '달이 뜬다'에 참여한 거냐고 하니까 아니라고.
팬들이 단체 목소리에서도 수인이 목소리 다 알아듣는다고 하자 본인 목소리가 소리하는 사람들 중에선 맑은 편이고 구분이 잘 간다고(잘 알고 있군)

에드먼드가 사랑을 알까요? 질문을 수인이가 못 알아듣고 ??하다가 알아듣고는 '알겠죠오'했지만 거너릴과 리건은 사랑이 아니라 이용한 거였다고 합니다
그도 인간이었습니다 다만 권력욕에 너무 바빴을 뿐

다음은 김수인씨한테(여전히) 처음으로 면대면 얘기하고 사인받은 이야기
저는 애초에 김수인씨가 팬들을 상냥하게 새우젓.zip으로 대하는 걸 참 좋아하는 사람이고 안 친해서(...) 저 멀찍히서 그냥 쳐다보다 감
근데 오늘은 고마우신 트친님이 사인 받고 가라고 등 떠밀어 주셔서 줄 섬

그리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나불나불(저 지금 객지에서 노숙 오래 했더니 정신이 쫌 혼미함)
"부산에서 왔어요"
"눼엥?"(그는 저를 국극 지박령 내지는 NPC로 알고 있었;)
"이 앞에 호텔 잡고 리어 전관했어요"
(눈 더 커짐)
"연기하시는 게 회차마다 달라서 다 재미있었고 잘 봤어요"

그는 여전히 놀랐지만 고맙다며 상냥하게 이름 물어가며 사인해주었읍니다
에드먼드라고 적어드릴까요?해서 뉑 에드먼드 조아해여 했더니 에드먼드 옆에 싸나운 표정 그려줌
그리고 튀어나가서 겨우겨우 기차를 탔습니다
달라질 건 없어요 전 과거현재미래 다 10mm 새우젓이니
근데 놀래키니 재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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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홍백가 역의 박애리, 사방지 역의 김수인, 남자 역이라면 다 했는데 사이비교주로 남은 유태평양, 여자 역 다 했는데 다 큐티섹시했던 전영랑.

사방지 감상:
극 이름답게 김수인 100분 내내 나옴
김수인 무용 진짜 잘함 많이 나옴
시그니처 흰 드레스보다 후반부 자주색 드레스가 더 어울리고 이쁨
홍백가 나리 날 가져요
퍼시픽유 사이비교주 삼킴
매란이 경기민요 너무 간드러짐
연주 좋아요 음향 좋아요
난해한데 전개가 빨라서 확 들어옴

내 이름은 사방지를 보고 왔습니다. 실은 몇년전에 한 김수인 주연의 같은 극 영상을 10여분 봤는데 바빠서 다 보진 못했어요. 그 땐 와아 첫 곡 가사 수위 겁나 쎄네 싶었어요. 가루지기 타령이 25금이면 이건 39금쯤? 근데 사실 그 첫곡만 쎘지 나머지는 서사 위주고 그리 가사 수위는 안 높아요.

그리고 실은 그 첫곡은 세상의 사방지에 대한 성적인 편견을 대표하는 거라 수위가 높을 수 밖에 없었어요(사실 사방지는 강간이나 희롱 빼고는 뭐 성생활이라는 게 있었을까 싶음) 나머지 90분동안 나온 사방지는 겁나 고단하고 불쌍함 근데 꼭 피해자만은 아니고 가해자적인 면도 있어요 하지만 그(그녀)의 가해는 권력 구도에서 결국 힘없이 묻혀갈 뿐입니다.

이 극의 등장 배우는 총 네 명. 사방지는 자신의 삶을 나레이션과 노래 춤으로 토로하고 초반에 다른 세 분은 사방지의 삶에 대해 해설합니다.
사방지와 홍백가는 해당 역으로 쭉 가고 퍼시픽유와 전영랑님은 계속 역을 바꾸며 등장합니다. 퍼시픽과 영랑님이 사방지의 남녀 자아로 나올 때 특히 좋음

제가 봤던 전통적 판소리나 창극은 시간 순서대로 극이 흘러갔는데 여기서는 처음부터 사방지가 성인으로 본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버려져서 비구니절에서 자라고 일곱살에 동무에게 치마가 벗겨져서 처음으로 본인의 운명을 자각하고 절망하는 건 언급으로 지나가요.

