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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제가 발목 핀 제거 수술하고 반깁스도 안 푼 상태에서(근데 핀 수술했다고 4주씩이나 깁스하라는 사례는 듣도보도 못했는데 뭘까요...? 초반에 너무 와자작하고 여러 조각나서 긍가...뭐 일단 의사 말을 듣자. 하지만 의사 말을 제대로 들으려면 한양길도 가지를 말았어야...) KTX타고 추석 당일에 집에 사기 치고(뭐랬냐면 본가에 몇십명 모여서 복닥거려서 어디 공겨 앉아야 되는데 이 꼴로는 그리 못한다 하였음) 추임새 클래스 가서 한 소립니다. 
...사랑은 맞는데 광기도 맞는 거 같습니다.

트위터에 썼던 조각 후기 아카이빙합니다.

추임새 클래스를 방금 끝냈습니다 정말 재미지고 유익했으며 김수인의 실물 비주얼은 사진이나 영상으로 담지 못하는 궁극의 미였습니다 뾰족한데 동그랗고 잘생겼는데 예쁘고 헌칠한데 오밀조밀함

정확하게 한 시에 시작함. 사회를 맡으신 분의 오프닝 멘트-그리고 국립창극단 단장님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본인도 추임새가 정말 어려웠었고, 기획 담당 직원(근데 국극은 기획과 추진과 홍보 피드백 다 열일함)이 기획 올린 의도도 '내가 하기 어려워서 배워보려고' 였다더군요

그리고 반응이 좋으면 추임새 클래스를 확장해 보실 계획이시랩니다. 지금까지 좋았고 오늘도 좋았으니 내일도 좋으면 더 확장될지도 몰라요

아참 국립창극단 단장님 말씀으로는 '요즘 방송에 많이 나오신' '잘생긴' 김수인님 싸인 받아달라고 자신한테 그렇게 요청이 많이 온댑니다

어제 후기에서 나왔다시피 입담 좋으시고 아름다우신 서정금님께서 중앙에서 전반적인 진행을 하셨구요, 황봉사(...) 최용석님이 오른쪽에서 고수와 꿀팁을 주셨고, 막내 김수인씨는 좌측에서 각 장단의 쓰임새 상황 과 판소리 시범을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잿밥...쪽에 눈이 가는 게 인지상정인지 서정금님께서 웃으면서 '여러분 눈이 김수인씨 쪽으로 요렇게(도로록 굴러가는 거 흉내내심) 갔다 오는 게 보인다'고 하자 김수인 거동 보소...(아 배웠나봐) 부채로 입을 가리고 수줍게 웃었습니다

순서는 유인물에 있는대로 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진양으로 했구요, 서정금님이 설명을 하고 김수인씨가 상황 설명을 덧붙인 후 최용석님의 북장단에 맞춰서 가창을 하고 그 다음에 수치플레이...아니 서정금님의 지휘에 맞춰서 연습을 두세번 해보고 다음 예시로 넘어갔습니다

서정금님이 중모리 설명을 하고 김수인씨에게 바톤을 넘기자 김수인 어제(후기 봤음)에 이어 급당황. 그러면 상황 설명을 하고 시범을 보일까요? 응. 속닥속닥(다 들려) 근데 그 다음부터 설명은 처음부터 끝까지 유창하고 노련해서 뭐지 싶긴 했습니다.

김수인씨 설명에 따르면 중모리는 봄날과 같은 장단으로 제일 많이 쓰이고 기쁠 때나 슬플 때다 쓸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근데 첫번째 예시가 심청이 밥빌러 나가는 장면(쫌 슬픔)인데 서정금님께서 잘못된 예시로 얼쑤! 얼씨구! 롹킹을 하셔서 김수인 빵 터져서 노래 중단....ㅋㅋㅋ 진짜 웃기긴 웃겼어요. 역시 관객을 수십년간 울리고 웃기신 노련함.

이렇게 슬픈 부분에서는 문장 대신에 으음이나 아~를 해주면 된다는 반례로 롹킹을 하셨는데 수인이가 자기도 실제로 공연에서 얼쑤 이모를 만나본 적이 있다며 ㅋㅋㅋ 그러자 서정금님이 찰떡같이 받아서 자기는 얼쑤 엄마라고 ㅋ

아 근데 지난번에 베니스의 상인에서 3층 끄트머리 볼 때 잠깐 수인이 마이크가 나갔는데 그 마이크 없는 쌩 소리가 해오름 3층 자리까지 잘 들리더라구요. 그 때도 생각했는데 목청 음색 진짜 좋고 구성짐. 본업 잘하는 최애란 참 좋구나.

