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아프레걸-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여성의 창극 속 영화만들기
이 영화를 보게 된 알파와 오메가였던 김수인(극중 이택균)의 뭇 여성을 후리는 사진 ㅋㅋㅋ
장르 공연
국가 한국
등급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107분
출연 이소연, 김지숙, 김미진, 김수인, 조유아, 이연주, 민은경, 유태평양, 조영규
#명색이아프레걸 을 보았습니다 한국전쟁 후가 배경이구요, 한국 최초의 여성감독 박남옥이 '미망인' 영화를 찍는 과정에 대한 창극입니다. 극중극인 미망인에 대한 내용, 박남옥의 인생사까지 총 세 가지 이야기가 교차하고 최승희, 손기정, 윤심덕 에피까지 등장해서 꽤 복잡합니다
박남옥 역의 이소연 배우는 꽤 힘들었을 것 같아요. 세 개의 이야기 구조에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끌고 나가야되거든요. 이소연 배우가 안 나오는 장면은 없다고 보면 됩니다.
사전에 리뷰를 좀 보았는데 예상대로 호불호가 좀 갈리더군요. 주인공 박남옥의 영화 미망인도 수절 도덕을 깨고 아이를 버릴 생각도 하며 마지막 살인까지 저지르지만 끝내 반성도 징벌도 없는 엔딩으로 당시 정서와는 꽤 엇맞았지요(아, 영화의 마지막 10여분은 소실되었기 때문에 창극 작가가 창작한 엔딩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이 엔딩보다는 순한 맛이긴 하지만 가부장제를 저버린 것에 대해 반성이 없어서 당시에 외면받은 건 비슷할 거 같습니다)
박남옥도 어릴 때, 영화 스탭 시절부터 여성이라는 선입견과 제한으로 고군분투하고 영화에 빠져 가정과 아이를 돌보지 못했다고 극중 말미에 남편에게 버림받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씩씩하고 전투적으로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입단 1년차의 김수인배우는 극중 영화의 주연 배우 이택균으로 나옵니다. 반반한 얼굴에 여성들 후려가며 사는 백수날건달 옴므파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영화 배우 본체 자체도 성격이 비슷한 거 같아요 ㅋㅋㅋ
왜 부유한 유부녀나 과부한테 원조받아가며 살면서도 자존심은 세우는 키링남 있잖아요, 김수인의 이택균은 딱 그런역입니다. 배우로서도 여성 중심 영화의 액세서리 역할에 좀 불만 있고 투덜투덜. 아쉬운 게 있다면 이택균 피살씬이 직접 나왔으면 좋았을걸(거 취향 참...)
여기서 김수인은 2대8의 머리가 좀 불만이긴 한데 풋풋하고 귀여운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보다 덜 마른 시절이라 어우 피지컬이...
다시 창극 얘기로 황급히 돌아가자면, 국립창극단-국립국악관현악단-국립무용단 무대라 연주와 특히 무용이 대단합니다. 프로 무용수들의 몸짓, 특히 박남옥 분신 역의 무용은 일정 경지를 넘었더군요. 장르는 다르지만 한영애 라이브 느낌이 났습니다.
국립무용단 무대도 꼭 봐야겠다-로 결론이 났습니다.
덧. 아, 여기서 아프레걸은 일제시대로 치면 신여성같은 느낌입니다. 같은 단어를 극 중에서 여성은 아프레걸을 긍정적이고 자립적인 느낌으로, 남성은 한없이 부정적인 의미로 지칭하는 게 역시나 싶았어요 ㅋㅋ
덧2. 여기서 박남옥과 아프레걸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남성만 있는 건 아닙니다. 촬영기사는 그녀의 능력을 믿어주고 유일하게 존경을 담아 '감독님'이라고 부르는 남성이지요. 하지만 그는 재일 출신이라 역시나 마이너라는 게 뭔가 시사하는 바가 있는 듯 합니다.