그리고 첫 20분에 이 소개와 회상 부분에 김수인 춤이 매우매우 많이 집중적으로 아름답고 우아하며 섬세하게 나오므로 필견할 가치가 있습니다. 역시 무용 영재, 한국 예술의 총체. 저는 이 춤을 보고 춘천 이틀 1열 잡은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이 극에서 사방지는 총 세번을 관아에 잡혀갑니다
첫번째-남장하고 외부 스케줄(...) 뛰다가 여자라고 잡혀감
두번째-여장하고 살다가 남자인데 군역 안 냈다고 잡혀감(아 눙무리...조선시대에도 군대)
세번째-열녀 마님한테 소설 읽어주고 플라토닉 백합물인데 간통했다고 잡혀감

첫번째로 관아에 잡혀가서 맞은 다음 다리 사이로 피를 흘리며 제주도로 끌려가는 부분에서 절절하고 한이 흐르게 노래를 하는데 쑥대머리 급이었음요. 그리고 세번째로 잡혀가서 고문당하는 걸 상대나 소도구 없이 혼자서 연기하는데 왜 저렇게 고통스러워하는 걸 유독 더 잘 하죠;ㅁ;

지금도 인터섹슈얼이 저 정도 스캔들로 터졌으면 난리인데 세 번씩이나 잡혀가고도 살아남은 이유가 있습니다. 거상 로비스트 홍백가가 매번 살려줘요. 홍백가는 여자라서 태어나자마자 죽을 뻔하고 남편이 팔아먹고 이쪽도 팔자 사납기로는 사방지 버금가는데 이쪽은 권력과 독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홍백가는 포식자, 사방지는 피식자가 되는 거죠. 매번 사방지는 홍백가가 놓은 장기판의 말 역할을 하여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열녀 스캔들로 권문세가를 말아먹고 사랑하는 화쟁선비를 죽게 만듭니다. 홍백가가 '독한 년이 되어라'라고 사방지한테 그러는데 얘는 결정적으로 독하지도 못해요.

인생에 있어서 사방지의 유일한 욕망이 있었다면 그건 자신이 사랑하고 학대했던 코끼리 고상이를 되찾는 것 정도?(화쟁선비는 예외로 합시다. 자신의 여성상으로 동경했던 매랑이 거라서 갖고 싶었던 거죠;) 그래서 제주도에서 고상이를 사겠다고 소라를 따제낄 때 가장 생기있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근데 그렇게 모은 돈을 남녀귀천 차별없는 평등한 세상에 퍼시픽유의 오음어쩌구교에 다 갖다바치고 정작 남자도 여자도 아니라서 방주에도 못 탐;ㅁ;(모태 예수쟁이인 저는 사이비종교씬에도 터졌고 갑분 노아의 방주 나와서 더 터짐) 그니까 기댈 데라곤 홍백가 나리밖에 없음.

배우 얘기를 하자면 김수인은 이제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1인극도 될 거 같아요. 아까도 얘기했다시피 고통당하고 고문받고 피토하고 피흘리고 이런 거 되게 잘 해서 그런 거(본인이 관심가진 사극? 아니 일제시대?;;;)에서 많이 봤으면 합니다. 그리고 분명히 팔척장신에 어깨 딱 벌어졌는데 이뻐요.

가늘가늘한 팔 선도 이쁘고 휘돌아갈 때(김수인 턴 몇십번 봄) 그래서 몸선이 잘 안 드러나는 청순한 흰 드레스보다는 허리선 딱 들어가고 라인이 잡힌 자주색 드레스가 더 이뻐보였어요 김수인은 흐콰해야죠(사방지는 흐콰도 제대로 못했지만)

그리고 해녀복!!! 네 저는 바디슈트 기대했는데(세조 때라니까;) 그러나 극 아니면 김수인이 저 정도로 내놓고 입은 거 언제 보겠냐(긴팔 긴바지 매니아;) 근데 저 정도로 다리가 드러나는데 제모를 했을까 뻘하게 궁금해하고 앉았습니다 잘한다;;;

말할 때는 새침하고 좀 히바리없는(...) 여자 말투 쓰다가 창 할때는 본인의 평소 톤으로 하는데 그게 묘하게 잘 어울립니다. 딱 두 마디, 한남짓;하느라 쩌렁쩌렁하니 남자 말투로 호통치다가 다시 저는...소녀 말투로 돌아오는데 그게 전환이 엄청 빨리 되더라구요.