중중모리는 중모리보다 좀 더 빨라지면서 흥겨운 상황에 좋다며 방아타령(여인네 부분)을 불렀음. 그리고 자진모리는 더 빨라지며 춤에 어울려서 어깨춤이 절로 나온다며 노래 부르다가 춤추고 그냥도 춤추고 김수인이 제 앞에서 덩실덩실 이쁘게 춤을...나 살려

그 다음이 제일 어려운 진양인데 여기는 장엄한 풍경이나 절정을 묘사할 때, 심청가에서는 범피중류 예시를 들면서 하는데 으아아 김수인 목소리로 듣는 범피중류라니..오늘 최애는 자진모리 장단의 만좌 맹인이 눈뜨는 대목이었고(진짜 신나고 박진감났음 흥 넘치는 게 예인다웠음) 두번째가 범피중류

진양조에서 다들 으아아아하고 어려워하자(수인이도 진양이 소리꾼의 기량을 제일 잘 드러내주고 소리꾼도 어려워하는 장단이랬음) 최용석님이 북에 따라 꿀팁을 주었습니다. 시작 북 큰소리에 추임새하면 소리꾼이 혼란스러우니 그 땐 하지 말고 계속 진행하다가 북머리를 타탁 두드릴 때 추임새를 주면 된다(김정은 메모)

수인이가 준비한 멘트로 '잊어버리시기 전에 복습을 하는 게 어떨까요?'해서 진양부터 다시 복습. 아 알듯말듯해... 수인이는 처음엔 정금님의 입담에 입 가리면서 빵빵 터지고 허리꺾고 웃더니 나중에는 정금님 멘트 따라하고 중간에 의견도 내고 마에스트로시라고 아양도 떨고 손하트도 누님께 날림

뭐랄까 창극단 막내 3년차(이제 막내 들어왔지만 본격적인 탈 막내는 못한 듯)의 예의차리면서도 결정적일 때 잔망스럽고 애교 작렬하는 사회생활을 보는 듯 했습니다

다 끝난 다음에는 참여자들이 소리꾼 세 분을 찍는 포토타임도 있었구요, 자원자 한정 소리꾼들과 단체 사진도 찍었는데 처음에는 쭈뼛쭈뼛하다가 나중엔 거의 다 나와서 찍음. 오늘 YTN 카메라도 와서 제법 오래 찍어갔는데(잠깐 나오겠지만) 어차피 내 얼굴은 다 팔렸겠거니...

마지막으로 퇴장하시면서 서정금님께서 까페도 있으니 쉬고 가시라고 하시자 수인이가 '라면도 있어요오~'하고 또 잔망을 떨고 손흔들고 퇴장. 그래... 라면... 달오름극장 지하에 라면 파는 곳이 있죠. 하지만 난 아진당의 고오급 식혜와 떡을 받았지. 아낌없이주는 나무 국립극장.
어라 방금 서정금님 최용석님 김수인씨(...음?;)가 해오름극장과 하늘쉼터를 지나가 음료 하나씩 빨면서 가방 챙겨서 달오름극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김수인...옥색 두루마기에 프라이탁(....인가요?;;;) 가방이 힙하네요 그리고 길다...길어...

결론: 국립극장 사랑해요
추임새클래스 자컨 만들자
김수인 실물 진짜 잘생기고 이쁘고 다해먹음
김수인 본업 너무 짱짱하고 구성지게 잘함 재능에 연습을 더한 천재형.
뭔가 많이 배웠는데...세 시에 써먹을 수 있을까요?

세 시 공연 짧은 후기:
퇴근은 언제나 즐겁다지만 오늘 수인이는 누구보다 더 높이 껑충껑충 덩실덩실거리며 무대 밖으로 사라지더군요...응 연휴에 이 행사 저 공연 고생 많아...
그래도 많이 일하고 아주 많이 벌어...

