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롯 틸버리 필로우 토크 아이섀도 및 립스틱-계속되는 악몽과 새벽 세 시의 지름
여러 번 얘기했지만 저는 주기적으로 꾸는 악몽 패턴이 있습니다. 4년 전에 극적으로 퇴사한 구구직장에서 '네년을 퇴사시켜준 건 훼이크고 실은 네년은 다시 들어오게 되었다'라며
1.예전 연봉의 반을 받는 계약직으로 또는
2.화장실 바로 앞자리같은 굴욕 포지션 또는
3.예전 상사와 같이 일하며 이제는 **가 되고 싶은 그의 이상한 요구를 들어주며...3이 제일 싫습니다. 살려줘... 남자들이 꾼다는 '군대 두 번 간 꿈' 같은 건데 이건 뭐...
그 날은 최악인 3번 꿈을 꾸고 헉하니 깨고 보니 새벽 두 시 50분. 너무 기분이 더러워서 자기 글렀습니다. 일어나서 뭔가 마일드한 개짓을 하자 싶어서 8월 상경할 때 호텔을 예약했습니다. 메리어트 회원 갱신하고 페이팔 쓰고 포인트 적립하는 염병천병을 떨어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습니다.
그래. 쇼핑을 하자꾸나.
원래는 미국 세포라에서 한국 반 값으로 파는 베네피트나 가볍게 지를 생각이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https://www.cultbeauty.co.uk/
유럽의 세포라같은 영국 컬트뷰티 사이트에 가입해서 첫 가입 15% 할인을 받아서
https://www.cultbeauty.co.uk/brands/charlotte-tilbury.list?autocomplete=searchsuggestion
샬롯 틸버리 섹션으로 들어갔습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만든 브랜드인데 발색이 탁월하다는 칭찬을 받고 있거든요. 한국에는 최근 한소희를 모델로 써서 정식 런칭했지만 대개 물 건너온 것들이 그렇듯이 엄청 마진을 붙여서 직구하는 게 낫습니다. 뭐 안 사면 100% 할인이지만요...
https://www.cultbeauty.co.uk/charlotte-tilbury-luxury-palette-pillow-talk/13313677.html
하아.. 저 영롱함이 보이십니까...
https://www.cultbeauty.co.uk/charlotte-tilbury-hot-lips-2-refill/13323404.html
그리고 핫 립스로 들어가서 patsy red 립스틱을 샀습니다. 디 오디너리에서 산 대형 세럼까지 더해서 총 10만원. 직구 난이도는 낮은 편입니다. 국내 배송도 7일 정도? 무난하게 걸린 편.
도착한 섀도 쿼드 세트와 리필 립. 양은 많지 않은 편인데 하긴 제가 섀도 힛팬을 본 건 디올 문레이 말고는 없습니다.
(면상은 좀 줄여 봅시다. 머리 꼬라지가 저런 건 아침 예배에 안 늦으려고 드라이를 덜 해서;;;)
섀도는 기대했던 대로 정직한 발색과 섬세한 질감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립스틱은 섀도만큼 기대를 안 했는데 매트하고 파우더리하면서도 입술이 트거나 각질을 부각시켜주지 않아서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이로서 코로나 이후 2년 반만의 색조 화장품 첫 지름은 만족. 계기가 좀 껄쩍지근하지만 뭐 어때요. 끝이 좋은 거면 다 좋은 거지 헐헐...
덧. 아직까지는 그 괴악한 꿈은 다시 찾아오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