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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5일에 등받이 없이 3시간 국악방송 관람하고 막차 놓친 다음에 버스 안에서 네시간동안 마감 맞추겠다고 유난떨다가 목 허리 다 나감
김해는 택시로 갑니다
옆집이라고 쎈척했는데 그건 멀쩡할 때 얘기고 ㅋㅋㅋ
가자 가야의 땅, 가야금 축제의 장소 김해로

240907 김해가야금축제 김수인 리허설
본공연은 20분인데 리허설 35분
가야금산조
새타령
신뱃노래
새타령2
신뱃노래2
가야금병창: 제비노정기+고고천변(팬섭)
연신 더워하며 음향과 조율 예민미 쩌는데 팬들만 보면 웃으면서 덥다고 걱정하고 팬서비스 작렬
떼창 연습시킴 ㅋㅋㅋ

불과 1년 전만 해도 공연 잘 보셨어요? 다행입니다아 만 할줄 알던 청년은 앞에 꽉찬 익숙한 덕후들을 먼저 챙기고 멘트 치게 성장하였습니다
안 더우세요? 양산 쓰셔야 되는 거 아니예요?
가림막 야외 무대라 엄청 더워하더라구요 그 와중에 바람 부니까 표정 사르르 풀리면서 애처럼 좋아하는 투명함

"멀리 김해까지 와 주시구...ㅠㅠ
제가 일곱시 반에 일어나서 샵 갔다가 여기 오는데 하루가 다 갔더라구요
뭐 타고 오셨어요? 기차? 버스?
(앞줄에서 택시타고 온 자) 택시...
아하핰 택시이..."
택시 탄 것만 말해도 웃어주다니 고맙구나 ㅋㅋㅋ

젤 처음 가야금산조에서 무진장 예민했었거든요 음향 관련해서 음감님하고 엄청 소통하고 인이어 부탁해서 끼고는 가야금 자리 옮기더니 나중에 하는 말이 줄이 끊어졌었대요, 근데 본인 징크스가 줄이 끊어진 무대는 공연이 좋았다고
(팬들이 환호하자) "아 기대하지는 마세여"
다소 바부같음

"제가 김해 김씨거든요, 여기서 할아버지를 만났어요, 제가 김수로왕 후손이거든요"
수릉원은 (김해 김)수(로왕)릉원입니다 
공연장 바로 건너편에 커어어다란(경주 대릉원같은) 김수로왕릉이 조성되어있음
조상님 무덤을 바라보며 소리를 하는 자와 그걸 구경온 근본리스 덕후 ㅋㅋㅋ

김수인 연습시킨 떼창 메인은
신뱃노래에서
어기야디여차~(차!)
어야디어차~(차!)입니다
서브는
새타령에서
저산으로 가면 (쑥국쑥국)

240907 김해가야금축제 김수인 본공연
20분이라더니 30분함
국립합창단 순백 기로에의상
가야금산조-가야금병창 사랑가, 가야금병창 제비노정기
(솔로) 쑥대머리
(밴드) 신뱃놀이
(벤드) 새타령
신뱃놀이, 새타령에서 본격적으로 한국무용 곁들임
겁나 멘트 잘함, 김해김씨 김수로왕 후손 어필함

뇌에 힘주고 있어도 기억은 휘발되는지라 5일 전 후기가 얼마나 기억에 남아있을지는 모르겠으나 ㅋㅋㅋ 김해 가야금축제 김수인 위주로 씁니다.
한 공연이 인생을 바꾸고 순간이 영원이 되고 그런거 안 믿었는데 있더라구요. 평생 울궈먹을 추억. 그리고 김수인에게도 아마도 그런 추억.

앞 공연부터 조금씩 딜레이되어서 8시 넘어서 시작했구요, "이 분 팬들이 새벽 여섯시부터 기다렸다고 합니다(여섯시인지는 모르겠고 아침에 오긴 했음;) 앞에 대포 카메라를 들고 계시네요(아무것도 없이 뻘하게 앉은 자는 저 하나;)"라는 아나운서 멘트를 뒤로 하고 김수인 등장. 그냥 들어오기만 하는데도 너무 멋지다는 말에 좀 쑥쓰러워하는데 그럴만 했음. 밤의 초록초록한 배경에 순백의 기로에 의상+목 부분 빨간 노리개 포인트(팬 선물포장에서 재활용한 거더군요)를 한 쭉쭉 뻗은 나무같은 청신한 청년.

"국립창극단의 소리꾼이자 팬텀싱어에서 만들어진 팀 크레즐의 멤버 김수인입니다"라고 소개했구요(다음날 율현공원축제에서도 소개는 같군요)
지역 친화적인 멘트를 하는 분답게
"제가 김해 김씨거든요"
"여기가 제 조상님(김수로왕)이 묻혀계신 곳이예요"
"김해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줄 몰랐어요"
"김해가 가야금이 만들어진 곳이라고 들었어요" 등등 로컬들이 좋아할 말만 골라함.