그 다음 괜히 감상에 젖어 주절주절:
제가 수인이를 보고 돌아올 때마다 스스로 다짐하는 건 마음에 담은지 갓 반 년 되었다는 이유로 재단하지 말자는 겁니다. 국립창극단과 크레즐에 둘 다 몸을 담고, 둘 다에 간절하고 열심인 만큼이나 그는 함부로 재단하기엔 복잡합니다. 이 글은 그냥 독백입니다(네 술 마셨음)

그는 악세사리 주렁주렁 달고 '팝 들어요, 국악 잘 안 들어요'하지만 누구보다도 찐 소리에 간절하고 완창이 목표인 국악인이고, 엄격한 듯 하지만 맘 내준 사람에겐 누구보다도 물러질 수 있고
블메와 킬디스럽 등 누구보다도 과격한 최전선에 설 수 있지만 말랑말랑하고 섬세한 서정을 추구할 수도 있는 사람이지요. 일찍 예술세계를 시작해서 노숙한 면도 있지만 딱 그 나이 다운 청춘다운 면모를 보이기도 하구요

그냥 이 혼신의 힘을 다 하는 예인, 청춘의 순간을 고맙게 받아들이며 그 이상은 하지 않기로 했어요.
...하지만 많이 일하고 더 많이 벌어...
(이 정도면 거의 세뇌급...)

덧. 2월 12일 아침에 '국악인 서정금 나이'로 100번 가까이 들어오신 분께 말씀드립니다. 서정금님은 1976년 남원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자세한 건 아래 프로필을 참조하세요

http://arirangs.com/news/view.php?no=241


 

 

서정금 - 판소리

서정금 - 판소리 / 대한민국 국악포털 아리랑

arirang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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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가 1부 요약.
어린 심청 민은경 소리와 연기의 신
김수인은 왜 걱정을 한 거지? 극 자체만 떼놓고 봐도 매우 재미있고 역동적임 무대연출 의상 좋음
김수인 끊임없이 나옴 
마을사람 상여꾼 심봉사물빠지는씬코러스 선인 오자서귀신 무대세트노가다 다 함
무지 재미져요
김수인 퍼컬 톤다운 옥색과 에메랄드인가 그냥 동네사람1 선인2인데 옷이 무진장 이쁘고 잘 어울림
하긴 마지막 본 게 그지깽깽이 꼬레면 뭔들...(잊지 않았다)

심청가 2부 요약:
김수인 선관-선인-대신-뺑덕어멈튀튀코러스-소경 나옴
준수씨 왕으로 나옴 넘 잘생겨서 깜놀
김수인 턴 돌고 춤추는데 내가 심봉사도 아닌데 개안함
유태평양 절창 뺑덕어멈 개그신
또보러 올거임 아니 김수인 턴 이런다고 안그래짜나여

언제나 그렇듯 공연 감상을 가장한 김수인 주접 시작합니다


달오름극장은 처음 가봤는데요 무대와 1열 간격이 2미터 미만? 매우 좁습니다. 베니스의 상인 해오름극장 3층 꼭대기에서 보다가 갑자기 배우들이 크게 보이니 첨엔 좀 낯가림 얼빠라면 달오름 강추
심청가 조명이 딱 켜지고 막 뒤에 기악부 실루엣 보이면서 연주 시작됐을 때 진짜 짜릿했습니다

보시다시피 무대는 무진장 심플합니다. 저 직사각형 모양의 테이블과 작은 정사각형 모양의 테이블을 조합해서 모든 걸 만들어요. 심봉사 방, 징검다리, 장승상댁, 배 위, 맹인잔치 소반까지 그리고 그걸 끌고 조립하는 건 김수인 포함 막내들...바쁩니다

1부 처음은 저 무대에서 전면 좌측 고수, 우측 도창(이 분은 끊임없이 무대 밖에서 설명하고 무대에 개입도 합니다) 그리고 갓과 옥색 두루마기를 입은 마을 남자들(김수인 준수씨 포함), 그리고 치마저고리 차림의 마을 여자들이 심봉사와 부인의 이야기에 때로는 추임새를 넣고 도창의 리드에 합창하고 공감하고 주억거립니다

생각보다 심봉사와 부인의 서사가 길어요. 부인은 눈먼 남편을 봉양하는 '현철하고 얌전한' 거의 완벽한 존재로 그려집니다. 그에 비하면 심봉사는 여러 모로 충동적이고 인간적이에요. 심청이는 음... 엄마같은데 결정적으로는 아빠같은? 뭐 그렇습니다 심부인 죽음 장면에서 단장이 뭔지 알겠더군요 피를 토하는 느낌.

