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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 동안 진주 냉면을 꺼뜨린 일행은 택시를 타고 이른 저녁을 먹으러 이동했습니다. 

블루 리본이 있어서 마음에 더 들었습니다. 대중 픽 그것이 나의 길.

창문 밖으로 바다가 훤하게 잘 보입니다.

다찌 시스템이 인당 기본 술값을 주면 무제한에 가까운 안주를 줍니다. 저희는 2명이라 9만원 한상으로 시킴. 기본 상차림에 포함되는 술은 소주와 맥주 하나씩. 여담인데 여기는 술은 알아서 술 냉장고에서 꺼내오는 식이라 일행이 술 꺼내러 가서는 맥주가 작은 사이즈밖에 없다고 투덜투덜. 이럴 때는 라섹한 눈이 무척이나 잘 작동하는 저는 구석에 숨겨진 카스 대짜 병을 꺼내왔습니다.

...뭐랄까, 사람이 뭐라도 쓸모가 있으면 좋은 일이죠.

술로 이문을 남기는 쪽이다 보니 대중적인 식당보다는 살짝 술 가격이 높은 편.

안은 멀쩡하고 깔끔합니다. 다찌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서 뭔가 허름한 방에 양반 다리 하고 앉아서는 업소용 김냉에서 끊임없이 셀프로 술을 갖다 마시면서 먹는 뭐 그런 쪽으로 상상을 했는데 그냥 결제 방식이 다른 깔끔한 식당. 모 서울 지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문명화된' 다찌 집인듯요. 서울 사람들은 지방에 내려오면서 로컬 맛집을 갈구하지만 실은 그들이 원하는 건 문명화된 식당...ㅎㅎ

저는 복어껍질을 무척 좋아합니다. 사실 복어 수육보다 더 좋아해요.

젓갈류가 그리 많지는 않았는데 먹을 만 했습니다.

저어기 오른쪽 아래(그니까 열기-부산에서는 빨간 생선이라고 부릅니다;- 아래;) 꼬시래기가 참 오독오독하니 맛있더라구요. 당연하지만 센터의 전복-해삼-멍게-소라-문어와 제철 회도 맛있었습니다.

전을 그리 즐기진 않는데 술 마실 때는 가끔 같이 먹어줘야 합니다.

아참, 가자미찜도 맛있었음.

앉아있으면 계속 끊임없이 뭐가 나옵니다.

전복죽으로 속도 달래 주고.

버터구이 전복도 먹어 주고.

적지 않게 술을 마셨는데 공기가 좋고 안주가 좋아서 그런가 그 다음 날 후환이 별로 없었습니다.

사실 전 술이 일정 이상 들어가면 안주 먹는 속도가 꽤 느려집니다. 그런데 매생이 라면을 추가로 시켜서 허겁지겁 먹어치우니 동행이 어이없어 하더라구요; 매생이는 옳습니다. 이로서 이번 상반기 라면 쿼터 채움.

상당히 만족한 곳이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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