홍백가 역의 박예리님은 정말 프리마돈나셨습니다. 쩌렁쩌렁한 발성에 쫙쫙 붙는 딕션, 앞에 나와서 마님~하고 광공플레이;하시는데 진짜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멋졌음. 악역계의 한 획을 그으셨어요. 반성도 참회도 없이 그저 욕망대로 살다가 불나방처럼 가셨음.

퍼시픽유는 모든 남자 역은 본인이 다 맡았는데 확확 다르게 소화하는 데다가 유들하고 매끈하게 넘어가는게 마!내가 국립창극단 간판스타다!!!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창을 너무너무너무 잘하심. 그리고 사이비 교주를 완전 삼키셨음 ㅋㅋㅋ 화쟁선비는...음...캐릭이 매력이 별로 없어요.

그리고 모든 여성 역을 다 맡은 전영랑님(옷에다 풍선까지 너무 고생하심)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매력넘치심. 그리고 경기민요(제가 뭘 알겠음 이희문씨처럼 부르길래 경기민요인줄 안 거지;) 쪼가 너무 매력있었습니다. 이러다 경기민요까지 찾아듣겠다.

다시 수니의 자아로 넘어가서 왜 김수인의 자주색 드레스가 더 이뻤나를 얘기해 봅시다. 라인과 색상도 더 잘 어울렸지만 아무래도 진한 메이크업이 자주색 드레스에 더 어울려서도 있습니다. 근데 안 그래도 휙휙 빠르게 지나가는 전개에 사방지가 계속 나와야 되는데 메이크업 수정도 안 되겠고요.

왜 그는 팔척장신에 어깨도 넓고 목과 상체도 탄탄하고 두꺼운데 여장이 고와보일까요? 일단은 팔 선이 이쁘구요, 트친님이 말씀하신 무용인 몸선이라는 게 남녀 불문하고 좀 비슷한 면이 있잖습니까. 그게 옷발이 참 잘 받음. 그리고 동글동글 코코볼 코가 큐티함을 더함.

사실 워낙 사방지가 흥미+에로 위주로 다뤄진 역사 인물이고 얘기했다시피 초반 10분 프리뷰 때문에 꽤 쫄았었는데 그냥
홍백가+사방지: 하드보일드 커플
해녀+사방지: 학원물 갑분 사이비 커플
매란+사방지: 플라토닉 백합물에
고상이+사방지 수인물...<-끌려간다;

이 극에는 유난히 꿈, 그 중에서도 사방지의 꿈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아무래도 워낙에 삶이 신산하다 보니 꿈으로 많은 걸 보는 듯 하더라구요. 저도 오늘 밤에는 소라 전복 왕창 따서 김만덕 능가하는 제주 거상이 된 사방지가 고상이 사들여서 행복하게 사는 꿈을 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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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가 1부 요약.
어린 심청 민은경 소리와 연기의 신
김수인은 왜 걱정을 한 거지? 극 자체만 떼놓고 봐도 매우 재미있고 역동적임 무대연출 의상 좋음
김수인 끊임없이 나옴 
마을사람 상여꾼 심봉사물빠지는씬코러스 선인 오자서귀신 무대세트노가다 다 함
무지 재미져요
김수인 퍼컬 톤다운 옥색과 에메랄드인가 그냥 동네사람1 선인2인데 옷이 무진장 이쁘고 잘 어울림
하긴 마지막 본 게 그지깽깽이 꼬레면 뭔들...(잊지 않았다)

심청가 2부 요약:
김수인 선관-선인-대신-뺑덕어멈튀튀코러스-소경 나옴
준수씨 왕으로 나옴 넘 잘생겨서 깜놀
김수인 턴 돌고 춤추는데 내가 심봉사도 아닌데 개안함
유태평양 절창 뺑덕어멈 개그신
또보러 올거임 아니 김수인 턴 이런다고 안그래짜나여