초반 연출이 마음에 든 것 두 가지가요, 심부인이 죽고 마을 남자들이 갓을 벗어 옆의 여인네들이 펼쳐놓은 부채에 얹고 장사치를 때 건을 쓰고 바로 장례식 모드. 그 때 두 명씩 나와서 인생의 허무함과 비통함을 말하는 2중창을 하는데 김수인도 나오죠 네, 잘 했어요

그리고 두 번째 연출은 심봉사가 첫칠일 먹은 갓난애랑 같이 죽으려다 마음을 고쳐먹고 마을 여인들에게 젖동냥을 다니는데 여인들이 원으로 춤추다가 원이 풀려나면서 소녀 심청이 민은경(전생 포샤;)씨가 노란저고리 깡똥한 치마를 입고 초 귀엽게 등장합니다.
갓은경님께 감탄하는 건 관록과 연배가 만만찮은 분이 소녀 복장 갖춰입었다고 반짝거리는 눈망울의 10대 극초반 소녀(하지만 한자어와 효도 고사에는 수상할 만큼 통달한)로 충분히납득이 간단 말이죠. 신기해요.

1부 분위기는 스토리상 2부에 비해 무겁습니다. 그래도 중간에 웃겼던 건 심봉사가 청이 찾으러 징검다리 건너다가 비틀비틀하는데 그걸 뒤에서 바라보는 코러스 여섯명이 있어요. 왼블 왼세번째가 수인인데 비틀거릴때마다 안 된다고 손내젓고 입틀어막고 아주 잔망에 호들갑을 떨어요 초 귀엽.

개울에 빠진 심봉사를 구한 시주승의 딥키스;아니 인공호흡으로 심봉사는 깨어나고 공양미 삼백석을 덜컥 본인 입으로 협박까지 하며 약조합니다. 그리고 집에 온 청이한테 한탄하고 바로 뒤 이어 15-6세 된 처녀 인신공양을 구하는 선인단을 만나게 됩니다.

그 선인엔 또 김수인이 있죠. 바쁩니다 네. 선인 옷은 꼬레보다 이쁨. 초 무식한 전 처음 수인이 캐스팅 듣고 와 신선인가봐 했었죠; 근데 진짜 2부 초에 신선...정확하겐 선관으로 나옴.

청이는 바로 선인단에게 약조를 해 버리고 공양 전날 달을 바라보고 절하고 빌면서 절절하게 부를때+다음날 아빠 마지막 밥 차려주고 진실을 말하며 울 때는 정말 연기가 엄청났습니다. 멘탈터진 심봉사와 연기 합이 아주 불꽃튀겼어요

제가 왜 일케 깨알 수인이를 다 알아보냐면...모를 수가 없음 일단 제일 크고 길고 얼굴 작고 음색 특이하고 의자 밀어도 고전무용 같으면 수인이임. 선인이 단체로 크게 노젓는 씬이 있는데...등짝이...
세상에서 제일 섹시한 뱃사공이심;

2부에선 옥황상제가 심청이 건지라고 명해서 선계로 보냅니다. 거기 전 부인 포샤...아니 청이를 에스코트하면서 선관 1 수인이 등장. 청이를 칭송하다 선관들 댄스타임이 있는데 1착은 역시 창극단 메댄 김수인씨. 엄청나게 크고 화려하게 돌다가 앉아서 휘릭 착지하는데 익룡 소리 낼 뻔.

심청이는 선계에서 고귀한 임무 수행 중이신 생모를 만나게 되는데, 엄마는 남편에게선 완전 마음이 뜬 거 같음(속세를 벗어난 존재가 되신 거죠 녜) 청이는 연꽃쌈;이 되어 바다에서 건져지는데 또 거기 섹시한 뱃사공으로 김수인 나옴

송나라 황제에게 청이가 담긴 연꽃은 바쳐집니다. 여기서 황후 잃고 좀 수심에 잠긴 황제로 준수씨가 나오는데 아까 선인 코러스 뭐 이렇게 나올 때도 와 빛이 난다 그랬는데 왕 옷 입으니 이건 뭐...로판 급이네여. 거기서 황제의 재혼을 권하는 신하 1로 또 수인이 나옴.

