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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월요일에 진로 어쩌고 하면서 고민했던 글에 언급했던 가능성 중의 하나-회계법인 단기계약직을 하기로 하고 지난주에 이력서와 지원서, 각종 요구 증빙자료(...정말 양이 많았습니다:)를 준비해서 보내고, 이번주 월요일부터 출근했습니다. 인터넷은 좁고 지방의 이 업계는 더 좁으므로 회사 및 같이 일하는 분에 대한 언급은 가능한 한 자제하거나 필터링합니다. 언급은 하더라도 약간 변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차피 저는 살면서 어느 누구에게든 100% 구구절절 진실했던 적은 없던 사람입니다(...이 메타 팩트;는 진실이겠군요 ㅎ)

첫날은 같이 일할 분들이 바로 감사 현장으로 출동하셔서 혼자 사무실에 방치되어서 캐비닛을 뒤지면서 모 회사 2018년도 감사조서 파일철(개중 회사 사이즈도 크고 총 9권-영구조서 1권/일반조서 1권/기말조서 5권/조회서 2권이라 읽을 거리도 많고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하기엔 좋아보였습니다)을 읽으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화, 수요일은 모 고객기업에 출장가서 기중 시점으로 감사 조서 윤곽잡고 증빙 요청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본격적으로 일에 투입되었다는 얘기죠. 그러나 이 시점에서도, 그리고 지금도...

저는 고용되지 아니하였습니다 ;ㅁ;

본사 인사위원회를 거쳐야 채용이 완료된다는데 될 거 같아요. 다만 법인 ERP는 고사하고 이메일도 없어서 개인 메일로 자료를 주고받는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궁금할 뿐. 어차피 같이 일하는 분들께 템플릿이나 과거 자료는 그때그때 넘겨받고 있고, 명함도 나온 상태라 아주 불편한 건 아닙니다. 지금까지 제가 파악한 걸로는....

-고용기간 : 회계감사 정기시즌이 끝나는 내년 3월말까지일듯 합니다. 연결감사를 하면 4월까지 걸쳐질 수도 있을텐데, 연결법인 자체가 많지 않아서 제 손이 굳이 필요할까 싶더군요. 올해 말까지는 팀으로 고객 회사에 각 이틀씩 출장다니면서 내년 기말감사를 위한 준비작업을 할 겁니다. 이미 회사별 스케줄표는 정해져 있는데 거기에 전 대부분 투입될 것 같구요, 기말까지는 평균 주 4일 정도, 야근없이 조금 이른 퇴근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내년 초에 재고자산 등 실사하면서 바빠지기 시작해서 3월까지는 주말도 밤도 없이 최종 보고서 나올때까지 쥐어짜일 것으로 보입니다.

-R&R : 스탶, 그니까 팀원입니다. 회계감사쪽 경력은 0이라 실무만 할 거구요. 첫 회사에선 마이너 계정과목...그니까 현금/유가증권, 차입금, 유무형자산, 급여/퇴직급여(전형적인 3년차 미만 주니어 회계사 배분 과목입니다) 배분해주시길래 감사히 받아들었구요, 업체에 따라 다른 계정과목도 배분받기로 했습니다. 너무 똑같은 것만 하는 것도 물경력일 듯 해서. 엑셀로 감사조서 돌려서 검증하고 각종 증빙 요청하고 편철하고 감사보고서 해당 항목 쓰고. 크게 의사결정할 일도 드물 듯 합니다.

-보수 : 업계 관행대로 감사 최종업체 숫자로 최종 보수 정산해서 받기로 했습니다. 제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중간에 빠지게 되면 어떻게 중간 정산이라도 되는 건가 궁금하긴 한데 지금 그런 거 물어볼 때가 아니라 일단 가만히. 아마 구회사에 남아 있었으면 받았을 보수의 연환산 기준 절반 수준인 것 같더군요. 일단 경력이 다 깎이기도 했고, 구회사가 좀 잘 주긴 했어요 ㅎ

 연말까지는 고객 회사 출장 다니면서 업무 파악하고 가능한 일 미리 해 놓고, 퇴근해선 내년 초의 업무 부하를 생각해서 미리 대비를 좀 해놔야겠습니다.

-건강 관리 : 이건 제가 최선을 다하긴 하겠는데 워낙에 제 몸이라는 게 언제 어떻게 나빠질 수 없는 시한폭탄같은 존재라(하아) 일단 연말까지 잘 자고 잘 먹고 기존에 하던 운동 꼭꼭 하러 댕겨야죠. 매우 비싸고 맛없는 보약/적당히 비싸고 그냥 쓴 보약/그럭저럭 먹을만한 건강즙 3종세트를 먹고 있습니다.

-주경야독(...) : 감사기준이 몇년 전에 대거 변경되어서 공부를 해야되긴 합니다. 문제는 감사기준이 양도 엄청나게 많은데 심히 가독성이 떨어져요. 대체 이걸 2002년엔 어떻게 꾸역꾸역 다 외웠나 신기할 지경. 다행히 저는 실무에서 한정적인 업무를 할 거고, 대상 기업도 제조업 위주의 자산규모 120억원~1000억원의 중소기업이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한공회 사이버연수로

-회계감사기준 실무특강(16시간;;; 오늘 기준으로 9.5시간 들었습니다)

-감리 지적 사례(이것만은 안 걸려야겠다;)

-일반기업회계기준+중소기업특례(배분받은 계정과목 위주)

정도를 남는 시간마다 12월 중순까지 대비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좀 들어봤더니 실무에 아주 유용하다고 하긴 그렇고 아주 쓸모가 없는 것도 아니고 그렇네요. 원론적인 방법론+약간의 사례 정도라 정말 실무는 출근해서 배워야 할 듯요.

다시 단기로 출근하려고 할 때 지인들이 '너무 열심히 하려 하지 마라'고 충고해주셨는데요, 명심하면서 대충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저 건강이 버텨주길 바랄 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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