언제나 그렇듯 공연 감상을 가장한 김수인 주접 시작합니다


달오름극장은 처음 가봤는데요 무대와 1열 간격이 2미터 미만? 매우 좁습니다. 베니스의 상인 해오름극장 3층 꼭대기에서 보다가 갑자기 배우들이 크게 보이니 첨엔 좀 낯가림 얼빠라면 달오름 강추
심청가 조명이 딱 켜지고 막 뒤에 기악부 실루엣 보이면서 연주 시작됐을 때 진짜 짜릿했습니다

보시다시피 무대는 무진장 심플합니다. 저 직사각형 모양의 테이블과 작은 정사각형 모양의 테이블을 조합해서 모든 걸 만들어요. 심봉사 방, 징검다리, 장승상댁, 배 위, 맹인잔치 소반까지 그리고 그걸 끌고 조립하는 건 김수인 포함 막내들...바쁩니다

1부 처음은 저 무대에서 전면 좌측 고수, 우측 도창(이 분은 끊임없이 무대 밖에서 설명하고 무대에 개입도 합니다) 그리고 갓과 옥색 두루마기를 입은 마을 남자들(김수인 준수씨 포함), 그리고 치마저고리 차림의 마을 여자들이 심봉사와 부인의 이야기에 때로는 추임새를 넣고 도창의 리드에 합창하고 공감하고 주억거립니다

생각보다 심봉사와 부인의 서사가 길어요. 부인은 눈먼 남편을 봉양하는 '현철하고 얌전한' 거의 완벽한 존재로 그려집니다. 그에 비하면 심봉사는 여러 모로 충동적이고 인간적이에요. 심청이는 음... 엄마같은데 결정적으로는 아빠같은? 뭐 그렇습니다 심부인 죽음 장면에서 단장이 뭔지 알겠더군요 피를 토하는 느낌.

초반 연출이 마음에 든 것 두 가지가요, 심부인이 죽고 마을 남자들이 갓을 벗어 옆의 여인네들이 펼쳐놓은 부채에 얹고 장사치를 때 건을 쓰고 바로 장례식 모드. 그 때 두 명씩 나와서 인생의 허무함과 비통함을 말하는 2중창을 하는데 김수인도 나오죠 네, 잘 했어요

그리고 두 번째 연출은 심봉사가 첫칠일 먹은 갓난애랑 같이 죽으려다 마음을 고쳐먹고 마을 여인들에게 젖동냥을 다니는데 여인들이 원으로 춤추다가 원이 풀려나면서 소녀 심청이 민은경(전생 포샤;)씨가 노란저고리 깡똥한 치마를 입고 초 귀엽게 등장합니다.
갓은경님께 감탄하는 건 관록과 연배가 만만찮은 분이 소녀 복장 갖춰입었다고 반짝거리는 눈망울의 10대 극초반 소녀(하지만 한자어와 효도 고사에는 수상할 만큼 통달한)로 충분히납득이 간단 말이죠. 신기해요.

1부 분위기는 스토리상 2부에 비해 무겁습니다. 그래도 중간에 웃겼던 건 심봉사가 청이 찾으러 징검다리 건너다가 비틀비틀하는데 그걸 뒤에서 바라보는 코러스 여섯명이 있어요. 왼블 왼세번째가 수인인데 비틀거릴때마다 안 된다고 손내젓고 입틀어막고 아주 잔망에 호들갑을 떨어요 초 귀엽.

개울에 빠진 심봉사를 구한 시주승의 딥키스;아니 인공호흡으로 심봉사는 깨어나고 공양미 삼백석을 덜컥 본인 입으로 협박까지 하며 약조합니다. 그리고 집에 온 청이한테 한탄하고 바로 뒤 이어 15-6세 된 처녀 인신공양을 구하는 선인단을 만나게 됩니다.

그 선인엔 또 김수인이 있죠. 바쁩니다 네. 선인 옷은 꼬레보다 이쁨. 초 무식한 전 처음 수인이 캐스팅 듣고 와 신선인가봐 했었죠; 근데 진짜 2부 초에 신선...정확하겐 선관으로 나옴.