근데 청이가 15년 평생을 아빠한테 헌신하고 막판에 그렇게 숭고한 죽음을 맞아서 환생하고 황후로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 주는 건 좋은데...
황제인 남편이 천하절색 준수씨인 건 넘 밸붕 아니냐-_-
준수씨 잘생겼다는 얘기밖에 안 한 거 같은데 노래는 절경이구요(절창 아님) 존재감 뿜뿜. 청이와 심봉사가 불꽃튀기는 상봉씬에서 자칫하면 뻘해질 수 있는 배역이 왕인데 밸런스를 기가 막히게 잡더라구요
창극단 대스타 프린스 즌수님 생일 축하합니다

뭐 수인이가 별로 하는 건 없구요 선임 대신들이 재혼 권하면 옆에서 끄덕거리고 있음. 어린 청이(민은경)와 황후 청이(이소연)가 배우가 바뀐 게 좋더라구요. 청이가 인당수에서 죽었다는 게 확실히 보여서.

그리고 어쩐지 신수가 훤해진 심봉사는 뺑덕어멈한테 홀라당 넘어가서 심봉사는 애욕, 뺑덕은 식욕의 나날을 보냅니다. 여기서 조유아 배우는 어우... 귀토에서 양치기 나올 때부터 와 또라이(좋은 의미로)라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다 휘어잡았습니다 엄근진 고수한테까지 플러팅함

여기서 수인이는 뺑덕어멈의 불꽃 다단계 플러팅에 오들거리며 무서워하는 코러스1로 나옵니다. 루인아 너 반년 있다가 저 누님하고 단 둘이서만 공연할 거야
... 진짜 기대된다

뺑덕어멈은 그렇게 튀어버리고 심봉사는 방아찧는 여인네들한테 있다가(이거 좀 성적인 뜻이 있는 거 같은데 제가 썩었나요?) 소경잔치에 젤 늦음.  그 소경 중 1이 수인인데 더듬더듬 와서 무용하듯 앉고는 술 연신 마시고 고기 먹고 떡먹고 옴뇸뇸 야무지게 먹음 눈 감은 게 이목구비 우아하게 보임

잔치에 먹으러 왔다가 야무지게 옴뇸뇸 먹고 부녀 상봉 구경...아니 듣고 눈까지 덤으로 떠 버린 수인이는 참으로 씐나보였습니다 본체 성격 또 나옴 ㅋㅋㅋ 어찌 보면 이 극 최고의 노 인풋 맥스 아웃풋 수혜자 소경 1 ㅋㅋㅋ

이렇게 심청가는 끝이 났구요 저는 밤차를 타고 오페라의 도시 붓싼(승민이 때문에 글케 돼따)으로 귀가하는 중입니다 우리 승민이 길다란 까시라서 뒤에서 잘 안 보이는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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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게 된 알파와 오메가였던 김수인(극중 이택균)의 뭇 여성을 후리는 사진 ㅋㅋㅋ

장르 공연
국가 한국
등급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107분
출연       이소연, 김지숙, 김미진, 김수인, 조유아, 이연주, 민은경, 유태평양, 조영규

#명색이아프레걸 을 보았습니다 한국전쟁 후가 배경이구요, 한국 최초의 여성감독 박남옥이 '미망인' 영화를 찍는 과정에 대한 창극입니다. 극중극인 미망인에 대한 내용, 박남옥의 인생사까지 총 세 가지 이야기가 교차하고 최승희, 손기정, 윤심덕 에피까지 등장해서 꽤 복잡합니다

박남옥 역의 이소연 배우는 꽤 힘들었을 것 같아요. 세 개의 이야기 구조에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끌고 나가야되거든요. 이소연 배우가 안 나오는 장면은 없다고 보면 됩니다.

사전에 리뷰를 좀 보았는데 예상대로 호불호가 좀 갈리더군요. 주인공 박남옥의 영화 미망인도 수절 도덕을 깨고 아이를 버릴 생각도 하며 마지막 살인까지 저지르지만 끝내 반성도 징벌도 없는 엔딩으로 당시 정서와는 꽤 엇맞았지요(아, 영화의 마지막 10여분은 소실되었기 때문에 창극 작가가 창작한 엔딩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이 엔딩보다는 순한 맛이긴 하지만 가부장제를 저버린 것에 대해 반성이 없어서 당시에 외면받은 건 비슷할 거 같습니다)

