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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20대 중후반-30대 초중반까지는 화장과 옷에 관심이 무척 많아서 '하늘 아래 같은 색조 없다'라거나 '화장 유목민'이라거나 이런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서 솔찮이 돈과 시간을 많이 투자했었는데요, 요 몇년간은 현격히 관심이 떨어졌습니다. 어차피 저한테 어울리는 스타일은 정해져 있고, 나이와 건강 상태 변화에 따른 미세 조정 정도나 하면서 대응해 나가면 됩니다. 이제 유행같은 거 그때그때 안 따라도 특별히 한 소리 듣지도 않고, 설령 한 소리를 한다 한들 딱히 신경도 안 쓰이는데요.

0-1. 저같은 사람들이 많아서 요즘 국내 뷰티 산업은 현격히 정체 중입니다. 탈코 영향도 분명히 있겠습니다만.

1. 그래도 여전히 외양에 신경을 쓰긴 합니다. 기본적인 외모 관리 전과 후가 차이가 나는 걸 스스로 잘 압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다른 사람의 반응이 달라진다는 것도. 저도 다른 사람 볼 때 안 그런다고 말 못하겠는데요 뭘. 아, 여기서 관리 하한선은 위생과 단정함, 생기 정도.

2. 본격적인 가을이 되어(이 말을 10월 6일이 되어서야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다이나믹 불기둥 한반도 ㅋㅋㅋ) 피부 상태가 여름에 비해 여러 모로 안 좋아졌습니다. 일단 건조해져서 찢어지는 각막은 그렇다치고 얼굴도 여름의 반들함은 어디로 가고 확연히 칙칙하고 생기가 없습니다. 5분 정도 고민해서 내린 결론. 아, 각질... 환절기의 급격한 일교차와 낮아진 습도로 각질 생성이 엄청난데 제거는 그보다 늦으니 쌓여서 칙칙해질 수 밖에 없지요. 저같은 지성은 그 위에 지루성 피부염까지 차곡차곡 쌓여서 딱딱하고 거칠어지고 악순환이 시작되는 겁니다.

그 전까진 차앤박 필링 부스터(올리브영이나 각종 온라인에서 팝니다. 정가가 2만 3천원인가 그랬던 기억이;)를 사용해서 마일드한 각질 관리를 해 왔었는데요, 여름 직전에 똑 떨어져서 여름은 닦아쓰는 토너 정도로만 관리해도 괜찮았는데 이제 괜찮지 않은 계절이 온 거죠. 일단 어디서 얻어온 엘지생건 예화담 바디 필링으로 물리적 각질 관리를 해 봤는데(=문질러서 물로 씻어 벗겨냈다는 겁니다) 급한 불은 껐지만 얼굴이 썩 환해진 것 같진 않습니다. 그리고 확실히 자극이 있어요. 제가 사랑하는 진정관리 제품을 써야 한다는 거죠. 5개월쯤 처박아놓은 참존 뉴콘트롤 크림하고 흑설탕팩을 일주일에 한 번씩  해 보고, 화학적 관리(약품으로 각질 탈락)을 해 보아야겠습니다. 화학적 관리에는 AHA와 BHA가 있는데 저는 지성이라 BHA가 좀 더 맞습니다.

3. AHA와 BHA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별 관련도 없는 레티놀이 자동 연상됩니다. 레티놀이 노화에 괜찮대서 써볼까 싶은데 고농도 레티놀은 며칠간 얼굴 허물이 벗겨지고 달아오르는 아픔의 기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내가 무슨 영화를 볼 거라고;하면서 미루고 있었는데 BHA까지 쓰게 되면 이쪽까지 손댈 가능성이 있습니다. 회사 매일 다닐 때야 어림도 없었지만 지금은 괜찮은지라. 아 물론 귀찮기도 하고, 겁도 나네요.

4. 그 외, 뷰티 관련 관심은 '어떻게 하면 색조 풀 메이크업까지 안 하고 좀 멀쩡해 보일까'하는 겁니다. 지금까지 내린 결론은 피부에 별 요철이 없고 이목구비가 또렷해보이면 되더군요. 따라서 피부는 계속 백수로 있으면서 스트레스를 덜 받고(...) 자연 눈썹이나 아이라인, 속눈썹 펌과 같은 꼼수를 부리고 있습니다. 확실히 안 한 것보단 낫습니다. 특히 작년 말부터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 속눈썹 펌은 저같이 처진 눈매를 쌩쌩 올려주는 데 좋습니다. 그리고 마스카라 안 해도 그럭저럭 괜찮아보여서 마스카라 안 한지 1년이 넘어갑니다.

입술 반영구 화장도 좀 고려해봤는데 겁나 아프대서 미루고 있습니다. 사실 립 색조야 바르는데 10초도 안 걸리지만 말 타면 견마잡히고 싶다고 그때부터 또 차곡차곡 색조화장을 쌓아올리는지라 ㅋㅋ

5. LED마스크를 한 동안 안 써서 처박템이었는데 가을이라 덜 답답하니 꺼내야겠네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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