청이는 바로 선인단에게 약조를 해 버리고 공양 전날 달을 바라보고 절하고 빌면서 절절하게 부를때+다음날 아빠 마지막 밥 차려주고 진실을 말하며 울 때는 정말 연기가 엄청났습니다. 멘탈터진 심봉사와 연기 합이 아주 불꽃튀겼어요

제가 왜 일케 깨알 수인이를 다 알아보냐면...모를 수가 없음 일단 제일 크고 길고 얼굴 작고 음색 특이하고 의자 밀어도 고전무용 같으면 수인이임. 선인이 단체로 크게 노젓는 씬이 있는데...등짝이...
세상에서 제일 섹시한 뱃사공이심;

2부에선 옥황상제가 심청이 건지라고 명해서 선계로 보냅니다. 거기 전 부인 포샤...아니 청이를 에스코트하면서 선관 1 수인이 등장. 청이를 칭송하다 선관들 댄스타임이 있는데 1착은 역시 창극단 메댄 김수인씨. 엄청나게 크고 화려하게 돌다가 앉아서 휘릭 착지하는데 익룡 소리 낼 뻔.

심청이는 선계에서 고귀한 임무 수행 중이신 생모를 만나게 되는데, 엄마는 남편에게선 완전 마음이 뜬 거 같음(속세를 벗어난 존재가 되신 거죠 녜) 청이는 연꽃쌈;이 되어 바다에서 건져지는데 또 거기 섹시한 뱃사공으로 김수인 나옴

송나라 황제에게 청이가 담긴 연꽃은 바쳐집니다. 여기서 황후 잃고 좀 수심에 잠긴 황제로 준수씨가 나오는데 아까 선인 코러스 뭐 이렇게 나올 때도 와 빛이 난다 그랬는데 왕 옷 입으니 이건 뭐...로판 급이네여. 거기서 황제의 재혼을 권하는 신하 1로 또 수인이 나옴.

근데 청이가 15년 평생을 아빠한테 헌신하고 막판에 그렇게 숭고한 죽음을 맞아서 환생하고 황후로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 주는 건 좋은데...
황제인 남편이 천하절색 준수씨인 건 넘 밸붕 아니냐-_-
준수씨 잘생겼다는 얘기밖에 안 한 거 같은데 노래는 절경이구요(절창 아님) 존재감 뿜뿜. 청이와 심봉사가 불꽃튀기는 상봉씬에서 자칫하면 뻘해질 수 있는 배역이 왕인데 밸런스를 기가 막히게 잡더라구요
창극단 대스타 프린스 즌수님 생일 축하합니다

뭐 수인이가 별로 하는 건 없구요 선임 대신들이 재혼 권하면 옆에서 끄덕거리고 있음. 어린 청이(민은경)와 황후 청이(이소연)가 배우가 바뀐 게 좋더라구요. 청이가 인당수에서 죽었다는 게 확실히 보여서.

그리고 어쩐지 신수가 훤해진 심봉사는 뺑덕어멈한테 홀라당 넘어가서 심봉사는 애욕, 뺑덕은 식욕의 나날을 보냅니다. 여기서 조유아 배우는 어우... 귀토에서 양치기 나올 때부터 와 또라이(좋은 의미로)라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다 휘어잡았습니다 엄근진 고수한테까지 플러팅함

여기서 수인이는 뺑덕어멈의 불꽃 다단계 플러팅에 오들거리며 무서워하는 코러스1로 나옵니다. 루인아 너 반년 있다가 저 누님하고 단 둘이서만 공연할 거야
... 진짜 기대된다

뺑덕어멈은 그렇게 튀어버리고 심봉사는 방아찧는 여인네들한테 있다가(이거 좀 성적인 뜻이 있는 거 같은데 제가 썩었나요?) 소경잔치에 젤 늦음.  그 소경 중 1이 수인인데 더듬더듬 와서 무용하듯 앉고는 술 연신 마시고 고기 먹고 떡먹고 옴뇸뇸 야무지게 먹음 눈 감은 게 이목구비 우아하게 보임

잔치에 먹으러 왔다가 야무지게 옴뇸뇸 먹고 부녀 상봉 구경...아니 듣고 눈까지 덤으로 떠 버린 수인이는 참으로 씐나보였습니다 본체 성격 또 나옴 ㅋㅋㅋ 어찌 보면 이 극 최고의 노 인풋 맥스 아웃풋 수혜자 소경 1 ㅋㅋㅋ

이렇게 심청가는 끝이 났구요 저는 밤차를 타고 오페라의 도시 붓싼(승민이 때문에 글케 돼따)으로 귀가하는 중입니다 우리 승민이 길다란 까시라서 뒤에서 잘 안 보이는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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