박남옥도 어릴 때, 영화 스탭 시절부터 여성이라는 선입견과 제한으로 고군분투하고 영화에 빠져 가정과 아이를 돌보지 못했다고 극중 말미에 남편에게 버림받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씩씩하고 전투적으로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입단 1년차의 김수인배우는 극중 영화의 주연 배우 이택균으로 나옵니다. 반반한 얼굴에 여성들 후려가며 사는 백수날건달 옴므파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영화 배우 본체 자체도 성격이 비슷한 거 같아요 ㅋㅋㅋ

왜 부유한 유부녀나 과부한테 원조받아가며 살면서도 자존심은 세우는 키링남 있잖아요, 김수인의 이택균은 딱 그런역입니다. 배우로서도 여성 중심 영화의 액세서리 역할에 좀 불만 있고 투덜투덜. 아쉬운 게 있다면 이택균 피살씬이 직접 나왔으면 좋았을걸(거 취향 참...)

여기서 김수인은 2대8의 머리가 좀 불만이긴 한데 풋풋하고 귀여운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보다 덜 마른 시절이라 어우 피지컬이...

다시 창극 얘기로 황급히 돌아가자면, 국립창극단-국립국악관현악단-국립무용단 무대라 연주와 특히 무용이 대단합니다. 프로 무용수들의 몸짓, 특히 박남옥 분신 역의 무용은 일정 경지를 넘었더군요. 장르는 다르지만 한영애 라이브 느낌이 났습니다.

국립무용단 무대도 꼭 봐야겠다-로 결론이 났습니다.

덧. 아, 여기서 아프레걸은 일제시대로 치면 신여성같은 느낌입니다. 같은 단어를 극 중에서 여성은 아프레걸을 긍정적이고 자립적인 느낌으로, 남성은 한없이 부정적인 의미로 지칭하는 게 역시나 싶았어요 ㅋㅋ

덧2. 여기서 박남옥과 아프레걸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남성만 있는 건 아닙니다. 촬영기사는 그녀의 능력을 믿어주고 유일하게 존경을 담아 '감독님'이라고 부르는 남성이지요. 하지만 그는 재일 출신이라 역시나 마이너라는 게 뭔가 시사하는 바가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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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이성열
극본 김은성
작창 한승석
작곡 원일
음악감독 한웅원
드라마투르그 조만수
안무 이경은

출연
안토니오 유태평양 | 샤일록 김준수 | 포샤 민은경 | 바사니오 김수인 | 그라치아노 이광복
네리사 조유아  | 소피아 김금미 | 디에고 서정금 | 마르타 정미정 | 튜발 최호성 
외 국립창극단 단원 및 객원

국립창극단 창작 창극 '베니스의 상인들' 6월 8일 오후 7시 반에 한 초연을 보고 왔습니다. 국립 창극단을 포함한 국립극장 시스템이 미묘한 것이, 보통 여름에 향후 한 해의 계획된 작품을 미리 발표하고 예매를 받고, 공연 한두달 전에 캐스팅을 발표합니다. 따라서 저처럼 사람을 보고 공연을 알아보는 얼빠의 경우에는 이미 늦었음. 그리고 김준수, 유태평양, 민은경 등 국립창극단 간판스타들이 나오는데다 제가 알 즈음에는 최근에 팬텀싱어로 더 늘어난 김수인 팬분(저도 그 중의 하납니다 눼;;;)들이 그나마 얼마 안 남은 표를 매진시키셨음. 
 
그래서 집에서 다친 발목이나 끌어안고 누워있다가 트위터에서 A석 3층 표가 나오길래 언능 양도받고 부산에서 서울가는 비행기와 당일날 돌아올 심야 버스까지 다 예매해서 길을 떠났습니다. 여담인데 최근에 갔다온 오페라의 유령은 VIP석에 20만원 가까이였는데 이 공연 VIP석은 8만원에 제가 본 A석은 2만원...근데 공연 퀄리티가 미쳤어요. 거기다 해오름극장이 1200석 정도인데 워낙 단차가 있고 무대가 커서 3층에서 봐도 잘 보입니다.

