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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는  민주당의 마지막 콘크리트 '그' 40대중 한 명입니다.

 

입이 보살이라 말을 안 하고 있었는데 이번 선거 내내 이명박씨가 대통령되기 직전, 그 엎을 수 없는 좆되겠네 흐름, 기시감을 계속 느끼고 있었습니다. 반대편에서 BBK! BBK!해도 저게 뭐꼬 경제 살린댄다 국밥 잘 먹네 등등으로 그 어그로를 다 덮고 승리한 그... 그리고 5년간 알차게 해먹고 잘 사시는 그이... 그이는 들어가 계시지만 그이의 본체는 돈이니까 돈만 제대로 있으면 잘 사시리라 믿습니다.

 

오세훈이 밥을 안 준다고 무릎 꿇었다가 자리를 걸었다가 결국 런 할 때 급식이었던 20대들은 이제 급식과는 상관없는 나이가 되었고, 10년이 지난 지금 급식은 '보편적 복지'가 되어 줘도 고맙지 않은 공기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공공재로 여겼던 물을 사먹고, 공기를 필터로 걸러 마시게 될 거라고 누가 알았겠습니까. 하지만 그분들은 불안정한 일자리와 폭등한 집값에 선택적 분노를 느끼고 계시니 무슨 말을 해도 먹히지 않았을 겁니다.

 

아니, 20대~30대 분들의 절망감과 분노를 무시하거나 조롱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국민의힘이 집권정당이었을 때는 이렇게 거센 정권심판론이 나오진 않았을 거라는 얘기죠. 민주당 내부에서도 그러했듯이 이번 정부는 '꼭 견제해야 하고 감시해야 하는' 대상으로 자리매김했으니까요. 그 의석을 가지고도 힘을 제대로 못 쓰는 걸 보면 견제가 아니라 속의 골병을 검사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봅니다만 그거야 저의 생각이고...

 

오세훈의 내곡동과 박형준의 가족 문제가 BBK만큼 이해->감성 폭발을 일으키기 어려웠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솔직히 BBK는 꼼꼼하게 꼬아놔서 전문가도 한번에 설명하기 어려운 이슈였죠. 다만 LH 직원들의 행각보다는 한 바퀴 정도 꼬여 있는데(MB 계통인데 그럼 꼬아놨지 바로 해놨겠어요) 이걸 도로 틀어서 떠먹여주는 걸 받을 생각이 없었다는 거죠. 국민은 피로하고 이미 분노는 돌이킬 생각이 없으니까요.

 

누구나 다 예상할 수 있는 얘기지만, 선거 후에 국민의 힘은 심판론에 탄력받아서 남은 1년동안 몽니를 부릴 것으로 예상되고, 그 동안 사태를 관망하다(그리고 선거 전날에 기본소득론을 지자체장들에게 뿌리셨던) 나 없인 안 돼 론으로 나오실 이재명 도지사는 이 사태의 수혜자죠. 그리고 선거 지휘한 이낙연 선본장은 당분간 타격을 받을 것 같습니다. 이미 언론은 대선 전 레이스 시작으로 테이프 끊은 마당에 이 수혜와 타격이 당분간일지, 흐름일지 모르겠네요.(역시 입이 보살이라 일단 입 다물고 있겠습니다)

 

누군가는 선거전략을 탓하고, 다른 누군가는 정책없는 상호비방전을 탓하는데 민주당 두 후보의 정책은 상대방보다는 훨씬 나았다고 봅니다. 다만 이미 기울어져 있는 판세에서 가덕도까지 가덕가덕 담아줬는데도 되돌릴 수 없는 도도한 흐름이라는 게 그 '민심'이라는 거겠지요.(저는 가덕도 건에 대해서는 부산시민이 먹버했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당연한 거고 우린 화났다는 거죠) 일단 민심의 흐름이 그러한 이상 언론은 과열이 될 터이니 저는 당분간 언론과 인터넷 커뮤니티와 트위터를 멀리해야겠습니다(사실 그 동안 꽤 중독이긴 했어요) 그럼 최근의 노안 초기와 안구 건조증에도 좋은 영향이 올 터이니 저에게는 꼭 나쁜 일이라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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