근데 광주에 김해 김씨가 유독 많다고 광주 출신의 김해 김씨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맞는지 누가 말씀 좀...(핑프) 저는 사실 김수인이 이름 한자도 범상찮아서 뭔가 특이한 본관일 줄 알았음; 완댜님이라니 좋군요

가야금 산조와 가야금 병창, 그리고 재미있는 곡들을 이따가 들려드린다고 하고는 가야금 연주 잠시 한 후 가야금을 연주하면서 춘향가의 '사랑가'를 불렀음. 
줄을 고르다 날이 습해서 악기 상태가 안 좋다고 수인이가 말했는데 저는 그냥 모르겠고 연주가 잘생겼고 연주자는 훌륭하고 손가락도 이쁨

조유아 소리꾼이 '절창'에서 동초제의 매력은 장단놀음이라고 했는데 수인이가 가야금병창으로 부른 동초제 사랑가도 그 장단의 조화와 변칙이 맛깔스러운 곡이었습니다. 청아한 목소리가 공원에 울려퍼질 때 아 레전드 찍겠다 예감했음 목 상태 너무 좋아...리듬감 잘 살려... 꺾고 쳐올리기 잘해...

아 그리고 예고 셋리에는 없었는데 가야금병창으로 부른 '제비노정기'는 제비가 보은으로 박씨를 물고 먼먼 거리를 날아와서 흥부 집에 떨어뜨리는 여정을 그린 건데 랩처럼 여러 고장과 길을 후루룩 늘어놓는게 춘향가의 '어사발행'이랑 겹치더라구요, 신기.

제비노정기까지 하고 가야금 병창은 끝이라 가야금 들고 내려가니까 로컬분들이 수인이 공연이 끝인줄 알고 앵콜을 연호했는데 올라와서 '밴드 세팅하는 동안 여러분과 담소(꺄악 담소 좋아 단어 선택이 고급져<-뭔들;;; 아니 근데 정말 우아하게 담소라고 그랬음)를 나누겠다'고 하면서 멘트함

김해는 4년전에 김해 문화의 전당에서 '내 이름은 사방지'를 할 때 와봤다고 하네요. 얼마 전에 부산에서 김광석님 노래콘서트로 부산에 갔었다고 하면서 부산은 워낙 좋아하는  곳이라 자주 갈 거라고(...고맙수;)

앵콜 안 나오면 서울 바로 올라갈 거라고 눈웃음 치면서 로컬 분들이랑 밀당 장난ㅠㅠ
그리고 서울 올라간다는 수인이한테 막비행기 끊겼다며, 차로 간다니까 톨게이트 막을 거라고 정스럽게 주고받은 로컬 분들 너무 좋았 ㅠㅠ 수인이 공연 뿐 아니라 모든 공연을 존중하고 즐길 줄 아는 관객이라 좋았음요(다음날 되니 김해로 절하고 싶어졌던 것이었다;)

밴드 세팅 마친 다음이라 곡 소개를 하는데 여러분들 다 아실만한 '쑥대머리'라며 날도 더운데 춘향이와 함께 옥중에 갇혀보는 것도 좋을 거예요<-어이;;;
쑥대머리는 팬싱 버전 말고 국악가요 원래 버전대로 부름
부르고 나서 원래 판소리 버전은 이렇다며 한스럽게 부르는데 마이크 터져나가는줄...

신나는 거 하겠다면서 리허설에 이어서 본공연에서도 어기야디여차~(차!) 추임새 연습시키고 뱃노래 씐나게 부름
앵콜이 연신 나오자 새타령 불렀는데 웬갖 잡새...하고 정말 가만가만 말을 골라서 하더니 '이상한 뜻 아니예요'하고 웃음
새타령 밴드버전 진짜 좋아요 두두두 올라가는 대목 존좋

언제나 그렇지만 수인이가 유독 이날 '귄이 있'었음.
더우면 덥다, 멀리서 다섯시간 걸려 왔다, 하고 싶은 말 생글생글 웃으며 다 하는데 그게 다 먹히고 이쁨받음
본인도 멀리서 온 팬들, 성원해준 로컬 다 마음에 새겼는지 김해라면 눈 접고 좋아함
고속도로에 택시비 깔고 간 보람이 있었습니다 끗

저는 앞으로도 두고두고 절창과 김해 가야금 축제는 마치 1분 전에 끝난 것처럼 우려먹으며 관짝까지 껴묻고 갈 겁니다.
"얼마나 대단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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