여기서 무대가 어마어마하게 깊습니다. 가로보다 세로가 길 정도. 여기서 2단 무대를 만든다거나, 배를 저어가는 파노라마 설정을 만들거나, 거대하는 배를 띄우는 등 3D 식으로 무대를 써먹어서 안 그래도 큰 무대가 더 커 보입니다.
암튼 저는 '베니스의 상인'에 대해서 좀 알고 있습니다. 셰익스피어 원작도 좋아하고, 저의 해외 최애 배우인 제레미 아이언스가 안토니오로 나온 영화도 10여년 전에 아주 감명깊게 보았거든요.

알럽 티스토리 저 짜르지 마세여 이건 셰익스피어 원작 클라이막스고 무려 국내 신문에서 기사 사진으로 쓴 영화 캡처예요(__)
이 영화는 원작에 상당히 충실했으며 원작답게 샤일록이 안토니오에게 엄청난 애증과 집착을 퍼부어서 가슴살이라도 가지려고 칼춤을 추는(...) 내용인데요, 사실 뭐 이번 창극도 이 얼개는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설정은 상당히 현대화를 시켰는데(아, 한국 로컬라이제이션은 베니스 주민들 몇몇이 한복 입고 나오고, 주인공 옷에 한복풍을 가미한 것과 한국어 감칠맛 나는 각운 개그 노래  정도입니다. 특히 더컷더컷 타령은 아직까지 귀에서 맴돌....) 샤일록이 유대인이라는 것은 싸악 빼고 1대 고리대금업, 2대 대부업, 3대 샤일록 대에서 막대한 산업-금융자본 종합 JAEBUL(솔직히 한국 대부분의 JAEBUL 회장들이 3대...)이 되어서 시장경제에 충실히 운영하여 막대한 이득을 취한 자로 나옵니다. 그리고 안토니오는 이에 대항해서 베니스 소상인 연합을 결성한 리더로 나옵니다. 그래서 3년동안 착실하게 세를 불려서 드디어 꿈에 그리던 인도로 무역선을 보내게 되는데 샤일록은 소상인 연합이 너무 커진 것을 깨닫고 음모를 꾸밉니다.
 
샤일록 역을 맡은 김준수씨는 제가 아는 것이 일천하여 춘향전의 이몽룡, 곱디고운 젊은이로만 봤는데(본체도 그렇습) 노회한 샤일록 역을 너무 잘 해내서 깜놀. 나올 때마다 아우라가 달라요 아주. 아 물론 역에서 샤일록이 가장 돋보이고 카리스마있는 존재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그걸 해 내는 것도 배우의 역량 아니겠습니까. 샤일록은 나오는 장면장면이 베스트였지만 마지막에 와르르 망하면서(이건 뭐 1000년동안 알려진 사실이니 스포 아니겠지) 원작에서는 애매하게 개심하고 아하하 화해에 어쩔 수 없이 동참하는데 여기서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돈으로 살 수 있는 세상에 다시 태어나면 만대 영화를 누리리라' 절창하는 부분에서는 와아...진짜 잘하시더라구요. 이에 맞서는 안토니오의 유태평양씨는 강직하고 상대적으로 기복이 덜한 역할인데 재판 전날 감옥에서 샤일록과의  대결 후 독창 부분이 정말 절창이었습니다. 아, 그리고 포샤 언니...원작에서는 좀 어른스럽고 지혜 현명 등등을 상징하는데 여기서는 지이이인짜 귀엽습니다. 본체도 자그마하고 큐티하신 미인형이신데 사랑에 빠져 안절부절못하는 역할에다가 가끔씩 튀어나오는 큐티 대사가 아주 마음을 흔들어놓으셨음. 그리고 법정에서는 마지막 반전을 위해 초반에는 좀 너프되었는데 '피'를 깨닫는 독창 부분에서 민은경씨 절 가지세요가 절로 나옴.
 
아, 우리 바사니오 말이죠... 딱 세 마디로 요약이 됩니다.
허우대 멀쩡한
포샤의 키링남
애샛기
본체가 키 크고 비율 좋고 몸 쓰는 것도 이뻐서 두드러지는 사람이잖습니까. 근데 그 피지컬로 혀어어엉 하고 경쾌하게 안토니오한테 뛰어들어서 무슨 시바견(...크레즐 첫째의 의견이십니다)처럼 안토니오한테 꼬리를 흔들더니 연애사업이라며 눈을 반짝거리며 포샤 포샤 독창을 하다가 '아잉 나 포샤한테 갈래'하고 바닥에 누워서 그 길다란 팔다리를 버둥버둥...정말 마트에서 장난감 사달라는 애새퀴...(안토니오: 바사니오는 벨몬테에서 살아 엄마는 갈 거야) 
 
소속사(...) 국립극장에서 공식 제공한 사진으로 각 장면에 대한 코멘트를 달겠습니다.

허우대가 심히 멀쩡합니다. 지금까지 사업을 다 말아먹었다는데 본인 말처럼 샤일록 방해때문인지 소질이 없어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나 분명한 건 포샤 시키는 대로 하세여.

삼천 더컷 들고 벨몬테로 향하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배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천천히 움직이면서 앞 무대를 돌고래 등등이 튀어나오는 바다로 썼습니다. 전반적으로 무대 구성이 참 좋아요. 여기서 잠시 1~2초 정도 바사니오 마이크가 꺼졌지만 괜찮습니다. 육성이 3층까지 뚫고 들렸음(...)

벨몬테에서 마지막 시험을 통과하는 장면입니다. 바사니오의 애샛퀴스러운 면과 포샤의 '제발 쟤가 통과해야 되는데 아 시간 더 주고 싶어'하는 쫄깃한 연기가 일품. 

전반적으로 벨몬테는 현실과 살짝 유리된 아름다운 공간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바사니오가 베니스로 돌아갈 때 베니스의 현실과 암울함을 노래하는데 참 어울리더라구요. 아참 포샤의 시녀이자 비서로 나오는 네리사 역의 조유아님도 연기와 노래 모두 매우 잘 하심.

지 때문에 보증 섰다가 끌려가는(보증은 안 됩니다) 안토니오를 붙잡고 형제애를 불태우는 바사니오. 네 베니스의 상인의 양대 재미는 샤일록-안토니오와 안토니오-바사니오의 관계성이죠.

이건 표정을 잘 써서. 전반적으로 샤일록이 나오면 분위기가 무거워지고(일단 샤일록 군단들의 샤일!록! 샤일!록 하는 합창부터가 위압적임. 팀 샤일록과 팀 베니스의 다른 춤선(직선/곡선)과 노래 가락을 보는 것도 재미집니다) 바사니오는 싱싱한 청춘으로 그 대척점에 있습니다. 개그와 철딱서니없음과 별 쓸모는 없지만 사랑스러움을 담당...이곳저곳을 용수철처럼 튀어다니는데 겁나 귀엽...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여 결국 풀려난 안토니오를 들고 둥기둥기하는 모습. 너무 오래 들고 있다 싶더니 헥헥대는(아 의도한 듯요) 것도 개그 포인트.
 
주요 배우들 모두 적재 적소에 캐스팅이 된 것 같습니다. 김수인도 딱 역에 맞게 연기해서 맘에 들었고 가끔 본체 특성이 튀어나와서 더 재미있었음. 커튼 콜에서 모든 형누나 배우들에게 엄청난 애교를 발사하는 창극단 막내 모먼트도 볼 거리였고...
 
저는 김수인이 무대 오른쪽에서 저 멀리 왼쪽까지 다섯 번 턴을 하는 모습을 직관하였읍니다. 턴 처돌이로서 부산에서 아픈 발목을 이끌고 온 게 진짜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음.
 
덧. 오페라 글라스 반납하느라 시간이 걸려서 1층에 돌아와 보니 이미 수백명이 줄을 늘어서 있었고, 제 사인회는 망함. 그냥 배우들만 구경함. 사인회장 들어가고 나오느라 각각 50CM 앞에서 본 김수인은 정말 얼굴에 여백이 1도 없이 입체적으로 이목구비가 꽉꽉 들어찬 느낌이었습니다. 이번에는 톤을 맞추느라 의상이 그리 빡세진 않았는데 빡세고 화려하게 입은 모습도 엄청 어울릴 것 같아요. 그리고 생각보다 더 키가 크던데요;
...라고 생각한 순간 제 뒤에서 늘씬한 문짝 하나가 펄쩍펄쩍 점프를 하면서 사진을 찍고 김수인씨 얼굴을 확인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네 크레즐 막내 이승민씨... 뭔 이메다는 되겠...그리고 생각보다 엄청 마르셨음... 사랑하는 형님의 '넌 살이 좀 있을 때가 더 이뻐'를 마음에 새기고 좀 많이 드십사....
 
덧2. 아 재미졌다. 창극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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